최지원

최지원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구독 39

추천

세상을 바꾸는 과학 기술을 취재합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과학 기술을 이해할 수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jwchoi@donga.com

취재분야

2025-11-08~2025-12-08
산업37%
우주/천체17%
경제일반15%
인사일반15%
사건·범죄6%
기업4%
건강4%
보건2%
  • “못살기 때문에 우주 개발해야”… 印, 50년 뚝심투자로 달착륙

    ‘303만 원.’ 23일 달 착륙에 성공한 인도의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다. 한국 1인당 GDP의 6% 수준인 인도가 세계에서 4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하면서 ‘우주 강국’ 반열에 올랐다. 50년 이상 우주 산업에 꾸준히 투자한 ‘뚝심’이 지금의 인도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 50년 전 우주청 설립해 일관된 투자인도의 우주 개발 역사는 50년이 넘는다. 인도는 1960년대 우주 개발의 중요성을 깨달은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였다. ‘찬드라얀 3호’의 달 착륙을 성공으로 이끈 인도우주연구기구(ISRO)가 설립된 것도 1969년이었다. 한국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설립된 1989년보다 정확히 20년 앞선 시점이다. 당시 우주 개발보다 국민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산업 진흥에 돈을 써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인도 우주 개발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비크람 사라바이 ISRO 창립자는 “못살기 때문에 우주 개발을 해야 한다”며 꾸준한 투자를 강조했다. 실제 우주 개발에 사용된 인도의 정부 예산은 2011년 8억6800만 달러(약 1조1500억 원)에서 2021년 19억7600만 달러로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러시아, 중국, 이탈리아 등은 오히려 예산이 줄었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연구위원은 “절대적인 예산은 적지만 지속적으로 우주 개발에 투자한 것이 지금과 같은 우주 강국을 만든 것”이라고 했다. 그 결과 찬드라얀 3호는 미국의 10% 수준의 비용으로 ‘가성비’ 좋은 우주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찬드라얀 3호 개발에 투입된 비용은 약 7500만 달러에 불과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21년 한 해에만 달 탐사 개발에 8억5000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일찌감치 정부 전담 조직을 만든 것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인도 정부는 ISRO 설립 후 1972년 세계 최초로 우주 분야를 전담하는 정부 조직인 우주청(DOS)을 설립했다. 우주청은 우주 관련 정책을 전담하고, 국가적인 우주 프로젝트를 기획 및 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안 연구위원은 “한국이 지금도 만들지 못한 우주청을 인도는 50여 년 전에 설립해 일관된 정책 방향성을 가지고 기술 개발을 지휘했다”고 분석했다. ISRO의 다음 미션은 유인 달 착륙 프로젝트인 ‘가가니안(Gaganyaan)’이다. 인도의 우주 비행사 3명을 달로 보내는 것이 목표이며, 현재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ISRO는 “가가니안의 임무 수행을 위해 인도의 우주 생태계 내 민간 기업들과도 협력 기회를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는 정부뿐 아니라 민간의 힘을 더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인도의 우주 산업 시장 규모는 100억 달러 수준으로 세계 시장의 약 2%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올해 4월 우주 민간 기업 활성화 내용을 담은 ‘인도 우주정책’을 발표하며, 세계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우주정책에 따르면 연구개발부터 제조까지 모두 담당하던 ISRO를 연구 전문 기관으로 만들고, 다른 영역들은 민간 기업에 맡길 계획이다.●찬드라얀 3호, 착륙 후 찍은 사진 전송 달 착륙에 성공한 찬드라얀 3호는 착륙 3시간 반 뒤인 24일 0시 50분경(한국 시간) 착륙선의 그림자가 포함된 달 표면 사진을 보내왔다. 탐사 로버인 프라그얀도 그 무렵 달 탐사를 시작했다. 달의 낮 시간이 지속되는 14일간 임무를 지속한다. 프라그얀은 태양전지를 동력으로 약 500m를 이동하면서 얼음과 헬륨-3 등의 자원을 탐사한다. 이를 위해 착륙선 등에는 지진계측기, 레이저 반사판 등 6가지의 과학장비가 탑재돼 있다. 앞서 20일 달 남극 착륙에 실패한 러시아의 연방우주공사는 “찬드라얀 3호의 성공적인 착륙을 축하한다”며 “달 탐사는 인류 모두에게 중요한 미션”이라는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8-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IBM, 뇌 닮은 AI반도체 개발… 삼성-SK도 추진

    IBM이 뇌를 모사한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개발해 공개했다. 기존에 개발된 AI 반도체와 비슷한 에너지 효율을 유지하지만 연산 처리량은 15배에 달한다. 대규모 연산이 가능한 AI 학습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IBM은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새로 개발한 AI 반도체의 성능을 공개했다. 논문에 따르면 1W의 에너지로 초당 10테라(1테라는 1조) 개의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 보통 연산 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면 정확도가 떨어지지만 IBM 연구진은 이미지를 분류하는 시험에서 AI 반도체가 92.81%의 정확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뉴로모픽’이라고도 불리는 AI 반도체는 뇌의 구조를 모방해 개발한 차세대 반도체다. 우리 뇌의 가장 큰 특징은 여러 개의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해 상황을 입체적으로 인지한다는 점이다. 엄청난 양의 연산을 수행하지만 사용하는 에너지는 매우 적다. 최근 대규모 학습을 기반으로 하는 생성형 AI가 정보기술(IT)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며 인간의 뇌처럼 적은 에너지를 사용해 많은 양의 연산이 가능한 AI 반도체 개발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돼 왔다. ‘GPT 열풍’을 일으킨 오픈AI가 GPT를 운용하는 데 드는 전기료가 연 6000억 원을 웃도는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게 회사의 경쟁력이 됐기 떄문이다. AI 서비스 구현에 많은 양의 전기가 사용되는 건 AI가 작동되는 하드웨어인 ‘폰노이만’ 형식의 컴퓨터가 AI 연산 처리에 부적합하기 떄문이다. 폰노이만 컴퓨터는 한 번에 하나의 연산만 처리할 수 있어 AI 학습처럼 한 번에 여러 데이터를 처리하는 ‘병렬식 연산’에 취약하다. 반면 뇌의 구조를 본떠 만든 AI 반도체는 병렬식 연산에 강점을 보인다. 폰노이만 컴퓨터는 연산을 하는 장치와 메모리가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AI 반도체는 메모리와 연산 처리 장치를 가까이에 둬 계산 속도가 빠르고 에너지 효율성이 높다. AI 반도체는 신경세포(뉴런)와 세포 사이를 잇는 시냅스로 이뤄진 뇌처럼 뉴런의 역할을 하는 ‘코어’와 시냅스 역할을 하는 ‘셀’을 여러 개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공개된 IBM AI 반도체의 경우 코어 64개가 연결돼 있고, 코어마다 가로세로 256개씩의 셀이 배치됐다. 그만큼 한 번에 많은 양의 연산을 처리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뇌를 흉내낸 AI 반도체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SAIT(옛 삼성전자 종합기술원)를 통해 뉴로모픽을 개발 중이며 지난해 관련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한 바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까지 30건 이상의 뉴로모픽 관련 특허를 출원해오고 있다. 김재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선임연구원은 “뉴로모픽은 인간의 뇌와 가장 유사하게 구현한 반도체”라며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강점이 있고 장기적으로 지능이나 추론이 가능한 AI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8-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정부, 33년만에 R&D예산 3.4조 삭감

