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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에 대비해 호신용품으로 인기를 끌던 ‘너클’이 폭행 사건의 도구로 쓰이자 너클의 판매 실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너클을 엄격히 제한하는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온라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만큼 무분별한 판매를 제한하자는 것이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성폭행 사건 피의자 최모 씨(30)는 범행 당시 너클을 사용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너클은 손가락에 끼워 사용하는 날카로운 금속 재질의 둔기. 최근 ‘묻지 마 범죄’가 잇따르자 휴대가 간편하고 가격이 1만 원 내외로 저렴해 소비자들이 삼단봉과 함께 많이 찾고 있다. 온라인에서 너클을 살 때 별도의 인증이나 제한은 없었다. ‘호신용’이지만 언제든 흉기로 쓰일 수 있는 위험한 구조의 너클도 눈에 띄었다. 마디마다 핀이나 송곳이 달렸거나 칼날이 숨겨진 형태도 있다. 아연합금을 쓴 저가형부터 일반 철보다 강도가 센 탄소강이나 티타늄을 쓴 고가 제품도 있었다. 한 판매업자는 “보통 중국산을 수입해 파는데 형태나 재질에 대한 제한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너클 판매를 제한한 규정은 없다. 법제처 생활법령정보에 따르면 담배, 마약류, 의약품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할 수 없다고 명시하거나 청소년 유해 물건처럼 만 19세 이상인 자에게만 팔도록 연령을 제한한 상품 외에는 원칙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 박준석 용인대 경호학과 교수는 “너클은 형태상 방어나 호신용보다 공격이 적합한 무기”라고 했다. 미국에서 너클은 치명적 무기로 분류돼 엄격하게 관리된다. 미국 50개 중 38개 주가 너클 소지를 규제하고 있다. 21개 주에서는 소지 자체가 불법이며, 17개 주에서는 허가받은 사람만 갖고 다닐 수 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도심 공원에서 여성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후 성폭행까지 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는 생명이 위독한 상태로 전해졌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17일 오전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공원에서 30대 여성을 폭행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30대 남성 A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A 씨는 공원 내 인적이 드문 길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근처를 지나던 행인이 피해 여성의 “살려 달라”는 비명을 듣고 이날 오전 11시 44분경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가 접수된 지 26분 만인 이날 낮 12시 10분경 범행 현장에서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의 공동 대응 요청을 받은 소방 당국은 현장에서 피해 여성을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가 금속 둔기 ‘너클’을 손에 착용한 채 피해자를 폭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 씨는 마약 간이시약 검사 결과 음성이었고, 술도 마시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범행 경위와 동기에 대해서 조사 중”이라며 “A 씨가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와 피해자는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고 한다. 지난달 21일 신림동 신림역 인근에서 조선(33)의 ‘묻지 마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도 안 돼 불과 2km 떨어진 곳에서 다시 강력 범죄가 발생한 것이다. 경찰은 “조선의 흉기 난동 이후 연이어 올라온 살인예고 글과 A 씨 범행이 관련이 있는지 등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18일 A 씨에 대해 강간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성범죄 전과 등으로 인한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는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A 씨가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의료기록 등도 확보할 방침이다. 또 A 씨 휴대전화나 주거지 등에서 사용한 컴퓨터 인터넷 검색 기록 등도 확보해 조사하기로 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도심 공원에서 여성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후 성폭행까지 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는 생명이 위독한 상태로 전해졌다.서울 관악경찰서는 17일 오전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공원에서 30대 여성을 폭행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30대 남성 A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A 씨는 공원 내 인적이 드문 길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근처를 지나던 행인이 피해 여성의 “살려 달라”는 비명을 듣고 이날 오전 11시 44분경 경찰에 신고했다.경찰은 신고가 접수된 지 26분 만인 이날 낮 12시 10분경 범행 현장에서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의 공동 대응 요청을 받은 소방 당국은 현장에서 피해 여성을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A 씨가 금속 둔기 ‘너클’을 손에 착용한 채 피해자를 폭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거 당시 A 씨는 “나뭇가지에 걸려 (피해자가) 넘어졌다”는 등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A 씨는 마약 간이시약 검사 결과 음성이었고, 술도 마시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A 씨는 범행 직전인 이날 오전 9시 55분 경 서울 금천구 독산동 한 주거지에서 출발해 도보로 약 1시간 가까이 걸어 범행 장소 인근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범행 경위와 동기에 대해서 조사 중”이라며 “A 씨가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와 피해자는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고 한다.지난달 21일 신림동 신림역 인근에서 조선(33)의 ‘묻지 마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도 안 돼 불과 2km 떨어진 곳에서 다시 강력 범죄가 발생한 것이다. 경찰은 “조선의 흉기 난동 이후 연이어 올라온 살인예고 글과 A 씨 범행이 관련이 있는지 등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경찰은 18일 A 씨에 대해 강간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성범죄 전과 등으로 인한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는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A 씨가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의료기록 등도 확보할 방침이다. 또 A 씨 휴대전화나 주거지 등에서 사용한 컴퓨터 인터넷 검색 기록 등도 확보해 조사하기로 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고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빈소가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장례는 3일 가족장으로 치러지는 가운데 윤 교수가 연세대 응용통계학과에 재직했던 만큼 고인과 가까웠던 학계 인사 등 최소한의 조문만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윤 교수는 최근까지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가족장으로 진행하기로 했기 때문에 가족 등 조문객을 제외한 방문객에 대해서는 전면 통제할 예정”이라며 “조문 역시 고인과 가까웠던 학계 인사 등 최소한으로만 받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이날 장례식장에는 조문객과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경찰은 기동대를 포함해 건물 내외부에 경비 인력을 배치했다. 장례식장 관계자들은 빈소 주위에 칸막이를 설치해 빈소 노출을 최소화했다. 건물 내부에도 입구 한쪽에서 조문객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쳐 신원이 확인된 방문객만 출입을 허용했다.이날 오후 빈소를 방문한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기자들과 만나 “가족장인 만큼 최소한의 조문객만 받고 있다”며 “대통령이 모레(17일) 출국 일정이 있는 만큼 출국 당일 오전 중에는 (장례)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빈소에는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 전희경 정무1비서관 등 대통령실 참모진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6시경 조문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오후 7시반경 빈소에 들러 조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대통령의 부모상은 이번이 두 번째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중이던 2019년 10월 29일 모친상을 당했다. 