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이상선이라는 이름이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브랜드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제 60+1회 삼성생명 연도상’ 시상식에서 7년 연속 최고 등급을 수상한 이 명예사업부장은 수상 소감에서 신뢰와 진정성의 가치를 강조했다.이 명예사업부장은 중소·중견기업의 안정적인 경영 승계를 위한 맞춤형 컨설팅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단순한 상속 절차를 넘어서 각 기업의 구조와 문화, 가족 관계까지 고려해 지속 가능한 경영환경을 만들어왔다.지금까지 그가 자문한 기업은 800곳이 넘는다. 지난해 승계를 앞두고 가족 간 자산 분배 문제로 고민에 빠져 있던 한 중견 통신장비 제조 업체 대표는 이 명예사업부장의 컨설팅을 통해 자산권 이전과 가족 구성원의 화합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해결했다. 이 명예사업부장은 기업 재무 구조와 대표 개인의 재산 상황, 가족 관계를 정밀하게 분석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했다.수도권의 한 IT업체도 2세 경영인에게 회사를 물려주는 과정에서 맞닥뜨린 구조조정과 세무 리스크, 대표의 자산권 이전에 대한 부작용 등의 문제를 이 명예사업부장의 컨설팅으로 해결했다.그는 고객 컨설팅뿐 아니라 주요 도시에서 개최하는 ‘가업승계 전략 세미나’와 유튜브 채널 ‘이박사 가업승계연구소’를 통해 경영자들과 소통한다. 법인 컨설팅 실무와 실제 사례를 동료들과 공유하며 동반 성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객들은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세금 문제, 지분 구조, 가족 간 갈등 등을 해결하는 실행 가능한 해법을 제시하는 그를 ‘믿고 맡길 수 있는 파트너’라고 평가한다.이 명예사업부장은 “기업 하나가 온전히 승계되면 수십 명의 일자리가 지켜진다”라며 “이것은 단순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를 위한 일”이라고 가업 승계의 가치를 강조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코웨이가 여름을 앞두고 신제품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며 정수기 시장 공략에 나섰다.가장 먼저 출시된 제품은 주변 환경과 인테리어에 맞춰 가로형 또는 세로형으로 손전환할 수 있는 스위치 정수기다. 가로 11cm의 슬림한 디자인으로 좁은 주방에도 부담 없이 설치할 수 있다. 무전원 정수기로 별도의 코드 연결 없이 사용할 수 있으며, 설치 키트를 별도로 구매하면 빌트인 타입으로도 설치할 수 있다.얼음정수기 RO는 RO(역삼투압) 필터를 적용해 미세 플라스틱, 중금속, 바이러스 등 유해 물질을 걸러낸다. 또 기포 없이 단단하고 깨끗한 얼음을 만드는 특허 기술 ‘크리스털 제빙 시스템’과 얼음과 냉수를 따로 생성하는 ‘듀얼 냉각 시스템’으로 제빙 효율을 높였다.최근 출시된 아이콘 프로 정수기는 전면부 전체에 터치형 LCD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기존 버튼식 제품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정보 안내와 세부 시스템 제어가 손쉽게 가능해져 편의를 더했다.아이콘 프로 정수기는 사용자의 상황별로 맞춤 설정이 가능하다. 온수 온도는 5°C 단위로, 추출 용량은 10mL 단위로 조절할 수 있다. 최적의 온도와 용량, 제조법을 자동으로 제공해 주는 레시피 모드도 탑재했다. △커피 △드립백 △핸드드립 △차 △라면 △분유 등 6가지 모드별로 세부 설정값을 갖췄다.코웨이 관계자는 “소비자의 요구가 다양해진 만큼 기능, 디자인, 위생 등을 고려해 고객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라며 “코웨이만의 차별화된 기술과 제품을 바탕으로 정수기 시장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액세서리는 변화무쌍한 기후를 고려한 ‘애니웨더(ANY WEATHER)’ 라인 상품을 확대하고 업사이클링 브랜드 ‘오버랩(OverLab)’과 협업한 제품을 출시했다.‘애니웨더’는 무더위나 강한 비바람을 막아주는 상품들을 선보인다. 대표 상품인 레인 부츠와 우양산은 전년보다 디자인을 다양화했다. 첼시 부츠위 워커 레인 부츠는 화창한 날씨에도 착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가방과 판초(poncho) 품목도 새롭게 추가했다. 가방은 생활 방수가 되는 원단과 지퍼를 적용했으며 판초 우의는 패커블 기능을 넣어 휴대 편의성을 더했다.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오버랩’과 협업한 백팩과 사코슈(sacoche·어깨끈이 달린 가방), 모자, 우양산, 판초 등도 제품도 선보인다. 오버랩은 수명이 다한 패러글라이더, 글램핑 텐트, 요트 돛 등 레저 스포츠 소재를 수거해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브랜드다.김인희 빈폴액세서리 팀장은 “여름이 길어지는 기후 변화에 대응기 위해 지난해 처음 선보인 애니웨더 라인의 반응이 뜨거웠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의 일상을 함께 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탐독하다 보면 슬그머니 싹트는 궁금증. ‘글쓴이는 어떤 사람일까.’ 번역 외서(外書)가 쏟아지는 시대지만 해외 저자는 만남의 문턱이 높죠. 한국 독자와 해외 작가 간 소통을 주선합니다.⑧우주여행자를 위한 생존법-폴 서터 천체물리학자·미국항공우주국(NASA) 고문팝스타가 우주여행을 떠나고 괴짜 억만장자는 화성 이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나섰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3000만 광년 떨어진 은하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한다. 어느덧 우리는 미지의 우주에 제법 친숙해졌다. 우주를 향한 인류의 끝없는 호기심과 탐구 정신이 이룬 성과다. 파랗게 빛나는 지구와 황홀한 별 무리… 우주가 보여준 속살은 더없이 아름답고 찬란했다.‘우주여행자를 위한 생존법’(오르트)는 우주를 대하는 태도를 다룬다. 우주의 매력에 취하기 전에 우주 방사선, 운석과의 충돌, 암흑물질 같은 위험부터 숙지하라고 경고한다. 날아온 위성 잔해에 농담을 나누던 동료를 잃은 주인공이 죽음의 공포와 싸우는 영화 ‘그래비티’(2013)를 활자화한 것 같다.우주끈 암흑물질 웜홀 같은 개념과 용어는 낯설고 어렵다. 그래도 챕터마다 시(詩)를 배치하고 문체는 유머러스한 덕에 도전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게 된다. 한 스푼 한 스푼 어려운 내용을 떠먹여 주는 내공이 미국을 대표하는 과학 커뮤니케이터 답다.천체물리학자, 미 항공우주국(NASA) 고문, 과학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하는 폴 서터 박사는 e메일 인터뷰에서 “거대한 블랙홀 주변 자기장에서부터 빅뱅 초기 순간들까지 다양한 주제를 연구해 왔다”며 “이 책을 통해 바로 우주의 경이와 신비에 대해 나누고 싶었다”고 했다.자동차로 수직으로 내달리면 1시간 만에 우주 도착―책 제목에서 ‘생존법’을 강조했다. 태양 복사, 자기장, 우주선(宇宙線) 같은 우주의 위험성을 알리고자 한 이유가 있나.“우주의 위험을 통해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놀라운 물리 현상들을 강조하고 싶었다. 일상에서 다루는 수학이나 방정식은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당신이 이런 상황에 놓인다면 어떤 느낌일까’를 상상하도록 해서 독자들이 물리학과 연결되도록 하고 싶었다.”―우주에서 인류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요소는 무엇인가.“장기적으로 인류가 가장 크게 우려해야 할 위협은 소행성 충돌이다. 도시를 파괴하거나 그 이상일 수도 있다. 