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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차기 부통령 후보로도 거론되는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55)가 6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뒤 서방 언론 최초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인터뷰했다. 미국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가 명백하나, 오히려 반감을 사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칼슨 전 앵커는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4분 28초 영상에서 “오늘 밤 모스크바에 있다. 푸틴 대통령을 곧 인터뷰한다”며 “그를 만난 서방 언론이 없어 영미권 국민들이 전쟁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인터뷰 영상은 한국 시간으로 9일 오전 8시에 공개될 예정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친미 국적 매체지만 다른 서구 미디어와 달리 균형감을 유지한다”며 인터뷰 수락 배경을 설명했다. 러시아로선 칼슨 전 앵커와의 인터뷰가 나쁠 게 없다. 그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반대해왔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독재자”라 부르기도 했다. 칼슨 전 앵커는 ‘트럼프의 입’ ‘트럼프의 비선(shadow) 외교관’이란 별명도 갖고 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폭스뉴스의 간판 프로그램 ‘터커 칼슨 투나이트’를 진행하며 친트럼프 성향을 표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칼슨의 방송을 여러 차례 공식 연설에서 인용했을 정도로 그를 신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엔 공화당 첫 대선 토론회는 참가하지 않은 채 칼슨과의 대담에 출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푸틴은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막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라고 풀이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푸틴은 미 보수층에 자신의 주장을 직접 전달하려고 칼슨을 인터뷰 상대로 골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인터뷰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 야니스 클루게 독일국제안보연구원 선임위원은 “(푸틴과 칼슨의) 공동 작품은 지금까지 만들어진 (트럼프를 위한) 선전 영상물 가운데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유해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WP에 말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한국계라는) 나의 뿌리가 자랑스럽습니다. 경찰국 수장으로서 모든 로스앤젤레스(LA) 시민들을 위해 봉사하겠습니다.” 미국 서부 최대 도시인 LA에서 경찰국 최고 직위인 경찰국장으로 한국계 미국인 도미닉 H 최 수석부국장(치안정감·54)이 임명됐다. 1869년 LA 경찰국(LAPD)이 창설된 뒤 아시아계 국장이 나온 건 처음이다. LA경찰위원회는 7일(현지 시간) “도미닉 최 수석부국장을 LAPD 임시 국장으로 임명하기로 위원들이 전원 동의했다”고 밝혔다. 경찰 등 소속 직원이 1만 명이 넘는 LAPD는 미국에서 뉴욕 경찰국(NYPD) 다음으로 규모가 큰 경찰 조직이다. 최 국장은 이날 열린 승낙식에서 “경찰관 사기와 복지 증진에 힘쓰고 정신질환, 노숙인 문제, 대형 집회 대응 등 새로운 과제에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민자 2세대인 그는 “(한국계 이민자라는) 나의 뿌리는 항상 자랑스럽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모든 LA 시민을 위해 일하겠다”고도 했다. 다만 최 국장은 올여름까지만 국장으로 근무할 전망이다. 마이클 무어 전 국장이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으로 지난달 사직한 뒤 최 국장이 임명됐다. 규정상 임시 국장은 정식 국장으로는 지원할 수 없다. 최 국장은 이에 대해 “내가 맡은 역할에 충분히 만족한다”며 “나는 이 일을 사랑한다”고 답했다. 지역지 LA타임스는 “최 국장의 임명은 안전한 선택”이라며 “그는 경찰 업무 전반에 박식한 이해를 바탕으로 고속 승진을 거듭했다”고 평가했다. LAPD 경찰학교 동기인 필리핀계 미국인 도널드 그레이엄 부국장(치안감)도 “미국 내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혐오 공격이 급증한 상황이지만 최 국장의 임명은 우리 사회가 치유의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상징”이라며 기뻐했다. 최 국장은 부모가 미국으로 이민간 뒤 LA에서 태어났다. 명문 서던캘리포니아대(USC) 회계학과를 나와 회계법인에서 약 2년간 일한 뒤 1995년 경찰로 임용됐다. 캘리포니아주 일선 경찰서를 두루 거쳤으며, 2001년 하버경찰서에서 대민·갱단 범죄 전담 형사로 근무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최 국장은 2017년 역대 두 번째로 한국계 지휘관(경무관)으로 진급했다. 첫 한인 LAPD 경무관은 2005년 은퇴한 폴 김 경무관이다. 이후 최 국장은 2019년 부국장으로 승진했으며, 2020년 수석부국장에 올랐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한국계라는) 나의 뿌리가 자랑스럽습니다. 경찰국 수장으로서 모든 로스앤젤레스(LA) 시민들을 위해 봉사하겠습니다.” 미국 서부 최대 도시인 LA에서 경찰국 최고 직위인 경찰국장으로 한국계 미국인 도미닉 H 최 수석부국장(치안정감·54)이 임명됐다. 1869년 LA 경찰국(LAPD)이 창설된 뒤 아시아계 국장이 나온 건 처음이다. LA경찰위원회는 7일(현지 시간) “도미닉 최 수석부국장을 LAPD 임시 국장으로 임명하기로 위원들이 전원 동의했다”고 밝혔다. 경찰 등 소속 직원이 1만 명이 넘는 LAPD는 미국에서 뉴욕 경찰국(NYPD) 다음으로 규모가 큰 경찰 조직이다. 최 국장은 이날 열린 승낙식에서 “경찰관 사기와 복지 증진에 힘쓰고 정신질환, 노숙인 문제, 대형 집회 대응 등 새로운 과제에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민자 2세대인 그는 “(한국계 이민자라는) 나의 뿌리는 항상 자랑스럽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모든 LA 시민을 위해 일하겠다”고도 했다. 다만 최 국장은 올여름까지만 국장으로 근무할 전망이다. 마이클 무어 전 국장이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으로 지난달 사직한 뒤 최 국장이 임명됐다. 규정상 임시 국장은 정식 국장으로는 지원할 수 없다. 최 국장은 이에 대해 “내가 맡은 역할에 충분히 만족한다”며 “나는 이 일을 사랑한다”고 답했다. 지역지 LA타임스는 “최 국장의 임명은 안전한 선택”이라며 “그는 경찰 업무 전반에 박식한 이해를 바탕으로 고속 승진을 거듭했다”고 평가했다. LAPD 경찰학교 동기인 필리핀계 미국인 도널드 그레이엄 부국장(치안감)도 “미국 내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혐오 공격이 급증한 상황이지만 최 국장의 임명은 우리 사회가 치유의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상징”이라며 기뻐했다. 최 국장은 부모가 미국으로 이민간 뒤 LA에서 태어났다. 명문 서던캘리포니아대(USC) 회계학과를 나와 회계법인에서 약 2년간 일한 뒤 1995년 경찰로 임용됐다. 캘리포니아주 일선 경찰서를 두루 거쳤으며, 2001년 하버경찰서에서 대민·갱단 범죄 전담 형사로 근무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최 국장은 2017년 역대 두 번째로 한국계 지휘관(경무관)으로 진급했다. 첫 한인 LAPD 경무관은 2005년 은퇴한 폴 김 경무관이다. 이후 최 국장은 2019년 부국장으로 승진했으며, 2020년 수석부국장에 올랐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올해 외식을 끊고 월 200달러(약 27만 원)씩 아끼겠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사는 25세 여성 내털리 피셔 씨는 4일 소셜미디어 ‘틱톡’ 영상을 통해 이렇게 선언했다. 그는 월 408달러가 드는 고급 헬스장도 드나들지 않을 것이며, 충동 소비도 자제해 월 100달러를 추가로 절약하겠다고 밝혔다. 피셔 씨는 “이번 ‘생활비 관리 선언(loud budgeting)’을 통해 아낀 돈으로 은퇴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피셔 씨 같은 젊은층이 자신의 근검 절약을 자랑하는 ‘생활비 관리 선언’ 챌린지가 인기를 얻고 있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외식, 여행, 운동 등에 쓰는 돈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 유행을 시작한 사람은 유명 코미디언 루커스 배틀. 그는 지난해 12월 30일 틱톡 영상에서 “진짜 부자들은 돈 쓰는 걸 싫어한다. 절약은 멋있는 일”이라며 “2024년에는 ‘생활비 관리 선언’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후 채 두 달이 못 되는 기간 동안 틱톡에서만 약 60만 명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들은 “우정 여행을 가자는 친구들의 제안을 거절했다. 학자금 대출부터 갚겠다” “친구들과 비싼 식당에서 식사하는 대신 집으로 초대해 직접 요리하겠다”며 ‘짠물 소비’를 과시했다. 일부 젊은이는 아예 자신의 가계부도 공개하고 있다. 