현직 대통령의 부친상은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이다.최미송기자 cms@donga.com}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상태로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조사 결과 이른바 ‘연필사건’ 학부모가 교사의 개인 번호로 먼저 전화를 건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 범죄 혐의가 포착된 부분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교사 A 씨의 사망에 범죄 혐의점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포렌식을 통해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모두 살펴봤고 관련 학부모 등 4명을 조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연필사건은 A 씨 학급에서 지난달 12일 한 학생이 다른 학생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이마를 연필로 긁은 사건이다. 가해자 학생의 부모와 피해자 학생 부모가 직접 만났고 가해자 측 사과로 사건이 일단락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 씨는 이후 부장교사와의 상담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학부모가 개인 번호로 여러 차례 전화해 놀랐고 소름이 끼쳤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연필사건 직후인) 12, 13일 학부모와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개인용 번호와 업무용 번호 모두 학부모가 전화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A 씨가 착신 전환을 통해 받은 통화를 개인 번호로 걸려온 것으로 생각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학교 교무실 등 유무선 통화기록을 확인 중이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경북 고령군의 한 민간 목장에서 키우던 암사자가 탈출했다가 약 70분 만에 사살됐다. 이 암사자는 국제멸종위기종 2급인 ‘판테라 레오’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웃 주민들조차 사육 사실을 알지 못해 멸종위기 동물 관리가 허술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경북소방본부, 고령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4분경 고령군 덕곡면 옥계리의 한 민간 목장에서 기르던 암사자 한 마리가 우리에서 탈출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목장 주인은 신고 전화에서 “관리인이 아침에 사자 우리에 갔더니 뒤편 문이 열려 있었고, 어제 저녁까지 있었던 사자가 사라졌다”고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 고령군 소속 엽사들은 오전 8시 34분경 목장에서 약 20m 떨어진 숲에서 암사자를 발견하고 인명 피해 우려 때문에 현장에서 사살했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사자의 나이는 스무 살로 고령이고, 최근 암 질환에 걸린 상태”라고 말했다. 암사자는 관리인이 청소하러 들어간 사이에 통로를 통해 열린 문으로 우리를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자가 우리를 탈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근 마을에선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고령군과 성주군은 사건 접수 약 20분 후 재난안전문자를 통해 “암사자가 탈출했다. 안전 관리에 유의하고 발견 즉시 119에 신고하라”고 당부했다. 암사자가 달아난 방향으로 추정됐던 북두산에는 입산 금지 명령도 내려졌다. 해당 목장에서 약 700m 떨어진 캠핑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캠핑장 이용객 약 70명은 오전 7시 50분경 캠핑장 주인의 안내에 따라 차량 5분 거리인 면사무소로 대피했다. 고령군 관계자는 “국제멸종위기종(CITES)인 암사자를 2008년부터 대구환경청 신고 및 허가를 받고 합법적 절차를 거쳐 사육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장과 인근 마을 주민 등은 사자 사육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목장주는 지난해 8월 전 주인으로부터 목장을 인계받으면서 처음 사자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주인은 “소를 키우려고 했는데, 와 보니 사자 2마리가 있었고 인수 직전 수사자가 죽었다”며 “남은 암사자를 동물원 등에 기부 또는 대여하길 요청했지만 다들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경남 김해시의 부경동물원에서도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갈비 사자’가 발견되면서 멸종위기종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에선 동물원과 사육시설 등록제를 ‘허가제’로 강화하는 내용의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안이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해 올 12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기존 시설에는 기준에 맞게 시설을 정비할 수 있도록 5년의 유예 기간을 주기로 했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희귀 동물은 개체와 종마다 요구되는 동물 복지 기준이나 관리 기준이 굉장히 높은데 현재 우리나라는 구체적인 기준이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올 12월부터 개정된 법이 시행되면 동물들이 거주하기에 적합한 시설인지, 전문 인력은 있는지 등 촘촘한 기준을 적용하며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령=장영훈 기자 jang@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인공지능(AI)이 만든 사진이라고요? 잘 모르겠는데….” 지난달 31일 기자는 서울 서대문구의 한 주민센터를 방문해 “주민등록증 사진이 오래돼 바꾸고 싶다”며 AI가 만든 사진을 내밀었다. 이어 “AI가 만든 사진인데 상관없느냐”고 묻자 담당 공무원은 고개를 갸웃하더니 “컴퓨터 안면인식 프로그램에서 동일인으로 인식하니 괜찮다”고 했다. “행정안전부에서 최근 AI가 만든 사진을 주민등록증과 여권 등에 사용하지 못하게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음에도 “실물과 큰 차이가 없으니 문제없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프로필 사진을 AI로 만드는 애플리케이션(앱)이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자 행안부는 올 6월 “AI 사진을 신분증에 사용해선 안 된다”는 취지의 공문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보냈다. 포토샵 등으로 보정한 사진과 달리 AI가 만든 사진은 본질적으로 당사자라고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하지만 기자가 서울 자치구 주민센터 10곳을 찾아가 문의한 결과 10곳 중 9곳에선 AI 사진으로 신분증을 만드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AI 사진, 동일성 판별 프로그램 통과 기자는 3000원을 내고 젊은층이 많이 이용하는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으로 프로필 사진을 만들었다. 셀카 사진 20장을 입력하자 AI는 하루 만에 그럴 듯한 프로필 사진을 만들어 줬다. 프로필 사진을 증명사진으로 출력한 후 지난달 28일과 31일 서울 자치구 10곳의 주민센터를 찾아 주민등록증 사진 교체를 신청했다. 관악구의 한 주민센터만 유일하게 “6개월 이내에 찍은 실제 사진이 맞느냐”고 물었다. AI 생성 사진이라고 하자 담당 공무원은 “행안부 방침상 AI 생성 사진은 공문서 사용이 불가능하다”며 접수를 거부했다. 반면 10곳 중 9곳에선 행안부 방침과 달리 AI 생성 사진으로 신분증 사진을 교체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그중 7곳은 AI 프로필 사진이라고 밝혔음에도 “문제없다”고 했다. 한 주민센터에선 직원 3명이 AI 사진과 실제 모습을 한참 비교하며 논의하더니 “(실물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 교체해 주겠다”고 했다. 주민센터에서 사용하는 동일인 여부 판독 프로그램으로 기준 점수(60점)를 넘은 72점이 나왔기 때문에 동일인으로 보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행안부 입장은 얼굴이 얼마나 비슷한지와 상관없이 AI 생성 사진은 본질적으로 당사자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원본 사진을 고치는 보정과 달리 AI 사진은 이미지를 재창조한 것이기 때문에 당사자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AI 사진 가려내기 어려워” 문제는 AI 사진을 현실적으로 가려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 주민센터 관계자는 “AI가 만든 사진이라고 하더라도 실물과 비슷하다면 포토샵 보정 사진과 구분하기 어렵다”며 “무조건 금지한다고 할 게 아니라 어떻게 가려낼 수 있는지를 알려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현재 자치구와 주민센터 등에서 사용하는 안면인식 프로그램으로는 AI 사진인지 여부는 확인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전창배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이사장은 “AI 기술이 날로 발전하는 상황에서 AI 활용 원천 금지 규정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신분증 사진에서 포토샵 보정을 일부 인정해주는 것처럼 AI 활용을 어디까지 허용하고 어디부터 금지할지 논의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내일부터 따릉이(서울시 공유자전거) 정액권을 끊으려고요. 