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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의 월마트 매장. 이곳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우유인 월마트의 그레이트 밸류(Great Value) 하프 갤런(1.89L)이 3.38달러였다. L로 환산하면 1.78달러(약 2340원). 같은 용량(1L)의 ‘서울우유 흰우유’가 대형마트에서 2870원, 편의점에서 3050원에 팔린다. 환율 급등에도 한국 우유가 미국 우유보다 30%가량 비싼 것. 이 같은 가격 격차는 각국 물가 수준을 감안한 구매력평가(PPP) 환율로 비교하면 더 커진다. 동아일보가 3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제연구원과 함께 PPP 환율로 미국과 한국 우유값을 비교한 결과 국내 시중 우유 1L의 소매가격(2.839달러)은 미국(1.173달러)의 2.4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로 원유 가격 연동제를 도입한 지 10년이 됐지만 시장 수요를 감안하지 않은 가격 정책이 이어지고 고비용 생산 구조가 고착화되며 소비자에게 값비싼 우유의 부담을 지우게 됐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비싼 우유값이 커피, 빵, 과자 등 식품 물가에 전방위 ‘밀크플레이션’을 부추겼다”고 했다. 생산비 연동 原乳가격제 10년… 우유값 37% 올랐다 수요 줄어도 오르는 우유값낙농가 원유가 보장에 과잉생산우유업체는 계약물량 의무 매입결국 소비자에 인상분 전가된셈 한국 우유 가격이 미국의 2.4배가 넘을 정도로 비싸진 것은 10년 전인 2013년 낙농가 보호 등을 목적으로 도입된 ‘원유 가격 연동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유(原乳)는 소에서 갓 짜낸 우유를 일컫는데, 한국은 2013년부터 원유 생산에 드는 비용, 즉 생산비 증가분을 반영해 매년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수요가 줄어도 축사 유지비, 인건비, 사료비 등 생산 비용이 급등하며 고비용 구조가 고착화돼 원유 가격도 덩달아 올라가게 됐다. ● 수요-공급 원칙 무관 ‘원유 가격 연동제’ 3일 동아일보가 한국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우유 소매가격은 명목가격 기준으로 2.187달러로 미국 우유(1.173달러)보다 1.9배 비쌌다. 이는 한국축산물품질관리원과 미국 농무부가 각각 고시하는 지난해 12월 우유 소매가격을 기준으로 했다. 이를 각국 구매력 환율(PPP)을 감안한 가격은 한국 우유(2.839달러)가 미국 우유(1.173달러)보다 2.4배 비쌌다. 실제로 국내 우유 가격은 원유 가격 연동제가 도입된 2013년 이후 가파르게 올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월 우유 소비자물가지수는 116.4로 10년 전인 2013년 2월(84.8)보다 37.3% 올랐다. 소비자가격이 10년간 37.3% 올랐다는 뜻이다. 국내 우유가 비싸진 것은 우유 수요가 줄어도 우유 제조사가 계약 물량을 무조건 매입해야 해 낙농가가 가격을 내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 원유 가격을 결정 짓는 두 축은 원유 가격 연동제와 의무 매입 쿼터제다. 생산원가를 연동해 원유 가격을 매기고 일정 물량을 우유 제조사가 무조건 사게 한 것. 10년 새 저출산이 심화하며 우유 주 소비층인 영유아와 어린이 등이 줄면서 우유 소비가 대폭 줄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은 2004년 37.1㎏에서 2022년 31.6㎏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농가는 원유 가격이 보장되는 만큼 과잉 생산을 이어갔다. 일례로 2020년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우유 급식 물량이 갑자기 줄었지만 제조사는 연초 계약대로 낙농가로부터 물량을 사와야 했다. 2021년 마시는 우유(음용유) 수요는 170만 t이었지만 쿼터제로 유업체는 203만4000t을 매입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 보조금도 지급된다. 낙농가에는 원유 생산 지원을 위해, 우유업체에는 비싸게 원유를 사오느라 난 적자 일부를 보전해주는 명목이다. 지난해 이렇게 쓴 예산이 838억 원이었다. 여기에 원유 생산단가가 급등하고 고비용 구조가 이어지며 가격 왜곡이 심화됐다. 국내 농가는 사료의 95%를 수입에 의존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사료 가격이 폭등했다. 러시아는 배합 사료 세계 5위권 수출국인데 축산 농가 생산비 중 사료 비중이 55%에 이른다. 목축지가 좁아 축사 건축과 사료 구입, 유지와 인건비에 몇 배의 비용이 든다. ● 우유업체, 소비자에게 가격 전가 제조사도 원유 가격 인상분을 소비자가격에 반영하며 부담을 전가했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원유가 가공되며 마진이 붙을 때마다 국내 판매가격이 비싸진다”고 했다. 낙농가라고 마냥 웃을 수는 없다.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지면서 국산 우유 자급률은 2001년 77.3%에서 20년 만에 45.7%로 떨어졌다. 유업체들이 치즈, 버터 등 소비가 늘고 있는 유가공품을 만들 때 비싼 국산 원유 대신 저렴한 수입 원유를 쓰기 시작해서다. 낙농가 보호를 위해 도입한 제도가 오히려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 이런 부작용을 감안해 정부는 올해부터 원유 차등가격제를 실시한다. 음용유에 들어가는 원유 가격은 높게 책정하는 대신 가공유에 들어가는 원유 가격은 낮게 책정하는 것. 제조사 부담은 줄었지만 낙농가와 유업계의 협의로 원유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는 그대로다. 전문가들은 우유 가격 왜곡을 막으려면 원유 생산의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치즈 등 최근 수요가 높아진 유제품용 원유로 전환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상곤 경상국립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생산량을 현 수준으로 끌고 가면 (수입 유제품의 관세 폐지 이후) 수입 물량이 더 들어올 텐데 공급 과잉 문제가 심해질 것”이라면서 “원유 생산의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생산 감소와 업종 전환을 유도하는 로드맵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어바인=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이르면 2026년부터 유제품 완전 개방이 시작되면 국내 우유업계 입지가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우유업계 등에 따르면 2026년 1월부터 미국과 유럽연합(EU)산 유제품(우유와 크림) 관세는 폐지된다. 미국산의 경우 올해 적용되는 관세가 7.2%이지만 내년에 4.8%, 2025년 2.4% 등 단계적으로 낮아지며 2026년 0%가 된다. EU산 유제품 역시 올해 9.0%인 관세가 매년 순차적으로 낮아져 2026년 아예 사라진다. 이미 가공유는 외국산이 낮아 수입량은 급증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유제품 총수입량은 2019년 95만8400t에서 지난해 153만4900t까지 늘었다. 상온에서 보관 가능한 멸균우유 등은 유통기한이 긴 데다 국산 우유보다 저렴해 1인 가구 수요가 높다. 특히 폴란드 등 유럽 멸균우유는 관세가 붙어도 1L에 1500원으로 국산 우유의 반값에 그친다. 