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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암 진단 분야에서 의사만큼의 정확성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의료 AI 개발 기업인 루닛은 자사의 유방암 AI 영상 분석 서비스 ‘루닛 인사이트 MMG’가 유방암 검진 과정에서 전문의와 동일한 수준의 정확성을 보였다고 10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 대표적인 의학 학술지 ‘랜싯’의 자매지인 ‘랜싯 디지털헬스’ 8일자에 실렸다. 프레드리크 스트란드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 연구소 박사 팀은 2021년 4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유방암 검진을 받은 스웨덴 여성 5만5581명을 대상으로 루닛 인사이트 MMG의 성능을 측정했다. 연구에서는 유방암 검진 시 영상의학과 전문의 2명이 이중 판독을 하는 유럽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전문의 2명 △루닛 AI+전문의 1명 △루닛 AI 단독으로 진단하는 경우로 나눠 결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수검자 1000명당 암 발견율(CDR)은 AI+전문의 1명이 4.3으로 가장 높았으며, 전문의 2명과 AI 단독은 각각 4.1로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암 재검사를 위해 환자를 다시 부르는 ‘리콜률’에서는 AI+전문의는 2.8, 전문의 2명은 2.93, AI 단독은 1.55였다. 암 발견율이 같다면 리콜률이 작을수록 정확성이 높다고 본다. 연구를 진행한 스트란드 박사는 “현재 유럽에서는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부족해 유방암 진단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의사 한 명의 역할을 AI가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우주 강국들의 ‘달 탐사 러시’가 한창인 가운데 일본도 7일 달 착륙선을 발사했다. 착륙선은 약 4∼6개월 뒤 달 착륙을 시도할 예정인데 무사히 착륙하면 인도에 이어 달 착륙에 성공한 5번째 나라가 된다. 일본 항공우주연구개발기구(JAXA)는 “이번 발사는 향후 (달을 넘어) 심우주 탐사의 기반 기술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JAXA는 7일 오전 8시 42분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달 착륙선 ‘슬림(SLIM)’을 실은 H2A 발사체를 쏘아 올렸다. H2A는 발사 14분 9초 뒤 X선 우주 망원경 ‘프리즘(XRISM)’을, 27분 33초 뒤에는 슬림을 차례대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슬림은 지구 주위를 돌다가 달의 중력을 이용해 궤도를 조정하는 ‘중력 도움(스윙바이)’ 방식으로 달 궤도에 진입할 계획이다. JAXA는 이 시점을 3∼4개월 뒤로 예상하고 있으며, 달 궤도를 약 한 달간 돌다가 달 착륙을 시도할 계획이다. 빠르면 내년 1월, 늦으면 3월께 슬림의 성공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임무에서 JAXA가 강조한 것은 슬림의 ‘정확한’ 착륙이다. 지금까지 달 착륙에 성공한 나라들은 대부분 달의 평평한 지역에 착륙했다. 지난달 달 착륙에 성공한 인도의 찬드라얀 3호 역시 달 남극에서 평평하다고 알려진 곳을 착륙지로 낙점했다. 하지만 슬림의 목적지인 소형 크레이터(분화구) ‘시올리’는 약 15도 정도 기울어진 지역이다. 슬림은 안정적인 착륙을 위해 수직으로 내려오다 땅에 닿기 전 경사진 면으로 몸을 기울여 착륙하는 ‘2단계 착륙법’을 시도할 예정이다. 소형·경량화 탐사선을 개발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연료를 제외한 슬림의 무게는 200kg으로, 다른 달 착륙선에 비해 매우 가벼운 편이다. 찬드라얀 3호의 착륙선 ‘비크람’은 448kg으로 슬림의 2배 이상이다. 천이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우주탐사체계설계부장은 “일본의 우주 개발 지향점은 유인 발사보다는 심우주 탐사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착륙, 가벼운 탐사선 등은 연료를 많이 사용해야 하는 심우주 탐사 시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라고 했다. 이번 발사는 달 착륙에 대한 일본의 세 번째 도전이다. 일본은 지난해 11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1호’ 미션으로 달 착륙선 ‘오모테나시’를 발사했으나 통신 두절로 실패했다. 올해 4월에는 민간 기업 아이스페이스의 달 착륙 도전도 실패로 끝났다. 인도, 러시아(소련), 미국, 중국도 달 착륙에 성공하기까지 수많은 실패와 도전의 경험이 있었다. 달이 새로운 우주 탐사 격전지로 떠오르며 최근 일본을 비롯해 인도, 러시아, 중국 등이 달 착륙에 나서고 있다. 올해 7월에는 인도의 찬드라얀 3호가, 8월에는 러시아의 루나 25호가 발사됐으며, 중국은 내년 창어 6호를 달 뒷면으로 발사할 계획이다. 반면 한국의 달 착륙 도전은 달 궤도선 ‘다누리’ 이후 10년 뒤인 2032년에 예정돼 있다. 아직 착륙선 개발 경험이 풍부하지 않고 예산도 제한돼 ‘경험 공백’이 불가피한 것이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성공을 하더라도 단순히 로버를 착륙시키는 등의 일회성 탐사는 무의미하다. 기술적 공백을 메우고 우리의 기술력을 부각하려면 국제적 틀에서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정부가 국가연구개발(R&D) 예산 삭감과 관련해 “건전한 연구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에 나섰다. R&D 집행 과정에서 ‘이권 카르텔’로 보이는 지점이 분명히 존재했고 비효율적으로 집행되던 요소를 걷어낸 것이라는 설명이다. 주영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7일 서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R&D 예산이 줄어든 근거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주 본부장은 독자적인 생존 능력이 부족한 ‘좀비 기업’을 예로 들며 “중소기업의 사업계획서를 대신 써주는 컨설팅 회사와 같은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며 “건전한 연구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기업은 도태되는 게 맞다”고 했다. 중소기업의 보조금 형태로 지급되던 R&D 예산을 대폭 감축해 기업 간의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2일 내년도 R&D 예산안을 올해(31조1000억 원)보다 16.6% 삭감된 29조5000억 원으로 편성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대학 지원금 등이 포함된 일반 R&D 예산 중 1조8000억 원이 일반 재정으로 분류된 것으로, 실제 감축 규모는 10.9%라고 설명했다. 주 본부장은 “올해 예산안을 보면 작년 대비 산업·중기 분야는 18%, 사회간접자본(SOC)은 10.2%, 문화 분야는 6.5% 감소했다”며 “지난해 구조조정이 이미 이뤄진 것으로, R&D는 올해 구조조정을 한 것”이라고 했다. 이런 구조조정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R&D 집행 방향은 ‘임무 지향’ ‘국가 임무’ 중심의 연구다. 