    정부가 33년 만에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나섰다. ‘R&D 카르텔’을 걷어내고 국가전략사업에 집중 투자하기 위해 연구 예산을 재조정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연구 현장에서는 내년 신규 사업의 상당 부분에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첨단바이오 예산 확대, 소부장은 삭감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4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논의된 ‘2024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 결과’를 발표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내년 주요 R&D 예산은 21조5000억 원으로 올해(24조9400억 원) 대비 약 14%가 줄어든다. 정부의 R&D 예산은 과기정통부가 확정하는 주요 R&D 예산과 기획재정부가 구성하는 대학지원금 등의 일반 R&D로 구성된다. 기재부가 짜는 일반 R&D 예산이 올해와 동일한 수준(6조1300억 원)으로 유지된다고 해도 전체 R&D 예산이 전년과 비교해 10% 이상 줄어든다. 현재의 안이 확정되면 1991년 이후 처음으로 정부 R&D 예산이 삭감 편성된다. 6월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통해 “나눠 먹기, 갈라 먹기식 R&D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발언한 뒤 정부는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사업비를 삭감 조정했다. 권력이 있는 연구자를 중심으로 형성된 R&D 카르텔의 영향으로 R&D 예산이 줄줄 새고 있다는 게 윤 대통령의 지적이었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진행 중인 R&D 사업을 전면 검토해 나눠 주기식 사업, 성과 부진 사업 등을 구조조정해 108개 사업을 통폐합했다고 밝혔다. 줄어든 예산은 총 3조4400억 원이다. 특히 강도 높게 구조조정에 나선 사업은 ‘기업 R&D’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감염병’ 등 3개 사업이다. 가장 큰 폭으로 예산이 줄어든 기업 R&D 지원 사업의 경우 1조5700억 원에서 1조1900억 원으로 3800억 원이 줄었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유사한 과제로 사업비를 반복적으로 받아가는 기업이나 R&D 과제를 기업 대신 수행해주는 브로커가 전국에 1만 곳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예산 감축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국가전략기술에 필요한 R&D 예산은 늘렸다. 첨단바이오, 인공지능, 사이버보안, 양자, 반도체, 이차전지, 우주 등 7개 핵심 분야에 총 5조 원의 예산을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 예산인 4조7000억 원보다 6.3% 증가한 수치다. 이 외에도 국제협력과 신진 연구자 연구 지원(2조8000억 원), 국가 안보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미래전략기술(2조5000억 원),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주력산업(3조1000억 원), 6G, 초거대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인프라 고도화(1조6000억 원)에 추가 예산을 투입한다. ●연구 현장은 각종 혼선 우려 출연연이나 대학 등 연구 현장에서는 “R&D 예산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라면서도 “연구에 각종 혼선이 생길 것”이라며 우려했다. 정부는 출연연의 주요 R&D 예산을 2조4000억 원에서 2조1000억 원으로 10.8%가량 감축했다. 출연연 관계자는 “출연금이 줄어들어 신규 과제 기획은 꿈도 못 꾸고, 대형 연구 장비 운용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줄어든 주요 R&D 사업비는 크게 연구비와 장비 운용비로 나뉘는데 대형 연구 장비는 출연금이 아니면 운용이 어렵다”고 했다. 연구원들이 정부와 기업의 과제 수주에 더 내몰리고, 이로 인한 중장기적인 기초과학 연구가 위축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R&D 사업에 상대평가가 전면 도입된다는 점에 대해서도 과학계는 부담스러워 한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R&D 사업평가도 강화해 하위 20% 사업은 구조조정할 계획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그간 온정적으로 이뤄졌던 R&D 평가를 강화해 새는 예산을 막겠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출연연 전체에 대한 별도의 통합재원 1000억 원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국가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출연연 연구협력단을 경쟁을 통해 선별한 뒤 통합 재원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3-08-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비만치료제’ 글로벌 제약사 폭풍성장… 국내 업체들도 “한국형 개발” 도전장