버스 요금이 300원 올랐는데 연간으로 따져 보니 20만 원 가까이 더 쓰겠더라고요.” 직장인 김우영 씨(34)는 전날(12일)부터 서울 시내버스 기본요금이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출퇴근길에 버스를 안 타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며 13일 이렇게 말했다. 김 씨는 “식료품, 옷 등 거의 모든 가격이 인상됐는데 교통비까지 오르니 부담이 적지 않다”며 “아침에 30분씩 투자해 운동한다고 생각하고 자전거로 출퇴근할 생각”이라고 했다.● 광역버스 3000원으로 30% 올라12일 오전 3시부터 서울시 버스 기본요금이 인상됐다. 교통카드 기준으로 시내버스는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5% 인상됐다. 마을버스는 900원에서 1200원으로 300원(33%), 심야버스는 2150원에서 2500원으로 350원(16%), 광역버스는 2300원에서 3000원으로 700원(30%) 올랐다. 8년 만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두고 시민들 사이에선 “고물가 상황에서 부담된다”는 반응이 나왔다. 특히 광역버스가 크게 오른 걸 두고 경기 지역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불만이 크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서울 종로구 광화문까지 광역버스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모 씨(35)는 “매일 왕복 출퇴근길에 6000원씩 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부담이 크다. 지하철 출퇴근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앞으로도 버스를 타야 하는데 커피라도 줄여야 하나 싶다”며 울상을 지었다. 일부지만 “어쩔 수 없는 조치”란 반응도 있었다.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는 박종윤 씨(70)는 “한 달에 2만 원 가까이 오른 셈이라 부담이 되긴 한다”면서도 “버스업계도 힘들 텐데 고통 분담 차원에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 10월에는 지하철 기본요금도 1250원에서 1400원으로 150원(12%) 오르면서 서민들의 교통비 부담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정기권 도입 필요” 시민들 사이에선 “버스 요금 인상이 어쩔 수 없다면 정기권이라도 만들어 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지하철은 일정 거리 구간 내에서 지하철만 이용하는 경우 요금을 할인해 주는 정기권이 있지만 버스는 없기 때문이다. 서울 지하철 정기권의 경우 기본요금 44회분에 해당하는 요금으로 60회를 탈 수 있어 2만 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 다만 정기권은 버스 환승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철은 서울교통공사 등 공공기관에서 운영하고 정기적으로 출퇴근하는 비율이 많기 때문에 정기권 제도가 도입된 것”이라며 “버스는 2004년 준공영제가 시행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민간 영역이라 정기권 논의가 더뎠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지난해 5월 ‘지하철·버스 통합정기권’ 도입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예산 문제로 올해 도입은 무산됐다. 대광위 관계자는 “기재부에서 예산을 반영해주지 않아 내년에 다시 반영해 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황”이라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내일부터 따릉이(서울시 공유자전거) 정액권을 끊으려고요. 버스 요금이 300원 올랐는데 연간으로 따져보니 20만 원 가까이 더 쓰겠더라고요.”직장인 김우영 씨(34)는 전날(12일)부터 서울 시내버스 기본요금이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출퇴근길에 버스를 안 타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며 13일 이렇게 말했다. 김 씨는 “식료품, 옷 등 거의 모두 가격이 인상됐는데 교통비까지 오르니 부담이 적지 않다”며 “아침에 30분씩 투자해 운동한다고 생각하고 자전거로 출퇴근할 생각”이라고 했다. ● 광역버스 3000원으로 30% 올라12일 오전 3시부터 서울시 버스 기본요금이 인상됐다. 교통카드 기준으로 시내버스는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5% 인상됐다. 마을버스는 900원에서 1200원으로 300원(33%), 심야버스는 2150원에서 2500원으로 350원(16%), 광역버스는 2300원에서 3000원으로 700원(30%) 올랐다.8년 만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두고 시민들 사이에선 “고물가 상황에서 부담된다”는 반응이 나왔다. 특히 광역버스가 크게 오른 걸 두고 경기 지역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불만이 크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서울 종로구 광화문까지 광역버스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모 씨(35)는 “매일 왕복 출퇴근길에 6000원씩 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부담이 크다. 지하철 출퇴근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앞으로도 버스를 타야 하는데 커피라도 줄여야 하나 싶다”며 울상을 지었다.일부지만 “어쩔 수 없는 조치”란 반응도 있었다.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는 박종윤 씨(70)는 “한 달에 2만 원 가까이 오른 셈이라 부담이 되긴 한다”면서도 “버스업계도 힘들 텐데 고통 분담 차원에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올 10월에는 지하철 기본요금도 1250원에서 1400원으로 150원(12%) 오르면서 서민들의 교통비 부담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정기권 도입 필요”시민들 사이에선 “버스 요금 인상이 어쩔 수 없다면 정기권이라도 만들어 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지하철은 일정 거리 구간 내에서 지하철만 이용하는 경우 요금을 할인해 주는 정기권이 있지만 버스는 없기 때문이다. 서울 지하철 정기권의 경우 기본요금 44회분에 해당하는 요금으로 60회를 탈 수 있어 2만 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 다만 정기권은 버스 환승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다.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철은 서울교통공사 등 공공기관에서 운영하고 정기적으로 출퇴근하는 비율이 많기 때문에 정기권 제도가 도입된 것”이라며 “버스는 2004년 준공영제가 시행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민간 영역이라 정기권 논의가 더뎠다”고 설명했다.한편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지난해 5월 ‘지하철·버스 통합정기권’을 도입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예산 문제로 올해 도입은 무산됐다. 대광위 관계자는 “기재부에서 예산을 반영해주지 않아 내년에 다시 반영해 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황”이라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새만금과 서울, 2개의 서로 다른 잼버리를 경험하는 게 너무 흥미롭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에서 유생 체험에 참여한 스위스 국적의 스카우트 대원인 마린 양(16)은 밝은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스위스 대표단 280여 명은 보물 제141호로 지정된 성균관대 ‘명륜당’에서 600년 전 성균관 유생들의 교복인 ‘청금복’을 입고 K문화 투어를 즐겼다. 마린 양은 “조기 철수 소식에 부모님이 걱정하셔서 ‘모기도 없고 서울이 훨씬 좋으니 안심하라고 했다”며 “앞으로의 도심 투어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전날(8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영장을 떠나 전국 8개 광역단체로 철수한 스카우트 대원들은 9일 조기 퇴영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도심 속 잼버리’를 이어갔다. 서울에 둥지를 튼 각국 대표단들은 경복궁, 청와대, 인사동, 대학로 곳곳을 탐방했다. 일부 대원은 K팝 댄스 수업을 듣고, 저녁에는 서울 광화문광장과 여의도한강공원에서 DJ 공연을 즐겼다. 하지만 제6호 태풍 ‘카눈’의 여파로 잼버리 참가자들의 야외활동은 9일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안전이 최우선이기에 10일 영외 프로그램이 불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1일 K팝 콘서트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청와대 방문-부채 만들기-K팝 댄스… 대원들 “다시 돌아올게요” 한국의 역사-전통문화 배우고 익혀英부모 “한국인, 처음보는 딸에게 미안하다, 와줘서 고맙다고 말해”순천서 대원 태운 버스 사고 3명 경상… 입국 안한 예멘 숙소 마련 ‘헛발질’도 “다시 돌아올게요(I will be back).” 9일 대전의 대표 관광명소인 중구 ‘오월드’를 방문한 브라질 스카우트 단원들은 일제히 이렇게 외치며 단체 사진을 찍었다.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장인 전북 부안 새만금 야영장에서 조기 철수한 아쉬움과 한국에 대한 애정이 담긴 구호였다. 브라질 대원 200여 명은 이날 놀이공원 입구에서부터 환호성을 지르며 춤을 췄다. K팝 노래를 함께 부르다 나들이를 나온 대전 시민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했다. 