이는 미 경제가 지난해 4분기(10∼12월)에 3.3% 성장하는 등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음에도 계급, 세대 등에 따른 빈부 격차 또한 갈수록 커지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베이비붐 세대’는 풍부한 은퇴 자금, 집값 상승 등으로 안락한 생활을 누리는 반면 대부분이 무주택자인 젊은층은 치솟는 월세와 생활비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 성장의 과실이 소수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에만 몰린다는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 2일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45세 이상 민주당원 약 63%는 “미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45세 미만에서는 이에 동의한 사람이 35%에 불과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올해 외식을 끊고 월 200달러(약 27만 원)씩 아끼겠다.”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사는 25세 여성 나탈리 피셔 씨는 4일 소셜미디어 ‘틱톡’ 영상을 통해 이렇게 선언했다. 그는 월 408달러가 드는 고급 헬스장도 드나들지 않을 것이며, 충동 소비도 자제해 월 100달러를 추가로 절약하겠다고 밝혔다. 피셔 씨는 “이번 ‘생활비 관리 선언’(Loud Budgeting)을 통해 아낀 돈으로 은퇴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최근 미국에서는 피셔 씨 같은 젊은 층이 자신의 근검 절약을 자랑하는 ‘생활비 관리 선언’ 챌린지가 인기를 얻고 있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외식, 여행, 운동 등에 쓰는 돈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 유행을 시작한 사람은 유명 코미디언 루카스 배틀. 그는 지난해 12월 30일 틱톡 영상에서 “진짜 부자들은 돈 쓰는 걸 싫어한다. 절약은 멋있는 일”이라며 “2024년에는 ‘생활비 관리 선언’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후 채 두 달이 못 되는 기간 동안 틱톡에서만 약 60만 명이 동참의사를 밝혔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들은 “우정 여행을 가자는 친구들의 제안을 거절했다. 학자금 대출부터 갚겠다” “친구들과 비싼 식당에서 식사하는 대신 집으로 초대해 직접 요리하겠다”며 ‘짠물 소비’를 과시했다. 일부 젊은이는 아예 자신의 가계부도 공개하고 있다.이는 미 경제가 지난해 4분기(10~12월)에 3.3% 성장하는 등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음에도 계급, 세대 등에 따른 빈부 격차 또한 갈수록 커지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풍부한 은퇴 자금, 집값 상승 등으로 안락한 생활을 누리는 반면 대부분이 무주택자인 젊은층은 치솟는 월세와 생활비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 성장의 과실이 소수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에만 몰린다는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2일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45세 이상 민주당원 약 63%는 “미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45세 미만에서는 이에 동의한 사람이 35%에 불과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애묘(愛猫)의 나라’ 러시아에서 혹한의 날씨에 열차에서 쫓겨난 고양이가 끝내 숨진 채 발견되자 국민적 공분이 일어났다. 러시아철도공사(RZD)는 이례적으로 사장 사과문까지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전쟁과 경제난에 지친 국민들의 눈을 돌리려는 정부의 술책”이란 비판도 나온다. 문제의 사건은 지난달 11일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는 기차에서 발생했다. 집고양이 ‘트윅스’가 주인이 잠든 사이 케이지를 탈출했는데, 한 직원이 길고양이인 줄 알고 열차 밖으로 던져 버린 것이다. 화가 난 주인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이를 알리자 러시아 사회가 들끓기 시작했다. 해당 직원은 즉각 사과했지만, 약 38만 명이 해고 청원에 서명했다. 트윅스 수색에도 수백 명이 자원했지만, 지난달 20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결국 RZD의 올레크 벨로조로프 사장은 “불가항력에 따른 죽음을 막기 위해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더해 지난달 23일 러시아 하원은 교통법 개정에 착수했고, 검찰은 “동물학대법 적용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 보수 활동가가 제안한 ‘트윅스 추모비’ 건립도 지지를 얻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 각계가 ‘트윅스 스캔들’에 이상할 만큼 민첩하게 대응한 점을 주목하라”고 2일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가 고물가로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전략적으로 ‘트윅스 스캔들’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3년차로 접어들며 서민경제 사정이 크게 나빠진 러시아는 최근 난방이 일시 중단되는 일도 빈번하다. NYT는 “2명 중 1명이 고양이를 키우는 국민들에게 트윅스는 관심 전환용 ‘선전 소재’로 적합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러시아 당국이 사람에겐 가혹한 점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비판에 ‘군 모독죄’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NYT는 “우크라이나 국기 색인 파란색과 노란색 스카프를 매고 사진을 찍었다고 재판에 넘겨진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에선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9000명 이상이 군 모독죄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알려졌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투표율은요?” 3일(현지 시간) 미국 집권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첫 공식 경선이 남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진행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96.2%를 득표하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그가 승리 축하 행사에서 민주당 수뇌부에게 전화해 가장 먼저 물어본 사안은 투표율이었다. 현직 대통령이며 당내에 마땅한 경쟁자가 없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승리는 투표 시작 전부터 예상됐다. 고령, 건강 위험 등 당 안팎에서 제기된 갖가지 우려 또한 압도적 득표율로 어느 정도 잠재웠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록 민주당원 약 330만 명 중 약 13만 명만 투표에 참여했다. 투표율 또한 3.9%로 역대 최저 수준이라고 CNBC 등이 보도했다. 4년 전보다 투표 참여자 역시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해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불안감을 드리우고 있다. 최근 주요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밀리는 등 그의 ‘본선 경쟁력’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하다.● 흑인 표심 결집에 ‘쉬운 승리’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11시 50분 현재 개표율 99% 기준으로 96.2%를 득표했다. 경쟁자인 진보 성향 작가 메리앤 윌리엄슨 후보, 딘 필립스 하원의원은 각각 2.1%와 1.7%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개표 초기부터 승리가 확정되자 소셜미디어에 “여러분이 우리를 다시 대선 승리로, 트럼프를 다시 패배자로 만드는 길에 올려놨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며 반겼다. 이어 “트럼프가 미국을 분열하고 퇴행시키려고 결심한 극단적이고 위험한 목소리를 이끌고 있다”며 “이를 내버려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약 540만 명의 인구 중 26%가 흑인이다. 미국 내 다른 주보다 흑인 인구의 비중이 훨씬 높다. 이날 경선에서도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의 ‘바이든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날 민주당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지부는 “흑인 유권자의 사전 투표 참여가 4년 전보다 오히려 13% 늘었다”고 밝혔다. 사회적 약자가 많은 흑인 유권자는 이동 수단 등의 제약으로 현장 투표보다 사전 투표를 선호하는 편이다. 민주당이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첫 경선을 가진 것도 처음이다. 그동안에는 공화당과 마찬가지로 아이오와에서 첫 코커스(당원대회), 뉴햄프셔에서 첫 프라이머리를 개최했다. 하지만 바이든 재선 캠프 측이 “두 곳의 백인 인구 비중이 모두 90%가 넘어 인종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경선 순서 변경을 주장했다. 4년 전 경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아이오와주, 뉴햄프셔주에서 모두 1위를 하지 못했다는 점도 순서 변경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CNN은 “(경선 순서 변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에게 충실한 유권자층에게 구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36년간 상원의원을 지냈고 자택도 있는 델라웨어주의 재선 캠프 사무소를 찾았다. 