윤성식 연세대 생명과학기술학부 명예교수는 “국산 우유가 수입 우유에 비해 품질 경쟁력이 낮다면 값싼 수입 우유에 자리를 내주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우유업계 경쟁력 강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민경 건국대 식품유통공학과 교수는 “우유 자급도가 낮으면 전 세계적 질병 등이 터졌을 때 기본 수급을 감당할 수 없게 된다”며 “유통 마진 절감 등을 통해 사료 가격을 낮추고 국산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신선도가 중요한 생치즈 등 새로운 유제품을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신선도가 중요한 부라타치즈 등 생치즈는 국산 원유로 만들면 경쟁력이 충분해 투자를 늘려 우유 산업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K컬처의 글로벌 확산을 이끄는 CJ ENM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원을 위해 K컬처를 전면에 내세웠다.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콘텐츠 제작과 홍보 영상 송출 등 전 방위적 활동으로 국내외 K컬처 팬들에게 부산 엑스포 유치의 필요성을 알리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CJ ENM은 1월 댄스 크루 ‘위댐보이즈(WDBZ)‘와 함께 제작한 부산 엑스포 홍보 뮤직비디오를 선보였다. ‘응답하라 2030’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부산 엑스포 유치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국내 인문 지식 유튜브 채널인 ‘사피엔스 스튜디오’에서는 부산 엑스포 유치 의의와 부산의 개최 역량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제작했다. ‘엑스포 읽어드립니다’에서는 과학, 문화예술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엑스포 역사와 과학문명에 끼친 영향 등을 흥미롭게 풀어내고, 이를 통해 엑스포 위상과 엑스포 유치에 대한 기대감을 전달했다. CJ ENM은 부산 엑스포의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홍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 세계 K컬처 팬들이 집결하는 축제인 케이콘(KCON)을 활용해 부산 엑스포 홍보 활동을 펼쳤다. K팝 가수 공연이 열리는 쇼와 팬미팅 현장, 컨벤션장 내 스크린 등을 통해 홍보 영상을 내보내고 케이콘 생중계 유튜브 채널에서도 홍보 영상을 송출했다.CJ그룹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는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주한 아세안 대사단, 주한 일본 대사, 오스트리아 외교장관 등을 만나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CJ raises awareness of World Expo Busan bid with K-culture hitsPromotes Busan Expo bid at KCON where global K-pop fans are gatheredProduces music videos and YouTube videos to promote Expo bidCJ ENM, which is leading the global expansion of K-culture, is bringing K-culture to the forefront to support Busan to win the bid for the World Expo 2030. The company is making holistic efforts to create content and broadcast PR videos to inform the domestic and overseas fans of K-culture of the need to host the expo in Busan. CJ ENM showcased a music video promoting the Busan expo, which was produced in collaboration with dance crew We Dem Boyz (WDBZ), in January this year. The music video titled ‘Reply 2030’ delivers a message rooting for Busan as a host city of the event. The company’s YouTube channel dedicated to humanities knowledge developed content explaining the significance of hosting the World Expo 2030 Busan and Busan’s capabilities to host the event. In its video series on expos, experts in science, culture, and art explained the history of expos and their impact on scientific civilization in an interesting manner to express expectations for hosting the World Expo 2030 Busan.CJ ENM is also engaging in PR activities in overseas countries, including the U.S. and Japan, to raise global awareness of the World Expo 2030 Busan. In particular, the company promoted the expo at KCON, which attracted fans of K-culture across the world. Promotion videos for the expo were played on screens during performances of K-pop singers and at their fan meeting locations and the convention center, and also broadcasted on a YouTube channel live streaming KCON. CJ Group is also making active efforts to host the World Expo 2030 Busan. Chairman of CJ Group Sohn Kyung-shik, who is currently serving as a member of the Bid Committee for World Expo 2030 Busan, met with ambassadors of ASEAN countries and Japan to South Korea and the Austrian foreign minister and called for their support for the expo bid.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Oh Seung-jun ohmygod@donga.com}

롯데마트가 단골 고객의 혜택을 강화한 ‘스노우포인트’로 팬덤 늘리기에 나섰다. 이는 기존 대형마트 업계가 선보였던 모든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주 단위의 ‘매일 낮은 가격’ 위주의 할인행사와 함께 충성 소비자에게 더욱 집중하는 차별화된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을 유입시키기 위함이다. 롯데마트는 1월 1일 ‘더 많이 더 자주 구매할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혜택’을 슬로건으로 롯데마트에서 쇼핑할 때마다 롯데마트GO 모바일앱에 적립된 포인트를 매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오프라인 전용 포인트 멤버십 서비스 ‘스노우포인트’를 선보였다. 스노우포인트는 ‘롯데마트GO’ 회원을 대상으로 롯데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하는 모든 고객이 혜택을 받으면서 6개월간 구매 누적 금액에 따라 포인트 적립률을 차등 지급해 자주 구매한 고객이 더 큰 포인트 혜택을 받는 충성고객 전략이 담겨 있다. 실제로 스노우포인트를 선보인 1월 1일부터 3월 22일까지 ‘롯데마트GO’ 신규 가입 회원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고, 스노우포인트를 적립한 누적 고객은 200만 명을 넘어서며 소비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고물가에 앱테크 열풍이 불면서, ‘롯데마트GO’ 모바일앱과 새롭게 선보인 스노우포인트가 앱테크 관련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롯데마트는 포인트 제도를 새롭게 개편하기 위해 등급별 고객 수, 구매 행동 패턴, 매장 방문 빈도를 고려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왔다. 