    올해 2분기(4∼6월) 글로벌 톱 제약사들 중 ‘비만치료제’를 비밀병기로 내세운 곳들이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건강 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만 치료 시장이 급격히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1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비만치료제의 대표 주자인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와 미국 일라이릴리의 2분기 매출은 각각 전년 대비 32%, 28% 성장했다. 상위 20대 글로벌 제약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두 기업이 판매 중인 의약품 중 매출이 가장 크게 증가한 것은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다. 노보노디스크의 경우 2분기 매출은 543억 크로네(약 10조6422억 원)였는데, 이 중 비만치료제로 승인된 ‘위고비’, ‘삭센다’ 매출이 103억 크로네(19%)였다. 두 제품의 매출 비중이 지난해 2분기 9% 수준에서 두 배 이상으로 뛴 것이다. 릴리의 ‘마운자로’ 역시 빠르게 위고비의 뒤를 쫓고 있다. 릴리의 2분기 매출은 총 83억1200만 달러였다. 마운자로 매출은 9억7970만 달러로 전체 매출의 약 12%를 차지한다. 지난해 5월 당뇨병 치료제로 출시한 마운자로의 올해 1분기(1∼3월) 매출은 5억6800만 달러다. 비만치료제가 글로벌 제약사의 매출을 견인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과거 항암제, 면역질환 치료제 등이 글로벌 제약사의 매출 성장을 담당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GLP-1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낮추는 동시에 위장 운동을 저하시켜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체내 단백질이다. 당뇨병 치료제로 먼저 개발됐으나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가 증명되며 비만 치료제로 출시되고 있다. GLP-1 비만치료제 시장이 세계적으로 급성장하며 국내 기업들도 비만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한미약품은 그간 대사질환 치료제로 개발해오던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만치료제로 적응증을 변경해 임상 3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국내 환자들에게 좀 더 유의미한 임상 자료를 얻어 ‘한국인 맞춤형 비만치료제’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원제약은 이달 초 국내 바이오 기업인 라파스와 함께 위고비를 ‘마이크로니들 패치’ 형태로 개량한 ‘DW-1022’를 개발 중이다. 마이크로니들은 머리카락의 3분의 1 수준으로 얇은 바늘을 이용해 피부 아래 약을 전달하는 방식인데, 이를 팔에 붙이는 패치형으로 개발 중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8-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LK-99 검증위 “시료 일부 제조…아직 초전도성 발견 못해”

    국내 연구진의 LK-99 검증 실험이 9부 능선을 넘었다. 국내 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는 18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11일 (LK-99의 주 원료인) 황산납을 확보했고, 불순물을 최소화한 단결정 시료를 일부 제조했다. 아직까지는 초전도성을 나타내는 측정 결과는 없다”고 밝혔다.LK-99는 지난달 국내 기업인 퀀텀에너지연구소가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상압 초전도체다. 하지만 초전도성을 증명할 만한 데이터가 부족해 국내외에서 LK-99에 대한 재현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 LK-99 검증위는 퀀텀에너지가 공개한 제조공정에 따라 시료를 직접 제작해 초전도성 검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퀀텀에너지측에서 제공 예정인 샘플 시료에 대해서도 검증을 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대, 성균관대(2개 연구진 참여), 고려대, 부산대, 한양대, 경희대 등 7곳에서 시료를 재현하고 있다. 검증위는 “LK-99와 동일하게 제조한 시료가 논문의 실험결과들과 동일하게 측정되는 경우에도 LK-99를 상온초전도체라 보기 어렵다는 검증위의 입장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앞서 논문 속 전기 저항 데이터와 자화율(자석 근처에서 자성을 띠는 정도) 등 일부 데이터가 일반적인 초전도체와 다르게 나타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의문을 해소할 수 있어야 LK-99의 초전도성을 입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현재까지 해외의 여러 연구진이 LK-99의 재현 실험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명확하게 초전도성을 입증한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 1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독일 막스플랑크 고체연구소가 14일 합성한 LK-99의 재현 실험을 집중 조명했다. 독일 연구진은 다른 연구진들과는 다르게 ‘부유대역법(floating zone method)’이라는 결정 성장법을 이용해 불순물이 포함되지 않은 ‘순수한’ LK-99를 얻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공개한 사진 속 LK-99는 퀀텀에너지가 공개한 LK-99와는 다르게 투명한 자주빛을 띄고 있다.연구진은 ‘순수’ LK-99 시료를 이용해 검증 실험을 진행한 결과 전기 저항의 경우 부도체(절연체)와 유사한 특성을 보였으며, 자화율 측정에서는 반자성 특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즉 초전도성을 보이는 결과는 얻지 못한 것. 연구진은 이에 대해 “퀀텀에너지가 관측한 결과는 LK-99에 의한 현상이 아니라 불순물에 의한 특성을 오인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검증위 역시 독일 연구진이 측정한 데이터가 모두 정확하다는 전제 아래 대체로 동의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LK-99에 대한 부정적인 검증 결과가 이어지며 이른바 ‘초전도체 관련주’의 주가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서남은 네이처의 보도가 나온 17일 전일 대비 29.99% 하락한 7330원에 장을 마감했다. 모비스의 경우 21.5% 하락한 3615원, 국일신동은 29.87% 내린 3920원이었다. 이런 하락세는 18일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8-18
    • 좋아요
    • 코멘트
  • “뇌사자에 이식한 돼지 신장, 한달 째 정상 기능”