브라질인 스텔라 양(16)은 “새만금을 빨리 떠난 건 아쉽다”면서도 “대전에서 좋은 체험을 할 수 있게 이런 자리를 만들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 한국 문화 체험 나선 단원들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은 한국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배우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노르웨이와 덴마크 국적 단원 165명은 서울 종로구 청와대를 방문해 한국의 역대 대통령과 근현대사에 대해 배웠다. 한국에 처음 방문했다는 노르웨이 출신 빅토리아 양(16)은 “(청와대에 와 보니) 아직 서울에서 경험할 게 많은 거 같아 흥분된다”며 “매일 숙소 밖을 나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을 방문한 레바논 대원 41명은 한국의 전통 부채 만들기 체험에 참여했다. 대원들은 “처음 보는 물건이다”, “어떻게 사용하는 거냐” 등의 질문을 던지며 부채 만들기에 열중했다. 6·25전쟁 참전국인 영국과 벨기에의 잼버리 대원 40여 명은 인천 연수구의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을 방문했다. 대원들은 기념관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자유수호의 탑에서 인천 앞바다를 바라보며 헌화했다. 벨기에 대표단 지도자 듀커 이리스 양은 “벨기에 선배들이 한국의 자유수호를 위해 싸웠고 내가 그 현장을 돌아봤다는 게 무척 뜻깊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코스타리카 대원 50여 명은 서울 마포구 YGX아카데미에서 K팝 댄스를 배우기도 했다. 알록달록한 티셔츠를 입은 대원들은 블랙핑크 맴버 지수의 솔로곡 ‘꽃’의 안무를 배우며 즐거워했다. 인솔자 스테파니 존슨 씨(33)는 “잼버리의 원래 취지가 ‘행복하기’인데, 오늘 개최국의 문화를 배울 수 있어 행복하고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조기 철수 작전과 각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각종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일부 해외 부모들의 감사 메시지가 나오기도 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잼버리에 15세 딸을 보낸 섀넌 스와퍼 씨는 “딸이 ‘한국인들이 믿을 수 없도록 친절하다’고 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 딸에게 와 ‘미안하다, 와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 새만금 조기 철수 잡음 계속 하지만 지역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서 일부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낮 12시 46분경 전남 순천시 서면 운평리에서는 스위스 대원 38명을 태우고 가던 관광버스가 시내버스와 충돌해 대원 3명이 가벼운 타박상을 입었다. 이 중 2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조기 철수 작전이 마무리됐지만 잼버리 조직위원회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됐다. 특히 입국하지 않은 대원들이 각 대학 기숙사와 연수원에 배정돼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충남 홍성군 혜전대는 8일 예멘 출신 대원 175명이 배정됐다는 통보를 받고 기숙사 등 숙소를 준비했다. 하지만 예멘 대원들은 입국조차 하지 않은 사실을 밤 9시경 알게 됐다. 학교 측은 환영 현수막과 175명분의 출장뷔페 음식까지 준비한 상황이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대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경찰이 초고가 외제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시민에게 중상을 입힌 운전자를 체포한 뒤 석방해 논란이 일고 있다. 마약 투약이 의심되는 정황이 나왔는데도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고 풀어줬기 때문이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신모 씨(28)는 2일 오후 8시 10분경 서울 강남구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압구정역 근처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다치게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피해자는 양다리가 골절되고 머리와 배를 다치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씨는 체포 직후 마약 간이검사를 받은 결과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왔다. 수면마취제로 쓰이는 케타민은 환각 증상을 유발해 국내에선 ‘클럽 마약’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신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달 31일 수술을 받았고 의사가 처방한 주사액에 케타민이 들어 있었다”고 진술했고, 신 씨의 수술을 한 병원도 관련 내용을 소명하는 서류를 경찰에 제출했다. 이에 경찰은 3일 오후 3시경 신 씨를 석방했다. 신 씨가 교통사고를 내 피해자가 큰 부상을 당한 사실과 경찰이 신 씨를 석방한 사실이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면서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은 신 씨가 사고 직후에도 웃으며 통화하고 주변 시민들을 위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일각에선 “대형 로펌이 변호하면서 풀려난 거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대해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변호인이 신원 보증을 하고 책임지겠다고 해 석방했다. 대형 로펌은 아니다”라며 “구속 사유도 성립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그러나 비판 여론이 잦아들지 않자 경찰은 신 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 등 치사상 혐의로 이번 주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경찰은 “케타민 외에 또 다른 마약류를 투약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경찰이 초고가 외제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시민에게 중상을 입힌 운전자를 체포한 뒤 석방해 논란이 일고 있다. 마약 투약이 의심되는 정황이 나왔는 데도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고 풀어줬기 때문이다.8일 경찰에 따르면 신모 씨(28)는 2일 오후 8시 10분경 서울 강남구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압구정역 근처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다치게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피해자는 양 다리가 골절되고 머리와 배를 다치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신 씨는 체포 직후 마약 간이검사를 받은 결과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왔다. 수면마취제로 쓰이는 케타민은 환각 증상을 유발해 국내에선 ‘클럽 마약’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신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달 31일 수술을 받았고 의사가 처방한 주사액에 케타민이 들어 있었다”고 진술했고, 신 씨의 수술을 한 병원도 관련 내용을 소명하는 서류를 경찰에 제출했다. 이에 경찰은 3일 오후 3시경 신 씨를 석방했다.신 씨가 교통사고를 내 피해자가 큰 부상을 당한 사실과 경찰이 신 씨를 석방한 사실이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면서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은 신 씨가 사고 직후에도 웃으며 통화하고 주변 시민들을 위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일각에선 “대형 로펌이 변호하면서 풀려난 거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대해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변호인이 신원 보증을 하고 책임지겠다고 해 석방했다. 대형 로펌은 아니다”라며 “구속 사유도 성립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그러나 비판 여론이 잦아들지 않자 경찰은 신 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 등 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경찰은 “케타민 외에 또 다른 마약류를 투약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전국 곳곳에서 ‘살인 예고’ 글이 이어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6일 서울 지하철 열차 안에서 방탄소년단(BTS) 팬들이 소리를 지르자 테러가 발생한 것으로 오인한 승객들이 대피하면서 다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6일 오후 8시 36분경 김포공항역 방면으로 운행하던 서울 지하철 9호선 급행열차 승객으로부터 “이상한 냄새가 난다. 사람들이 뛰어다니고 넘어지고 있다”는 신고가 20여 건 접수됐다. “생화학 테러가 의심된다”는 신고도 있었다. 열차가 신논현역에 정차하자 일부 시민들이 급히 뛰쳐나가면서 부상을 당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열차 내부를 확인한 결과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다고 보고 부상자 7명 중 6명을 병원으로 이송한 뒤 철수했다. 1명은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번 소동은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열린 BTS 멤버 슈가의 콘서트를 관람한 외국인 팬들이 열차에서 고성을 지르면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슈가가 콘서트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방송을 진행하며 어깨에 새긴 타투를 공개했고, 이를 스마트폰으로 지켜보던 팬들이 열차에서 환호성을 지르자 주변 시민들이 비명으로 오인한 것이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A 씨(26)는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니 패닉이 될 수밖에 없었다”며 “최근 묻지 마 범죄가 이어지다 보니 공포감이 더 컸던 것 같다”고 했다. 