이에 2021년 10월부터 전국 20여 개 지점에서 3차례에 걸친 고객 설문을 진행해 왔고 그 무엇보다 고객이 확실한 혜택을 바로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 착안, 더 자주 더 많이 구매 할수록 혜택이 강화되는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충성고객 집중 전략을 개선 포인트로 잡았다. 스노우포인트는 최근 6개월간의 누적구매액에 따라 등급(MVG, VIP, GOLD, ACE)이 산정되며 등급별·구매액별 포인트 적립률이 상이해, 더 많이 구매한 충성고객일수록 포인트 적립률이 높아지는 구조로 설계됐다. 하루 최대 3만원까지 적립할 수 있고, 구매일로부터 180일까지 롯데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 가능하다. 이와 동시에 롯데그룹 계열사 전체에서 적립 및 사용이 가능한 포인트 제도인 엘포인트(L.POINT)는 등급과 무관하게 0.1%씩 적립된다. 이용 방법도 간단하다. 롯데마트의 오프라인 전용 앱인 롯데마트GO에 가입 후 롯데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 시 앱 내 바코드를 스캔하면 ‘스노우포인트’가 적립되고, 적립 즉시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김현준 롯데마트 개인화마케팅팀장은 “스노우포인트는 더 많이, 더 자주 구매할수록 불어나는 혜택과 함께 고객들이 돌려받는 쇼핑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많은 테스트 끝에 새롭게 선보이게 된 롯데마트만의 오프라인 포인트 제도”라며, “향후 캐릭터 ‘눈뭉찌’와 함께 롯데마트만의 차별화된 혜택을 더 많은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이랜드가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한 친환경 행보를 이어간다. 베트남에 위치한 ‘탕콤’이 이랜드 친환경 행보의 중심에 있다. 섬유 R&BD센터 ‘탕콤’은 이랜드 패션의 주요 생산기지로 도레이, 렌징 등 세계 최고 기업들과 새로운 소재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탕콤’은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하여 만든 Eco-PET 원사와 목재를 원료로 만든 RAYON을 친환경 공법으로 섬유화한 Eco-WOOD 원사를 활용한 옷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물이 한 방울도 들어가지 않는 친환경 염색 공법을 제품에 응용하여 폐수 발생량을 혁신적으로 줄여 나가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섬유 개발 단계에서 발생하는 전기 사용이나 폐수를 최소화하는 공법들을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다”며 “환경을 생각하면서도 품질은 놓치지 않는 지속가능한 패션 제품을 꾸준히 선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개발된 섬유는 실제 이랜드그룹의 패션 사업과 맞물려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이랜드가 운영하는 SPA 브랜드 ‘스파오’는 ‘에코 린넨’ 라인업을 출시하며 고품질의 상품에 친환경 가치를 담아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스파오의 ‘에코 린넨’ 라인은 생산 과정에서 물 사용량을 최대 99% 절감한 ‘에코 이노베이션 워싱’ 기법을 사용해 만들었다. 최소한의 물을 사용해 폐수 발생률을 낮추고 워싱에 소모되는 에너지도 70% 이상 절감하는 ‘나노버블테크’ 기법을 사용해 친환경적으로 만든 제품이다. 이와 함께 스파오는 지난해 주력 상품을 ‘에코데님’으로 설정하고,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파오는 친환경 제품 ‘에코데님’ 수익금을 통해 이랜드재단, 기아대책과 함께 식수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베트남 소수민족을 지원하는 블루포에코 캠페인을 전개하기도 했다. 스파오의 에코데님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친환경 소재인 이스코(ISKO)와 키파스(KIPAS)를 사용해 생산된다. 자연 분해가 빠르며, 컬러감과 보존력이 우수해 환경과 품질을 둘 다 고려한 친환경 소재다. 이와 동시에 스파오 에코데님 생산기술인 ‘서스테이너블 오존 가공’은 기존 워싱 공법보다 물 사용량 최대 95% 절약, 화학 물질 최대 90%, 전기 사용량 최대 40%를 절감하는 등 환경보호 측면에서 우수한 효과가 있다. 스파오 관계자는 “친환경 제품을 통해 식수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소수민족을 도울 수 있어 뜻깊다”며, “앞으로도 국내 SPA 대표 브랜드로서 ESG 관점의 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다채로운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23일(현지 시간) 일본 니가타현 묘코시의 아라이리조트에는 반팔과 반바지 차림에 스키장비를 착용한 사람들이 스키 리프트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온이 최고 20도로 봄 기운이 완연했지만 스키 슬로프에는 3m가 넘는 자연설이 쌓여 있었다. 도쿄시에서 온 쇼고 사카이(27) 씨는 “따뜻한 날씨에도 스키를 즐길 수 있는 도쿄 근방의 최적의 장소”라며 “매년 두 번씩은 스키 타러 여기에 온다”고 했다. 도쿄역에서 신칸센으로 약 2시간 거리인 아라이리조트는 ‘벚꽃 보며 스키 타는 리조트’로 유명하다. 소설 설국(雪國)의 배경이기도 한 니가타현은 일본 최대 다설지(多雪地)로 꼽힌다. 20km 거리 바다에서 불어오는 습기를 머금은 바람 덕에 해발 2454m의 묘코산은 설질도 가루처럼 고와 일본 스키의 발상지로 통한다. 아라이리조트는 롯데호텔이 2017년 2월 일본에 처음 개장한 롯데의 체인 리조트다. 스키 애호가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종종 스키를 타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한국 스키 국가대표 선수단의 공식 전지훈련지로 이용되고 있다. 최근 롯데호텔은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이 재개된 가운데 ‘신동빈 스키장’으로 불리는 일본 아라이리조트를 거점으로 글로벌 호텔 체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도약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숙박업과 관광업이 세계적인 수준인 일본에서 아라이리조트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것은 롯데호텔의 글로벌 사업에 큰 이정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라이리조트는 ‘2022 스키 아시아어워즈’에서 가족 스키장, 파우더 스노 스키장, 스키호텔, 스노 스포츠 스쿨 등 4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나카타니 다카시 아라이리조트 총지배인은 “아라이리조트의 스키 시즌은 6개월로 홋카이도처럼 늦게까지 스키를 탈 수 있다”며 “설질이 스키를 타기 가장 적합한 데다 자연 그대로의 산에서 스키를 타는 구역(프리라이드존)까지 갖춰 일본 최고의 스키 리조트라고 자부한다”고 했다. 이곳은 이완신 롯데그룹 호텔군 HQ총괄대표(사진)가 특히 공들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롯데홈쇼핑 재직 시절 인기 캐릭터 ‘벨리곰’을 만들어 성공을 거둔 이 대표는 롯데호텔의 글로벌화를 위한 디딤대로 이곳을 점찍었다. 