그는 “트럼프는 2020년보다 더 나빠졌다”며 자신의 재집권은 이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어하기 위한 ‘임무(mission)’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 측은 4일 그래미 시상식에서도 낙태권 지지 성향의 TV 광고를 하기로 했다. 낙태 반대 성향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노린 행보로 풀이된다.● ‘최저 투표율’에 본선 경쟁력 우려 여전 다만 이날 투표 참여자가 급감하고 투표율 또한 떨어졌다는 사실은 그의 재선 가도에 불안으로 남아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경선 투표자는 13만1000여 명에 그쳤다. 4년 전 54만 명의 4분의 1에도 못 미친다. 3.9%라는 투표율 또한 4년 전(16.3%) 보다 훨씬 낮다. 민주당의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경선이 ‘코커스’에서 ‘프라이머리’로 바뀐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투표율이다. 정치매체 폴리티코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유권자들이 (자신을 찍기 위해) 투표장에 나서야 하는지를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CNN과 여론조사회사 SSRS가 1일 공개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에서도 그의 지지율은 45%로 트럼프 전 대통령(49%)에게 4%포인트 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말부터 대부분의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스스로 “세상에서 가장 쿨한 독재자”라 일컫는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43)이 ‘갱단 해체’로 압도적인 국민적 지지를 받으며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엘살바도르 헌법상 불가능한 연임 방법을 ‘꼼수’로 만들어내, 진짜 ‘독재의 길’에 들어섰단 비판도 나온다. AFP통신은 4일 “이날 열린 엘살바도르 대통령 선거에서 ‘밀레니얼 독재자’ 부켈레 대통령의 승리가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투표 종료는 당일 오후 5시(한국 시간 5일 오전 8시)지만, 그간 설문조사에서 줄곧 지지율이 80%를 넘어 그의 당선은 기정사실화돼 왔다. 2019년 처음 취임한 부켈레 대통령은 2022년 계엄령을 선포한 뒤 22차례나 연장할 정도로 독재 정권의 행보를 걸어왔다. 하지만 갱단 타파와 부패 척결을 내건 그는 자국 치안만큼은 확실하게 바로잡았다. 지금까지 갱단 연루 혐의자 약 7만5000명을 체포하며, 취임 전 인구 10만 명당 53명이던 살인율을 지난해 2.4명까지 낮춰 국민들의 환심을 샀다. 하지만 대통령 5년 단임제인 엘살바도르에서 사법기관을 장악해 재선에 나선 점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부켈레 대통령은 자신이 2017년 설립한 제1당 누에바스이데아스(NI)를 통해서 대법관들을 우호적 인물들로 교체한 뒤, 2021년 대법원에서 “휴직하면 연임이 가능하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그는 지난해 12월 ‘한 달 휴직’으로 출마 자격을 얻었다. 수도 산살바도르 사업가 집안에서 태어난 부켈레 대통령은 대학 중퇴 후 가업을 잇다가 2011년 누에보쿠스카탈란 시장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독특한 행보로 유명한 그는 2021년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채택하는가 하면, 공식 석상에서 미국 브랜드 폴로랄프로렌 반팔 티셔츠를 즐겨 입는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24일이면 러시아의 침공 2년을 맞는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전쟁을 이끌고 있는 ‘철의 장군’ 발레리 잘루지니 총사령관을 경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잘루지니 총사령관이 군 안팎에서 강력한 지지를 받으며 차기 대선 후보로까지 거론되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리 ‘정적 제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틀 전 회의에서 잘루지니 총사령관에게 경질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민의 전쟁 피로와 서방 지원이 줄어든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새로운 총사령관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과 국방부는 현재 경질설을 부인하고 있다. 다만 이 또한 경질이 공식화하면 잘루지니 총사령관의 지지층이 결집할 것을 대통령실이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양측의 불화는 지난해 11월부터 수면 위로 부상했다. 당시 잘루지니 총사령관은 영국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대반격 상황을 제1차 세계대전의 교착 국면에 비유하며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자 대통령실 측은 “언론에 나와 최전선 전황을 털어놓는 것은 침략자(러시아)를 돕는 격”이라고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잘루지니 총사령관은 ‘민중 영웅’으로 불릴 만큼 인기가 높다. 지난해 12월 키이우사회학연구소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에 대한 긍정 평가는 88%로, 젤렌스키 대통령(62%)을 크게 앞섰다. 우크라이나군이 2022년 11월 남부 요충지 헤르손을 수복한 뒤 도시 곳곳에 잘루지니 총사령관의 얼굴과 ‘우리에게는 신(神)과 잘루지니가 있다’라고 쓴 벽화가 등장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정부는 전쟁을 이유로 3월로 예정됐던 대선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대선 실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총사령관 교체가 우크라이나군에 도움될 것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잘루지니 총사령관은 그간 서방 주요국과 강한 유대 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이름이 높다. 후임자가 누가 되든 그 정도의 끈끈한 관계를 새로 만들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친(親)이란 무장단체의 무인기(드론)를 미군 무인기로 오인했다.” 친이란 무장단체의 드론 공격으로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중동 주둔 미군 3명이 숨진 사건의 후폭풍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미국의 초기 조사 결과, 당시 미군의 오판에 따라 해당 기지의 대공(對空) 방어망이 뚫렸고 수십 명의 사상자를 냈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 사망자 3명이 모두 11월 미 대선의 경합주인 조지아주 출신이라는 점도 조 바이든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조지아주에서 재검표까지 가는 소동 끝에 0.2%포인트 차로 간신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겼다. 조지아주는 이번 대선에서도 핵심 경합주로 꼽히는 지역이어서 미군 사망에 따른 지역 여론 악화가 바이든 행정부에 부담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솔레이마니 관련된 ‘KH’가 공격 배후 29일 미 국방부는 이틀 전 요르단 ‘타워22’ 미군기지를 공격한 주체로 이라크의 친이란 무장단체 ‘카타입헤즈볼라(KH)’를 지목했다. 당시 이라크에서 드론이 발사됐고 새벽 시간대에 주둔지 사택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인명 피해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CBS뉴스는 국방부 당국자를 인용해 KH가 이란산 자폭형 드론 ‘샤헤드’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고, 당시 타워22 기지의 방공 경고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국자를 인용해 KH가 공격했던 시간에 마침 다른 지역에서 임무 수행을 마친 미군 드론도 귀환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두 드론이 동시에 기지로 들어오면서 미군이 적기 식별에 실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AP통신도 같은 날 당국 예비 보고서에 ‘미군이 적군 드론을 아군 드론으로 오인해 피해를 봤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KH는 2007년 이라크와 이란의 이중 국적자인 아부 마흐디 알 무한디스가 만들었다. 조직원 수는 약 1만 명이며 전투기, 드론, 로켓, 단거리탄도미사일, 훈련된 저격수 집단 등을 보유했다. 미국과의 악연도 깊다. KH는 2019년 12월 말에도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의 미군기지를 공격했다. 이로 인해 기지에서 일하던 미 민간인 1명이 숨졌다. 격분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2020년 1월 KH를 대대적으로 후원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과 무한디스를 모두 사살했다. 이후 KH는 중동 주둔 미군에 대한 공격을 계속해 왔다.