    돼지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해 정상적으로 기능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해 돼지 심장을 사람에게 이식한 데 이어 이번에는 뇌사자에게 돼지 신장을 이식했다. 미국 뉴욕대 랭곤헬스 메디컬센터 연구팀은 지난달 14일(현지 시간) 유전자 조작을 한 돼지 신장을 뇌사자에게 이식한 뒤 한 달여간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돼지의 신장이 사람의 몸속에서 한 달 이상 정상적으로 기능한 첫 사례다. 돼지의 신장을 이식받은 뇌사자는 정상적으로 소변을 배출했으며, 신장의 기능을 평가하는 지표인 크레아티닌 수치도 정상 범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9월까지 신장의 기능을 추적 관찰할 예정이다. 돼지는 인간과 가장 비슷한 크기의 장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사람에게서 급성 면역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유전자가 있다. 연구자들은 이 유전자를 제거한 유전자 조작 돼지로 이종이식 연구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넨바이오가 이종췌도 이식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현재 환자를 모집 중으로 가천대 길병원에서 올해 4분기(10∼12월) 진행할 계획이다. 췌도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내분비 조직이다. 제넨바이오는 선천성 당뇨라 불리는 제1형 당뇨 환자에게 돼지의 췌도를 이식할 계획이다. 임상을 진행 중인 박정규 서울대 의대 교수는 “췌도를 시작으로 신장까지 이종장기 임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8-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셀트리온, 헬스케어와 합병… 제약은 빠져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합병한다고 17일 공시했다. 합병 기일은 12월 28일로 연내 합병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셀트리온은 주요 계열사 중 상장 3사(셀트리온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모두 합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 합병에서 셀트리온제약은 빠졌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재 매출이 잘 나오고 있는 셀트리온제약의 사업을 더 강화한 뒤 ‘통합 셀트리온’과 두 번째 합병을 추진하겠다”며 “첫 합병 종료 6개월 뒤에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최대주주는 셀트리온홀딩스로 각각 20.1%, 24.3%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합병 이후에는 셀트리온홀딩스가 합병 법인 주식의 21.5%를 보유하게 된다. 지배구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은 2020년 계열사 합병을 추진한 바 있으나 당시 분식회계 논란으로 합병이 미뤄졌다. 서 명예회장이 올해 3월 경영 복귀를 알리며 연내 3사의 합병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으로 셀트리온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고, 장기적으로는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의 상장 3사는 그룹의 주요 사업인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 복제품) 사업과 모두 연관돼 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의 개발과 생산을,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은 각각 해외 판매와 국내 판매를 맡고 있다. 지난해 기준 셀트리온의 매출 중 90%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에서 발생했다. 국세청은 서 회장을 ‘일감 몰아주기’ 과세 대상으로 판단해 약 132억 원의 증여세를 부과한 바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이 합병함으로써 해외 판매 시 공격적인 가격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1분기(1∼3월) 셀트리온의 주요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렘시마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56%, 미국 시장 점유율은 31%다. 셀트리온은 이번 합병을 기점으로 2030년까지 매출 12조 원, 바이오시밀러 22개 제품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서 명예회장은 “합병으로 인한 구조조정은 없다”고 못 박으면서 “경영 효율화를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필요하다면 4공장 투자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3-08-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R&D 정책자금 10회 이상 중복 수령 기업 627곳”

    정부와 여당은 예산이 투입되는 연구개발(R&D) 사업의 비효율을 손보기 위해 이달 중 R&D 예산 지원 및 관리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실무 당정협의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과학기술 발전에 독소적 요소인 총체적 R&D 예산 비효율과 카르텔을 제대로 혁파할 것”이라며 “특정 집단의 기득권적인 사업, 경쟁력 없는 단순 보조 형식의 지원 사업, 경쟁률이 현저히 낮은 사업, 예산 뿌려 주기식 사업은 과감하게 구조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에서 ‘나눠 주기식’ 예산이 무분별하게 늘어 R&D 예산에서 부작용과 비효율이 발생해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5년 만에 R&D 예산이 20조 원에서 30조 원으로 10조 원 늘었다”며 “한번 늘어난 예산이 기득권처럼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 R&D 예산과 감염병 관련 예산이 각각 2.7배, 3배 늘었다는 것. 박 의원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R&D 정책자금을 15번 이상 중복으로 지원 받은 기업이 106개에 달한다. 10회 이상 중복 지원으로 범위를 넓히면 627개 기업이 해당됐다. 박 의원은 “앞으로 뿌려 주기식 R&D 예산은 배제하겠다”고 말했다. 당정은 정부출연연구원에도 경쟁형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연구팀들 간 공개적인 경쟁과 협력을 통해 연구 수준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다만 출연연의 일부 연구자는 “소수의 기관에만 예산을 투입하게 되면 자칫 그 기관의 연구 방식이 실패할 경우 글로벌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2023-08-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우주항공청 새 추진단장 임명… 과학분야 경험 없어 우려 목소리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우주항공청 설립을 이끌 추진단장으로 이재형 단장을 16일 임명했다. 이 신임 단장은 과장에서 국장급으로 승진하며 단장을 맡게 됐다. 전임 최원호 단장이 지난달 대통령실 과학기술비서관으로 임명되며 한 달 이상 공백이었던 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장 자리가 채워지게 됐다.이 단장은 그간 인공지능기반정책과, 전파방송관리과 등을 거치며 과학 분야보다는 정보통신(ICT) 분야 업무를 주로 담당해왔다. 가장 최근에는 대통령실 과학기술비서관실에서 조성경 1차관의 업무를 도왔다. 과학계 일각에서는 “우주항공청을 연내 개청하기 위해서는 관련 분야의 경험이 중요한데 ICT 전문가가 추진단장으로 선임돼 일정 안에 가능할지 미지수”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임 최 단장은 과기정통부에서 거대공공연구정책관, 연구개발투자심의국장 등을 두루 거치며 우주 발사체 개발과 원자력 연구개발 등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다. 과학계에서는 다만 “최 단장이 선임될 때도 우주 분야에 대해 잘 모르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있었다”며 “전문성에 대한 논란은 누가 오든 나올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한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과학기술비서관실은 과기정통부 내부에서도 실력이 있어야 갈 수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며 “분야는 다르지만 이 단장이 그만큼 내부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라고 했다.정부는 우주항공청을 연내 개청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여야가 우주항공청을 과기정통부 산하에 두느냐, 국무총리실 산하에 두느냐를 두고 대치 중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우주항공청 안건조정위원회를 열고 위원장 선출을 진행했으나 현재까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8-16
    • 좋아요
    • 코멘트
  • 당정, R&D 비효율 손본다… “자금 15회 이상 중복수령 기업 106곳”