다행히도 이런 사건은 매우 드물기 때문에 당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NASA 고문으로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NASA의 ‘혁신적 선도 개념 프로그램(NAIC)’에서 자문 역할을 맡고 있다. 차세대 우주 탐사와 여행을 가능하게 만들기 위한 연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미래를 바로 앞에서 지켜보는 자리인 셈이다. 금성의 대기에서 비행할 수 있는 로봇, 태양 중력을 활용해 태양계 바깥 행성들을 촬영하는 망원경 등을 연구한다. 동료 과학자들의 창의력에 늘 감탄한다.”―일반 대중이 우주에 대해 가장 크게 오해하고 있는 점은 무엇인가.“많은 사람이 우주를 매우 멀리 떨어진 곳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가깝다. 우주의 경계는 지상에서 불과 100k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만약 자동차로 곧장 위로 달릴 수 있다면 한 시간도 안 걸려서 도달할 수 있다.”“과학은 대중의 것”―TV, 팟캐스트, 책, 무용 공연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과학을 알리고 있다. 과학 커뮤니케이션에 적극적인 이유가 있나.“과학 연구는 대부분 대중의 세금으로 이뤄진다. 대중은 자신들의 돈으로 이루어진 연구가 어떤 성과를 냈는지 알 권리가 있다. 과학자들이 이 아름다운 지식을 독점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내 좌우명은 ‘과학은 나누기 위한 것(Science is for sharing)’이다. 과학은 대중의 것이다!”―많은 이가 과학을 어렵다고 여기고, 대부분 뉴스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한다. 대중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한 과학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나.“대부분의 사람은 과학의 희미하고 제한된 결과만 접한다. 그 이면에 있는 과정이나 방법은 잘 모른다. 하지만 과학은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발견의 과정’이다. 나는 대중이 이 여정에 동참하길 바란다. 그래서 과학자 동료들에게 자신의 탐구 과정, 시련, 도전, 발견의 이야기를 나누라고 권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인간의 이야기이고 대중과 공유할 수 있는 가치다.”―UFO, 영화, 만화, 연극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자문역으로 참여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이 있다면.“뉴욕 비영리 무용단 ‘사이렌 모던 댄스’와의 협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시간의 본질’을 주제로 공동 작업했고, 나도 공연에 참여했다. 물론 무용수로는 아니었지만. 몇몇 장면에서 내레이션을 맡고 무용수들과 무대 위에서 서로 교감했다.”―과학자로서 우주를 가장 정확하게 묘사한 대중 작품을 고른다면.“우주 탐사에 대한 도전과 현실을 가장 정확하게 그려낸 영화 ‘마션(The Martian, 2015)’을 꼽고 싶다. 과학 자체가 주인공인 훌륭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최근 전 세계적으로 우주 탐사 경쟁이 치열하다. “민간 우주항공기업이 급성장하면서 분명히 우주 탐사의 새로운 장에 진입했다. 대부분 기업은 우주 관광이나 위성 인터넷 같은 상업적 목적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들의 성장은 결국 과학 연구에 엄청난 기회를 열어 줄 것이라 믿는다.”―일론 머스크는 인류가 다(多)행성 종족이 돼야 한다며 화성 식민지화를 주장하고 있다.“머스크가 잘못 판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는 인류가 다행성 종족이 돼야겠지만, 다른 행성을 식민화하는 데는 엄청난 비용과 자원이 드는데 그렇게까지 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현재로선 지구의 주인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 시급하다. 지구를 잘 돌봐야 한다.”우주에서 ‘겸손’과 ‘공감’ 배워―우주 개발과 관련해 가장 인상적인 활동을 보여주는 단체나 개인을 든다면.“언론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칸막이 안에서 일하는 엔지니어, 문제와 고집스럽게 싸우는 과학자,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아내는 기술자. 이들이야말로 인류의 우주 진출을 현실로 바꾸고 있는 주역들이다.”―우주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공동 자산인 우주를 둘러싼 국가간 불협화음이 불거지기도 한다.“우리는 산업과 우주 개발을 원활히 지원할 수 있도록 다국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현재 민간기업들은 사실상 어떤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거의 모든 것을 제약 없이 실행할 수 있다. 1960년대에 만들어진 국제 조약만으로는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는 동시에 민간 산업을 촉진하기엔 역부족이다.”―언론 매체를 통해 미국의 과학 정책을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가장 시급한 과학 정책 과제를 꼽는다면.“미국에서 과학자로 살아가기 힘든 시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과학계 모든 분야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 미국이 세계 과학을 선도하는 자리에서 밀려날까 우려된다. 많은 동료가 직장을 잃고 연구를 중단하고 있다. 그렇지만 대중은 과학자가 하는 일을 본능적으로 사랑한다. 과학계가 이 상황을 극복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믿는다.”―현재 우주 탐사 상황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무엇인가.“우주에 접근하는 방식이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공공기관, 민간기업, 국제 협력이 모두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이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우주의 신비를 풀어가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우주여행자를 위한 생존법’은 우주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선물 같은 책이다. 천문학이나 물리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이나 소양은 무엇인가.“우주를 공부하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겸손’과 ‘공감’이다. 우리는 이 작고 보잘것없는 행성 위에 함께 사는 존재들이다. 서로 잘 지내는 법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각 장마다 등장하는 고대 천문학자들 시가 인상적이다. “영국의 고전 시 ‘늙은 선원의 노래(The Rime of the Ancient Mariner)’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 책에 시대를 초월하는 감성을 불어넣고 싶었다. 마치 먼 미래에 우주여행이 너무나도 일상화돼서 (우주여행에 관한) 옛 이야기와 시, 격언들이 세대를 거쳐 전해지는 그런 세상을 떠올리며 썼다. 아직 우리는 그 지점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꼭 도달하길 바란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탐독하다 보면 슬그머니 싹트는 궁금증. ‘글쓴이는 어떤 사람일까.’ 번역 외서(外書)가 쏟아지는 시대지만 해외 저자는 만남의 문턱이 높죠. 