트위터 등 SNS에는 당시 시민들이 급히 도망치는 과정에서 두고 간 가방 등 분실물 사진도 올라왔다. 경찰은 유실물 약 30개를 유실물종합관리시스템(www.lost112.go.kr)에 등록하고 주인이 찾아가도록 조치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전국 곳곳에서 ‘살인 예고’ 글이 이어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6일 서울 지하철 열차 안에서 방탄소년단(BTS) 팬들이 소리를 지르자 테러가 발생한 것으로 오인한 승객들이 대피하면서 다치는 소동이 벌어졌다.경찰에 따르면 6일 오후 8시 36분경 김포공항역 방면으로 운행하던 서울 지하철 9호선 급행열차 승객으로부터 “이상한 냄새가 난다. 사람들이 뛰어다니고 넘어지고 있다”는 신고가 20여 건 접수됐다. “생화학 테러가 의심된다”는 신고도 있었다. 열차가 신논현역에 정차하자 일부 시민들이 급히 뛰쳐나가면서 부상을 당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열차 내부를 확인한 결과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다고 보고 부상자 7명 중 6명을 병원으로 이송한 뒤 철수했다. 1명은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동한 경찰 역시 “역사 안에 난동범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열차와 역사 내부 등을 수색했으나 별다른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경찰 조사 결과 이번 소동은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열린 BTS 멤버 슈가의 콘서트를 관람한 외국인 팬들이 열차에서 고성을 지르면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슈가가 콘서트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방송을 진행하며 어깨에 새긴 타투를 공개했고, 이를 스마트폰으로 지켜보던 팬들이 열차에서 환호성을 지르자 주변 시민들이 비명 소리로 오인한 것이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A 씨(26)는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니 패닉이 될 수밖에 없었다”며 “최근 묻지 마 범죄가 이어지다 보니 공포감이 더 컸던 것 같다”고 했다. 트위터 등 SNS에는 당시 시민들이 급히 도망치는 과정에서 두고 간 가방 등 분실물 사진도 올라왔다. 경찰은 유실물 약 30개를 유실물종합관리시스템(www.lost112.go.kr)에 등록하고 주인이 찾아가도록 조치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일대에서 3일 최모 씨(22)가 무차별 습격 난동을 벌여 14명이 다친 가운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60대 여성이 끝내 사망했다. 경찰은 지난달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살인 예고’ 글을 올린 54명을 붙잡아 수사 중이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3일 최 씨의 차에 치여 치료를 받던 이모 씨(64)가 6일 오전 2시경 숨을 거뒀다. 당시 최 씨는 어머니 소유의 차량을 운전해 서현역 일대를 돌진하며 5명을 들이받은 뒤 인근 백화점에서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9명을 다치게 했다. 이 씨가 사망함에 따라 경찰은 최 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최 씨는 5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에서 무차별 흉기 난동이 발생한 이후 6일 오후 6시까지 ‘살인 예고’ 글을 올린 54명이 검거됐는데, 이 중에는 중학생 등 미성년자도 포함돼 있었다. 4일 새벽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살인 예고’ 글을 올린 뒤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흉기를 들고 배회하다가 검거된 20대 남성 허모 씨는 6일 살인예비와 특수협박 혐의로 구속됐다. 조사 결과 허 씨는 범행 직전 경찰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온라인에 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 이후 ‘살인 예고’ 글이 폭증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자 검경은 구속 수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6일 “(살인 예고 글을 쓴) 피의자 검거 후 수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범죄 실행 의사가 확인되는 경우엔 구속 수사를 적극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초동 수사 단계부터 경찰과 협력해 법정 최고형으로 처벌되도록 엄정히 대처하라”고 전국 검찰청에 지시했다.‘살인 예고’ 글 범인 대부분 10, 20대… “장난”이라지만 시민들 불안 경찰 ‘살인 예고 글’ 54명 검거“에버랜드서 다 죽인다” 글은 16세, “부산 서면서 칼부림”은 20대 해군“칼 소지해” “흉기 들고 뛰어다녀”… 공포 경험 시민들 ‘오인 신고’ 잇달아 서울 관악구 신림역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에서 불특정 다수를 노린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이를 모방한 ‘살인 예고’가 전국 곳곳에서 급증하고 있다. 온라인에 게재된 ‘살인 예고’ 글 대부분이 장난이거나 홧김에 쓴 것으로 확인됐지만, ‘묻지 마 범죄’의 공포를 이미 경험한 시민들의 불안감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있다.● 번화가 상대로 무차별 ‘살인 예고’ 경찰은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21일 이후 이날 오후 6시까지 ‘살인 예고’ 글을 온라인에 올린 54명을 검거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작성자들은 공통적으로 인파가 많이 몰리는 장소를 범행 장소로 특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5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엔 ‘요즘 흉기 난동이 유행이라던데 나도 송도달빛축제공원에 가볼까’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는데, 이 공원에선 4일부터 사흘간 15만 명이 모여드는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경찰은 즉시 경비를 강화하고 검거에 나섰지만 범행 관련 정황은 찾지 못했다. 경찰은 현재 작성자를 추적하고 있다.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서 살인하겠다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A 군(16)도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A 군은 5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에버랜드 가는데 3시부터 눈에 보이는 사람들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다 죽일 겁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후 A 군은 어머니와 함께 에버랜드에 방문했는데, 경찰의 연락을 받은 어머니가 에버랜드 정문에서 검문 중이던 경찰에 A 군을 인계했다. 경찰은 ‘인천 부평 로데오거리에서 여자만 10명 살해하겠다’는 글을 올린 40대 남성도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기 수원시 신분당선 광교역, 평택 시내 등에서 살인을 예고한 작성자들도 잇따라 검거됐다.● 작성자 대부분 10·20대…“장난삼아 올렸다” ‘살인 예고’ 글을 올렸다가 검거된 이들 대부분은 10대 청소년이나 20대 청년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범행 동기에 대해 “관심을 끌기 위해서”, “술김에 장난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SNS에 ‘계양역 살인 예고’ 글을 올렸다 붙잡힌 10대 청소년은 경찰 조사에서 “장난으로 그랬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에서 흉기 난동 예고 글을 올렸다 붙잡힌 20대 해군 장병 B 씨는 “술에 취해 장난삼아 올린 글”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B 씨는 5일 자신의 SNS 계정에 “6일 서면(에서) 칼부림할 예정”이라는 글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인과 함께 술자리에 있던 B 씨를 검거해 헌병대로 넘겼다. 중학생도 살인 예고 글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에서 글을 올려 붙잡힌 중학생 C 군은 경찰 조사에서 “다른 사람들이 살인 예고 글을 올리는 걸 보고 나도 이런 글을 쓰면 사람들이 얼마나 관심을 가질지 궁금했다”며 “장난으로 글을 썼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시민 불안감에 ‘오인 신고’도 이어져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범죄와 무관한 사람을 범죄자로 오인한 신고도 이어지고 있다. 5일 오후 경남 사천시 주택가에선 “어떤 아저씨가 칼을 소지하고 돌아다닌다”는 112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동네를 산책하다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한 주방용 칼을 집으로 가져가던 상황이었다. 5일 경기 의정부시에선 검정 후드티를 입고 뛰어가던 10대 중학생을 두고 ‘남성이 흉기를 들고 뛰어다닌다’는 112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했다. 