● 희생자 3명 모두 ‘흑인-조지아’ 출신 이번 공격으로 숨진 윌리엄 리버스 병장(46), 케네디 샌더스 상병(24·여), 브리오나 모펫 상병(23·여) 등 미군 3명은 모두 흑인이고 조지아주 출신이다. 샌더스 상병의 아버지 숀 씨는 AP통신에 “자식을 잃은 분노에 휩싸여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강력 대응을 촉구했다. 모펫 상병의 어머니 레지나 씨도 “내 삶은 영원히 바뀔 것이고 고통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절규했다. 공화당 소속인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또한 “사망자 3명이 모두 조지아 출신이라는 사실에 슬픔을 느낀다”고 동조했다. 미국의 보복이 임박했다는 신호도 감지된다. 백악관은 29일 바이든 대통령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등과 만나 대응 수위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또한 “여러 단계에 걸쳐 지속적이고 강력한 보복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KH의 배후인 이란 모두 확전을 우려해 ‘서로 긴장 수위를 높이지 말자’는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 협상이 완료된 후 미국이 소수의 시아파 무장단체만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공화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이란 직접 공격 대신 KH를 포함해 이라크와 시리아 일대의 일부 조직만 조준한다는 것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사칭한 허위 음성이 유포된 가운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체포됐다는 허위 정보가 담긴 딥페이크 사진까지 등장했다.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인공지능(AI)을 악용한 허위 정보 유포로 민주주의 근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24일(현지 시간) USA투데이는 최근 소셜미디어 등에 퍼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체포 사진은 완전한 허위 정보라고 보도했다. 해당 사진은 보수 논객인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가 오바마 전 대통령이 경찰에 체포돼 경찰차에 타려는 장면을 보며 논평하는 방송 장면을 찍은 것처럼 보인다. 사진 밑에는 “오바마가 인류에 대한 범죄로 체포됐다. 칼슨이 이를 개인 텔레그램 채널에서 보도했다. 그러나 CNN 등 주류 언론은 의도적으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는 글도 있다. 해당 사진은 조작된 것이며, 게시글 또한 허위 정보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집권 기간 내내 불편한 관계였던 칼슨조차 USA투데이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체포됐다는 글을 올린 적이 없다. 텔레그램 채널도 운영하지 않는다”며 “전부 거짓”이라고 밝혔다. 허위 사진의 원본은 2008년 경찰 지시를 따르지 않은 캘리포니아주 시위대가 경범죄 혐의로 체포되는 과정을 찍은 사진이다. 체포 대상을 일반인 시위대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 바꿔 조작한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팔을 잡은 경찰의 손이 부자연스럽게 뭉개져 있는 등 조작의 흔적도 금방 찾아볼 수 있다. 미 일각에서는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중앙정부 차원의 AI 규제를 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가 확립한 AI 규제는 없다.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일부 주(州)가 자체적으로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인공지능(AI)이 테일러 스위프트마저 딥페이크의 희생자로 만들었다.”(미국 뉴욕타임스·NYT)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얼굴 사진을 합성한 음란 이미지가 소셜미디어에 유포돼 미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해당 이미지는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낸 딥페이크 사진으로, X(옛 트위터)와 같은 주요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됐는데도 업체 측이 이를 17시간이나 걸러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 백악관 등도 나서 AI 기술을 악용한 허위 정보와 ‘유통망’이 되고 있는 소셜미디어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조작사진, 하루 안 돼 7200만 회 봤다 X에 문제의 사진이 올라온 시점은 대략 24일(현지 시간)로 추정된다. 정보기술(IT) 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스위프트의 얼굴을 음란 사진과 합성한 사진이 한 X 계정에 올라온 뒤 약 17시간 만에 조회수 4500만 회 이상을 기록했다. 다른 계정에 올라온 같은 사진도 19시간 동안 약 2700만 회의 조회수를 찍었다. X는 현재 문제의 계정을 정지하고 해당 사진을 삭제했다. 또 스위프트 이름과 관련 키워드의 검색을 임시로 막았다. X는 26일 스위프트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고 “동의 없이 불법 제작한 가짜 누드 사진을 X에 올리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며 “현재 관련 사진들을 없애고, 이를 게재한 계정들에는 적절한 조치를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사진을 누가 제작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AI 전문업체인 ‘리얼리티디펜더’는 사진을 분석한 뒤 “생성형 AI로 제작했을 가능성이 90% 이상”이라고 판단했다. AI 기술이 누구나 활용하기 쉽게 보편화하면서 부작용으로 특정 인물의 얼굴을 기존 사진이나 영상에 합성하는 딥페이크 기반 음란물 피해가 늘고 있는 것이다. 미 NBC뉴스는 지난해 “찰리 디아밀로, 벨라 포치 등 틱톡에서 팔로어 수가 가장 많은 인플루언서의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 음란 영상을 X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해당 틱톡 스타들은 전부 20대 여성이다. 마블 영화에 출연한 소치 고메즈(18)도 소셜미디어에서 딥페이크 음란 영상이 유포돼 피해를 입었다고 최근 공개했다. ● 관련 법도 없는데… X는 느슨한 규제 문제 이미지가 공분을 일으킨 데는 소셜미디어 업체 측의 늑장 대응도 한몫했다. 팬들은 “우리가 초기부터 ‘신고 운동’을 벌여서 피해가 이 정도에서 그쳤다”며 “X 측은 전혀 신속하게 대처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게시글마다 ‘스위프트를 보호하라(Protect Taylor Swift)’라는 해시태그를 달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그럼에도 확산세가 멈추지 않자 X 측은 그제야 스위프트를 키워드로 한 검색을 막도록 조치했다 백악관도 우려를 표했다. 커린 잔피에어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현재 소셜미디어 업체의 자율 규제에 맡기고 있지만, 느슨한 규제로 주로 여성과 미성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백악관과 법무부, 의회 모두가 이런 사태를 막을 관련 입법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관련 업계 역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끔찍하다. IT업계가 더 빨리 행동에 나설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도 가드레일(안전 조치) 법 마련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델라 CEO가 발 빠르게 나선 것은 이번 스위프트 딥페이크 이미지가 MS의 생성 AI 도구인 ‘디자이너(Designer)’로 만들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MS는 즉각 조사에 나섰다. 현재 미국 연방법에는 딥페이크의 제작과 유포를 규제하는 조항이 없다. 이에 미 배우·방송인 노조(SAG-AFTRA)는 26일 성명을 통해 “조작 사진의 무단 제작과 유포는 불법화돼야 한다”면서 “더 늦기 전에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인공지능(AI)이 테일러 스위프트마저 딥페이크의 희생자로 만들었다.”(미국 뉴욕타임스·NYT)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얼굴 사진을 합성한 음란 이미지가 소셜미디어에 유포돼 미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해당 이미지는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낸 딥페이크 사진으로, X(옛 트위터)와 같은 주요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됐는 데도 업체 측이 이를 17시간이나 걸러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 백악관 등도 나서 AI 기술을 악용한 허위 정보와 ‘유통망’이 되고 있는 소셜미디어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조작사진, 하루 안 돼 7200만 회 봤다X에 문제의 사진이 올라온 시점은 대략 24일(현지 시간)로 추정된다. 정보기술(IT) 매체 ‘더 버지’에 따르면 스위프트의 얼굴을 음란사진과 합성한 사진이 한 X 계정에 올라온 뒤 약 17시간 만에 조회수 4500만 회 이상을 기록했다. 다른 계정에 올라온 같은 사진도 19시간 동안 약 2700만 회의 조회수를 찍었다. X는 현재 문제의 계정을 정지하고 해당 사진을 삭제했다. 