롯데호텔은 롯데홈쇼핑 채널에서 롯데그룹 여행사인 롯데JTB를 통해 아라이리조트 관광객 모객에 나서는 등 롯데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내고 있다. 19일 롯데홈쇼핑에서 방영한 롯데아라이리조트 상품은 첫 방송이었지만 1시간 만에 주문 2300건이 몰리며 예상보다 4배 많은 매출을 올렸다. 스키 시즌 후에도 사케 양조장·골프장 등 로컬 관광자원과 연계해 지속적인 관광객 유치를 꾀하고 있다. 묘코시에는 고지대로 시원한 날씨에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골프장들과 200년 가까이 된 지역 사케 양조장, 일본 3대 밤 벚꽃 축제인 ‘다카다 벚꽃 축제’ 등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자녀 동반 투숙객이 즐길 수 있는 일본 최대 규모의 트리 어드벤처 시설, 아시아 최장 길이(1501m)의 집라인 투어, 인공 암벽, 노천 온천 등도 갖췄다. 이 대표는 “새로운 것을 개발하는 것만이 아니라 기존의 자산을 새롭게 바라볼 때 혁신이 시작되고 고객의 주목을 받는다”며 “롯데아라이리조트를 시작으로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롯데호텔이 보유한 글로벌 멀티 브랜드의 매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니가타=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최근 K푸드의 인기가 여느때보다 뜨겁습니다. 얼마 전 한국을 찾은 모던 프렌치의 대가 야니크 알레노 셰프를 만나 세계 속의 한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세계적인 스타 셰프가 본 K푸드의 인기와 미래는 어떨까요. 미슐랭 3스타 셰프인 알레노는 전 세계 레스토랑 8곳에서 미슐랭 스타 총 15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송파구 시그니엘의 프렌치 레스토랑 ‘스테이’에서도 총괄셰프를 맡고 있는 만큼 한국과 한식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셰프입니다. 알레노는 한식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으로 발효와 강한 양념을 꼽았습니다. 알레노는 “발효된 요리들이 흥미롭고 강한 양념이 요리 전체에 엄청난 에너지를 준다”고 말했습니다. 한식 속에 담긴 한국의 문화와 역사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한국 문화는 굉장히 재미있고 특히 광복을 거치는 등 다양한 역사적 경험으로 인해 음식이 창의적이라고 느껴진다”며 “특히 한국 셰프마다 전통적인 이야기를 담아내는 경우가 많다”고 했습니다. 알레노는 퓨전 한식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했습니다. 미슐랭 2스타 한식 파인다이닝인 ‘밍글스’를 예로 들었습니다. 그는 “한식은 전통적인 음식도 굉장하지만 특히 퓨전 한식 부분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며 “한국 셰프로는 밍글스의 강민구 셰프를 좋아한다. 굉장히 창의적으로 요리를 표현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밍글스는 2022 아시아 톱 레스토랑에서 17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알레노는 한국의 좋은 식재료로 한우를 꼽았습니다. 그는 “한우는 가장 흥미로운 식재료 중 하나”라며 “최근 각 나라에서 자란 재료의 모습을 잘 살려낼 수 있는 요리를 하는 것이 전 세계적인 트렌드”라고 말했습니다. 알레노는 한국의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음식에 도전하며 자신만의 입맛을 가지라고도 당부했습니다. 그는 “나 역시 프렌치 셰프지만 프랑스 요리와 매우 다른 영국 음식을 맛보기 위해 런던에 자주 다녔다. 모든 음식의 맛을 느끼고 정체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구찌 가방은 전 세계 어디서든 살 수 있지만 입맛은 자신만이 가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조언이었습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CJ가 2023년도 신입사원을 채용한다고 27일 밝혔다. CJ는 이날부터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 ENM, CJ올리브영 등 주요 계열사에서 식품·바이오·물류·건설·커머스 등 사업 부문별로 상반기 채용 서류 접수를 시작한다. 서류전형에 합격하면 직무테스트와 면접(1차·2차) 등 계열사별 전형을 거쳐 7월경 입사한다. CJ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 이후 최대 규모의 신입사원 채용에 이어 올해도 청년 일자리 창출 및 그룹 미래인재 확보 차원에서 연간 세 자릿수 규모의 채용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CJ그룹 채용 홈페이지와 모바일 등에서 사업 분야와 직무별 채용 절차를 확인하면 된다. 계열사 중 한 곳에만 지원 가능하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요리와 음식으로 사회적 약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 다들 공감해 오늘 행사가 열릴 수 있었습니다.”(야니크 알레노 셰프·사진) 20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 밍글스. 프랑스 미슐랭 3스타 셰프인 알레노와 국내 스타 셰프들이 총출동했다. 모던 프렌치 셰프이자 전 세계에서 레스토랑 8곳을 운영하는 알레노가 획득한 미슐랭 스타는 총 15개에 이른다. 잠실 시그니엘 프렌치 파인다이닝 ‘스테이’에서도 총괄셰프를 맡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밍글스의 강민구 셰프를 비롯해 김진혁(알라프리마), 윤태균(임프레션), 임기학(레스쁘아), 이충후(제로컴플렉스), 김세경(세스타) 등 스타 셰프들이 총출동했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알레노가 세운 ‘앙투안 알레노 재단’의 자선 디너를 위해서였다. ‘부자(父子) 셰프’였던 그는 지난해 5월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아들 앙투안을 뺑소니 사고로 잃었다. 그 후 아들 이름을 따 재단을 만들고 뺑소니 사고 피해자 등을 돕고 있다. 그는 “갑작스럽게 아들을 잃고 나서야 세상에는 비극적인 사고로 한순간에 소중한 이를 잃은 수많은 사람들이 있으며, 이 가족들이 감내할 고통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재단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프랑스에서 뺑소니나 살인 사건 등 피해자들은 조사를 이유로 장례를 제때 치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유족들에게 더 큰 슬픔을 준다”고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40명이 참석해 식사를 즐겼다. 수익금 1000만 원은 앙투안 알레노 재단과 한국의 난치성 질병 학생들을 위한 교육기관인 꿈사랑학교에 기부된다. 알레노 셰프는 “앙투안과 같은 젊은 생명들을 위험에서 보호하고 그 가족을 정서적, 경제적으로 도와줄 수 있게 수익금을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16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3 가을겨울(FW) 서울패션위크. 프랑스, 독일, 일본 등 각국 바이어들이 국내 패션 디자이너들의 부스를 돌며 옷을 살펴보는 등 구매 상담이 한창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일본 한큐백화점의 바이어 A 씨는 “한국 패션은 디테일과 완성도가 무척 좋고 빠른 시간 안에 디자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생산 부문도 강점이 있다”며 “K팝 등 시대적 조류를 등에 업고 K패션이 주목받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패션위크는 글로벌 패션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3세대(업력 약 10년)·4세대(약 5년) 디자이너들이 대거 컬렉션을 공개하며 한국 패션업계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자리였다. 15일부터 19일까지 열린 이번 행사에는 프랭탕(프랑스)·한큐(일본)·브라운스패션(영국)·마이테레사(독일) 등 패션 선진국의 백화점과 편집숍 바이어가 대거 참석해 이 디자이너들에게 관심을 가졌다. 