이를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 기준을 대폭 완화하고, 국가 전략기술 등에 해당하는 연구 사업에 대해서는 부처가 예산을 보다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형 사업’ 비중을 늘릴 방침이다. 주 본부장은 “부처에 자율성을 주는 대신 하위 20%의 사업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하게 해 국가 임무 중심의 새로운 사업들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우주 강국들의 ‘달 탐사 러시’가 한창인 가운데 일본도 7일 달 착륙선을 발사했다. 착륙선은 약 4~6개월 뒤 달 착륙을 시도할 예정인데 무사히 착륙하면 인도에 이어 달 착륙에 성공한 5번째 나라가 된다. 일본 항공우주연구개발기구(JAXA)는 “이번 발사는 향후 (달을 넘어) 심우주 탐사의 기반 기술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JAXA는 7일 오전 8시 42분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달 착륙선 ‘슬림(SLIM)’을 실은 H2A 발사체를 쏘아 올렸다. H2A는 발사 14분 9초 뒤 X선 우주 망원경 ‘프리즘(XRISM)’을, 27분 33초 뒤에는 슬림을 차례대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슬림은 지구 주위를 돌다가 달의 중력을 이용해 궤도를 조정하는 ‘중력 도움(스윙바이)’ 방식으로 달 궤도에 진입할 계획이다. JAXA는 이 시점을 3~4개월 뒤로 예상하고 있으며, 달 궤도를 약 한 달간 돌다가 달 착륙을 시도할 계획이다. 빠르면 내년 1월, 늦으면 3월께 슬림의 성공 여부를 알 수 있을 전망이다.이번 임무에서 JAXA가 강조한 것은 슬림의 ‘정확한’ 착륙이다. 지금까지 달 착륙에 성공한 나라들은 대부분 달의 평평한 지역에 착륙했다. 지난달 달 착륙에 성공한 인도의 찬드라얀 3호 역시 달 남극에서 평평하다고 알려진 곳을 착륙지로 낙점했다. 하지만 슬림의 목적지인 소형 크레이터(분화구)인 ‘시올리’는 약 15도 정도 기울어진 지역이다. 슬림은 안정적인 착륙을 위해 수직으로 내려오다 땅에 닿기 전 경사진 면으로 몸을 기울여 착륙하는 ‘2단계 착륙법’을 시도할 예정이다.소형·경량화 탐사선을 개발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연료를 제외한 슬림의 무게는 200kg으로, 다른 달 착륙선에 비해 매우 가벼운 편이다. 찬드라얀 3호의 착륙선 ‘비크람’은 448kg로 슬림의 2배 이상이다. 천이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우주탐사체계설계부장은 “일본의 우주 개발 지향점은 유인 발사보다는 심우주 탐사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착륙, 가벼운 탐사선 등은 연료를 많이 사용해야 하는 심우주 탐사 시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라고 했다.이번 발사는 달 착륙에 대한 일본의 세 번째 도전이다. 일본은 지난해 11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1호’ 미션으로 달 착륙선 ‘오모테나시’를 발사했으나 통신 두절로 실패했다. 올해 4월에는 민간 기업 아이스페이스의 달 착륙 도전도 실패로 끝났다. 인도, 러시아(소련), 미국, 중국도 달 착륙에 성공하기까지 수 많은 실패와 도전의 경험이 있었다.달이 새로운 우주 탐사 격전지로 떠오르며 최근 일본을 비롯해 인도, 러시아, 중국 등이 달 착륙에 나서고 있다. 올해 7월에는 인도의 찬드라얀 3호가, 8월에는 러시아의 루나25호가 발사됐으며, 중국은 내년 창어 6호를 달 뒷면으로 발사할 계획이다. 반면 한국의 달 착륙 도전은 달 궤도선 ‘다누리’ 이후 10년 뒤인 2032년에 예정돼 있다. 아직 착륙선 개발 경험이 풍부하지 않고 예산도 제한돼 ‘경험 공백’이 불가피한 것이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성공을 하더라도 단순히 로버를 착륙시키는 등의 일회성 탐사는 무의미하다. 기술적 공백을 메우고 우리의 기술력을 부각하려면 국제적 틀에서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급발진 추정 사고 발생 시 운전자의 과실 여부를 가려낼 수 있는 장치와 조명이 달린 구조용 들것이 올해 가장 우수한 학생 발명 아이디어에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동아일보사와 국립중앙과학관이 주관한 ‘제44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의 수상작이 5일 발표됐다. 전국 17개 시도 9896명이 참가한 이번 경진대회의 최고상인 대통령상에는 국지성 군(송강고 2학년), 국무총리상에는 한도하 군(서울대치초 4학년)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이달 26일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 사이언스홀에서 열린다. 수상작은 중앙과학관에서 8일까지 전시되고 12월부터는 시도교육과학연구원 순회전시도 진행된다.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는 1979년부터 국립중앙과학관, 동아일보사가 매년 개최해 왔다.》 “한문철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급발진 추정 사건을 봤습니다. 전자 장치의 오류가 운전자 잘못으로 판결받는 억울한 사례가 생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발명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제44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국지성 군(송강고 2학년)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수상자 발표에서 ‘급발진 확인장치’를 개발하게 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국 군은 “조사해 보니 지난 13년간 급발진 의심 사고 중 인정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며 “운전자가 차의 결함을 증명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 군은 이런 문제 의식에서 출발해 운전자가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밟는 동작과 압력을 센서로 측정해 발광다이오드(LED)로 표시하는 장치를 개발했다. LED 빛은 차량 정면 유리에 반사해 블랙박스에 녹화된다. 급발진 의심 사례가 발생했을 때 블랙박스에 녹화된 LED 빛을 확인하면 운전자가 브레이크 혹은 가속페달을 어느 정도 힘으로 밟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심사위원단은 선정 이유에 대해 “이 작품은 사용하던 차량에 부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응용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국 군은 이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류태욱 지도교사의 차량에서 여러 번 실험을 진행했다. 국 군은 “페달을 밟을 때 앞으로 나아가는 거리를 측정하는 센서로 처음에는 초음파 센서를 사용했지만, 실제 실험을 해 보니 바닥이 울퉁불퉁한 차 바닥에서는 제 값이 나오지 않았다”며 “발로 페달을 누르는 각도에 따라 이동 거리를 추정할 수 있는 가변저항 센서로 교체했다”고 했다. 현실적인 차량의 환경을 고려한 것이다. 