또 스위프트 이름과 관련 키워드의 검색을 임시적으로 막았다. X는 26일 스위프트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고 “동의 없이 불법 제작한 가짜 누드 사진을 X에 올리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며 “현재 관련 사진들을 없애고, 이를 게재한 계정들에는 적절한 조치를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해당 사진을 누가 제작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AI 전문업체인 ‘리얼리티디펜더’는 사진을 분석한 뒤 “생성형 AI로 제작했을 가능성이 90% 이상”이라고 판단했다. AI 기술이 누구나 활용하기 쉽게 보편화하면서 부작용으로 특정 인물의 얼굴을 기존 사진이나 영상에 합성하는 딥페이크 기반 음란물 피해가 늘고 있는 것이다. 미 NBC뉴스는 지난해 “찰리 디아밀로, 벨라 포아치 등 틱톡에서 팔로워 수가 가장 많은 인플루언서의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 음란 영상을 X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해당 틱톡 스타들은 전부 20대 여성이다. 마블 영화에 출연한 소치 고메즈(18)도 소셜미디어에서 딥페이크 음란 영상이 유포돼 피해를 입었다고 최근 공개했다. ● 관련 법도 없는데… X는 느슨한 규제문제 이미지가 공분을 일으킨 데는 소셜미디어 업체 측의 늑장 대응도 한몫했다. 팬들은 “우리가 초기부터 ‘신고 운동’을 벌여서 피해가 이 정도에서 그쳤다”며 “X 측은 전혀 신속하게 대처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게시글마다 ‘스위프트를 보호하라(Protect Taylor Swift)’라는 해시태그를 달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그럼에도 확산세가 멈추지 않자 X 측은 그제야 스위프트를 키워드로 한 검색을 막도록 조치했다.백악관도 우려를 표했다. 카린 장피에르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현재 소셜미디어 업체의 자율 규제에 맡기고 있지만, 느슨한 규제로 주로 여성과 미성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백악관과 법무부, 의회 모두가 이런 사태를 막을 관련 입법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관련 업계 역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끔찍하다. IT업계가 더 빨리 행동에 나설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도 가드레일(안전 조치) 법 마련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델라 CEO가 발 빠르게 나선 것은 이번 스위프트 딥페이크 이미지가 MS의 생성 AI 도구인 ‘디자이너(Designer)’로 만들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MS는 즉각 조사에 나섰다. 현재 미국 연방법에는 딥페이크의 제작과 유포를 규제하는 조항이 없다. 이에 미 배우·방송인 노조(SAG-AFTRA)는 26일 성명을 통해 “조작 사진의 무단 제작과 유포는 불법화돼야 한다”면서 “더 늦기 전에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오일머니’에만 의존하는 중동 주요국과 달리 산업 다각화에 비교적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가 또 다른 도약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UAE는 인공지능(AI), 카타르는 대형 스포츠 행사 개최 및 관광업을 새 먹거리로 삼아 서구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 경제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중동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 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의 민간 선박 공격 등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다. 두 나라는 ‘세계의 화약고’ 중동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다 해도 이에 영향받지 않는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동아일보는 지난해 11월과 12월 각각 UAE 아부다비와 카타르 도하를 방문해 이 열기를 직접 취재했다.》지난해 11월 14일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미디어산업 박람회 ‘글로벌 미디어 콩그레스(GMC) 2023’ 현장. 이곳에서는 AI 기반 미디어 솔루션을 선보이는 UAE의 국영 통신사 ‘WAM’ 측의 설명이 한창이었다. 이날 WAM은 AI를 탑재한 자체 개발 콘텐츠관리시스템(CMS)을 선보였다. 박람회 부스에서는 CMS 개발에 참여한 여성 개발자 3명이 방문객에게 사용법을 시연했다. 한 개발자는 “AI가 작성한 초고를 바탕으로 기자가 자신의 취재 내용을 더해 기사를 출고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기사의 밑작업을 AI가 담당해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고, 여기에 인간 기자만이 할 수 있는 취재를 통해 녹여낸 정보를 더해 품질을 높인다는 의미다. 그는 “상당수 WAM 기자들이 이미 AI 기능을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간 UAE는 두바이, 아부다비라는 중동의 양대 허브도시를 보유한 물류 강국으로만 여겨졌다. 그러나 기자가 직접 찾은 UAE 현지에서는 AI 강국이 되려는 열기가 곳곳에서 느껴졌다. ● 2017년 세계 첫 ‘AI 부처’… 20대 장관 발탁 UAE는 2017년 세계 주요국 최초로 AI 전문 부처를 신설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수장으로 재직 중인 오마르 빈 술탄 알올라마 AI·디지털경제·원격근무 특임장관(34)은 당시 27세에 장관에 올라 놀라움을 안겼다. 알올라마 장관은 UAE 내 샤르자 아메리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총리실 등에서 근무한 공무원 출신이다. 알올라마 장관은 19일 미 시사매체 타임 기고를 통해 취임 직후 만났던 한 외국 고위 인사가 한 말을 공개했다. 당시 그의 부모뻘이었던 이 인사는 “AI라는 가상기술을 규제하기 위한 부처를 세운 것도 놀라운데 아들뻘 되는 사람을 장관으로 임명했다. UAE가 시간과 자원이 남아도는 것이냐”며 놀라워했다고 한다. 7년이 흐른 지금 알올라마 장관의 나이와 경력을 문제 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UAE 정부 산하 기관인 아부다비첨단기술연구위원회(ATRC)는 지난해 5월 자체 개발한 고성능 AI ‘팰컨40B’를 공개했다. 챗GPT와 같은 거대언어모델(LLM)이다. 두 달 후 출시한 차기작 ‘팰컨180B’는 구글의 ‘LLM 라마2’와 맞먹는 성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반응도 뜨겁다. 팰컨40B는 1200만 회 이상 다운로드돼 ‘오픈소스’ LLM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사용하려는 특정 기업이나 개인이 ATRC에 민감한 정보를 넘길 필요도 없다. 직접 팰컨의 코드를 내려받아 자체적으로 활용하면 된다. 알올라마 장관은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 인터뷰에서 팰컨40B의 성공을 두고 “20년 투자의 결실”이라고 밝혔다. 같은 해 8월에는 UAE의 AI 국영기업 ‘G42’가 최초의 아랍어 LLM ‘자이스’를 출시했다. G42는 자이스 출시를 위해 UAE의 AI 전문 대학 ‘MBZUAI’, 미 AI 반도체 스타트업 ‘세레브라스’ 등과 협력했다. 티머시 볼드윈 MBZUAI 교수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영어로 구동해도 구글 등 타사 LLM에 준하는 경쟁력을 갖는다”고 자신했다. 세계 4억 명의 아랍어 사용자에게 상당히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도 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중국에 이은 세계 3위 AI 국가 지위를 놓고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UAE가 유력 주자로 부상했다”며 영국 등 AI 강대국을 꿈꾸는 서구 선진국의 관심과 부러움을 동시에 사고 있다고 평했다.● 올트먼도 UAE 주시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또한 최근 UAE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0일 블룸버그통신은 “올트먼이 AI용 반도체 생산을 위한 파트너를 찾기 위해 G42, 일본 소프트뱅크 등과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어 올트먼이 G42로부터 최대 100억 달러(약 13조4000억 원)의 투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G42는 아부다비 국부펀드 무바달라의 투자금 등을 받아 2018년 아부다비 정부가 설립했다.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3위 기업인 미 글로벌파운드리 또한 무바달라가 소유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최근 올트먼이 접촉한 상대는 타흐눈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국가안보보좌관 겸 G42 회장(53).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의 친동생이며 경제 실권자로도 꼽힌다. 특히 비(非)석유 부문의 신사업 개발을 도맡고 있다. 타흐눈 보좌관은 UAE 최대 국부펀드 아부다비투자청(ADIA), 최대 상장사 인터내셔널홀딩컴퍼니(IHC), 최대 은행 퍼스트아부다비뱅크 등 돈줄 5곳을 관장하고 있다. 그가 굴리는 자금만 약 1조7390억 달러(약 2316조 원). 1990년대부터 아부다비의 통치 가문인 나하얀 일가의 재산을 관리해 2022년 기준 3000억 달러(약 401조5500억 원)로 불린 수완가다. 올트먼과 타흐눈 보좌관은 AI 합작사 설립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이를 위한 작업의 암호명은 ‘티그리스’.