당시 사복을 입은 경찰이 10대 중학생을 뒤쫓았고, 중학생이 놀라 달아나는 과정에서 경찰과 뒤엉키며 부상을 입었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 내용을 확인하던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학생이 다친 부분은 죄송하다”고 말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흉기를 들고 돌아다니다가 붙잡힌 20대 남성 허모 씨가 살인예비 및 특수협박 혐의로 6일 구속됐다. 경찰 조사 결과 허 씨는 범행에 앞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경찰을 죽이겠다고 예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유동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6일 오후 허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허 씨는 4일 오전 흉기와 장난감총을 소지한 채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돌아다니다 “칼을 든 남자가 있다”는 보안 요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체포됐다. 경찰은 허 씨가 들고 있던 쇼핑백 안에 있던 흉기 2점과 장난감 총 1점을 압수했다. 경찰이 체포하면서 “왜 (그랬냐)”고 묻자 허 씨는 “너무 힘들어서”라고 답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찰이 당초 인근 폐쇄회로(CC)TV 등을 살펴본 결과 허 씨가 흉기를 누군가에게 겨누거나 휘두르는 행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범인은 해당 장소의 불특정 다수에게 두려움을 주었다”며 “최근 묻지 마 살인으로 시민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흉기 등 위험한 물건까지 소지해 특수협박죄가 가능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다른 사람을 직접 위협하지 않더라도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채 다른 사람에게 공포감을 줄 만한 행동을 했다면 특수협박죄로 처벌할 수 있다. 경찰이 허 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감식)한 결과 범행 당일 새벽에 “경찰관을 찔러 죽이겠다”는 글을 SNS에 올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경찰은 살인예비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살인 예고 글만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칼을 소지해 서울까지 올라온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장에서 자해 소동도 벌이는 등 단순 계획에 그치지 않고 실제 범행을 위해 나아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출석하던 허 씨는 고속버스터미널을 찾아간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자살하기 위해서였다. 제 목을 칼로 찔러서요”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경찰을 죽이겠다고 예고한 글을 작성한 이유에 대해선 대답하지 않았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에서 무차별 테러를 벌인 최모 씨(22)처럼 심각한 정신질환 진단을 받고도 제대로 치료받지 않는 환자가 한 해 최소 1만4638명에 이르지만 ‘외래치료 명령’을 받은 사례는 28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래치료 명령은 정신질환을 앓는 이가 자신이나 타인을 해칠 경우 강제로 치료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현행법상 이미 사건을 저지르고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에게만 내릴 수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래치료 명령의 대상을 넓히고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제입원 환자 아니면 명령 불가능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최 씨는 2020년 조현병의 전 단계인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지 않았다. 최 씨가 범행 후 경찰 조사에서 ‘특정 집단이 나를 스토킹하려 한다’며 피해망상 진술을 한 것을 보면 치료가 중단된 최근 3년간 증상이 악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환자가 치료 사각에 방치되지 않도록 2009년 3월 도입된 제도가 ‘외래치료 명령’이다. 정신병원이 청구하면 지방자치단체 산하 정신건강심사위원회가 심사해 환자에게 최장 1년간 외래치료를 명령하고 치료비도 지원해 줄 수 있다. 2019년 4월 ‘외래치료 지원제도’로 이름을 바꾸고 보호자 동의 없이도 치료를 명령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이미 자해나 타해 행동으로 ‘강제입원’됐던 환자에게만 이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최 씨처럼 입원한 적이 없으면 아예 명령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 환자가 치료 명령을 따르지 않았을 때 강제할 법적 수단도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중증 정신질환자 3만9927명 가운데 퇴원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외래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는 1만4638명(36.7%)이었다. 중증인 만큼 계속적인 치료가 필요하지만 이를 하지 않았다는 것. 같은 해 외래치료 명령이 내려진 사례는 28건뿐이었다. 그 전해(2020년)에는 8건이었다. 서울과 부산, 경기 등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시도에서는 외래치료 명령이 한 건도 청구되지 않았다. 이동우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중증 정신질환은 단기간 내 완치가 사실상 불가능해 꾸준한 상담과 복약이 필수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은 관리 사각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해우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장(서울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장)은 “최 씨의 경우 입원 이력이 없는 만큼 강제치료 이력도 없었다고 봐야 한다. 이 때문에 치료 명령 대상이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명령 대상 넓히고 국가책임제 검토해야” 전문가들은 정신질환자가 중증으로 악화할 우려가 크다면 입원 이력이 없어도 외래치료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1983년 이후 47개 주(州)에 외래치료 지원제도(AOT)가 도입됐는데, 입원 경력보다는 ‘재발’이나 ‘악화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살핀다. 이동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다수 선진국이 병식(스스로 아프다는 인식)이 없는 중증 정신질환자에게 예방적 차원에서 치료를 명령하는 것을 인권침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증 정신질환의 초기 진단부터 치료까지 국가가 관리하는 ‘국가책임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의심 신고부터 진단, 병상 배정까지 모두 담당했던 것처럼 중증 정신질환도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환자가 불만이나 불안감을 해결하지 못해 ‘폭발’하는 일을 막기 위해 맞춤형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서울 관악구 신림역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에서 불특정 다수를 노린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이를 모방한 ‘살인 예고’가 전국 곳곳에서 급증하고 있다. 온라인에 게재된 ‘살인 예고’ 글 대부분이 장난이거나 홧김에 쓴 것으로 확인됐지만, ‘묻지마 범죄’의 공포를 이미 경험한 시민들의 불안감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있다.● 번화가 상대로 무차별 ‘살인 예고’경찰은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21일 이후 이날 오후 6시까지 ‘살인 예고’ 글을 온라인에 올린 54명을 검거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작성자들은 공통적으로 인파가 많이 몰리는 장소를 범행 장소로 특정한 것으로 나타났다.실제 5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엔 ‘요즘 흉기 난동이 유행이라던데 나도 송도달빛축제공원에 가볼까’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는데, 이 공원에선 4일부터 사흘간 15만 명이 모여드는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경찰은 즉시 경비를 강화하고 검거에 나섰지만 범행 관련 정황은 찾지 못했다. 경찰은 현재 작성자를 추적하고 있다.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서 살인하겠다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A 군(16)도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A 군은 5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에버랜드 가는데 3시부터 눈에 보이는 사람들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다 죽일 겁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후 A 군은 어머니와 함께 에버랜드에 방문했는데, 경찰의 연락을 받은 어머니가 에버랜드 정문에서 검문 중이던 경찰에 A 군을 인계했다.