    정부와 여당은 예산이 투입되는 연구개발(R&D) 사업의 비효율을 손보기 위해 이달 중 R&D 예산 지원 및 관리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실무 당정협의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과학기술 발전에 독소적 요소인 총체적 R&D 예산 비효율과 카르텔을 제대로 혁파할 것”이라며 “특정 집단의 기득권적인 사업, 경쟁력 없는 단순 보조 형식의 지원 사업, 경쟁률이 현저히 낮은 사업, 예산 뿌려주기식 사업은 과감하게 구조조정하겠다”고 밝혔다.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에서 ‘나눠주기 식’ 예산이 무분별하게 늘어 R&D 예산에서 부작용과 비효율이 발행해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5년 만에 R&D 예산이 20조 원에서 30조 원으로 10조 원 늘었다”며 “한 번 늘어난 예산이 기득권처럼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 R&D 예산과 감염병 관련 예산이 각각 2.7배, 3배 늘었다는 것.박 의원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R&D 정책자금을 15번 이상 중복 지원 받은 기업이 106개에 달한다. 10회 이상 중복지원으로 범위를 넓히면 627개 기업이 해당됐다. 박 의원은 “앞으로 뿌려주기식 R&D 예산은 배제하겠다”고 말했다.당정은 정부출연연구원에도 경쟁형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연구팀들 간 공개적인 경쟁과 협력을 통해 연구 수준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다만 출연연의 일부 연구자들은 “소수의 기관에만 예산을 투입하게 되면 자칫 그 기관의 연구 방식이 실패할 경우 글로벌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2023-08-16
    • 좋아요
    • 코멘트
  • [인사이드&인사이트]“명상 효과 객관적 측정 어려워” vs “마음 훈련 실험서 뇌 두꺼워져”

    《지난달 25일 과학계에서는 명상을 과학으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시작됐다. 여러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중과도 친숙한 정재승 KAIST 뇌인지과학과 교수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뇌인지과학과가 올해 9월부터 KAIST 명상과학연구소의 연구 파트를 맡게 됐다”는 사실을 알리면서부터다.이에 대해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명상과학연구소가 하는 연구가 많은 유사과학 지지자들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하는 일종의 권위를 부여할까 우려된다”는 취지의 글을 SNS에 올리며 논쟁에 불이 붙었다.이후 두 과학자를 중심으로 일어난 ‘명상 과학’ 논쟁에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이 ‘참전’하며 SNS에서는 명상이 유사과학인지, 혹은 아직 무르익지 않은 ‘범(汎)과학’인지에 대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명상은 과학인가’ 두고 치열한 논쟁SNS에서는 명상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측과 산술적인 측정이 어려운 영역인 만큼 그간 연구돼 온 방식이 과학적이지 않았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지난달 27일 장동선 한양대 창의융합교육원 교수는 SNS를 통해 명상을 과학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주장을 남겼다. 과학의 본질을 ‘과학적 방법론’이라고 보면 한때 과학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심리학 역시 타당성이 인정되는 설문지나 생리적 지표를 볼 수 있는 도구가 생겨나며 과학으로 인정받은 만큼 명상 역시 같은 범주로 볼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권 교수는 같은 달 30일 “재차 강조하지만 명상 자체가 유사과학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렇지만 일반적 과학자로서 불확실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왜 KAIST 같은 대표 국립 연구기관에서 이 연구를 하려고 하는지 궁금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우려스러운 부분은 왜 종교인이 연구소장을 맡아, 제대로 개념을 정립하지 않은 채 연구 행위 자체를 흐리고 있는가 하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교수가 언급한 대로 이번 논쟁이 이렇게 커지게 된 배경으로는 KAIST 명상과학연구소의 ‘특수성‘이 자리하고 있다. 명상과학연구소는 KAIST가 SK그룹의 지원을 받아 2018년 개소한 기관이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법인 플라톤아카데미가 재정을 지원해 왔다. 현재 명상과학연구소의 소장은 개소 당시 플라톤아카데미의 추천으로 김완두 소장(미산 스님)이 6년째 맡고 있다. 이에 대해 KAIST 관계자는 “김 소장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고, 1년간 미국 하버드대 세계종교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한 경력이 있는 연구자”라며 “본인도 종교인의 정체성보다 소장이자 초빙 교수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KAIST 명상과학연구소 측은 2019년 6월부터 미국 하버드대 수련병원인 CHA-케임브리지 시립병원과 자비명상 프로그램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연구 데이터 분석 작업을 하고 있으며 내년 3편 이상의 국제 논문을 발표할 계획이다.●“주관적 영역 비중 커” 명상 과학적 측정 어렵다 지적명상과학연구소의 설립 배경을 논외로 치더라도 ‘명상을 과학의 범주 안에서 다룰 수 있느냐’는 문제 자체를 두고도 그간 국내외 학계에서는 많은 논의가 이뤄져 왔다. 해외에서도 공신력 있는 대학이나 연구 기관이 명상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학자들 사이에서 과학적 엄밀성을 두고 의견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왔다. 논의의 핵심 쟁점은 주관적 경험이 많은 영향을 미치는 명상의 효과를 객관적 지표로 나타낼 수 있느냐다. 뇌과학은 넓은 범위의 인지 영역을 다룬다. 그중 통증의 경우 사람마다 특정 자극에 대해 느끼는 통증의 범위가 유사하고, 여러 심리 변수가 통증의 강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만큼 객관화가 수월하다는 의미다. 반면 명상은 그날의 신체 및 심리 상태나 주의력 등이 명상의 효과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객관화하기가 어렵다. 홍석준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는 “객관화가 어렵다는 점이 명상 연구에 있어 과학적 접근을 어렵게 만든다”며 “이를 이용해 실제보다 과대 광고하는 일부 명상 프로그램들이 과학자들 사이에서 논란을 낳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1990년대부터 명상 과학에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는 국립보건원(NIH)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유형의 명상 연구는 효과를 측정하기가 어려워 과학적으로 엄밀한 결과를 내놓기 어렵다.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해석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명상의 효과를 측정하는 것이 어려운 또 하나의 이유는 뇌의 활성을 측정하는 도구가 부족해서다. 명상에 대한 대다수의 논문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뇌파검사(EEG) 등을 이용해 명상 전과 후 뇌가 활성화되는 부위와 정도를 측정한다. fMRI는 활성화된 신경세포 주위로 피가 몰리는 현상을 이용해 혈류의 변화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뇌의 기능을 파악하는 데 가장 유용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신경세포가 제공하는 직접적인 신호가 아닌 간접적인 신호를 이용한다는 점, 신경세포 변화가 혈류 변화를 일으키기까지 시간 차가 발생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재현성이 부족한 것도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다. 2020년 미국 듀크대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심리과학회지’에 fMRI를 이용한 77건의 실험을 메타분석한 결과 전체적으로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이 중 20%만이 우수한 신뢰도를 보였으며, 56%는 매우 낮은 신뢰도를 보였다. 객관성을 담보한 과학적 데이터를 뽑아내기 어렵다는 의미다. 박장연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는 “글로벌 학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며 “뇌의 본질적인 특성상 그때그때 측정값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반복 실험을 통해 일관성 있는 결과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명상은 뇌와 의식 이해하려면 필수 연구” 반박도그럼에도 뇌과학 연구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향후 뇌와 의식을 이해하려면 명상에 대한 연구는 필수”라는 것이다. 이성배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뇌과학과 교수는 “지금 지적되는 한계점들은 모두 한 과학 분야가 무르익기 전 겪는 시행착오”라며 “fMRI를 비롯해 뇌의 기능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와 방법론이 계속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충분히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MRI를 이용해 뇌의 구조 변화를 관찰해 명상의 효과를 측정하는 방법론도 대두되고 있다. fMRI가 뇌의 기능을 보는 장비라면 MRI는 구조를 파악하는 데 사용된다. 이 분야 석학인 타니아 징거 독일 막스플랑크 인간 인지 및 뇌과학 연구소 교수는 2017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명상의 일종인 ‘마음챙김훈련(mindfulness training)’을 9개월간 진행한 참가자 332명의 훈련 전과 후 뇌의 구조를 MRI로 촬영했다. 그 결과 뇌 피질의 두께가 최대 0.04mm 두꺼워진 것을 확인했다. 인간 뇌의 평균 피질 두께가 2.5mm인 것을 고려할 때 약 1.6% 증가한 셈이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거나 퇴행성 뇌질환이 있는 경우 피질의 두께가 얇아지기 때문에 연구진은 피질이 두꺼워진 현상을 뇌의 기능이 향상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명상 등의 행위가 뇌의 구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실시간으로 뇌의 활성을 확인할 수 있는 fMRI 기법이 개발되고 있다. 박장연 교수는 지난해 ‘다이애나(DIANA)’라는 실시간 fMRI 기법을 개발해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공개했다. 박 교수는 “아직은 이 같은 뇌 측정 기법들이 발전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지원 산업1부 기자 jwchoi@donga.com}