현재 전라남도 공립대안학교인 송강고에 재학 중인 국 군은 “평소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며 이번 경진대회에 출품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국 군은 지난해에도 경진대회에 작품을 출품했지만 전국 대회까지는 진출하지 못했다. ‘재수’ 끝에 대통령상을 거머쥐게 된 것이다. 국 군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좀 더 발전된 형태의 기술들을 개발해 보고 싶다”고 했다.전체 수상자 명단은 dongaA.com에 게재합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의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과학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일방적인 예산 삭감으로 꼭 필요한 연구를 축소하거나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 등 10개의 과학기술계 노동조합은 5일 ‘국가 과학기술 바로 세우기 과학기술계 연대회의’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인 예산 삭감과 상대평가 전면 도입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연대회의 관계자는 “과학계의 공감대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일방적인 삭감으로 과학기술 발전에 제동을 거는 조치”라며 “정부는 과학기술기본법에 명시돼 있는 절차를 위반한 채 국가 R&D 예산을 일방적으로 약 3조4000억 원 삭감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22일 ‘2024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 결과’를 발표하며 내년 주요 R&D 예산을 올해(24조9400억 원) 대비 약 14% 줄인 21조5000억 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경우 2조4000억 원에서 2조1000억 원으로 10.8%를 감축했다. 과학계의 반발이 이어지는 건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기존 사업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출연연은 예산이 큰 폭으로 삭감됐지만 내부적으로 예산 배분이 끝나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배분 작업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때까지 자신의 연구 예산이 얼마로 책정될지 확실치 않기 때문에 연구자들이 전반적으로 불안해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정부가 집중 육성하기로 한 국가전략기술 분야에서 예산 삭감이 이뤄진 점도 과학계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우주항공·해양 분야의 핵심 사업인 차세대 발사체 사업 역시 1508억 원 규모의 예산을 책정할 예정이었지만 1101억 원으로 약 27% 삭감됐다. 연대회의는 R&D 사업 평가에 상대평가를 전면 도입해 하위 20% 사업은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정부 계획도 꼬집었다. 연대회의는 “상대평가는 연구개발 사업 특성상 맞지 않는다”며 “보여주기식 논문 게재 등 불필요한 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출연연의 경우 예산 삭감 폭을 최소화했고, 출연연 전체에 대한 별도의 통합재원 1000억 원을 조성했다”는 입장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의 국가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과학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일방적인 예산 삭감으로 꼭 필요한 연구를 축소하거나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 등 10개의 과학기술계 노동조합은 5일 ‘국가 과학기술 바로 세우기 과학기술계 연대회의’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인 예산 삭감과 상대평가 전면도입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연대회의 관계자는 “과학계의 공감대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일방적인 삭감으로 과학기술 발전에 제동을 거는 조치“라며 “정부는 과학기술기본법에 명시돼 있는 절차를 위반한 채 국가 R&D 예산을 일방적으로 3조4000억 원 삭감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22일 ‘2024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 결과’를 발표하며 내년 주요 R&D 예산을 올해 (24조9400억 원) 대비 약 14%가 줄인 21조5000억 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경우 2조4000억 원에서 2조1000억 원으로 10.8%를 감축했다. 과학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건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기존 사업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출연연은 예산이 큰 폭으로 삭감됐지만 내부적으로 예산 배분이 끝나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배분 작업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때까지 자신의 연구 예산이 얼마로 책정될지 확실치 않기 때문에 연구자들이 전반적으로 불안해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정부가 집중 육성하기로 한 국가전략기술 분야에서도 예산 삭감이 이뤄진 점도 과학계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우주항공·해양 분야의 핵심 사업인 차세대발사체 사업 역시 1508억 원 규모의 예산을 책정할 예정이었지만 1101억 원으로 약 27%가 삭감됐다. 연대회의는 R&D 사업 평가에 상대평가를 전면 도입해 하위 20% 사업은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정부 계획도 꼬집었다. 연대회의는 “상대평가는 연구개발사업 특성상 맞지 않는다”며 “보여주기식 논문 게재 등 불필요한 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연구진이 만든 달 우주환경 모니터가 내년에 달로 떠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미국, 중국, 러시아에 이어 인도까지 달 탐사에 뛰어든 가운데 한국 장비가 향후 유인 달 탐사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달 우주환경 모니터(LUSEM·사진)’가 발사 준비를 위해 미국으로 이송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LUSEM은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미국 우주개발 기업인 인튜이티브 머신스 본사로 옮겨져 달 착륙선 ‘노바-C(Nova-C)’에 탑재될 예정이다. 노바-C는 내년 말 스페이스X의 발사체 ‘팰컨-9’에 실려 달로 향한다. LUSEM은 천문연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임무 중 하나인 ‘상업용 달 택배 서비스(CLPS)’에 참여해 개발한 탑재체다. 