한국 독자와 해외 작가 간 소통을 주선합니다.⑦직관의 폭발-이와다테 야스오 히가시치바 메디컬센터장‘AlphaGo resigns(알파고 기권).’ 2016년 3월 이세돌 9단이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를 꺾자 전 세계가 환호했다. 3연패 후 4국 만에 나온 ‘기적의 1승’은 인간이 알파고를 상대로 거둔 유일한 승리로 남아 있다. 일본의 뇌과학 권위자인 이와다테 야스오 히가시치바 메디컬센터장(68)은 그의 승리를 “직관의 힘 덕분”이라고 분석한다. 알파고의 방대한 데이터로도 예측할 수 없는 수를 뛰어난 직관으로 창조해냈다는 것. 오랜 기간 신경과학을 기반으로 직관이 작동하는 원리를 연구해온 그는 “AI는 승률을 높일 다음 한 수는 훌륭하게 계산해 냈지만 처음 보는 수에는 대응하지 못했다”며 “여기에 AI 시대에 필요한 사고법의 단서가 있다”고 했다. 논리와 데이터를 거스르는 생각의 흐름, 뇌에서 부지불식간에 내리는 신호, 설명할 수 없는 강력한 선택의 이끌림…. 이런 순간 내지는 느낌을 우리는 직관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와다테 센터장은 “직관은 본능이 아닌 뇌에서 체계적으로 일어나는 가장 논리적인 신호”라며 “훈련을 통해 누구나 직관력을 기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일본 치바대에서 28년간 뇌신경외과학 교수로 재직하며 뇌세포 네트워크 연구 등에 매진해왔다. 직관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훈련법 등을 정리한 저서 ‘직관의 폭발’(웅진지식하우스)을 펴낸 이와다테 센터장을 e메일로 만났다.―직관이란 무엇이며 직감과는 어떻게 다른가.“무의식 속 예상치 못한 기억들이 서로 연결될 때, 그것이 직관으로 의식에 떠오른다. 대뇌피질 전체가 작동한 결과로, 감각에 기대 순간적으로 판단을 내리는 직감과는 다르다.”―무의식 속 기억이란 인식하지 못하는 기억인가.“사람의 이름이나 사건 같은 에피소드 기억은 의식적으로 작동하지만, 이해한 것에 대한 기억인 ‘의미 기억’은 무의식에 저장돼 있다. 지혜와도 같은 이 의미 기억이 한 사람의 인생관을 결정하며, 직관 역시 의미 기억의 네트워크에 따라 만들어진다.”―무의식의 영향을 크게 받는 직관을 개인의 의지로 강화할 수 있나.“의미 기억은 무의식에 저장돼 있기에 의지로 꺼내기 어렵다. 그때의 기분, 컨디션, 뇌의 작동 방식이 어우러져 의미 기억 간 연결이 생겨나면서 직관이 발생하는 것에 가깝다. 하지만 무의식에 저장된 기억들은 모두 의식 속에서 경험된 것이다. 따라서 어떤 경험을 축적할 것인지는 개인의 의지로 선택할 수 있다.”집중력은 직관 방해꾼꺼림칙하거나 마냥 잘 될 것 같은 ‘촉’이 돌이켜보면 맞아떨어진 경우가 적지 않다. 진로, 투자, 배우자 선택 등을 앞두고 식스센스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되는 이유다. 인생의 치트키와 같은 직관은 타고나는 걸까 길러지는 걸까.―아인슈타인, 스티브 잡스, 이순신…. 뛰어난 직관을 타고난 것처럼 보이는 이들이 있다.“직관은 훈련으로 키울 수 있다. 핵심은 집중하지 않는 연습이다. 직관을 발휘하려면 뇌를 광범위하게 사용해야 하는데, 집중은 이를 방해한다. 구체적으로 정해진 일을 소화해야 하는 작업에는 집중이 강점으로 작용하지만, 무언가를 결정하거나 창조하는 단계에서는 마이너스 요인이다.”―집중에서 벗어나 뇌를 분산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분산계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을 때 활성화되는 뇌의 영역과 일치한다. 산책, 목욕, 충분한 수면에 더해 △고정관념 의심 △비판적으로 데이터 수용 △적극적인 대화 등이 도움이 된다. 특히 인간은 불안이나 공포의 대상이 사라지면 더 넓게 뇌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일상에서 기쁨을 찾는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멍하니 있기가 어려운 사람도 있다.“성실하고 늘 과제에 몰두하는 성향을 지닌 이들이 ‘멍 때리기’를 잘 못한다. 하지만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의식적인 사고가 아닌 순간의 직관으로 나타난다. 휴식 없이 생산성에만 매달렸을 때 최종 성과는 더 낮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책의 핵심은 ‘직관력을 폭발시키는 법’을 설명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누구나 직관이 폭발하는 순간을 기대할 것이다. 이를 위해 4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평소 생소한 분야의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긍정적 감정을 느끼고, 오감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불필요한 정보를 망각하는 것이다. 특히 망각은 인간의 뇌가 가진 최대 이점이다. 네트워크에 추가되지 않는 불필요한 정보는 뛰어난 정보 간 연결을 방해할 뿐이다.”―대화와 예술작품 감상도 직관에 큰 도움이 된다고 썼다.“타인과 대화를 통해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되면 뇌에서 일어나는 연결 네트워크가 두 배 이상 활성화된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대화 도중 번뜩이는 직관의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또 취향에 맞는 그림을 찬찬히 감상하면 그림에 담긴 세계가 내 안에서 새롭게 펼쳐진다. 이 때 과거의 기억이 자극돼 예상 밖의 형태로 의미 네트워크가 연결되며 직관을 불러일으킨다.”50,60대에 직관 가장 뛰어나이와다테 센터장은 “직관은 논리적 사고를 포괄하는 고차원적인 뇌의 작용”이라고 설명한다. 본능과 감정, 경험은 물론 논리적 사고와 지식이 결집해 무의식중에 내리는 판단이 직관이라는 것. 우뇌는 감정을, 좌뇌는 논리를 담당한다는 널리 알려진 속설에 대해선 “감정도 논리도 뇌 전체를 사용하여 생성된다. 집중계와 분산계는 한쪽이 켜진(on) 상태이면 다른 쪽은 꺼진(off) 상태로 작동하는 반면, 우뇌와 좌뇌는 함께 on 혹은 함께 off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했다.―직관처럼 의사결정을 하는 순간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요소가 있다면.“‘정서기억’(情動記憶)이다. 어떤 사건을 경험할 때 감정 반응도 머릿속에 저장된다. 이 감정 기억이 축적되면 유사한 상황에서 느끼게 되는 감정이 결정된다. 기쁨과 연결된 사건이나 유사 상황은 ‘선호’가 되고 분노나 공포와 연결된 것은 ‘혐오’로 이어지는데, 이런 경험치는 개인의 취향과 성격을 형성한다.”―직관에 대한 의심이 들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망설이는 느낌 자체가 직관이다. 서로 다른 두 개의 직관이 동시에 떠오른다면 나중에 떠오른 새로운 직관이 선택될 가치가 있다.”―직관이 가장 잘 발휘되는 연령대가 따로 있나. 30대보다 50대에 창업한 경우 성공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우수한 직관을 얻기 위해서는 풍부한 기억 네트워크가 필요하고, 이런 측면에서 50, 60대가 직관 발휘에 최적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전은 경험이 부족하고, 그 이후는 뇌의 노화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엉뚱한 직관에 이끌러 잘못된 판단을 반복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직관을 완전히 믿지 못하고 논리나 데이터에만 의존하려 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란 수치화된 정보로, 데이터 기반 논리적 사고는 사안을 지나치게 단순화할 위험이 있다. 사람의 생각이나 사고방식 호의 반감 같은 감정은 데이터로 절대 수치화할 수 없다. 이런 것들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어쩌면 세상을 움직이는 결정타다.”“AI는 직관 생성 못 해”―챗GPT와 같은 AI에도 직관이 존재하나.