한국의 단청과 백자 등 전통 문양을 재해석한 아트워크를 드레스와 셔츠 등에 담는 것으로 유명한 브랜드 두칸(DOUCAN)은 K팝 인기가 해외 진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과거 걸그룹 블랙핑크의 제니나 뉴진스의 혜인과 에스파가 두칸의 옷을 입고 나와 화제가 됐었다. 최충훈 두칸 디자이너는 “K컬처가 세계적 유명세를 얻기 전 K패션은 옷 자체만으로 글로벌 무대의 문을 두드려야 했지만, K팝 스타들이 우리 브랜드를 입으면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달 2일(현지 시간)부터 5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패션박람회인 트라노이(TRANOI)에 마련된 ‘서울패션위크 전용관’에서의 수주 실적은 올해 급증했다. 여성복 브랜드 므아므(MMAM)와 두칸은 각각 올해 수주액이 전년 대비 3배와 1.5배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하이패션 브랜드가 패션 선진국에서 관심이 높아진 것이 눈여겨볼 만한 지점이다. 그간 패션업계에서는 송지오 우영미 정욱준(준지) 등 2세대 패션 디자이너 이후에 파리패션위크 등에서는 브랜드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달랐다. 행사장에서 만난 바이어 A 씨는 “일본에서는 2018년부터 오아이오아이(OIOI)·널디 등 한국의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며 “최근 한큐백화점에서 이청청 디자이너의 ‘라이(LIE)’ 팝업스토어를 수차례 열었는데 VIP 고객들의 반응이 무척 좋았기 때문에 한국 3, 4세대 디자이너 제품을 많이 구매하려 한다”고 했다. K패션의 포트폴리오가 다양화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보더리스 패션을 선보이는 브랜드 므아므의 박현 디자이너는 “패션위크에서 바이어들에게 ‘화려한 프린팅 위주로 선보이는 기존 한국 브랜드와 차별화됐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김성찬 한국패션산업회 부회장은 “해외 진출 초반에는 결실이 없더라도 적어도 3년에서 5년 정도는 지속적인 시장 개척 활동이 필요하다”며 “정부를 비롯해 벤처투자자(VC) 등 민간에서도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인디 디자이너나 패션기업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말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봄맞이 준비되셨나요?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인 경칩(6일)을 지나 낮과 밤이 같아지는 춘분(21일)을 앞두고 있습니다. 겨우내 옷장 속에만 박혀 있던 트렌치코트를 꺼내 입고 제철 봄 재료로 만든 시즌 메뉴를 먹으러 떠나볼까요? 이번 주에는 특급호텔 파인 레스토랑에서 즐길 수 있는 봄철 메뉴를 모아봤습니다. 롯데호텔 서울의 한식당 ‘무궁화’는 도다리쑥국을 준비했습니다. 멸치다시, 다시마, 향신채를 넣어 우려낸 육수에 된장을 풀고 손질된 도다리와 쑥을 넣어 만들었습니다. 단백질 성분이 우수하고 지방 함량이 적어 봄철 대표 건강식으로 손꼽히는 도다리는 면역력 강화와 해독 작용에도 좋습니다. 신라호텔 일식당 ‘아리아께’도 제철 생선회와 두릅 등 봄 내음이 가득한 제철 식자재로 구성한 시즌 메뉴를 선보입니다. 같은 호텔 중식당 ‘팔선’은 성게알, 건전복, 통해삼 등 봄철 보양식 메뉴를 선보입니다. 다양한 음식을 한 번에 즐기기엔 뷔페만 한 게 없습니다. 롯데호텔 서울의 뷔페 레스토랑 ‘라세느’에선 유채나물을 비롯해 원기 회복에 좋은 봄나물 냉이와 바지락과 보리새우를 우려낸 냉이 된장국, 미나리 파스타와 싱싱한 모시조개를 넣은 봉골레 파스타 등을 선보입니다. 벚꽃 구경 후 호텔 카페에 들러 애프터눈티 한잔 즐기면 완벽한 데이트 코스겠죠.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다음 달 1일부터 애프터눈티 세트 ‘스프링 에디션’을 선보입니다. 달콤한 맛과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오감을 사로잡는 크랜베리 스콘, 오렌지 콩포트 케이크 등을 영국 럭셔리 티웨어 브랜드 ‘버얼리’의 3단 트레이에 제공합니다. 소피텔 앰배서더의 라운지 ‘레스파스’도 다섯 개 디저트와 네 종류의 세이보리를 블랙·골드 색상의 대관람차 트레이와 화이트·골드 색상의 새로운 회전목마 트레이에 선보입니다. 석촌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시그니엘 서울 79층의 더 라운지는 다음 달 30일까지 ‘르 구떼 시그니엘’을 선보입니다. 이번 시즌 애프터눈티 세트는 복숭아 젤리와 사블레를 달콤한 가나슈로 감싼 자스민 하트, 상큼한 라즈베리 크림과 계절과일을 올린 사블레 말차 베리, 비트주스를 곁들인 푸아그라를 비롯해 총 9종의 디저트와 스파클링 와인 두 잔을 제공합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직장인 이모 씨는 최근 동료들과 서울 서초구 고깃집에 갔다가 오후 10시도 안 돼 쫓겨나다시피 나와야 했다. 종업원이 마감이라고 수차례 주의를 주더니 오후 9시 반부터 주문을 아예 안 받았다. 그는 “과거엔 당연했던 자정 영업이 이젠 옛말이 됐다”고 했다.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던 ‘야간공화국’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야간 손님이 줄어든 데다 가스비 전기료 인건비 재료비 등이 일제히 급등하며 일찍 문을 닫는 가게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일보가 13일 종합 광고대행사 SM C&C와 20∼60대 전국 성인 남녀 155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귀가 시간이 코로나19 이전보다 하루 평균 67.6분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저녁 약속을 1차에서 끝낸다는 응답도 70.9%로 2차(24.7%)나 3차 이상(4.4%)보다 현저히 많았다.“야간영업 할수록 손해”… 손님 줄고 비용 치솟자 가게 문 일찍닫아불야성 ‘야간공화국’ 점차 사라져식당 운영시간 오후 10시면 종료24시간 영업 편의점 비중도 줄어손님은 음식값-택시비 올라 부담“오후 9시 이전 모임 끝나” 37% 대구 중구 교동에서 술집을 운영했던 남효민 씨(35)는 이달 초 가게를 접었다. 코로나19만 넘기면 좀 나아질 줄 알았는데 매출은 제자리걸음이었다. 특히 밤 12시가 지나면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 그는 “코로나19 이전엔 오후 10시에도 손님이 (새로) 들어왔는데 지금은 오후 10시에 들어오는 2차, 3차 손님이 반 이상 줄어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며 “주변 주점들도 새벽 영업을 안 하는 고깃집이나 횟집으로 업종을 많이 바꾼다”고 말했다. 엔데믹을 맞이한 지 1년 가까이 됐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불야성을 이루던 도심 불빛이 쉽게 켜지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저녁 모임이 있어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챙기며 오후 9시 전 귀가가 뉴노멀로 자리잡은 데다 치솟는 인건비, 운영비 등이 맞물리며 영업시간을 줄이는 업장이 늘었기 때문이다.● 1차에서 끝내는 손님들, 문 닫는 24시간 상점들 직장인 이모 씨는 최근 회사 동료들과 서울 종로구 전골집을 2차로 찾았다가 술자리 흥이 오르기도 전에 나와야 했다. 가게에서 오후 10시에 마감한다며 손님들을 모두 내보냈기 때문. 