발사, 달까지의 항행, 착륙, 임무 운영 등에 들어가는 모든 ‘택배’ 비용은 NASA가 부담한다. LUSEM은 50keV(킬로전자볼트) 이상의 고에너지 입자를 검출할 수 있는 센서다. 아직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달 소용돌이 등 우주환경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예정이다. 지구와 달리 자기장이 없는 달은 우주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 입자를 직접 관측할 수 있다. 이덕행 천문연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도 2032년 달 착륙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LUSEM의 데이터가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노바-C라는 이름의 달 착륙선은 세 번의 임무가 예정돼 있다. 첫 번째는 올해 11월 15일, 두 번째는 내년 초 각각 달 남극 지역으로 발사될 예정이다. 달 남극에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얼음을 찾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LUSEM을 실은 세 번째 노바-C는 달 앞면에 있는 ‘라이너 감마’라는 지역에 착륙한다. 라이너 감마는 달에서 발견되는 자기 이상 현상 중 하나인 ‘달 소용돌이’가 나타나는 유명한 지역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세계 최초로 달 남극에 상륙한 인도 ‘찬드라얀 3호’의 달 탐사선이 열흘간의 탐사를 마치고 3일(현지 시간) ‘슬리핑 모드’에 들어갔다. 14일간 지속된 ‘달의 낮’이 끝나 태양전지로 가동되는 탐사선의 기능을 정지한 것이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3일 X(옛 트위터)를 통해 “달 탐사선은 배터리가 완충된 상태로 절전 모드에 돌입했으며, 태양전지판은 다음 일출 때 빛을 받을 수 있도록 방향이 맞춰져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달 남극에 착륙한 달 탐사선은 열흘간 깊이에 따른 달 표면 온도를 측정했다. 유황을 비롯해 알루미늄, 철, 칼슘, 크롬, 티타늄, 망간, 산소, 규소 등 달에 있는 유용한 원소들도 검출했다. 당초 전 세계 과학자들이 기대했던 ‘얼음’의 존재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탐사 중 확보한 연구 데이터는 달 착륙선 ‘비크람’을 통해 지구로 전송됐으며 현재 분석 중이다. 다시 낮이 돌아오는 이달 22일 ISRO는 ‘깨어나라’는 신호를 보낼 계획이지만, 신호를 수신하지 못할 경우 영원히 잠들게 된다. 인도 현지 언론들은 달에 햇빛이 들지 않는 ‘달의 밤’ 기간을 탐사선이 버티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밤이 되면 달 표면 온도는 영하 120도 이하로 내려가는데, 여러 전자 부품들이 이런 극한 환경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세계 최초로 달 남극에 상륙한 인도 ‘찬드라얀 3호’의 달 탐사선이 열흘간의 탐사를 마치고 3일(현지 시간) ‘슬리핑 모드’에 들어갔다. 14일간 지속된 ‘달의 낮’이 끝나 태양전지로 가동되는 탐사선의 기능을 정지한 것이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3일 X(옛 트위터)를 통해 “달 탐사선은 배터리가 완충된 상태로 절전 모드에 돌입했으며, 태양전지판은 다음 일출 때 빛을 받을 수 있도록 방향이 맞춰져 있다”고 밝혔다.지난달 23일 달 남극에 착륙한 달 탐사선은 열흘간 깊이에 따른 달 표면 온도를 측정했다. 유황을 비롯해 알루미늄, 철, 칼슘, 크롬, 티타늄, 망간, 산소, 규소 등 달에 있는 유용한 원소들도 검출했다. 당초 전 세계 과학자들이 기대했던 ‘얼음’의 존재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탐사 중 확보한 연구 데이터는 달 착륙선 ‘비크람’을 통해 지구로 전송됐으며 현재 분석 중이다. 다시 낮이 돌아오는 이달 22일 ISRO는 다시 ‘깨어나라’는 신호를 보낼 계획이지만, 신호를 수신하지 못할 경우 영원히 잠들게 된다. 인도 현지 언론들은 달에 햇빛이 들지 않는 ‘달의 밤’ 기간을 탐사선이 버티지 못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밤이 되면 달 표면 온도는 영하 120도 이하로 내려가는데, 여러 전자 부품들이 이런 극한 환경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ISRO는 “또 다른 임무를 위해 깨어나길 바라지만, 그렇지 않다면 영원한 인도의 ‘달 파견대사(lunar ambassador)’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단이 세계 최초로 희귀 동위원소인 ‘산소-28’을 실험적으로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가 원소의 기원, 중성자별의 생성 원리 등을 밝혀내는 열쇠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이과학연구소(RIKEN) 연구진이 주축이 된 공동연구진은 지금까지 이론적으로 산소-28이 안정적으로 존재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험 결과 매우 짧은 시간밖에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30일자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는 기초과학연구원(IBS) 희귀핵연구단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산소-28이 워낙 짧게 존재하기 때문에, 산소-24와 중성자 4개로 붕괴한 뒤 이를 포착하는 방식으로 산소-28을 검출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황종원 IBS 희귀핵연구단 연구원은 “중성자 4개를 한번에 검출하는 게 워낙 어려운 기술이라 지금까지 많은 연구진이 실패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검출이 이뤄진 이화학연구소의 중이온가속기 ‘RI 빔 팩토리’의 검출 효율은 0.4%였다. 1000번 실험하면 4번 검출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학계에서는 이번 연구가 원소의 기원을 알아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존재 한계선(drip line)’을 알아내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원자는 양성자와 중성자, 전자로 구성돼 있는데 중성자의 수에 따라 같은 원소지만 특성이 조금씩 다른 동위원소가 만들어진다. 중성자의 수가 하나씩 늘어나다가 동위원소로 존재할 수 있는 한계 지점이 존재하는데, 이를 존재 한계선이라고 한다. 로버트 잰슨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는 “물리학계의 오랜 숙제를 해결했다”고 평가했다. 네이처는 “이번 실험으로 그간 (안정적인 핵종을 예측해 왔던) 물리학자들의 이론을 업데이트해야 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90만 년 전 인류가 멸종위기를 맞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시 인류는 전체의 1%만 살아남아 1300명이 채 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됐다.중국과학원(CAS)과 화둥사범대 공동연구팀은 90만 년 전 급격히 인구수가 줄었고, 이런 멸종위기 상태가 10만 년 이상 지속됐다는 연구 결과를 3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현대 인류의 유전자를 분석해 유전자 변이가 나타난 시기와 당시 인구 규모를 추정하는 통계적 기법을 썼다. 