“인공지능은 병렬 처리에 약하며 사물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므로 직관을 생성할 수 없다.”―정치적 의사결정은 다양한 의도가 얽히기에 난도가 높다. 훌륭한 직관으로 슬기롭게 위기에 대처한 역사적 사례가 궁금하다.“쿠바 미사일 위기에서 당시 미국 대통령인 존 F 케네디는 일상을 유지하며 해당 문제와 관계 없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선제 공격을 하는 대신 튀르키예에 배치했던 미사일을 철거하며 제3차 세계대전 발발이란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 만약 케네디가 ‘쿠바에서 소련 핵미사일 발견’이란 소식이 불러일으킨 공포의 정동과 선제공격파의 의견에 휩쓸려 집중계가 주도하는 빠른 결정을 내렸다면, 우리가 보는 세계의 풍경은 전혀 달라져 있을 것이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글쓴이는 어떤 사람일까.’ 탐독하다 보면 이런 궁금증이 싹트지만 번역 외서(外書)는 저자를 만날 기회가 흔치 않습니다. 화제작 또는 독특한 시사점이 있는 외서의 저자들을 인터뷰합니다.직관의 폭발이와다테 야스오 히가시치바 메디컬센터장《‘AlphaGo resigns(알파고 기권).’ 2016년 3월 이세돌 9단이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를 꺾자 전 세계가 환호했다. 3연패 후 4국 만에 나온 ‘기적의 1승’은 인간이 알파고를 상대로 거둔 유일한 승리로 남아 있다. 일본의 뇌과학 권위자인 이와다테 야스오 히가시치바 메디컬센터장(68)은 그의 승리를 “직관의 힘 덕분”이라고 분석한다. 알파고의 방대한 데이터로도 예측할 수 없는 수를 뛰어난 직관으로 창조해냈다는 것. 오랜 기간 신경과학을 기반으로 직관이 작동하는 원리를 연구해온 그는 “AI는 승률을 높일 다음 한 수는 훌륭하게 계산해 냈지만 처음 보는 수에는 대응하지 못했다”며 “여기에 AI 시대에 필요한 사고법의 단서가 있다”고 했다.》논리와 데이터를 거스르는 생각의 흐름, 뇌에서 부지불식간에 내리는 신호, 설명할 수 없는 강력한 선택의 이끌림…. 이런 순간 내지는 느낌을 우리는 직관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와다테 센터장은 “직관은 본능이 아닌 뇌에서 체계적으로 일어나는 가장 논리적인 신호”라며 “훈련을 통해 누구나 직관력을 기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일본 치바대에서 28년간 뇌신경외과학 교수로 재직하며 뇌세포 네트워크 연구 등에 매진해왔다. 직관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훈련법 등을 정리한 저서 ‘직관의 폭발’을 펴낸 이와다테 센터장을 e메일로 만났다.―직관이란 무엇이며 직감과는 어떻게 다른가.“무의식 속 예상치 못한 기억들이 서로 연결될 때, 그것이 직관으로 의식에 떠오른다. 대뇌피질 전체가 작동한 결과로, 감각에 기대 순간적으로 판단을 내리는 직감과는 다르다.” ―무의식 속 기억이란 인식하지 못하는 기억인가.“사람의 이름이나 사건 같은 에피소드 기억은 의식적으로 작동하지만, 이해한 것에 대한 기억인 ‘의미 기억’은 무의식에 저장돼 있다. 지혜와도 같은 이 의미 기억이 한 사람의 인생관을 결정하며, 직관 역시 의미 기억의 네트워크에 따라 만들어진다.” ―무의식의 영향을 크게 받는 직관을 개인의 의지로 강화할 수 있나.“의미 기억은 무의식에 저장돼 있기에 의지로 꺼내기 어렵다. 그때의 기분, 컨디션, 뇌의 작동 방식이 어우러져 의미 기억 간 연결이 생겨나면서 직관이 발생하는 것에 가깝다. 하지만 무의식에 저장된 기억들은 모두 의식 속에서 경험된 것이다. 따라서 어떤 경험을 축적할 것인지는 개인의 의지로 선택할 수 있다.”● 집중력은 직관 방해꾼 꺼림칙하거나 마냥 잘 될 것 같은 ‘촉’이 돌이켜보면 맞아떨어진 경우가 적지 않다. 진로, 투자, 배우자 선택 등을 앞두고 식스센스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되는 이유다. 인생의 치트키와 같은 직관은 타고나는 걸까 길러지는 걸까. ―아인슈타인, 스티브 잡스, 이순신…. 뛰어난 직관을 타고난 것처럼 보이는 이들이 있다.“직관은 훈련으로 키울 수 있다. 핵심은 집중하지 않는 연습이다. 직관을 발휘하려면 뇌를 광범위하게 사용해야 하는데, 집중은 이를 방해한다. 구체적으로 정해진 일을 소화해야 하는 작업에는 집중이 강점으로 작용하지만, 무언가를 결정하거나 창조하는 단계에서는 마이너스 요인이다.” ―집중에서 벗어나 뇌를 분산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분산계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을 때 활성화되는 뇌의 영역과 일치한다. 산책, 목욕, 충분한 수면에 더해 △고정관념 의심 △비판적으로 데이터 수용 △적극적인 대화 등이 도움이 된다. 특히 인간은 불안이나 공포의 대상이 사라지면 더 넓게 뇌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일상에서 기쁨을 찾는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멍하니 있기가 어려운 사람도 있다.“성실하고 늘 과제에 몰두하는 성향을 지닌 이들이 ‘멍 때리기’를 잘 못한다. 하지만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의식적인 사고가 아닌 순간의 직관으로 나타난다. 휴식 없이 생산성에만 매달렸을 때 최종 성과는 더 낮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좋은 기억이 뇌를 활성화한다”고 썼다.“여기서 좋은 기억이란 목표를 향해 최대한의 노력을 하는 가운데 쌓은 경험을 뜻한다. 좋아하거나 즐거운 대상에 몰입하고, 그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어려움을 극복하면 뇌 내의 네트워크가 풍부해진다. 나이를 먹으며 축적된 이런 의미기억이야말로 뛰어난 직관의 핵심 요소다.” ―책의 핵심은 ‘직관력을 폭발시키는 법’을 설명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누구나 직관이 폭발하는 순간을 기대할 것이다. 이를 위해 4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평소 생소한 분야의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긍정적 감정을 느끼고, 오감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불필요한 정보를 망각하는 것이다. 특히 망각은 인간의 뇌가 가진 최대 이점이다. 네트워크에 추가되지 않는 불필요한 정보는 뛰어난 정보 간 연결을 방해할 뿐이다.” ―대화와 예술작품 감상도 직관에 큰 도움이 된다고 썼다.“타인과 대화를 통해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되면 뇌에서 일어나는 연결 네트워크가 두 배 이상 활성화된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대화 도중 번뜩이는 직관의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또 취향에 맞는 그림을 찬찬히 감상하면 그림에 담긴 세계가 내 안에서 새롭게 펼쳐진다. 이 때 과거의 기억이 자극돼 예상 밖의 형태로 의미 네트워크가 연결되며 직관을 불러일으킨다.”● 50, 60대에 직관 가장 뛰어나 이와다테 센터장은 “직관은 논리적 사고를 포괄하는 고차원적인 뇌의 작용”이라고 설명한다. 본능과 감정, 경험은 물론 논리적 사고와 지식이 결집해 무의식중에 내리는 판단이 직관이라는 것. 우뇌는 감정을, 좌뇌는 논리를 담당한다는 널리 알려진 속설에 대해선 “감정도 논리도 뇌 전체를 사용하여 생성된다. 집중계와 분산계는 한쪽이 켜진(on) 상태이면 다른 쪽은 꺼진(off) 상태로 작동하는 반면, 우뇌와 좌뇌는 함께 on 혹은 함께 off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했다. ―직관처럼 의사결정을 하는 순간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요소가 있다면.“‘정서기억’(情動記憶)이다. 어떤 사건을 경험할 때 감정 반응도 머릿속에 저장된다. 이 감정 기억이 축적되면 유사한 상황에서 느끼게 되는 감정이 결정된다. 