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상지이며 이라크 등을 관통하는 티그리스강의 이름을 땄다. G42와 올트먼의 동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G42와 오픈AI는 파트너십을 체결해 중동 시장을 겨냥한 AI 제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G42는 “자사의 금융, 에너지, 헬스케어, 공공서비스 분야 AI 제품에 오픈AI의 생성형 AI 모델을 접목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AI 시장을 선도하는 오픈AI와의 협력을 통해 G42는 관련 제품을 고도화할 수 있다. 오픈AI 또한 중동 시장에서 AI 상용화 경험을 쌓고 이슬람권 전체를 넘보기 시작했다. 올트먼 CEO는 지난해 6월에도 아부다비를 찾아 UAE의 선구안을 칭찬했다. 그는 “지금이야 모두가 AI 열풍에 탑승했지만 UAE는 세상 누구도 AI의 잠재력을 믿지 않았을 적부터 알아봤다”며 “각별한 감사함을 느낀다”고 추켜세웠다.아부다비=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심각한 소비 절벽과 부동산 시장 침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중국이 돌파구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초저가 경쟁에 뛰어들고 있고,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부동산 업체들이 빚을 내 빚을 갚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 시장에 돈을 더 풀어 경기를 활성화하겠다는 대책도 내 놨다. ● “中지갑 열자” 초저가 경쟁 돌입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24일 한때 중국 맥도날드의 온라인 주문 시스템이 다운됐다. 펑파이는 “맥도날드가 15일부터 특정 제품을 10위안(약 1800원)으로 할인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이 제품들의 원래 가격은 30위안(약 5600원), 40위안(약 7500원) 정도인데 할인 폭이 워낙 크다보니 주문이 밀려 시스템이 다운됐다”고 전했다. 맥도날드는 당초 ‘10위안 버거’ 행사를 25일까지만 진행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확인되자 행사를 연장하거나 다른 초저가 제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날드가 중국에서 ‘10위안 버거’를 내 놓은 것은 굳게 닫힌 중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10위안 버거’는 팔면 팔수록 맥도날드의 손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도날드가 할인 행사 연장까지 검토하는 것은 그만큼 중국의 소비 침체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올해 중국의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다른 대형 유통업체들도 저가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알리바바의 식료품 체인인 프레시포는 최근 5000개 이상 품목의 가격을 인하하기로 했다. KFC도 20.9위안(약 3800원)짜리 햄버거 세트를 새로 선보였고, 중국 토종브랜드인 루이싱(瑞幸)커피는 아메리카노 한 잔을 9.9위안에 판매하는 저가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할인 행사를 거의 하지 않는 애플도 중국에서 최신 스마트폰인 아이폰15를 포함해 대부분 제품을 6~8%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도 나서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도 여전하다. 24일 대만 쯔유(自由)시보 등에 따르면 중국 톈진에 있는 한 부동산회사는 ‘집을 가지고 있으면 아내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의미로 “집을 사고 아내를 공짜로 받아라”라는 광고 문구를 내 걸었다가 벌금까지 물게 됐다. 부동산 시장이 바닥인 상황에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 셈이다. 중국 저장성의 한 건설사는 주택을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골드바를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내걸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25일 신징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수익성이 양호한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업체들에 대해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기존 부채를 갚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 동안 이런 방식의 대출로 빚을 갚는 것은 불법이었다. 당국이 ‘빚을 내 빚 갚기’를 허용한 것은 우량자산을 가진 부동산업체까지 무너질 경우 부동산 시장 침체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신징보는 “이번 조치로 부동산업체의 자금 상황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중국 당국은 경기 회복을 위해 시장에 돈을 더 풀 방침이다. 런민은행은 2월 5일부터 예금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려 시장에 약 1조 위안(약 188조 원)을 공급할 방침이다. 지준율은 고객의 요구에 대비해 은행이 반드시 보유하고 있어야 할 현금 비율이다. 지급준비율을 낮추면 은행이 활용할 수 있는 돈이 많아져 시장에 돈이 풀리는 효과가 있다. 런민은행은 지난해 3월과 9월 각각 지준율을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이번에는 인하 폭이 더 크다. 그만큼 경기 부양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캐나다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을 대비하는 일종의 ‘미 대선 대책팀’을 발족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당시 트럼프 행정부와 종종 충돌했던 경험에 따른 것이다. 일본, 유럽 주요국 등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역력하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23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에서 “11월 미국 대선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캐나다 국민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대비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팀 캐나다’란 조직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프랑수아필리프 샹파뉴 산업장관, 메리 응 무역장관, 키어스틴 힐먼 주미 캐나다 대사 등이 이 팀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시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캐나다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를 시도해 이웃 국가인 캐나다와 갈등을 빚었다. 하지만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와 미국은 함께할 때 가장 잘한다는 관점에서 어려움을 극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즉흥적인 정책 발표 등으로 유명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 등에도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골프 애호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교 역할을 할 사람으로 아소 다로(麻生太郞) 집권 자민당 부총재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아소 부총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재임 시절 부총리로 활동하며 2017년 2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골프를 쳤다. 아베 전 총리와 트럼프 전 대통령 간 미일 정상회담 때도 배석했다. 아베 전 총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한 뒤 가장 먼저 만난 외국 정상이었다. 15∼19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유럽 주요 인사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독일, 프랑스 등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비중을 1% 내외에서 2.0%까지 늘리라”고 압박해 내내 불편한 관계였다. 베라 요우로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하다는 점도 우려했다. 