이 씨는 “7만5000원짜리 전골을 시켰는데 건더기만 몇 개 건져 먹고 3차 갈 식당도 주변에 없어서 바로 파했다”며 “술자리 문화가 확 바뀌었다”고 했다. 야간 영업 단축은 최근 업종을 불문하고 확산되고 있다. 이마트는 다음 달부터 전국 점포의 영업 종료 시간을 오후 11시에서 오후 10시로 1시간 앞당길 예정이다. 오후 10시 이후 매장을 찾는 고객 비중이 2020년 4.4%에서 2022년 3.0%로 줄었기 때문이다. 매장 매출액은 오후 2∼6시 ‘피크타임’에 40∼50%가 몰렸다. 24시간 운영이 당연시되던 편의점조차 영업 시간을 줄이고 있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야간 미운영점 비율은 2018년 13.6%에서 2022년 19.0%로 높아졌다. 심야 영업이 줄어드는 건 코로나19 이후 확산된 이른 귀가 문화에 인플레이션 등이 더해진 영향이 크다. 동아일보와 SM C&C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프로’가 전국 20∼60대 15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동 설문에서 3명 중 1명(36.7%)은 저녁 모임을 해도 오후 9시 이전에 끝낸다고 답했다. 5명 중 2명(40.7%)꼴로 10명 이상이 참석하는 단체 모임도 최근 1년간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답하는 등 최근 1년간 단체 모임이 2회 이하였다는 응답자가 76.8%나 됐다. 응답자들은 저녁 모임을 일찍 끝내는 이유(복수 응답)로 △다들 일찍 파하고 귀가하는 분위기라서(49.0%) △물가가 너무 올라 2, 3차 가기 부담스러워서(32.3%) △더 늦게 끝나면 택시 잡기 어려워서(18.5%) 등을 꼽았다.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예전엔 서울시청에서 경기 수원 집까지 택시비가 3만 원 안팎으로 나왔는데 요새는 4만 원대로 뛰었다”며 “대중교통 막차 끊기기 전에 무조건 일어선다”고 했다. ● “세상 바뀌었다… 야간 영업은 할수록 손해”심야 활동 인구가 줄며 야간 영업은 할수록 손해 보는 장사가 됐다. 경기 성남시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는 ‘24시간 영업’을 포기했다. 영업시간 내내 불을 밝혀야 하고 전자레인지, 치킨 튀김기, 고구마 보온기 등 부대 설치물이 많아 전기료 부담이 큰데 최근 월 전기료가 70만 원에서 90만 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김 씨는 “인건비, 전기료, 임차료 등을 감안하면 24시간 운영은 오히려 마이너스”라며 “오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만 문을 연다”고 했다. 서울 서대문구 한 사우나의 경우 올해 1월 가스비가 980만 원으로 지난해 1월(350만 원)의 3배 가까이로 뛰었다. 여기에 인건비까지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2018년 7530원이던 최저임금은 2023년 9620원으로 28% 가까이 뛰면서 직원들 시급도 덩달아 올렸다. 한 술집 사장은 “야간 손님은 줄었는데 인건비는 올라 새벽에 직원들이 3∼4시간씩 사실상 놀다가 퇴근하는 일이 반복됐다”며 “오전 3시에서 오전 1시로 마감 시간을 당겨봤지만 그래도 손해여서 결국 장사를 접었다”고 했다. 지방 주유소 대부분은 야간 영업 없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 중이다. 기존엔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문 여는 경우가 많았다. 한 주유소 관계자는 “지방은 야간에 유동인구가 뚝 끊기는데 차량 한두 대만 바라보고 종업원을 쓸 순 없다”며 “야간 운영을 줄이고 사장이 일하며 인건비를 줄인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24시간 공화국’을 유지하던 사회·문화적 기반이 완전히 달라진 만큼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 쉽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라는 강력한 외부 충격으로 초 단위의 ‘긱 노동’, 하루 단위 물류센터 근무, 재택근무와 워케이션(Workation·일과 휴가의 병행)이 확대되면서 생활 방식이 달라졌다”며 “회식 등 야간 문화를 지탱하던 큰 축이 사라지며 심야영업 문화가 급변하고 있다”고 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코로나19가 끝나고 엔데믹에 진입했는데도 24시간 영업 시설이 급감하는 데 대해 소비자들은 대부분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기간에 급성장한 배달과 이커머스 등 각종 플랫폼이 확산되며 야간 시설을 이미 대체한 데다 힘든 일을 기피하는 문화에 따른 구인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본보와 SM C&C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프로’의 설문에서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55.6%)이 24시간 영업시설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불편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줄어드는 야간 운영 점포의 빈자리를 채운 것은 코로나19 동안 급성장한 한국의 이커머스 업계다. 코로나19 기간에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연평균 18.6% 성장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2025년 220조 원으로 오프라인 시장(185조 원)을 처음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퀵커머스와 배달 경제도 급성장했다. 2020년 5000억 원 수준이었던 퀵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2조1000억 원으로 성장한 데 이어 2025년까지 17조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야간 활동이 줄어든 배경에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급성장한 온라인 관련 산업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설문 응답자들은 오후 10시 이후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 ‘온라인으로 쇼핑하고 이튿날 배송 받는다’(29.5%), ‘배달 앱으로 1시간 이내에 배송 받는다’(16%) 등으로 응답했다. ‘아예 사지 않는다’(24.2%)고 답한 이들도 많았다. 야간 활동 자체를 꺼리는 문화가 늘면서 심야 구인 역시 어려워졌다. 심야 시간대 활동을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구직자들도 기피하게 된 것. 서울 광진구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45)는 야간 주방 업무 구인글을 구직 사이트에 올린 지 한 달이 넘었지만 한 건의 문의조차 받지 못했다. 김 씨는 “최근에는 한 달은커녕 일주일이나 하루 만에 그만둔 사람도 많다”며 “외국인 근무자들도 주방 등 홀서빙보다 고되게 느껴지는 일은 일찍 그만두는 추세라 직접 일하면서 메우고 있다”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19를 거치며 저녁에 혼술을 하거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을 통해 혼자 여가를 즐기는 패턴이 일상화됐기 때문에 심야시간대의 오프라인 활동으로 돌아갈 유인이 현저히 줄었다”며 “화상회의, 소셜미디어(SNS), 배달 플랫폼 등 기술 발달이 맞물리면서 생활 문화 자체가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세븐일레븐이 생활 먹거리 특화 매장인 ‘푸드드림’에 친환경 요소를 강화한 ‘푸드드림 2.0’을 선보인다고 12일 밝혔다. 세븐일레븐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푸드드림ECO(사당본점)에 ‘푸드드림 2.0’을 적용했다. 