기쁨과 연결된 사건이나 유사 상황은 ‘선호’가 되고 분노나 공포와 연결된 것은 ‘혐오’로 이어지는데, 이런 경험치는 개인의 취향과 성격을 형성한다.” ―의사결정을 할 때 직관은 어느 정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하나.“데이터 기반 판단처럼 보이는 경우에도 실제로는 직관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순간적으로 떠오른 것처럼 보이는 판단도 마찬가지다. 뇌 속에서 오랜 시간 기억 간의 연결이 이뤄지고 있었으며, 새로운 지각 자극이 마지막 방아쇠 역할을 한다.”● “AI는 직관 생성 못 해” 직관이 떠올랐는데도 결정을 망설이게 되는 순간이 있다. 직관에 대한 의심이 들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와다테 센터장은 “망설이는 느낌 자체가 직관”이라며 “서로 다른 두 개의 직관이 동시에 떠오른다면 나중에 떠오른 새로운 직관이 선택될 가치가 있다”고 했다. ―직관이 가장 잘 발휘되는 연령대가 따로 있나. 30대보다 50대에 창업한 경우 성공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우수한 직관을 얻기 위해서는 풍부한 기억 네트워크가 필요하고, 이런 측면에서 50, 60대가 직관 발휘에 최적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전은 경험이 부족하고, 그 이후는 뇌의 노화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엉뚱한 직관에 이끌러 잘못된 판단을 반복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직관을 완전히 믿지 못하고 논리나 데이터에만 의존하려 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란 수치화된 정보로, 데이터 기반 논리적 사고는 사안을 지나치게 단순화할 위험이 있다. 사람의 생각이나 사고방식 호의 반감 같은 감정은 데이터로 절대 수치화할 수 없다. 이런 것들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어쩌면 세상을 움직이는 결정타다.” ―챗GPT와 같은 AI에도 직관이 존재하나.“인공지능은 병렬 처리에 약하며 사물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므로 직관을 생성할 수 없다.” ―정치적 의사결정은 다양한 의도가 얽히기에 난도가 높다. 훌륭한 직관으로 슬기롭게 위기에 대처한 역사적 사례가 궁금하다.“쿠바 미사일 위기에서 당시 미국 대통령인 존 F 케네디는 일상을 유지하며 해당 문제와 관계 없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선제 공격을 하는 대신 튀르키예에 배치했던 미사일을 철거하며 제3차 세계대전 발발이란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 만약 케네디가 ‘쿠바에서 소련 핵미사일 발견’이란 소식이 불러일으킨 공포의 정동과 선제공격파의 의견에 휩쓸려 집중계가 주도하는 빠른 결정을 내렸다면, 우리가 보는 세계의 풍경은 전혀 달라져 있을 것이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복지, 노동,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공 인공지능(AI)을 활용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민간에서 시작된 AI 기술 도입이 공공서비스 영역으로 확산되면서 공공의 업무 효율과 대국민 서비스 품질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공 AI 서비스 중 호평을 받고 있는 사례도 관심을 받고 있다.‘느린 학습자 조기 발견 지원 서비스’는 발달이 더딘 아동을 조기 발견하도록 지원한다. 생활 속 관찰 데이터를 바탕으로 아동의 5가지 인지 영역을 분석해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도록 돕는다. 진단 기관에 의존하지 않고도 가정이나 학교에서 1차 진단을 지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서비스는 시범 서비스에서 정확도는 80.65%, 누적 후기는 300건 이상을 기록했다.‘장애인 소통 지원 서비스’는 중증 장애인의 입술 모양, 표정, 상반신 움직임 등을 AI가 인식해 의사소통을 돕는다. 돌봄 부담 완화와 사회적 고립 해소 측면에서 기대를 받고 있는 이 서비스는 7월 정식 개통을 앞두고 고도화가 진행 중이다. 난임 예방과 임신 가능성 예측을 지원하는 ‘가임력 관리 AI 플랫폼’도 주목받고 있다. 이 서비스는 8개 의료기관의 약 3만5000건 난임 시술 데이터를 기반으로 임신 가능성을 예측하고 맞춤형 건강관리 정보를 제공한다. 고용노동부가 운영 중인 ‘AI 노동법 상담 서비스’는 카카오톡에서 임금, 근로시간, 실업급여 등에 대해 질문하면 관련 법령과 판례를 기반으로 답변을 제공한다. 사용자들은 “노무 전문가에게 조언을 받은 느낌이다”, 근로 감독관들은 “AI가 기초 사실관계를 먼저 정리해 주니 불필요한 확인 절차가 줄었다”는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농촌진흥청의 ‘청년 농업인 정착 지원 AI 서비스’는 지역 기반 작물 추천, 병해충 알림, 작물별 소득 예측 등을 AI가 제공한다. 시범 서비스 시작 3개월 동안 서비스를 활용한 1000여 명의 청년 농업인 중 약 85%가 “농업 생산성 및 효율성이 향상되었다”고 응답했고, 60%의 농업인은 “AI 기술 덕분에 귀농 첫해에 경험하지 못했던 농업적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다.‘초거대 AI 기반 특허심사 지원 서비스’는 출원서 내용을 입력하면 AI가 발명의 핵심 키워드와 유사어를 자동으로 추출해 검색식을 제안하고 법령과 심사 기준도 함께 제시한다. 2024년 말 시범 평가에서 만족도 89점(100점 만점)을 기록했다. 이 밖에 건축 관련 도면을 분석해 누락된 소방 기호, 이상 배치 요소 등을 제시하는 ‘스마트 소방 행정 지원 서비스’와 도면 정보를 입력하면 관련 규정과 적용 조항 등을 보여주는 국방부의 ‘생성형 AI 기반 건축 법령, 민원 지원 서비스’도 있다. ‘초거대 AI 기반 통합 연구 지원 서비스’는 연구자들이 정책자료 조사, 보고서 요약, 연구 주제 탐색 등을 보다 빠르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 연구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은 “다양한 공공 분야 AI 서비스 덕분에 업무 효율과 국민들의 민원 만족도가 높아졌다. 공공 분야의 AI 전환은 한국이 AI 3대 강국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수행해야 할 핵심 과제”라고 했다. 이승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인공지능·플랫폼혁신국 국장은 “AI 기술 발전은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더 공정하고 포용적인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공공 분야에서 사람을 중심에 둔 디지털 혁신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국민대(총장 정승렬) 미래융합대학이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8일 교내 체육관에서 2025 전공탐색 박람회를 개최했다. 국민대는 2025학년도 신입생부터 수도권 주요 대학 중 최대 규모로 모든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보장하는 전공자율선택제로 신입생 828명을 모집했다. 전체 모집인원의 30%다. 국민대는 전공자율선택제로 입학한 신입생을 위한 학사 운영 및 행·재정적 지원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미래융합대학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전공자율선택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유도하고 있다. 이 정책의 일환으로 첫 번째 열린 전공 탐색 박람회에는 1000여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방문했다.학과별 부스에는 국민대 전공자율선택제를 통해 선택 가능한 59개 전공이 모두 참여했다. 미래융합대학, 교무팀, 교수학습개발센터,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등 행정 부서도 동참했다. 