분석에는 현재 아프리카 대륙에 사는 10개 집단과 아프리카 대륙에 살지 않는 40개 집단 총 3154명의 유전자가 활용됐다. 연구진은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쌓이는데 걸리는 대략적인 시간을 역으로 계산해 특정 시점에 살았던 인구 규모를 추정했다.그 결과 93만 년 전 번식이 가능한 인구수가 10만 명에서 1280명으로 급격히 줄었으며, 이런 현상은 약 81만 년 전까지 12만 년간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리 하이펑 CAS 연구원은 “오랜 기간 지속된 빙하기, 낮아진 해수면 온도, 가뭄 등이 이런 인구 병목현상의 주요 원인이 됐을 수 있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LK-99’에 대한 국내 연구진의 재현 실험 결과가 나왔다. 포스텍, 서울대, 한양대, 부산대 4개 대학 연구진이 각각 재현 실험을 진행했지만 LK-99의 초전도성을 확인하지는 못했다.국내 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는 31일 4차 브리핑 자료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LK-99는 국내 기업 퀀텀에너지연구소가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상압 초전도체다. 브리핑 자료에 따르면 포항공대는 이달 11일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가 발표한 LK-99 재현 방식과 유사하게 LK-99의 단결정을 제작해 온도에 따른 저항값을 확인했다. 불순물을 제거하고 순수한 LK-99 결정만을 가지고 실험 결과를 측정했다는 의미다. 그 결과 부도체에서 예상되는 값과 유사한 높은 저항값(10GΩ)이 나왔다. 검증위는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발표한 것과 일치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진 역시 LK-99가 초전도체가 아닌 부도체가 가깝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최경달 초전도저온학회 학회장은 “논문에 등장하는 LK-99 제조법에 따르면 불순물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국내 연구진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며 “이에 따라 국내 연구진도 불순물을 제거한 단결정으로 제작해 검증한 것”이라고 했다.나머지 3곳은 퀀텀에너지연구소가 논문에 밝힌 제조법을 토대로 LK-99의 시료를 제작했다.서울대 복합물질상태연구단은 X선 회절법으로 제작한 LK-99의 구조를 확인한 결과 논문의 LK-99와는 다소 다른 결정 구조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해외 연구진의 연구 결과와 비교해볼 때 불순물인 황화구리가 약 5% 정도 포함된 것 같다”고 했다. 그 결과 저항값은 마치 반도체와 유사하게 온도가 낮아질수록 증가하는 보였으며, 자화율(자석 근처에서 자성을 띠는 정도)의 경우 초전도체처럼 반자성(마이스너 효과)을 보이긴 했으나, 그 크기가 흑연의 100분의 1 수준으로 작았다.한양대와 부산대는 유사한 전기저항 결과를 보였다. 특정 온도에서 크게 저항이 변하는 것을 확인했지만, 이후 저항이 0이 아닌 값으로 수렴했다. 한양대 고압연구소의 경우 섭씨 영하 73도~영하 13도 구간에서 저항률(단위 길이당 전기저항)이 급격하게 떨어졌지만, 영하 263도에서 0이 아닌 일정한 값으로 수렴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저항이 0이 되는 순간을 포착하지는 못했다는 의미다. 자화율 역시 영하 23도에서 약간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특이한 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초전도체는 임계 온도 이전에는 0보다 큰 값이다가 임계 온도 이하에서는 –1과 0 사이의 값을 가져야 한다. 이는 임계 온도 이하에서 반자성 특성을 띤다는 의미다. 한양대 연구진의 시료에서도 반자성이 나타나기는 했지만 값이 매우 작은 데다 초전도체와는 전혀 다른 변화 양상을 보였다. 부산대 양자물질연구실 역시 일부 구간(영하 123도~영하 93도)에서 저항의 급격한 변화가 관측됐지만 이후 특정 값(50Ω)으로 수렴했다. 연구진은 초전도성에 의한 저항 감소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부산대 연구진은 시료를 2개로 나눠 측정했는데, 시료의 저항 변화 크기나 온도에 따른 변화율이 다르게 나왔다. 연구진은 “시료가 균질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적인 측정 및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LK-99 검증위는 향후 LK-99 재현 시료에서 초전도성으로 보이는 측정 결과가 나올 경우 최소 2곳 이상의 기관에서 교차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학회장은 “측정 장비의 정밀함이나 노하우에 따라서도 결과 값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곳에서 교차 검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올해 들어 가장 큰 ‘슈퍼문’이 오늘 저녁 뜰 예정이다. 이번 보름달은 슈퍼문인 동시에 한 달에 두 번째 뜨는 ‘블루문’으로, 오늘을 놓치면 14년 뒤에나 ‘슈퍼 블루문’을 볼 수 있다. 30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슈퍼 블루문은 31일 오후 7시 29분부터 다음 날 오전 7시 1분까지 관측이 가능하다. 지구와 달의 거리는 올 들어 가장 가까운 35만7341km다. 평소보다 2만7000km가량 짧다. 슈퍼문은 거리가 멀어 가장 작았던 보름달과 비교하면 14% 더 크고 30% 더 밝다. 블루문은 양력을 기준으로 두 번 보름달이 뜨는 달의 두 번째 보름달을 의미한다. 앞서 2일 첫 번째 보름달이 떴다. 보름달과 보름달 사이 시간(삭망월)은 약 29.53일로, 12달로 계산하면 약 354.36일이다. 1년이 365일인 양력과는 10.64일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약 2년 8개월마다 블루문을 볼 수 있다. 블루문과 슈퍼문이 겹치는 건 보기 드문 천문 현상이다. 가장 최근의 슈퍼 블루문은 2018년 1월 31일이었다. 다음은 13년 5개월 뒤인 2037년 1월 31일 관측할 수 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미국 보건당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라 공공보험 메디케어에 적용할 1차 약가 인하 의약품 10개를 공개했다. 미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약가 인하 의약품을 늘려갈 방침을 밝힘에 따라 글로벌 제약사들이 약가 인하를 피하기 위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 복제품)의 시장 진출에 협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보건당국은 29일(현지 시간)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MS)’와 약가 인하를 협상할 의약품 10개를 발표했다. 