경찰은 ‘인천 부평 로데오거리에서 여자만 10명 살해하겠다’는 글을 올린 40대 남성도 붙잠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기 수원시 신분당선 광교역, 평택시내 등에서 살인을 예고한 작성자들도 잇따라 검거됐다. ● 작성자 대부분 10·20대…“장난 삼아 올렸다” ‘살인 예고’ 글을 올렸다가 검거된 이들 대부분은 10대 청소년이나 20대 청년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범행 동기에 대해 “관심을 끌기 위해서”, “술김에 장난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SNS에 ‘계양역 살인 예고’ 글을 올렸다 붙잡힌 10대 청소년은 경찰 조사에서 “장난으로 그랬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에서 흉기난동 예고 글을 올렸다 붙잡힌 20대 해군장병 B 씨는 “술에 취해 장난삼아 올린 글”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B 씨는 5일 자신의 SNS 계정에 “6일 서면(에서) 칼부림할 예정”이라는 글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인과 함께 술자리에 있던 B 씨를 검거해 헌병대로 넘겼다. 중학생도 살인 예고 글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에서 글을 올려 붙잡힌 중학생 C 군은 경찰 조사에서 “다른 사람들이 살인 예고 글을 올리는 걸 보고 나도 이런 글을 쓰면 사람들이 얼마나 관심을 가질지 궁금했다”며 “장난으로 글을 썼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시민 불안감에 ‘오인 신고’도 이어져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범죄와 무관한 사람을 범죄자로 오인한 신고도 이어지고 있다. 5일 오후 경남 사천시 주택가에선 “어떤 아저씨가 칼을 소지하고 돌아다닌다”는 112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동네를 산책하다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한 주방용 칼을 집으로 가져가던 상황이었다.5일 경기 의정부시에선 검정 후드티를 입고 뛰어가던 10대 중학생을 두고 ‘남성이 흉기를 들고 뛰어다닌다’는 112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했다. 당시 사복을 입은 경찰이 10대 중학생을 뒤쫓았고, 중학생이 놀라 달아나는 과정에서 경찰과 뒤엉키며 부상을 입었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 내용을 확인하던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학생이 다친 부분은 죄송하다”고 말했다.최미송기자 cms@donga.com인천=공승배기자 ksb@donga.com부산=김화영기자 run@donga.com}

도심 번화가인 서울 관악구 신림역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잇달아 ‘묻지 마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진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사회 내 은둔해 있다 계기만 생기면 갑자기 테러를 일으키는 ‘외톨이 테러’가 일상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경고했다. 미국 등 외국에서나 벌어졌던 총기 난사 사건 같은 테러 범죄가 우리의 일상 생활까지 파고든 것이다. 경찰이 4일 “흉기 난동과 모방 범죄에 대해 총기 사용도 주저하지 않는 특별치안활동을 벌이겠다”고 선포했지만 ‘외톨이 테러’에 대한 시민들의 공포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서현역에서 차량과 흉기로 무차별 습격 난동을 벌인 최모 씨(22)는 4일 경찰 조사에서 “사람을 죽여서 경찰의 관심을 끌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최 씨는 전과는 없었지만 2020년 조현병 직전 단계인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진단 전까지 약을 복용했던 최 씨는 이후엔 치료를 받지 않았다. 최 씨는 “나를 스토킹하는 집단 구성원 다수가 서현역에 있을 것 같았다”며 서현역을 범행 장소로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특히 최 씨는 대기업에 다니는 아버지 등 중산층 집안에서 자란 영재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 씨의 가족은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최 씨가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올림피아드에 나가 수상하는 등 공부에 소질이 있었지만 특목고 진학에 실패한 뒤 삐뚤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회 내에 은둔해 있다 갑자기 테러를 일으키는 ‘외톨이 테러’가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이런 유형의 범죄는 사전 징조를 파악하기 매우 어렵다”며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위험 단계’에 놓인 사람들을 초기에 파악하고 이들의 폭력을 제지할 ‘안전밸브’를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사건이 지난달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에서 발생한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 이후 불과 13일 만에 발생한 것을 두고 이번 사건이 또 다른 무차별 범죄를 자극하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박사는 “본인이 현실화하지 못했던 범죄들이 실제로 행해지는 것을 목격하는 것이 일부 ‘위험군’들에게 그동안 눌러왔던 사회적 분노를 일시에 폭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흉기 소지 의심자 또는 이상행동자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에 따라 선별적 검문검색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흉기 소지 범죄자에 한해서는 급박한 상황에서 경고사격 없이 실탄 사격도 허용할 방침이다. 또 이번 사건 이후 무차별적으로 올라오는 ‘살인 예고 글’ 및 가짜뉴스에 대해 경찰은 “예외 없이 강력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는 무기형을 형법에 신설하고, 중증 정신질환자의 입원 여부를 사법기관이 결정하도록 하는 ‘사법입원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서울-부산 등서 모방범죄 예고 27건… “위험군 외톨이 파악 시급” ‘외톨이 테러’ 줄예고, 불안 확산서울 강남 학원에 “학생 몰살” 글고속터미널선 흉기소지 남성 체포 “오늘 오후 7시 강남역에서 100명을 죽일 예정이다.” 4일 오전 2시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온 ‘살인 예고 글’의 일부다. 이날 서울 강서구에서는 “오늘 16시 왕십리역 다 죽여버린다”란 제목의 살인 예고 글을 올린 20대 남성 민모 씨가 검거됐다. 서울 강남구 한티역에서의 살인을 예고하는 글을 쓴 작성자는 자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 백화점 인근에서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을 벌여 14명에게 중상을 입힌 최모 씨(22)처럼 불특정 다수를 노린 ‘외톨이 테러’를 예고하는 글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역, 경기 성남시 오리역, 부산 서면 등 전국 각지에서 살인을 예고하는 글이 올라와 경찰이 대대적으로 추적에 나섰다. 4일 오후 8시 기준 경찰이 추적 중인 글은 최소 27건이며 이 중 5건이 검거됐다. ● “같이 죽어 보자” 글에 학원가 초비상 이날 온라인에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유명 학원에서 칼부림을 하겠다는 예고 글이 올라와 학원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글 작성자는 “대치동 ○○학원 재수종합반 학생 몰살한다”며 “어쩌피(어차피) 수능 망한 거 같이 죽어 보자”는 글을 남겼다. 이에 학원 측은 “해당 글을 확인한 직후 학생과 강사들을 전원 조퇴시켰다”고 전했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또 이날 오전 “고속터미널에 칼을 들고 다니는 남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건물 1층에서 흉기를 들고 다니던 20대 남성 A 씨를 발견해 특수협박 혐의로 체포했다. 당시 A 씨는 쇼핑백 안에 칼과 장난감 총으로 추정되는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경찰은 A 씨로부터 흉기 2개를 압수했다. ‘묻지 마 흉기 난동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가짜 뉴스도 빗발쳤다. 대구의 한 PC방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범인이 도주 중이라는 글이 확산되자 대구경찰청은 4일 “사실이 아니다”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이날 오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경기 포천시 종합터미널에서 흉기 난동과 방화 사건이 발생했다”는 글도 빠르게 확산됐으나 역시 가짜 뉴스로 밝혀졌다.