    • 2023-08-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LK-99’ 검증위 “다음 주 주재료 확보해 2주 내 시료 재현 완료”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에 대한 국내 검증이 이달 내 마무리될 전망이다. 더불어 LK-99 관련 논문을 다른 저자 동의 없이 게재한 건에 대해 고려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권영완 연구교수의 본조사를 진행하기로 11일 결정했다.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는 11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다음 주께 (LK-99의 주재료인) 황산납을 확보해, 대략 2주 후 면 재현 시료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현재 성균관대, 고려대, 서울대 외에도 3곳이 더 참여해 총 6개의 연구소가 시료 재현에 나설 계획이다.직접 시료를 재현해 검증하는 것과 별개로 LK-99의 개발사인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제공하는 샘플 시료에 대한 검증도 진행할 계획이다. 검증위는 “퀀텀에너지연구소가 (6일경) 2~4주 정도 후에 제공하겠다고 연락을 받은 이후 다른 연락은 없다”며 “반복측정과 교차측정에 1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했다. 계획대로라면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중순 전까지는 LK-99 샘플에 대한 검증도 마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검증위에 따르면 시료의 순도가 높지 않거나 시료의 특성이 강하지 않으면 초전도 현상이 기존의 다른 물리현상과 유사하게 측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초전도성을 확증하기 위해서는 여러 물리량을 측정하고 여러 기관이 교차 측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차측정은 경희대, 성균관대, 서울대, 포항공대 등 4곳에서 진행할 계획이다.현재 해외에서는 LK-99가 초전도체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 9일에는 미국 메릴랜드대 응집물질이론센터(CMTC)가 SNS를 통해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다. 상온에서도 아니고 매우 낮은 온도에서도 아니다”라며 “게임은 끝났다”는 글을 게시했다. 구체적인 실험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중국물리연구원, 베이징대 등에서도 논문 사전 게재 사이트 ‘아카이브’에 “LK-99의 저항, 자성 특성을 분석했을 때 강자성 특성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한편 고려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LK-99 개발에 참여한 권영완 고려대 연구교수에 대한 본조사를 진행한다. 지난달 22일 아카이브에는 LK-99와 관련한 두 편의 논문이 올라왔는데, 먼저 게재된 한 편의 논문을 권 교수가 다른 저자 동의없이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통상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후 본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고려대 측은 조사 대상이 확실하기 때문에 예비조사를 생략하고 본조사를 바로 수행한다는 설명이다. 검증 절차에 따르면 본조사의 경우 제보 날로부터 6개월 내 마무리 해 연구부정행위를 결정한다.최지원기자 jwchoi@donga.com전남혁기자 forward@donga.com}

    • 2023-08-11
    • 좋아요
    • 코멘트
  • “알츠하이머 유전자, 자손 많이 낳는데 도움된다”