그는 “트럼프 재집권이 푸틴 대통령의 영토 확장 욕심을 부추겨 EU 회원국의 안보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필리프 힐데브란트 전 스위스 중앙은행 총재 또한 “유럽의 관점에서 (트럼프 재집권은) 큰 우려 사항”이라고 동조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주 체제가 확인되면서 그의 집권 2기 구상을 세우고 있는 주요 인물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는 주요 장관들이 백악관 참모나 대통령 가족과 충돌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 등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지만 이후 그와 결별한 인물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순조로운 재집권을 위해 보수 진영 전체에서 수개월째 치밀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헤리티지재단,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 등 보수 성향 싱크탱크들이 이미 트럼프 재집권 시 요직에 기용할 만한 인사 수천 명의 목록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도 달라진 ‘트럼프 2.0’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주요 후보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외교안보 라인, 충성파로 채울 듯 주요 외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복귀하게 된다면 외교안보 라인 요직을 ‘충성파’로 대거 교체하고 대(對)중국 정책, 우크라이나 전쟁 등 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전면 수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해에 1990년생인 존 매켄티 백악관 인사수석에게 지시해 쓴소리를 하던 인물들을 전부 경질했다”며 트럼프가 비슷한 인사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런 측면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마지막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로버트 오브라이언이 재집권 시 국무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사사건건 부딪쳤던 전임자 존 볼턴 전 보좌관과 달리 그는 시종일관 온화한 태도로 신임을 얻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로이터통신에 “당시 백악관에는 대통령이 아니라 본인이 중요시하는 정책에만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았다”며 자신의 충성심을 강조했다. 국방장관으로는 크리스토퍼 밀러 전 국방장관 직무대행이 거론된다. 그 역시 2020년 11월 에스퍼 당시 국방장관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불화 끝에 전격 경질된 뒤 발탁됐다. 그는 정권 말 불과 두 달이라는 짧은 임기 동안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미군 병력을 추가로 감축하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했다.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이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해 의사당에 난입했을 때 소극적인 대처로 폭력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의 처사에 흡족해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라디오 인터뷰에서 차기 행정부 구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밀러 전 대행이 정권 말기에 아주 잘해줬다”고 콕 집어 칭찬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낸 프레드 플라이츠 AFPI 부의장도 요직에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주축이 된 AFPI는 ‘트럼프의 싱크탱크’로도 불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어떤 자리에서도 역대 최고 활동을 한다”는 극찬을 받았던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일 미국대사 또한 요직에 기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1기 경제참모 재입성 가능성 통상 분야에서는 대중 무역전쟁을 주도한 인물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호무역’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보좌하고 있다. 트럼프 1기 때 무역정책을 총괄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무역대표부(USTR) 대표, ‘대중 강경파’로 잘 알려진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무역정책보좌관이 대표적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두 사람은 ‘미국이 피해를 보는 거래를 하고 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식을 통상 정책으로 풀어낼 방법을 잘 안다”고 평했다. 특히 우리 정부 안팎에서는 현재 통상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전하는 거의 유일한 통로로 특히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를 꼽는다. 그를 비롯해 브룩 롤린스 대표, 래리 커들로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AFPI에서 활약하는 인사들은 트럼프 2기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보복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커들로 전 위원장, 케빈 해싯 전 백악관 수석이코노미스트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뒷받침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커들로 전 위원장은 지난해 8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경제 고문들을 자신의 골프클럽으로 불러 ‘보편적 기초 관세’ 공약을 의논할 때 배석했다. AFPI와 헤리티지재단 등 보수 싱크탱크들은 신규 인재를 계속해서 영입하는 데에 연일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NYT는 “보수주의자들은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함량 미달인 기회주의자 등에게 둘러싸여 재선에 실패했다고 본다”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인재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고 평했다.● 사위 쿠슈너 재기용설… 멜라니아 두문불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족들이 어떤 역할을 할지도 관심이다. 트럼프 1기 당시 백악관 선임보좌관으로 일했던 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트럼프 2기 행정부나 대선 캠페인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재선에 성공해도 두 사람이 행정부에서 일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을 주도했던 유대계 맏사위 쿠슈너가 중동 관련 임무를 다시 맡거나 국무장관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전했다. 쿠슈너는 지난해 10월 중동전쟁이 발발한 직후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중동은 미국에 경제적, 외교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면서 “잘못된 리더십으로 미국이 그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정책을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남편의 재선 도전 선언 직후 “선거 운동에 참여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아직까지 공개석상에서 나타나지 않은 채 두문불출하고 있다. 액시오스는 그가 극우 성향인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를 남편의 부통령 후보로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주 체제가 확인되면서 그의 집권 2기 구상을 세우고 있는 주요 인물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는 주요 장관들이 백악관 참모나 대통령 가족과 충돌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 등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지만 이후 그와 결별한 인물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순조로운 재집권을 위해 보수 진영 전체에서 수개월째 치밀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헤리티지재단,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 등 보수 성향 싱크탱크들이 이미 트럼프 재집권 시 요직에 기용할 만한 인사 수천 명의 목록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도 달라진 ‘트럼프 2.0’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주요 후보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외교안보 라인, 충성파로 채울 듯주요 외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복귀하게 된다면 외교안보 라인 요직을 ‘충성파’로 대거 교체하고 대(對)중국 정책, 우크라이나 전쟁 등 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전면 수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해에 1990년생인 존 매켄티 백악관 인사수석에게 지시해 쓴소리를 하던 인물들을 전부 경질했다”며 트럼프가 비슷한 인사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런 측면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마지막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로버트 오브라이언이 재집권 시 국무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사사건건 부딪쳤던 전임자 존 볼턴 전 보좌관과 달리 그는 시종일관 온화한 태도로 신임을 얻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로이터통신에 “당시 백악관에는 대통령이 아니라 본인이 중요시하는 정책에만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았다”며 자신의 충성심을 강조했다. 