메디케어는 65세 이상 고령자 및 장애인 6600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보험이다. 10개 의약품에는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엘리퀴스’(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당뇨병 치료제인 ‘자누비아’(미국 머크) ‘자디앙스’(일라이릴리), 류머티즘 치료제 ‘엔브렐’(화이자) ‘스텔라라’(존슨앤드존슨)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CMS와 2년간 협상을 통해 2026년부터는 메디케어에 저렴한 가격으로 의약품을 제공해야 한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8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IRA에 따른 것이다. IRA에는 의료비 절감을 위한 의약품 가격 개혁, 의료보험 보조금 연장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CMS는 2022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메디케어 지출 내역을 분석해 지출액이 많으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이후 합성의약품은 9년, 바이오의약품은 13년 이상 제네릭(복제의약품)이나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지 않은 약을 선정했다.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는 미 당국의 약가 인하로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의 미국 진출이 수월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약가 인하보다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을 택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통상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보다 20∼30% 정도 저렴하게 가격이 책정되는데, 약가 협상 과정에서 이보다 더 많이 약가를 인하하게 되면 오히려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매출 방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오귀한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은 “약가 인하 폭에 따라 국내 기업들에는 충분히 기회가 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본격적인 협상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이 인하되면 바이오시밀러 가격도 함께 떨어지기 때문에 자칫 손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LS그룹이 미래 세대 양성을 위한 국내외 사회공헌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S그룹은 창립 이후 ‘미래 세대의 꿈을 후원하는 든든한 파트너’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지역사회 소외 계층 지원, 글로벌 개발 사업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으로는 한국인과 베트남인이 결혼한 다문화 가정의 자녀 교육을 돕는 ‘LS드림센터’ 운영이 대표적이다. 한국-베트남가족협회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베 가정은 2016년 500여 가구에서 2022년 2200가구로 4배 이상 급증했다. LS그룹은 베트남에 일찍 진출한 한국 대표 기업으로서 현지 사회적 문제 해결에 동참하겠다는 취지로 올해 5월 하노이에 LS드림센터를 개소했다. LS드림센터에서는 다문화 가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교육 문제 및 문화적 차이 극복을 위해 △자립역량강화교육(컴퓨터, 한국어능력시험, 요리, 네일아트) △가족 상담 및 부모 교육(자존감 향상, 아동케어, 심리상담) △아동교육(한글교육, 문화체험, 독서교실) 등의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될 예정이다. 또한 LS그룹은 2007년부터 베트남, 인도,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등 4개국에 대학생과 LS 임직원 25명으로 구성된 1000여 명의 LS 대학생 해외 봉사단을 운영해 왔다. 파견 지역에는 교실 8∼10개 규모의 LS드림스쿨을 신축해 교육 공간도 제공한다. 현재까지 베트남 하이퐁, 하이즈엉, 호찌민, 동나이 등에 총 21개 드림스쿨을 설립했다. 국내에서는 방학 기간을 활용해 지역 초등학생이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과학 실습 교육과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LS드림사이언스클래스’를 진행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2013년 시작해 올해 18회를 맞는다. 안양, 울산, 청주, 동해, 구미 등 전국 9개 지역에서 주요 대학 공과대학 학생들이 멘토로 참여해 초등학생들이 자가발전 손전등, 태양광 및 전기 충전 자동차 등 9종의 과학 키트를 직접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심화된 아동 돌봄 사각지대 발생, 지역 교육 격차 등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고자 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교육 프로그램 외에도 LS그룹은 매년 국내외 재난 상황에 기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예년보다 집중호우 피해가 컸던 올해에는 피해 복구를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5억 원을 기탁했다. 올해 4월에는 강릉 산불피해복구, 2월에는 튀르키예 지진피해복구 등에도 기금을 조성해 기부한 바 있다. LS그룹 사회공헌 담당자는 “앞으로도 따뜻한 나눔 활동에 적극 동참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카카오가 국내 농축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가버치 프로젝트’를 통해 화훼농가 살리게 나섰다. 제가버치 프로젝트는 카카오의 커머스 플랫폼 ‘카카오메이커스’가 농축수산물의 판매를 지원하기 위해 2021년부터 진행한 사회공헌 사업이다. 공급 과잉이 예상되는 전국의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이 더 많은 이용자를 만날 수 있도록 유통 채널을 확보해주는 프로젝트다. 올해 4월 기준으로 제가버치 프로젝트를 통한 누적 거래액은 200억 원을 돌파했으며 약 4000t에 달하는 농축수산물이 100만 명의 소비자를 만나 제값에 팔렸다. 카카오는 올해 5월부터 제가버치 프로젝트로 선보이는 제품의 범위를 ‘꽃’까지 확대했다. 소비 감소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화훼농가의 판로 확대를 위해서다. 화훼농가는 제가버치를 통해 도매시장이나 경매장 등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거래로 꽃을 판매할 수 있다. 판매자는 수익성이 늘고,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생화를 사게 되는 것. 실제 올해 7월에는 예년보다 긴 화훼시장의 휴업으로 재고를 떠안게 된 전북 전주시의 화훼농가 로즈피아를 지원했다. 팔 수 있는 기간이 짧은 꽃의 특성상 며칠 쌓인 재고가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로즈피아는 제가버치의 도움으로 재고 위기에 처했던 장미 생화 8만 송이를 모두 판매했다. 