    알츠하이머 발병에 치명적인 역할을 하는 유전자가 자손 번식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위험한’ 유전자가 진화 속에서도 살아남아 후손에게 전해지는 이유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클 거번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 교수팀은 9일(현지시간) 브라질 아마존에서 거주하는 여성 795명의 유전자와 자손의 수를 조사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그 결과 ‘APOE4’ 유전자를 가진 여성의 경우 평균적으로 더 많은 자손을 낳았다고 밝혔다.APOE4는 혈액에서 콜레스테롤을 운반하는 데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전자는 두 개의 대립유전자가 한 쌍으로 존재하는데, APOE4 대립유전자를 하나 가지면 알츠하이머 발병 확률이 3배, 2개 가지면 12배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발병 위험이 높은 유전자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5명 중 1명은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학계에서는 이런 유전자가 진화 과정에서 왜 사라지지 않고유전되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어 왔다.연구 결과에 따르면 APOE4 대립유전자를 하나 가지고 있는 147명의 여성은 평균(9명)보다 0.5명 더 많은 9.5명의 자손을 낳았다. 2개를 가진 12명의 여성은 2명이 더 많은 11명을 낳았다. 출산을 시작한 시기도 APOE4 보유자가 0.8년 빨랐으며 출산 주기는 0.23년 더 짧았다. 연구진은 “APOE4 유전자가 생식력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알츠하이머는 주로 생식 후 나이가 많아진 상태에서 발병하기 때문에 진화적으로 생식이라는 이점이 더 크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고 했다. 연구진은 APOE4가 기생충과 같은 병원균을 막아주는 기능이 있고, 이것이 생식력의 증진으로 이어졌다고 봤다. 연구를 주도한 벤자민 트럼블 미국 아리조나 주립대 교수는 “면역에 사용되는 많은 에너지를 뱃속 태아가 자라는 데 더 많이 양보할 수 있고, 그만큼 더 빨리 번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특히 아마존과 같이 병원균이 많은 환경에서는 이런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앞서 2017년 에릭 반 악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VU대 의학센터 교수팀도 유사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플로스원’에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연구진은 이번 연구보다 작은 규모로 연구를 진행했다. 피임률이 0.7% 미만인 가나의 한 마을에 거주하는 여성 413명을 조사한 결과, APOE4 유전자를 1개 보유한 여성은 평균 1명, 2개 보유한 여성은 3.5명의 자식을 더 낳았다. 이에 대해 미국 연구진은 “저피임, 고병원체 집단에서 유사한 연구 결과가 나오는 것을 미뤄봤을 때 해당 환경에서 APOE4 유전자와 높은 생식력은 높은 연관이 있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8-10
    • 좋아요
    • 코멘트
  • 머스크의 ‘뇌 임플란트’ 개발사 “3700억원 투자 유치”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뇌 임플란트’ 개발 기업 뉴럴링크가 2억8000만 달러(약 37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옛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8일(현지 시간) 알렸다. 올해 1∼6월 신경 기술 분야 스타트업 대상 총 투자 금액 1억4300만 달러의 두 배 규모다. 업계에서는 올 5월 뉴럴링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뉴럴링크는 2016년 머스크가 창업한 기업으로 뇌에 이식하는 칩을 개발하고 있다. 사지 마비 혹은 하반신 마비 환자 등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뇌에 칩을 이식해 생각만으로 컴퓨터 사용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머스크는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테크 행사에서 “올해 말 (임상에 참여하는) 첫 환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다만 칩 이식을 위해 두개골을 뚫어야 한다는 점이 환자들에게는 큰 장벽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뉴럴링크의 주요 경쟁사인 미국 기업 싱크론은 혈관 내 시술 방식으로 뇌와 컴퓨터의 연결을 시도하고 있다. 싱크론은 2021년 임상시험을 승인받고, 올해 2월 총 7명의 환자에게 성공적으로 이식했다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8-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SK바사, 1100억원대 美노바백스 지분 인수

    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국 바이오 기업 노바백스의 지분을 인수하고 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확대에 나선다. 9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 주식 650만 주를 총 1101억9645만 원에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노바백스는 8일(현지 시간) 2분기(4∼6월) 실적 발표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보통주 신주 650만 주를 주당 13달러에 발행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의 지분 6.45%를 확보하게 된다. 노바백스는 유전자재조합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바이오 기업이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스 백신을 위탁생산(CMO)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노바백스는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백신 라이선스 계약을 확장 체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새롭게 개발될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변이 백신에 대한 공급 및 상업화 생산 권리를 국내에서 독점으로 갖게 된다. 태국과 베트남에서는 비독점으로 공급 및 생산 권리를 갖는다. 노바백스가 백신 개발을 완료할 경우 백신 원액(DS)과 면역증강제를 안동에 있는 L하우스 공장에서 완성해 공급할 계획이다. 회사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 판매와 함께 노바백스 백신 CMO 공급을 통해 투트랙으로 엔데믹 시대에 대응할 전략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회사의 성장, 넥스트 팬데믹 대응 등 다양한 의미에서 글로벌 협력의 성공적 모델을 만들겠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8-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북반구 해류순환 금세기 멈출듯…폭염-태풍 더 심각해질 것”

    올해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양의 열에너지를 분배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하는 해류 순환이 곧 멈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분석대로라면 여름철 폭염, 태풍과 같은 기후 변화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9일 과학계에 따르면 최근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류(AMOC)’라고 알려진 해류가 2025년부터 서서히 속도를 늦추다 2057년, 늦어도 2095년에는 완전히 멈출 수 있다는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AMOC가 멈출 경우 열대 지방의 온난화가 심각해지고 북대서양 지역의 태풍 및 폭풍우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AMOC는 북반구를 천천히 순환하는 해류로, 수온이 높은 열대 지방의 물을 수온이 낮은 북유럽까지 운반한 뒤 바닷물의 열을 대기로 방출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물이 머금고 있는 열(열용량)을 분산시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권민호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해양기후예측센터장은 “AMOC가 멈추면 지구는 어떻게든 열을 분산시킬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대기를 통해 전달하면 더운 지역은 더 덥고 추운 지역은 더 추워지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태풍도 열 전달을 하는 효율적인 매개체이기 때문에 태풍이 더 강해지거나 빈도가 늘어나는 등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런 변화는 이미 올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8일(현지시간) 올해 7월이 온도 관측이 시작된 1940년 이후 가장 더운 달이었다고 발표했다. 이 결과는 유럽연합(EU)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올해 7월 지구 표면 평균 기온은 섭씨 16.95도로 1991~2020년 평균 기온보다 0.72도 높고, 이전 최고 기록이었던 2019년 7월(16.63도)보다도 0.32도가 높다. 이에 대해 유럽환경청은 “전 세계 온실 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이지 않으면 2050년 이전에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상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학자들은 기존 예측보다 빠르게 온난화가 가속화되는 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 가설을 내놓고 있다. 밍팡팅 미국 콜롬비아대 교수팀은 여름철 기온이 특정 임계 온도를 넘어서면서 토양이 건조해지는 현상이 지속되고, 물을 증발시켜야 하는 열에너지가 공기를 데우는 데 사용됐다고 분석했다. 더운 날씨때문에 더 더워지는 일종의 ‘양성 되먹임’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연구진이 지난해 11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 변화’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이로 인해 폭염의 위험성이 40% 가량 증폭했다. 권 센터장은 “비정상적인 폭염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고, 태풍이나 홍수, 가뭄 등의 이상 기후가 더 강력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것은 학계에서 이견이 없는 예측”이라고 설명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8-09
    • 좋아요
    • 코멘트
  • SK바이오사이언스, 美노바백스 지분 1100억원대 인수