사회적기업 ‘동구밭’과 함께 제로 웨이스트 생활용품 전문 코너를 마련했고, 자판기 형태의 친환경 리필스테이션 ‘그린필박스’도 들였다. 또 이륜차 공유 플랫폼 ‘에임스’와 전기 이륜차 공유 배터리 충전시스템을 설치했다. 아울러 지구인컴퍼니의 식물성 고기 브랜드 ‘언리미트(UNLIMEAT)’와 풀무원의 식물성 식품 브랜드 ‘식물성 지구식단’ 등 다양한 비건 상품을 선보였다. 닭가슴살 상품과 단백질 음료 구성을 2배 이상으로 늘린 ‘프로틴존’을 마련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롯데면세점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초개인화 마케팅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고객이 구매해온 상품 특성, 페이지별 체류 시간, 행사 반응률 등의 지표를 통해 개별 취향을 반영한 정보를 제공한다. 7개월간의 시범 운영 기간 동안 고객 유입은 기존 대비 6배 이상 많았고, 추가 구매 유도 성공률도 75%에 달했다. 롯데면세점은 개인화 마케팅 시나리오를 현재 80종 수준에서 2025년까지 200종까지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실물 여권 없이 스마트폰 인증만으로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분산 신분증명(DID)’도 상반기(1∼6월) 중 도입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초개인화 마케팅 시스템은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역량 강화의 일환”이라고 말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롯데지주·부산시·부산엑스포유치위원회가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협력에 나섰다. 롯데지주·부산시·부산엑스포유치위원회는 서울 종로구 2030 부산세계박람회유치지원단 사무실에서 8일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롯데는 다음 달 3일부터 7일까지 진행되는 국제박람회기구(BIE)의 현지 실사 준비를 돕고 전 국민적인 관심과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홍보 활동을 펼친다. 롯데는 현지 실사단이 부산에 머물 동안 ‘시그니엘 부산’을 숙소로 제공한다. 롯데백화점 등 부산 700여 곳의 롯데계열사 사업장에서는 ‘부산 이즈 레디(BUSAN IS READY)’라고 적힌 현수막을 부산 엑스포 엠블럼과 함께 게시한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구관이 명관인 건가요? 오래전 유행했던 것들이 더 이상 촌스럽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니, 촌스럽지 않은 정도를 넘어 오히려 ‘힙함’의 대명사가 되고 있습니다. 몇 년째 사그라들지 않는 레트로 열풍 때문인데요. 특히 식품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레트로 상품을 내놓으면서 기성세대에게는 반가움과 향수를, MZ세대에게는 신선함과 새로움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편의점으로 먼저 가볼까요. 한 편의점에서 출시된 ‘고대1905사과패스츄리’와 ‘연세우유생크림빵’ 때문에 고려대·연세대의 자존심을 건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재학생뿐만 아니라 졸업생에게도 이 대결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매년 정기 대항전을 즐기면서 두 학교 학생들이 각각 고대빵과 연세우유를 먹었던 추억의 전통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죠. 연세빵은 1월까지 누적 판매량 2000만 개를 돌파했고, 고대빵도 출시 이후 하루 평균 1만8000개씩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요즘은 마케팅 부문 직원들도 ‘그때 그 시절’ 선배들의 히트작을 열심히 참조하고 있나 봅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지난해 말 2006년 배우 신애라의 광고에 등장했던 ‘CM송’을 부활시켰습니다. 음원 마케팅 차원에서 ‘올리브와 치킨이 만나 기분이 좋아’로 시작하는 CM송을 오마주한 건데요. 레게풍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원재료를 제품명에 사용하는 ‘레트로풍 작명법’도 요즘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초코파이·바나나맛우유 등 1970년대부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상품들은 주재료를 제품명으로 내세우는 방식의 작명법을 즐겨 썼는데요. 요즘 신제품들도 이런 복고풍 느낌의 제품명을 즐겨 씁니다. 지난해 8월 출시한 농심의 ‘라면왕 김통깨’는 김과 통깨를 넣은 건면입니다. 지난해 10월 오리온이 출시한 ‘비쵸비’는 비스킷·초콜릿·비스킷의 준말이고, 농심의 ‘배홍동 비빔면’도 배·홍고추·동치미를 갈아 넣은 제품이라고 합니다. 레트로는 콜라보에서도 핫한 소재입니다. 계묘년을 맞아 추억의 토끼 캐릭터인 ‘마시마로’는 유통업계에서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습니다. ‘엽기토끼’란 애칭으로 사랑받은 마시마로 다들 아시죠? (아마도 여기서 세대가 갈릴 테죠.) 오비맥주 ‘카스 화이트’는 마시마로 홍보 영상과 한정판 굿즈를 출시하는 등 마시마로 마케팅에 나섰습니다. 패션 브랜드 스파오는 마시마로 파자마를 출시했고, 커피 프랜차이즈인 엔제리너스는 한정판 딸기 음료와 인형, 컵 등 관련 굿즈를 선보였습니다. 할매니얼(할머니 세대 취향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 트렌드도 레트로 열풍을 만나 더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전통 식재료를 MZ세대가 선호하는 고소하고 달달한 맛으로 재해석한 뉴트로 제품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던킨은 1월 시즌 상품으로 ‘허니 글레이즈드 약과’를 내놨는데요. 출시한 지 11일 만에 판매량 20만 개를 달성하자 상시 판매 제품으로 전환해 판매 중입니다. 스타벅스와 농심은 각각 ‘블랙 햅쌀 고봉 라떼’와 ‘콩고물옥수수깡’을 올해 1월에 출시했습니다. 유행은 10년, 20년마다 다시 돌아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 식품 업계 트렌드를 짚어 보면 맞는 말 같습니다. 물론 시간이 흐르며 우리가 달라졌듯이, 복고 역시 새 시대의 감각을 입고 왔지만요.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7일 서울 지하철 2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사. 마스크팩·라면·간편식 등으로 가득찬 비닐쇼핑백을 양손에 든 일본인 관광객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건물 주변 서울 중구 광희동 거리로 나오자 곳곳에서 일본어가 들려왔다. 보세 쇼핑몰이 몰려 있는 서울 장충단로 거리는 캐리어를 끌고 쇼핑몰로 항하거나 양손에 쇼핑백을 가득 들고 택시를 호출하는 일본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일본 가마쿠라시에서 온 기미카 씨(20)는 “친구 두 명과 6일간 서울로 관광 왔다”며 “동대문 액세서리 가게는 소문대로 싸고 예쁜 게 많았다”며 양손에 든 쇼핑백을 들어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침체에 빠졌던 동대문이 최근 일본인 관광객 급증으로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엔데믹으로 인한 출입국 규제 완화에 최근 한일관계 개선 노력에 따른 양국 긴장 완화 분위기가 커지며 본격적인 상권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다시 돌아온 외국인 관광객… 일본이 압도적 1위 7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따른 입국 제한 등이 해제되면서 1월 한국에 입국한 관광객은 43만4429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30% 증가했다. 