소비자와 직거래한 덕분에 비수기임에도 제값에 꽃을 판매할 수 있었다. 특히 꽃은 졸업, 입학 시즌이나 가정의 달 등 성수기가 아닌 기간에는 판매 물량이 현저히 적어져 값싸게 판매를 해야 한다. 제가버치는 비수기에도 꽃을 판매할 수 있는 판로를 열어줌으로써 농가가 가격 및 판매 물량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카카오가 올해 5월 말부터 5차례 진행한 화훼농가 돕기 판매전에서는 준비한 10만6500 송이의 생화가 매진됐다. 김정민 카카오 제가버치 팀장은 “국내 화훼산업은 수출 감소와 생산비용 증가로 경쟁력은 점점 약화되고 있다”며 “제가버치를 통해 화훼농가의 유통 구조를 개선하고 꽃 소비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농가, 지자체, 조합 등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상생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가 9월 국가전략기술 육성에 관한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주요 과학기술의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차전지 등 미래 먹거리 산업에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집중 투자하겠다는 취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9일 ‘국가전략기술 특별위원회’를 개최하고 이차전지, 반도체·디스플레이, 첨단 모빌리티 등 3개 분야에 대한 ‘국가전략기술 임무중심 전략로드맵’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차전지와 디스플레이는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초고성능’ 제품 개발을 핵심 임무로 설정했다. 반도체에서는 초거대 인공지능(AI)이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흐름을 반영해 저전력·고효율 반도체 개발에 집중한다. 첨단 모빌리티 분야는 2027년 완전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관련 시스템 및 본격적인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정부는 이번 로드맵 수립 방향에 대해 “다다익선식 기술 개발이 아닌 기술주권 확보에 필요한 핵심기술에 집중 투자하는 임무중심형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이달 22일 공개한 국가 R&D 예산안에 따르면 국가전략기술 개발 투자액은 올해(4조7000억 원)보다 6.3% 늘어난 5조 원이다. 이차전지는 19.7%, 반도체는 5.5% 증가해 각각 1333억 원, 5943억 원이 투입된다. 범부처 대규모 R&D 사업인 ‘국가전략기술 프로젝트’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수행될 예정이다. 권석민 과기정통부 과학기술정책국장은 “국가전략기술 특별법 시행에 맞춰 범부처 R&D 정책의 명확한 우선순위를 설정했다”며 “나머지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로드맵도 연내 마련해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가 9월 국가전략기술 육성에 관한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주요 과학기술의 로드맵을 공개했다. 예산 나눠먹기로 지적받던 국가연구개발(R&D) 예산을 국가적으로 중요한 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취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9일 ‘국가전략기술 특별위원회’를 개최하고 이차전지, 반도체·디스플레이, 첨단 모빌리티 등 3개 분야에 대한 ‘국가전략기술 임무중심 전략로드맵’을 의결했다. 이차전지와 디스플레이의 경우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초고성능’ 제품 개발을 핵심 임무로 설정했다. 반도체에서는 초거대 인공지능(AI)이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흐름을 반영해 저전력·고효율 반도체 개발에 집중한다. 첨단 모빌리티 분야는 2027년 완전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관련 시스템 및 본격적인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정부는 이번 로드맵 수립 방향에 대해 “다다익선식 기술 개발이 아닌 기술주권 확보에 필요한 핵심기술에 집중 투자하는 임무중심형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내년도 R&D 예산의 전면 재조정을 단행했다. 이달 22일 공개한 정부 R&D 예산 조정안에 따르면 전체 R&D 예산은 올해보다 3조4000억 원 줄어든 21조5000억 원으로 책정했으나, 국가전략기술 개발 투자액은 오히려 늘었다. 올해 예산인 4조7000억 원보다 6.3% 증가한 5조 원이다. 이차전지는 19.7%, 반도체는 5.5% 증가해 각각 1333억 원, 5943억 원이 투입된다.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첨단 바이오(8288억 원→9626억 원), 인공지능(7051억 원→7371억 원), 양자(1080억 원→1298억 원) 분야도 크게 증액했다. 권석민 과기정통부 과학기술정책국장은 “국가전략기술 특별법 시행에 맞춰 범부처 R&D 정책의 명확한 우선순위를 설정했다”며 “나머지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로드맵도 연내 마련해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한 기업이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를 개발했다고 주장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LK-99의 진위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지난 한 달간 미국, 중국, 독일 등에서 재현 검증 실험이 진행됐지만 초전도성을 입증할 만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시뮬레이션 연구를 중심으로 검증이 이뤄지던 이달 초까지는 일부 긍정적인 의견이 나왔지만, 실험을 통한 연구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LK-99 회의론에 불을 붙인 것은 16일 게재된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기사였다. 네이처는 중국과학원(CAS)과 독일 막스플랑크 고체상태연구소의 LK-99 재현 결과를 소개했다. 두 연구진은 모두 LK-99가 초전도체와 유사한 특성을 보인 것은 ‘불순물’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초전도체는 극한 저온(임계 온도)에서 전기저항이 0이 되는 물질이다. 일반적인 금속은 온도가 낮아지면 저항이 비례해서 낮아지는데, 초전도체는 임계 온도에서 저항이 급격히 0으로 떨어지는 특성을 보인다.》 ● 네이처 “초전도성은 불순물 때문”LK-99 개발사인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지난달 22일 논문 사전 게재 사이트 ‘아카이브’에 공개한 논문에 따르면 LK-99의 비저항(전류 흐름을 얼마나 거스르는지 측정한 물리량)은 섭씨 104.8도에서 10% 수준으로 빠르게 줄어든다. 연구진은 이런 특성을 LK-99의 초전도성으로 해석했지만 해외 연구진은 불순물의 영향이라고 봤다. LK-99는 인산납에 구리가 첨가된 형태다. 