    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국 바이오 기업 노바백스의 지분을 인수하고 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확대에 나선다. 9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 주식 650만 주를 총 1101억9645만 원에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노바백스는 8일(현지 시간) 2분기(4~6월) 실적 발표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보통주 신주 650만 주를 주당 13달러에 발행한다고 밝혔다.노바백스는 유전자재조합 방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바이오 기업이다. 코로나19 유행기간 동안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스 백신을 위탁생산(CMO)했다.SK바이오사이언스와 노바벡스는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백신 라이선스 계약을 확장 체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새롭게 개발될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변이 백신에 대한 공급 및 상업화 생산 권리를 국내에서 독점으로 갖게 된다. 태국과 베트남에서는 비독점으로 공급 및 생산 권리를 갖는다.노바백스가 백신 개발을 완료할 경우 백신 원액(DS)과 면역증강제를 안동에 있는 L하우스 공장에서 완성해 공급할 계획이다. 회사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 판매와 함께 노바백스 백신 CMO 공급을 통해 투트랙으로 엔데믹 시대에 대응할 전략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회사의 성장, 넥스트 팬데믹 대응 등 다양한 의미에서 글로벌 협력의 성공적 모델을 만들겠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8-09
    • 좋아요
    • 코멘트
  • 인간 뇌에 컴퓨터 칩 심는 ’뇌 임플란트‘, 연내 첫 임상 가능성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뇌 임플란트’ 개발 기업 뉴럴링크가 2억8000만 달러(약 37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SNS 서비스 X(옛 트위터) 공식계정을 통해 8일(현지시간) 알렸다. 올해 1~6월 신경 기술 분야 스타트업 대상 총 투자 금액 1억4300만 달러의 두 배 규모다.업계에서는 올 5월 뉴럴링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시험을 승인받은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뉴럴링크는 2016년 머스크가 창업한 기업으로 뇌에 이식하는 칩을 개발하고 있다. 사지 마비 혹은 하반신 마비 환자 등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뇌에 칩을 이식해 생각만으로 컴퓨터 사용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머스크는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테크 행사에서 “올해 말 (임상에 참여하는) 첫 환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다만 칩 이식을 위해 두개골을 뚫어야 한다는 점이 환자들에게는 큰 장벽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뉴럴링크의 주요 경쟁사인 미국 기업인 싱크론은 혈관 내 시술 방식으로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싱크론은 2021년 임상 시험을 승인받고, 올해 2월 총 7명의 환자에게 성공적으로 이식했다고 밝혔다. 최지원기자 jwchoi@donga.com}

    • 2023-08-09
    • 좋아요
    • 코멘트
  • SK바이오사이언스, 美노바백스에 1100억 원대 지분 인수… 글로벌 협력 강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국 바이오 기업인 노바백스의 1000억 원대 지분을 인수한다. 9일 공시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 주식 650만 주를 총 1101억9645만 원에 매입했다. 노바백스는 8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발표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보통주 신주 650만 주를 주당 13달러에 발행한다고 밝혔다. 노바백스는 유전자재조합 방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기업이다. 코로나19 유행기간 동안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스 백신의 위탁생산(CMO)을 맡았다.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양사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백신 라이선스 계약을 확장 체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새롭게 개발될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변이 백신에 대한 공급 및 상업화 생산 권리를 국내에서는 독점으로, 태국과 베트남에서는 비독점으로 갖게 된다. 노바백스가 백신 개발을 완료할 경우 백신 원액(DS)과 면역증강제를 안동 L하우스에서 완제로 완성해 공급할 계획이다. 회사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의 판매와 더불어 노바백스 백신 CMO 등 투트랙으로 엔데믹 시대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코로나1 9 백신을 자체 보유한 두 기업의 전략적 지분 투자와 협력은 큰 시너지를 가져올 것”이라며 “회사의 성장, 넥스트 팬데믹 대응 등 다양한 의미에서 글로벌 협력의 성공적 모델을 만들겠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8-09
    • 좋아요
    • 코멘트
  • DGIST 총장 선임 부결… “채용 등 연기 가능성”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의 5대 총장 선임이 불발됐다. 8일 과학계에 따르면 DGIST는 7일 이사회를 열고 신임 총장 선임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으나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 부결됐다. 최종 총장 후보 3인으로 이름을 올린 인물은 김흥남 KAIST 교수, 이재용 울산과학기술원(UNIST) 부총장, 박오옥 전 KIAST 부총장 등 3명이다. 현재 DGIST는 3월 임기가 끝난 국양 총장이 현재까지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DGIST 관계자는 “교원 채용, 임금 협상 등 총장의 최종 결재가 필요한 일도 일정이 다소 연기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현재 4대 과기원 중 KAIST 이광형 총장의 임기는 2025년 2월, UNIST 이용훈 총장은 올해 11월까지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올해 3월 김기선 총장이 사임한 이후 4개월간 총장 공백 상태를 유지하다 7월 임기철 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을 제9대 총장으로 선임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총장 후보자들의 인사 검증 과정에 한 달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아 일정이 다소 늦어지게 됐다”며 “올해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UNIST의 경우 현재 총장 선임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8-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