이들은 신입생들의 전공 선택을 비롯한 다양한 학사제도 및 전공·진로 정보 안내, 1:1 맞춤형 컨설팅 등 상담을 진행했다.선배 멘토로 행사에 참여한 법학부 박성준 학생은 “생각보다 많은 신입생들이 참여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신입생 후배들에게 전공별 다양한 매력들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자율전공선택제로 입학한 신입생 박서은 학생은 “시나리오 제작에 대한 꿈이 있어 영화전공에 관심이 많다. 한국어문학부, 사회학과 등 다양한 전공들이 진로에 직, 간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이번 행사를 통해 알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민대는 전공자율선택제 외에도 재학생들의 전공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오메가스쿨 교육시스템을 도입했다. 오메가스쿨 교육시스템은 창업 프로그램, 인턴십, 체험형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전공을 변경할 수 있는 국민대만의 유일한 특화 제도다. 전공자율선택제와 함께 모든 학생의 전공 탐색과 진로 선택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으로 손꼽힌다. 이 외에도 재학중 1회에 한정했던 전부 · 전과제도를 횟수 제한 없이 재학 중 8차 학기 전이라면 연 2회씩 매 학기 지원 가능하도록 대폭 개선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정승렬 총장은 “우리 대학이 추진하고 있는 교육 혁신의 최정점에 서 있는 프로그램이 전공자율선택제”라며 “전공자율선택제를 통해 신입생을 모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재학생들에게도 전공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제도와 인프라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지원은 교육 수요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궁극적으로 경계없는 교육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국민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오창국 미래융합대학장은 “전공 탐색 박람회에 대한 교내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높고, 전공 상담에 대한 학생 수요가 증가되는 상황을 고려해 2026학년도부터 참여 대상을 확대하고, 행사 기간을 2일 이상으로 진행해서 박람회의 성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건국대(총장 원종필)가 창업·글로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며 학생 중심 혁신 교육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창업지원본부 승격, 해외 연계 실습 강화, 유학생 대상 전공 확대 등 적극적인 행보를 통해 ‘학생의 가능성을 실현하는 대학’이라는 비전을 구체화하고 있다.● 창업 3개년 누적 전국 1위…학생 주도 창업 생태계 조성건국대는 학생 창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창업지원단을 창업지원본부로 확대 개편하며 창업 전 주기를 아우르는 체계를 갖췄다. 또 중소벤처기업부 ‘예비창업패키지’ 사업을 지속 운영하며 창업 초기부터 성장기까지 단계별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그 결과,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3개년 간 건국대 학생 창업 기업 수는 215개에 달한다. 전국 대학 중 최상위권이다. 건국대는 이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의 스탠퍼드’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창업 거점 대학으로 자리 잡고 있다.산업공학과 19학번 김효재 씨는 반려동물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플랫폼 ‘ZOOC’을 창업하고 세계 최대 ICT 박람회인 CES 2024에 참가해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을 추진 중이다. 건국대 창업클럽의 지원 아래 출범한 친환경 화장품 프로젝트 ‘토버스(TOWBUS)’는 괭생이모자반 활용, 해녀 일자리 창출 등을 인정받아 ‘인액터스 월드컵’에서 9년 만에 한국 대표로 세계 TOP 4에 선정되기도 했다.성과의 배경에는 단순 행정 지원을 넘어서 실질적인 인프라 투자와 교육 과정 혁신이 자리하고 있다. 창업지원본부 산하에는 창업 아이디어 구상부터 시제품 제작, 시장 검증, 투자 연계까지의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메이커스페이스센터와 전용 창업 공간 등 물리적 인프라도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이밖에도 건국대는 ‘글로벌 스타트업 프런티어’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CES 탐방과 미국 퍼시픽 스테이츠 대학(Pacific States University)과의 연계 교육을 제공하는 등 해외 창업 경험 기회를 지속 확대 중이다.● 해외 실습, 공동 설계 프로젝트…국경을 넘는 교육 경험글로벌 교육 역시 건국대의 강점 중 하나다. 수의과대학은 올해 22명의 학생을 미국 동물병원으로 파견해 약 한 달간 해외 임상 실습을 진행했다. 학교 차원의 첫 정식 해외 임상 실습 프로그램이었다. 참가자 전원에게 1인당 500만 원의 장학금이 지급됐다. 학생들은 실제 수의 진료에 참여해 글로벌 역량을 키우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건축학부는 일본 간사이 가쿠인대학교와 국제 공동 건축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양국 학생 간 협업과 문화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공동 설계, 전시회 등으로 구성된 이번 교류는 높은 수준의 결과물로 현지에서 호평을 받았다. 향후 대학원생 교환 프로그램 확대도 논의 중이다.국제대학 설립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건국대는 유학생을 위한 단과대학으로 국제대학을 운영 중인데 현재 국제통상학과·문화미디어학과가 개설돼 있다. 2026학년도부터는 인공지능(AI) 디자인학과와 컴퓨터소프트웨어학과를 추가로 신설해 4개 학과 체제로 운영할 계획이다.건국대 관계자는 “창업과 글로벌이라는 두 축을 통해 학생 중심 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더 넓은 세상에서 경쟁력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에버랜드의 장미축제가 이달 16일 개막해 6월 15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축제는 화려한 장미와 함께 티 문화를 즐기는 ‘로즈가든 로열 하이티’(Rose Garden Royal High Tea·로로티)란 주제로 펼쳐진다.색다른 장미 축제를 위해 에버랜드는 720품종 300만 송이의 장미가 만발한 로즈가든을 유명 아티스트 및 브랜드와 협업해 신비롭게 꾸몄다. 장미를 사랑하는 사막여우 도나 이야기를 중심으로 4개의 테마정원에서 키네틱아트, 증강현실(AR), 미러룸 등을 체험할 수 있다.로즈가든의 상징인 장미성은 일러스트 작가 다리아송의 작품으로 파사드를 연출했다. 그간 일반에 거의 공개되지 않았던 로즈가든 2층 실내는 다리아송의 그래픽과 포토존, 굿즈 쇼룸 등을 갖춘 컨셉트 스토어로 꾸몄다.장미성 위에는 독특한 작품 세계로 잘 알려진 갑빠오 작가의 초대형 사막여우 조형물(ABR)을 설치했다. 에버랜드 그랜드 엠포리엄 상품점에서는 토끼 캐릭터 B.B.래빗으로 잘 알려진 부원 작가의 사막여우 작품을 선보인다.로로티 테마의 먹거리, 굿즈 등도 풍성하게 마련됐다. 