복잡한 과정을 거쳐 LK-99를 제조하다 보면 여러 불순물이 섞이는데 네이처는 LK-99에 황화구리가 많이 섞였다고 봤다. 프라샨트 자인 미국 어배나섐페인 일리노이대 교수는 “황화구리의 상전이(相轉移) 온도가 섭씨 104도로, 이 온도 이하에서는 저항이 크게 떨어진다”며 “LK-99의 임계 온도와 일치한다”고 했다. 상전이는 특정 물질이 고체에서 액체, 기체 등으로 상(相)이 변하는 현상이다. 즉, LK-99 제조 과정에서 생성되는 불순물인 황화구리의 상전이 때문에 저항이 떨어진 것일 뿐 LK-99가 초전도체라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중국과학원 연구진은 이런 가설에 기반해 황화구리의 함량을 다르게 포함한 LK-99 샘플 2개를 제작해 비저항을 측정한 뒤 8일 ‘아카이브’에 공개했다. 그 결과 황화구리의 함량이 5%인 샘플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절연체)와 비슷한 특성을 보였으나, 함량을 70%까지 높이자 논문 속 LK-99와 비슷하게 섭씨 112도 부근에서 저항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LK-99의 비저항 특성을 결정한 것이 황화구리라는 것을 암시한다. 독일 막스플랑크 고체상태연구소 연구진 역시 이런 중국 연구진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막스플랑크 연구진은 ‘부유대역법’이라는 합성 방식을 이용해 불순물이 포함되지 않은 순수한 LK-99 단결정을 얻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11일 아카이브에 공개한 논문에서 “(여러 실험을 진행한 결과) LK-99 단결정은 부도체 특성을 보였다”며 “초전도체일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이 결과에 대해 국내 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는 “퀀텀에너지연구소의 관측 결과가 LK-99에 의한 것이 아니라 불순물에 의한 특성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학술지 게재보다 빠른 샘플 제공이 중요”이처럼 세계 초전도 학계에서는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다’는 방향으로 결론이 기울고 있지만, 일부 과학자는 “최종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제공하는 LK-99 샘플과의 교차 검증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현재 국내 LK-99 검증위는 국내 7개 연구소에서 시료 재현을 진행 중이며,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시료를 제공할 경우 이에 대한 검증도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다. 28일 검증위에 따르면 퀀텀에너지연구소는 8월 초 “2∼4주 후 시료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아직까지 시료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당시 회사는 국제학술지에서 LK-99 관련 논문을 심사 중으로 심사가 끝난 이후 시료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초전도 학계의 한 전문가는 “연구 결과에 자신이 있다면 현재 상황에서는 학술지 게재보다 빨리 시료를 제공해 교차 검증을 마치는 편이 향후 투자 등의 측면에서 회사에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학술지 게재에 성공하더라도 추가적인 검증 결과에 따라 논문이 철회될 수도 있다. 2020년 랑가 디아스 미국 로체스터대 교수는 네이처에 상온(섭씨 15도, 100만 기압)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논문을 발표했지만 다른 연구실에서 줄줄이 재현에 실패했다. 결국 지난해 논문이 철회됐다. 디아스 교수는 올해 3월 섭씨 21도, 1만 기압에서 초전도성을 보이는 물질을 다시 네이처에 공개했지만 이 연구 역시 올해 5월 중국 난징대에서 ‘재현이 불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에 게재했다. 이에 대해 네이처는 “우려 사항에 대해서는 주의 깊게 조사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경달 초전도저온학회 회장(한국공학대 교수)은 “시료의 특성이 강하지 않은 경우 초전도 현상에 의한 것인지 다른 물리현상에 의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 검증 결과 따라 특허 무효 가능성도 있어진위가 모호한 상황에서도 LK-99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사그라들지 않는 건 만에 하나 상온·상압 초전도체가 실제로 개발됐다면 의학, 에너지, 물류 등 여러 산업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캐나다 출신의 핵융합 과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앤드루 코트는 LK-99가 높은 전자기장과 높은 전류를 모두 견딜 수 있을 만큼 고도화된다면 최대 4조5000억 달러(약 5971조 원)의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기초 산업에 혁명을 일으키고, 핵융합과 같은 새로운 에너지원을 열어 줄 것”이라고 했다. 실제 ‘인공 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은 초전도체를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한다. 핵융합 에너지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가성비’인데 상온·상압 초전도체가 구현될 경우 적은 비용으로 많은 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다. 상온에서 전기저항이 0이기 때문에 전력 손실 없이 전기를 보낼 수도 있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2021년 전력 손실은 전체 발전량의 3.53%로, 손실액은 약 2조7400억 원이었다. 초전도체의 강한 반자성 효과(마이스너 효과)를 이용하면 둥둥 떠서 이동하는 자기 부상 열차를 개발할 수 있다. 초전도체는 강한 자석을 만나면 물질 내부에 있던 자기장을 외부로 밀어내며 자기 부상을 한다. 퀀텀에너지연구소는 현재 국내 특허청에 LK-99와 관련한 4건의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이 중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 1건은 국제특허협력조약(PCT)을 신청한 상태로, 국내 출원일로부터 30개월까지는 미국, 중국, 유럽 등 PCT 가입국 150여 곳에서 특허를 먼저 출원할 수 있는 우선권을 가진다. 퀀텀에너지연구소의 경우 2021년 8월에 해당 특허를 출원했기 때문에 내년 2월까지는 해외 특허 출원을 마쳐야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 다만 향후 LK-99의 초전도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특허가 무효화될 가능성도 있다. 류승민 인베스트 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는 “향후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질 경우에는 경쟁 기업 등 이해관계자의 특허무효소송에 따라 특허가 무효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최지원 산업1부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