특히 일본에서 온 관광객이 전년 동월(1162명) 대비 57배 이상 증가한 6만6900명으로 가장 많았다. 대만(4만9477명), 미국(4만9120명), 홍콩(2만6777명), 태국(2만5823)이 뒤를 이었다. 2020년 3월 이후 매월 수천 명대에 불과했던 일본인 관광객은 지난해 7월부터 증가해 지난해 12월부터는 최다 입국객 수 1위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중국 보따리상의 발길이 끊기며 한동안 ‘죽은 상권’이었던 동대문 쇼핑몰에서 일본인 관광객은 효자 관광객으로 등극했다. 일본인 관광객은 패션 소비 비중이 큰 편이다. 밀리오레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이모 씨(63)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전체 손님 절반이 넘던 외국인이 다 끊겼다가 지난달부터 다시 늘기 시작해 매출의 40% 정도는 회복됐다”며 “일본과 대만에서 특히 많이 찾는다”고 했다. 화장품 가게 사장 배모 씨(60)는 “손님의 90% 이상이 외국인이다”라며 “일본과 몽골 손님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일본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관광객까지 가세하며 동대문 상권 매출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운영하는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 따르면 올해 1월과 2월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00%와 554% 증가했다. ● ‘한일’ ‘한중’ 관계 개선 기대감에 상권도 활력인근 상가에도 활력이 돌았다. A한식당은 세 테이블당 한 곳에 외국인 손님이 있었다. 이곳 사장 정모 씨(52)는 “지난해 말부터 일본인들이 오기 시작하며 매출이 늘고 있다”면서 “이제 중국인만 들어오면 영업이 정상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 외국인 관광객 중 비중이 가장 높았던 중국인 관광객(602만 명·34.4%)의 귀환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 해제 등 최근 한중 간 입국제한 조치가 대부분 완화된 데 이어 3일 한중 정부는 한중 간 노선을 기존 주 63회에서 주 200회까지 늘리기로 합의했다. 밀리오레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최모 씨(59)는 “결국 한 명이 와도 한꺼번에 많이 사가는 소비력이 큰 중국인들이 단체로 와야 상권이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쿠팡이 2개 분기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하면서 지난해 역대 최대 연매출을 거뒀다. ‘만년 적자 기업’이란 꼬리표를 떼고 올해 연간 흑자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이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은 8340만 달러(약 1133억 원)였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53억2677만 달러(약 7조2404억 원)로 처음으로 분기 매출 7조 원을 돌파했다. 쿠팡은 지난해 3분기(7∼9월)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3, 4분기 연이은 호실적에 힘입어 쿠팡의 지난해 연매출은 전년보다 26% 증가한 205억8261만 달러(약 26조5917억 원)로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손실 규모도 확연히 줄었다. 지난해 영업적자는 1억1201만 달러(약 1447억 원)로 전년(1조7097억 원)보다 92% 줄었다. 조정 에비타(EBITDA·세금, 감가상각 전 순이익) 기준으로 보면 3억8121만 달러(약 4925억 원)로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쿠팡의 호실적은 유료 멤버십 서비스 가입자 등 충성 고객의 증가와 맞물려 있다. 쿠팡 측은 “빠른 배송이라는 서비스, 가격, 실렉션 세 가지 기본 원칙에 집중해 최상의 고객 경험을 구축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유료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 회원은 전년보다 200만 명 늘어난 1100만 명으로 집계됐다. 출시 4년 만에 국내 유료 멤버십 중 처음으로 회원 1000만 명을 돌파했다. 활성 고객(4분기 중 제품을 한 번 이상 구매한 고객)은 1811만5000명에 달했고, 1인당 고객 매출은 294달러(약 40만 원)로 전년보다 4% 증가했다. 이는 물류 인프라와 자동화 기술 투자가 효과를 보며 효율화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쿠팡의 물류망은 지난해 말 436만3600㎡(약 132만 평)로 2020년 말 231만4000㎡(약 70만 평) 대비 약 2배로 늘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쿠팡에서 자동화가 가장 많이 이뤄진 풀필먼트센터는 나머지 네트워크(물류센터 등) 대비 2배의 효율성을 보여준다”며 “자동화 수준을 높여 효율성을 증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쿠팡이츠, 쿠팡페이, 쿠팡플레이, 해외 사업 등 신사업 수익성 지표 역시 개선됐다. 지난해 신사업 매출은 6억2802만 달러(약 8113억 원)로 전년 대비 25% 성장했다. 전년 대비 손실 폭은 조정 에비타 기준 42%가량 줄였다. 김 의장은 “아직 국내 유통시장은 오프라인이 대다수이며 가격도 높고 상품도 제한적”이라며 “앞으로 더 다양한 상품과 낮은 가격, 특별한 서비스로 고객이 ‘와우’할 수 있는 순간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통 시장은 약 602조 원 규모로 쿠팡의 비중은 4.4%가량이다. 신세계, 롯데 유통사 매출은 각각 5.1%, 2.5%에 달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 가능성을 증명한 쿠팡과 전통 유통강자들 간의 시장 점유율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국내의 한 스타트업이 LG생활건강이 해외 전시회에서 선보인 타투 프린터가 자사 제품을 모방한 제품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대기업의 아이디어·기술 탈취 논란이 발생한 지 한 달여 만이다. 27일 스타트업 프링커코리아는 보도자료를 내고 LG생활건강이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공개한 타투 프린터 ‘임프린투’가 자사 제품을 베낀 것이라고 주장했다. 타투 프린터는 블루투스로 모바일 앱과 기기를 연결해 화장품 잉크로 피부에 타투를 그리는 제품이다. 이 회사는 2018년 1세대 모델 프링커프로를 출시한 이듬해인 2019년 6월, 2년간 유효한 비밀유지계약(NDA)을 LG생활건강과 체결했다. 하지만 NDA 체결 이후 두 회사 간 소통은 중단됐고, LG생활건강은 2020년 9월 ‘타투 프린터’라는 이름으로 디자인 특허를 등록했다. 프링커코리아는 22일 LG생활건강에 ‘공정거래법 부정경쟁방지법 저촉 소명요청’이란 제목으로 내용증명을 요청했고 23일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 기술보호울타리 피해구제를 접수시켰다. LG생활건강은 전면 반박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임프린투는 파우더(프라이머)와 밤(픽서) 타입이고, 프링커의 프라이머는 스프레이 타입 액체 제형으로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프링커와 업무 협의나 기술 공유를 전혀 하지 않았고, 타투 프린터는 특정 업체가 독점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라고 밝혔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