로즈가든 바로 옆에 위치한 쿠치나마리오 레스토랑에서는 장미 브라우니, 로즈 컵케이크 등 9종류의 디저트가 놓인 2단 플레이트와 티 메뉴가 구성된 애프터눈티 세트를 선보인다. 상큼한 레드베리 티에 장미꽃 모양 얼음과 식용 장미를 더한 로즈베리 아이스티와 핑크빛 로로티 하트 츄러스 등 축제 시그니처 메뉴도 맛볼 수 있다.메모리얼샵, 그랜드엠포리엄 등 에버랜드 상품점에서는 70여 종의 에버랜드 로로티 굿즈를 선보인다. 사막여우, 홍학, 열쇠 등의 키홀더 참(charm)은 물론 달작업실, 그레이쥬스 등 외부 브랜드와 협업한 풍성한 콜라보 굿즈를 준비했다.1985년 국내 최초의 꽃축제로 시작한 에버랜드 장미축제는 지금까지 약 6000만 명이 다녀가며 국내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올해 장미축제 40주년을 맞아 장미와 티 문화, 스토리텔링, 예술 콘텐츠가 결합된 페스티벌을 선보이게 됐다”고 했다. 새로운 장미축제 에버랜드 로로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에버랜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스타필드가 가정의 달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제5회 벌룬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2021년부터 시작한 벌룬 페스티벌은 봄마다 당해 화제의 캐릭터 IP 브랜드와 협업해 선보이는 스타필드의 시그니처 축제다. 올해엔 ‘잔망루피’, ‘네모바지 스폰지밥’, ‘운빨존많겜’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캐릭터와 함께 흥겨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기획했다. 이번 벌룬 페스티벌은 스타필드 고양(5월 8일∼21일)과 안성(5월 23일∼6월 8일) 순으로 열린다.우선 지난 1월 스타필드 수원에서 단독 팝업스토어를 열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던 111퍼센트의 모바일 게임 ‘운빨존많겜’이 이번에는 ‘운빨초등학교’를 콘셉트로 스타필드에 출격한다. 노란색 스쿨버스에서 내리면 미술관, 체육관, 과학실, 매점, 문구점을 갖춘 운빨초등학교가 펼쳐진다. 학사모를 쓴 ‘블롭’과 칼 대신 연필을 든 ‘킹 다이안’, 책가방을 멘 ‘아이언미야옹’ 등 게임 속 히어로들과 친구가 돼 학교생활을 즐길 수 있다.게임 체험존에서는 메인 캐릭터들과 교실 테마의 다양한 게임들을 체험할 수 있다. △아이언미야옹의 미술실에서 진행하는 ‘운빨 젠가 게임’ △블롭의 체육관에서 도전 가능한 ‘공 던지기 게임’ △타르의 과학실에서 만나는 ‘타르 3종 뽑기’ △운빨교실에서 열리는 ‘우왕좌왕 운빨고사’ 등이 마련됐다.각 게임의 미션을 완수하면 획득한 점수에 따라 랜덤 뽑기에 참여할 수 있다. 또 모든 참가자에게 운빨존많겜 재화(신화석과 다이아), 한정판 굿즈, 이모티콘 등 푸짐한 상품을 제공한다. 굿즈 구매 금액대별 리워드 증정 이벤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증샷 이벤트, QR 타임어택 이벤트 등 혜택도 준비했다.잔망루피의 ‘잔망가든’과 타요·라니의 도심 공원 ‘타요파크’도 눈길을 끈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아이코닉스’와 손 잡고 마련한 공간으로, 잔망루피와 타요·라니의 초대형 벌룬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을 수 있다. SNS에 현장 방문 인증샷을 올리면 잔망루피 부채를 증정하고 3만 원 이상 굿즈 구매 시 잔망루피 풍선을 선물하는 이벤트도 마련됐다. 굿즈는 420여 종을 준비했다.미국 인기 애니메이션 ‘네모바지 스폰지밥’은 만화 속 비키니 시티의 버거 맛집 ‘집게리아’를 선보인다. 금방이라도 일어나 게살버거를 만들 것 같은 스폰지밥과 그의 단짝 친구 뚱이, 스폰지밥의 일터 집게리아 등 애니매이션 속 공간을 생생하게 구현했다. 스폰지밥의 동료가 돼 버거 패티를 뒤집는 게임도 체험할 수 있다.경기도정 캐릭터 ‘봉공이’의 집에서는 점프하며 퍼즐을 맞추는 ‘봉공이와 등산로’, 볼풀장이 있는 ‘봉공이와 목욕탕’, 나만의 캐릭터를 그려보는 ‘봉공이와 화실’ 등 다양한 어린이 체험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불면, 불안, 우울, 공황…. 언제부턴가 커피타임에 정신과 내원 경험담을 나누는 분위기가 자연스러워졌다. 정신질환이 점점 보편화되면서 나타난 변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세계 8명 중 1명(9억7000만 명)이 불안장애나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익숙함과 별개로 정신질환은 치료가 쉽지 않다. 진단이 겹치기도 하고 여러 증상들이 혼재한 경우가 많아 처방이 공식처럼 딱딱 맞아떨어지기 힘들다. 30년 가까이 환자를 만나온 크리스토퍼 M. 팔머 미국 하버드대 정신의학과 교수도 이런 어려움을 겪었다.‘환자를 근본적으로 회복시킬 방법은 없을까.’ 그는 수많은 임상 사례와 관련 논문을 분석하면서 ‘뇌 에너지 이론’을 정립했다. 정신질환은 뇌의 에너지 불균형으로 발생한다는 게 주장의 핵심이다.그가 찾은 해답이 담긴 ‘브레인 에너지’(심심)는 지난해 국내에도 소개돼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e메일로 만난 그는 “약 한 알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생활습관을 바꿔 뇌의 에너지 체계를 바로잡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정신질환의 원인은 하나“다양한 치료법을 적용했지만 환자들의 증상은 대부분 일시적으로 호전됐다가 다시 악화되곤 했습니다. 중년 이후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무너졌던 저희 어머니처럼요.”책은 어머니에 대한 회고로 시작한다. 여덟 자녀에 헌신했던 어머니는 중년이 되자 망상과 신경증적 증상을 보였다. 당시 10대였던 그는 경청하고 위로하고 곁을 지키며 나름의 방식으로 노력했지만 어머니를 도울 순 없었다.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과 상실감으로 정신의학의 길을 택한 뒤에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약물, 상담, 인지행동 치료 등 기존의 치료법은 대부분 증상을 관리하는 수준에 그쳤어요. 환자를 근본적으로 회복시킬 방법을 찾던 중 2016년 톰을 만나면서 실마리를 찾았죠. 의외의 열쇠는 ‘키토제닉 다이어트’였어요.”당시 33세였던 톰은 조현정동장애를 앓고 있었다. 13년 간 환각, 망상, 자살 충동에 시달렸고 17가지 약물을 써도 차도가 없었다. 팔머 교수는 약물 부작용으로 48kg 가까이 체중에 불어난 톰에게 키토제닉(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을 권했다. 다이어트가 삶을 스스로 통제하는 감각을 일깨워줄 기회라고 생각했다. 두 달 뒤 톰이 맞은 변화는 놀라웠다. 체중은 68kg이나 줄었고 오랜 시간 그를 괴롭히던 환각과 편집증적 음모론에서도 벗어났다.“체중 조절을 기대했는데 정신질환 증상까지 호전되자 이게 뭔가 싶었죠. 의학 문헌을 뒤졌더니 키토제닉 식단은 뇌전증 치료에 오랫동안 활용돼 온 치료법이더군요. 뇌전증 치료제는 여러 정신질환에도 사용되고 있었고요.”‘체중조절과 정신질환 사이의 연결고리는 뭘까.’ 팔머 교수는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은 비만, 당뇨병, 심근경색, 알츠하이머 등을 겪을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주목했다. 2019년 덴마크에서 발표된 연구도 이 관점을 뒷받침했다. 600여만 명의 17년 간 정신질환 진단 이력을 분석한 결과 조현병, 우울증, 섭식장애,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들은 서로 깊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뿐 아니라 정신질환은 당뇨, 비만, 심혈관 질환 같은 대사질환이나 알츠하이머병, 뇌전증 등 신경계 질환과도 뚜렷한 연관성이 있었다.“서로 다른 질환들이 동시에 혹은 순차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은 공통 원인이 있다는 점을 시사해요. 저는 이 공통의 원인을 뇌세포 에너지 생산의 문제라고 봤습니다. 