● “정신 병력 치료 중단 없도록 전수 조사해야” 잇따르는 흉악 범죄에 정부는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정부는 경찰력을 총동원해 초강경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법무부도 “흉악 범죄에 대한 엄정 대응을 위해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는 무기형’을 형법에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경찰도 강경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2시 대국민 담화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흉악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한다”며 “흉기 소지 의심자, 이상 행동자에 대해 선별적 검문검색을 하고 필요한 경우 총기 등 물리력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외톨이 테러’가 또 다른 모방 범죄를 불러일으키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심리적으로 불안한 이들이 타인의 범죄를 접한 후 억눌러온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탈출구’로서 그대로 범죄를 모방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정신 병력이 확인된 사람의 경우 전수조사를 통해 치료가 시급한 이들을 파악해 치료 중단 위기를 맞이하지 않도록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고 전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성남=최원영 기자 o0@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폭염 때문에 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전북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서 영국 스카우트들이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은 이번 잼버리에 참가국들 중 가장 많은 4500여 명의 스카우트 대원을 파견했다. 영국 BBC방송은 4일(현지 시간) 영국 스카우트가 행사장에서 철수해 앞으로 이틀 내에 호텔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영국 스카우트 측은 바로 출국하지 않고 호텔에서 머물다가 애초 계획대로 13일 자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번 잼버리는 세계 155개국 약 4만 명의 청소년이 참가했다. 전체 참가자의 10%를 차지하는 영국이 행사 철수를 결정함에 따라 이번 잼버리는 사실상 파행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는 현장 폭염으로 온열 환자들이 속출하자 대사관 직원들이 현장에 상주하면서 현장 상황을 모니터링했고 참가국들 중 가장 먼저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이번 잼버리가 미숙한 운영으로 질타받는 가운데 지난해 열릴 예정이던 ‘프레잼버리’(잼버리 예비 행사)가 기반 시설 미비로 개최가 취소되는 등 부실 행사가 예견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잼버리 주최국은 통상 본행사 전에 프레잼버리를 열어 준비 상황을 점검한다. 전 세계 청소년 수만 명이 모이는 행사인 만큼 ‘모의고사’를 치르는 셈이다. 그런데 잼버리조직위원회는 지난해 8월 개최할 예정이었던 프레잼버리를 행사 2주 전에 돌연 취소했다. 당시 조직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회 여성가족위원회가 같은 달 낸 여성가족부 결산심사 검토보고서에선 “상하수도와 주차장 같은 기반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프레잼버리) 행사 정상 개최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도 존재했다”고 분석했다. 잼버리 영지는 올해 장마를 거치며 곳곳에 물이 차는 등 같은 문제가 반복됐고 폭염까지 덮치면서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다. 4일 조직위는 새만금 잼버리 영지에 설치된 잼버리 병원에서 3일 하루 동안 1486명이 진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잼버리 부실 운영에 대한 국내외 우려가 커지자 총력 대응에 나섰다. 이날 오후 잼버리 행사 현장을 찾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부가 전면에 나서서 마지막 참가자가 새만금을 떠날 때까지 안전 관리와 원활한 대회 진행을 책임지겠다”고 밝혔다.잼버리 ‘최대 참가국’ 英 이어 연쇄철수 우려… 행사 파행 불가피 170개 야외행사 대부분 스톱“즐길거리 없이 땡볕 고문 수준”일일체험 나선 성인들조차 분통尹 “냉방버스 등 무제한 공급” 지시 전북 부안군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캠프에서 4일 영국 스카우트 참가자들이 안전을 이유로 철수를 결정함에 따라 이번 잼버리 행사의 파행이 불가피하게 됐다. 영국은 이번 잼버리에서 가장 많은 4500여 명의 스카우트 대원을 파견했다. 영국에 이어 나머지 국가들도 잼버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어 연쇄 철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조직위는 4일 0시 기준으로 총 155개국, 3만9304명이 잼버리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초 참가하기로 한 4만3000여 명에는 못 미쳐 상당수가 입소하지 않거나 퇴소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이기순 여성가족부 차관은 브리핑에서 “해외 국가가 외교 채널을 통해 안전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열악한 환경에 코로나19까지 발생 이날 계속되는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자 잼버리조직위원회는 야영장 내에서 이뤄지는 170여 개 야외 프로그램 운영을 대부분 중단했다. 전날만큼의 ‘대혼란’은 없었지만 일반인이 드나들 수 있는 델타 구역 안팎에선 여전히 참가자 불편이 이어졌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 4일 오전 잼버리 행사장에서 만난 김모 씨(32)는 “더위를 피할 제대로 된 시설조차 없다”면서 “왜 학생들이 어지럼증을 호소했는지 이제 알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 씨는 일일 체험에 참여하기 위해 휴가까지 냈으나 이미 무더위에 지친 모습이었다. 젊은 시절 스카우트 지도자로 활동했다는 김가현 씨(79)는 “최소한의 안내 표시판조차 없어 불편하고, 시설도 엉망이어서 즐길거리가 없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유모 씨(45)는 “에어컨이 없는 체험관은 불볕더위로 숨이 막히는 실외와 다를 바 없었다. 제대로 된 체험도 못 하고 힘만 들었다”고 했다. 세계 각국의 음식을 즐길 수 있는 ‘푸드하우스’ 행사장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일부 부스는 현금만 사용할 수 있어 현장에 설치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2대 앞에는 돈을 찾으려는 50여 명의 학생과 일일 체험자들이 무더위에 땀을 흘리며 늘어섰다. 이날 오후 현장의 일부 ATM에는 더 이상 현금 출금이 불가하다는 ‘X자’ 표시가 붙기도 했다. 야영장 내 환자 발생도 계속되고 있다. 조직위에 따르면 새만금 잼버리 영지에 설치된 잼버리 병원에선 3일 하루 동안 1486명이 진료를 받았다. 이 중 온열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38명이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3일까지 28명 발생해 추가 전파 우려까지 제기된다. 이에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4일 폭염 속에서 진행 중인 세계잼버리대회를 중단해 줄 것을 정부에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 尹 대통령 “냉방버스, 냉동탑차 무제한 공급” 여름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학생들이 잠시라도 시원하게 쉴 수 있는 냉방 대형버스와 찬 생수를 공급할 수 있는 냉장·냉동 탑차를 무제한 공급하라”고 4일 지시했다. 이에 따라 이날 긴급 소집된 임시 국무회의에서는 잼버리 대회 지원을 위한 예비비 69억여 원 지출안이 의결됐다. 정부는 참여자들이 에어컨 바람을 쐴 수 있는 ‘쿨링 버스’ 130대를 이날 현장에 배치했다. 또 참가자들에게 매일 얼음 생수를 5병씩 나눠주는 등 개인 폭염 대비 물품도 지급하기로 했다. 의료 인프라도 확충됐다. 야영장 안에 설치된 잼버리 클리닉 5곳의 운영시간을 매일 밤 12시까지로 연장하고, 5일까지 의사 37명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자체 인력 외에 민간 병원으로부터 의료진 파견도 받는다. 세브란스병원은 의사와 간호사, 약사 등 의료진 18명을 4일 현장에 파견했고, 서울대병원도 의료진을 보냈다. 대한의사협회도 이르면 5일부터 응급의료지원단을 운영할 예정이다. 한편 외교부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에 주재하는 23개국의 주한 외교단을 상대로 폭염, 위생 등 잼버리 운영 논란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조치 사항에 관해 설명했다. 외교부는 오영주 2차관을 반장으로 내부 태스크포스(TF)도 꾸려 주한 외교단과 잼버리조직위원회 간 소통도 돕기로 했다. 해외 학부모들 사이에서 잼버리에 참여 중인 자녀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준비 예산 못 쓰고 ‘내년 이월’ 반복 행사 준비 부족과 시설 미비로 원성을 사고 있지만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최에 책정된 예산은 총 1030억 원에 이른다. 2017년 대회 유치 직후에는 491억 원을 예상했으나 준비 과정에서 2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준비에 차질을 빚으며 지급된 예산을 제때 사용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지난해 제기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여가위)가 여성가족부 결산심사를 앞두고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해 전북도가 잼버리 시설 조성 등에 쓰기 위해 확보한 예산은 55억7100만 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말 기준으로 집행된 예산은 이 중 8.3%인 7억8300만 원에 불과했다. 여가위는 보고서에서 2020년과 2021년에도 예산이 예정대로 쓰이지 못하고 다음 해로 이월되는 상황이 반복돼 왔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던 프레잼버리가 취소된 것도 이러한 준비 지연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부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부안=최미송 기자 cms@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