국방장관으로는 크리스토퍼 밀러 전 국방장관 직무대행이 거론된다. 그 역시 2020년 11월 에스퍼 당시 국방장관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불화 끝에 전격 경질된 뒤 발탁됐다. 그는 정권 말 불과 두 달이라는 짧은 임기 동안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미군 병력을 추가로 감축하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했다.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이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해 의사당에 난입했을 때 소극적인 대처로 폭력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의 처사에 흡족해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라디오 인터뷰에서 차기 행정부 구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밀러 전 대행이 정권 말기에 아주 잘해줬다”고 콕 집어 칭찬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낸 프레드 플라이츠 AFPI 부의장도 요직에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주축이 된 AFPI는 ‘트럼프의 싱크탱크’로도 불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어떤 자리에서도 역대 최고 활동을 한다”는 극찬을 받았던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일 미국대사 또한 요직에 기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1기 경제참모 재입성 가능성통상 분야에서는 대중 무역전쟁을 주도한 인물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호무역’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보좌하고 있다. 트럼프 1기 때 무역정책을 총괄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무역대표부(USTR) 대표, ‘대중 강경파’로 잘 알려진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무역정책보좌관이 대표적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두 사람은 ‘미국이 피해를 보는 거래를 하고 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식을 통상 정책으로 풀어낼 방법을 잘 안다”고 평했다. 특히 우리 정부 안팎에서는 현재 통상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전하는 거의 유일한 통로로 특히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를 꼽는다. 그를 비롯해 브룩 롤린스 대표, 래리 커들로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AFPI에서 활약하는 인사들은 트럼프 2기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보복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커들로 전 위원장, 케빈 해싯 전 백악관 수석이코노미스트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뒷받침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커들로 전 위원장은 지난해 8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경제 고문들을 자신의 골프클럽으로 불러 ‘보편적 기초 관세’ 공약을 의논할 때 배석했다. AFPI와 헤리티지재단 등 보수 싱크탱크들은 신규 인재를 계속해서 영입하는 데에 연일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NYT는 “보수주의자들은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함량 미달인 기회주의자 등에게 둘러싸여 재선에 실패했다고 본다”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인재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고 평했다.● 사위 쿠슈너 재기용설… 멜라니아 두문불출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족들이 어떤 역할을 할지도 관심이다. 트럼프 1기 당시 백악관 선임보좌관으로 일했던 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트럼프 2기 행정부나 대선 캠페인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재선에 성공해도 두 사람이 행정부에서 일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을 주도했던 유대계 맏사위 쿠슈너가 중동 관련 임무를 다시 맡거나 국무장관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전했다. 쿠슈너는 지난해 10월 중동전쟁이 발발한 직후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중동은 미국에 경제적, 외교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면서 “잘못된 리더십으로 미국이 그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정책을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남편의 재선 도전 선언 직후 “선거 운동에 참여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아직까지 공개석상에서 나타나지 않은 채 두문불출하고 있다. 액시오스는 그가 극우 성향인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를 남편의 부통령 후보로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세종=김도형기자 dodo@donga.com}

“사람을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않고, 다양성을 중시하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우크라이나 태생이지만 2022년 일본 국적을 취득한 모델 시노 카롤리나 씨(26)가 22일 일본 미인대회에서 우승하며 내놓은 소감이다. 그는 “좀처럼 일본인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적도 많았지만 이제 일본인으로 인정받게 됐다. 꿈만 같다”며 기뻐했다. 사단법인 미스일본협회는 이날 도쿄에서 열린 제56회 미스 닛폰 콘테스트에서 시노 씨가 우승했다고 밝혔다. 그의 부모는 모두 우크라이나인이다. 하지만 어렸을 때 이혼했고 이후 어머니가 일본인 남성과 재혼했다. 시노 씨 또한 어머니를 따라 다섯 살 때부터 일본에서 살았고 2년 전 귀화했다. 시노 씨는 워낙 어릴 적에 일본으로 왔기에 자신은 스스로를 일본인으로 생각하며 자랐다고 했다. 하지만 초등학교 입학 후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점을 느꼈다고 했다. 주변에서 ‘머리색이 다르다’ ‘코가 크다’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온라인에서는 그의 우승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국적이 일본인데 인종이 무슨 상관이냐” “일본에는 적지 않은 귀화 운동 선수가 있다”며 그를 지지하는 사람과 “서구적인 외모는 일본이 추구하는 아름다움과 맞지 않는다”는 반론이 존재한다. 일본의 외국인 거주자 비율은 2.4%로 한국(3.9%)보다 낮다. 미스 닛폰 콘테스트는 1968년 시작됐고 올해 56회를 맞았다. 우승자는 현직 총리와 만날 수 있다. 주최 측은 “외모는 물론 마음가짐, 교양 등도 평가해 우승자를 뽑는다”고 밝혔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사람을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않고, 다양성을 중시하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우크라이나 태생이지만 2022년 일본 국적을 취득한 모델 시노 카롤리나 씨(椎野 カロリーナ·26)가 22일 일본 미인대회에서 우승하며 내놓은 소감이다. 그는 “좀처럼 일본인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적도 많았지만 이제 일본인으로 인정받게 됐다. 꿈만 같다”고 기뻐했 다.사단법인 미스일본협회는 이날 도쿄에서 열린 제56회 미스 니폰 콘테스트에서 시노 씨가 우승했다고 밝혔다. 그의 부모는 모두 우크라이나인이다. 하지만 어렸을 때 이혼했고 이후 어머니가 일본인 남성과 재혼했다. 시노 씨 또한 어머니를 따라 5세 때부터 일본에서 살았고 2년 전 귀화했다. 시노 씨는 워낙 어릴 적에 일본으로 왔기에 자신은 스스로를 일본인으로 생각하며 자랐다고 했다. 하지만 초등학교 입학 후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점을 느꼈다고 했다. 주변에서 ‘머리색이 다르다’ ‘코가 크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온라인에서는 그의 우승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국적이 일본인데 인종이 무슨 상관이냐” “일본에는 적지 않은 귀화 운동 선수가 있다”며 그를 지지하는 사람과 “서구적인 외모는 일본이 추구하는 아름다움과 맞지 않는다”는 반론이 존재한다. 일본의 외국인 거주자 비율은 2.4%로 한국(3.9%)보다 낮다.미스니폰 콘테스트는 1968년 시작됐고 올해 56회를 맞았다. 우승자는 현직 총리와 만날 수 있다. 주최 측은 “외모는 물론 마음가짐, 교양 등도 평가해 우승자를 뽑는다”고 밝혔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