뇌 에너지가 과잉, 결핍, 부재할 시 정신질환이 발생하는 거죠.”대사의 핵심 ‘미토콘드리아’팔머 교수는 정신질환을 잘 돌보기 위해 ‘미토콘드리아’를 기억하라고 했다. 대사란 섭취한 음식물과 산소를 이용해 세포가 제대로 기능하도록 에너지를 공급하는 과정을 뜻한다. 이 과정의 핵심이 바로 세포 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다. 그는 “정상적인 뇌 기능을 위해선 미토콘드리아가 원활히 작동해야 한다. 스트레스, 수면 부족, 염증, 잘못된 식습관 등으로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떨어지면 뇌세포는 에너지 부족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했다.팔머 교수가 제시하는 치료법은 최근 널리 알려진 ‘저속노화’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도 ‘브레인 에너지’의 추천사에서 “정신의 저속노화를 위한 지침서”라고 썼다.대사 치료의 핵심은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정상화해 뇌의 에너지 시스템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팔머 교수는 특히 염증 관리를 강조한다. 저강도 염증의 주요 원인인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 운동 부족, 수면 부족, 흡연, 음주, 스트레스 등의 생활습관을 바로잡아야 자가포식을 촉진해 세포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뇌 에너지 이론은 기존의 치료법들을 인정하는 동시에 급진적인 변화의 필요성도 지지합니다. 환자들은 간단한 해결책을 원하지만 절대다수는 단순한 접근법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요. 대사 문제의 원인을 진단한 뒤 치료법을 선택해 3개월 간 변화를 지켜보길 권합니다. 효과가 없다면 중단하고 다른 치료법을 추가하며 치료 계획을 다면화하는 거죠. 중증 환자나 만성적 증상을 앓고 있다면 임상의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요.”뇌 에너지 이론을 둘러싼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특히 중증 정신질환에 식이요법을 적용하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팔머 교수는 “반대 의견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면서도 “30년 가까이 세계 최고 수준의 병원에서 정신과 의사로 일하면서 식이요법과 생활습관 변화가 실제적인 힘을 발휘하는 사례를 수없이 목격했다”고 했다.“단순히 ‘브로콜리를 더 먹자’는 식의 접근은 아닙니다. 이 분야의 방대한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어떤 개입이 어떤 환자에게 효과적인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죠. 환자 모두에게 통용되는 ‘하나의 해법’은 없습니다. 조현병 같은 중증 정신질환 환자라도 전략을 진지하게 고민하면 치료의 길이 열린다고 믿습니다. 때론 이런 노력이 생명을 살리는 첫 걸음이 되기도 하죠.”누구나 이따금 불안, 우울, 두려움 등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한다. 도전적 환경에 적응하는데 필요한 정상 범주의 감정이다. 이 부정적인 감정들은 강도, 지속 기간, 부적절성 등에서 일정 기준을 넘어서면 진단 가능한 장애로 전환된다.“트라우마, 극심한 스트레스, 염증, 호르몬 불균형, 영양 결핍 등이 뇌 기능을 왜곡시킬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절망을 느끼게 되죠. 하지만 그런 기분이 영원히 지속되는 건 아닙니다. 저는 환자들이 어려움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수없이 지켜봤습니다. 버티기 힘들 때 이 한 가지는 꼭 기억해주세요. 지금의 상태는 언제든 바뀔 수 있고, 당신은 생각보다 소중하다는 걸요.” 이설 기자 snow@donga.com}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이 봄·여름(SS) 시즌을 대표하는 상품 ‘솔솔(SolSol)니트’를 출시했다. 솔솔니트는 여름이 점차 길어지는 기후 변화를 반영해 착용 시 시원하고 부드러운 바람이 ‘솔솔’ 느껴지도록 하겠다는 목표로 제작됐다.솔솔니트는 깃이 있는 카라형과 라운드형 디자인에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을 적용했다. 경량 원사를 사용하여 기존 제품보다 가벼운 착용감을 자랑하며 소재의 청량감과 고급감도 강화했다.솔솔니트의 브랜드 앰배서더로는 배우 이준혁, 차주영이 선정됐다. 두 배우는 SS 시즌 화보와 영상에서 솔솔니트와 다양한 신상품을 세련된 스타일로 연출했다. 이준혁, 차주영은 앞으로 빈폴과 함께 ‘낭만’을 주제로 한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빈폴은 고급 소재와 최신 봉제기법을 적용한 솔솔니트를 시작으로 ‘서울 클래식(Seoul Classic)’이라는 테마에 맞는 상품군을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빈폴사업부장 원은경 상무는 “빈폴은 1989년 론칭 이후 캐주얼웨어를 상징하는 수많은 대표 아이템을 선보였다”면서 “앞으로도 클래식 캐주얼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고객들과 소통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탐독하다 보면 슬그머니 싹트는 궁금증. ‘글쓴이는 어떤 사람일까.’ 번역 외서(外書)가 쏟아지는 시대지만 해외 저자는 만남의 문턱이 높죠. 한국 독자와 해외 작가 간 소통을 주선합니다.“불안-우울 원인은 뇌 에너지 결핍”불면, 불안, 우울, 공황…. 언제부턴가 커피타임에 정신과 내원 경험담을 나누는 분위기가 자연스러워졌다. 정신질환이 점점 보편화되면서 나타난 변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세계 8명 중 1명(9억7000만 명)이 불안장애나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익숙함과 별개로 정신질환은 치료가 쉽지 않다. 진단이 겹치기도 하고 여러 증상들이 혼재한 경우가 많아 처방이 공식처럼 딱딱 맞아떨어지기 힘들다. 30년 가까이 환자를 만나온 크리스토퍼 M. 팔머 미국 하버드대 정신의학과 교수도 이런 어려움을 겪었다.‘환자를 근본적으로 회복시킬 방법은 없을까.’ 그는 수많은 임상 사례와 관련 논문을 분석하면서 찾은 해답을 ‘뇌 에너지 이론’으로 꿰어냈다. 정신질환은 뇌의 에너지 불균형으로 발생한다는 게 이론의 핵심이다.뇌 에너지 이론을 쉽게 풀어낸 ‘브레인 에너지’(심심)는 지난해 국내에도 소개돼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e메일로 만난 그는 “약 한 알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생활습관을 바꿔 뇌의 에너지 흐름을 바로잡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제때 어머니를 돕지 못해서 죄송”“다양한 치료법을 적용했지만 환자들의 증상은 대부분 일시적으로 호전됐다가 다시 악화되곤 했습니다. 중년 이후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무너졌던 저희 어머니처럼요.”책은 어머니에 대한 회고로 시작한다. 여덟 자녀에 헌신했던 어머니는 중년이 되자 망상과 신경증적 증상을 보였다. 당시 10대였던 그는 경청하고 위로하고 곁을 지키며 나름의 방식으로 노력했지만 어머니를 도울 순 없었다.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과 상실감으로 정신의학의 길을 택한 뒤에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약물, 상담, 인지행동 치료 등 기존의 치료법은 대부분 증상을 관리하는 수준에 그쳤어요. 환자를 근본적으로 회복시킬 방법을 찾던 중 2016년 톰을 만나면서 실마리를 찾았죠. 의외의 열쇠는 ‘키토제닉 다이어트’였어요.”당시 33세였던 톰은 조현정동장애를 앓고 있었다. 13년 간 환각, 망상, 자살 충동에 시달렸고 17가지 약물을 써도 차도가 없었다. 팔머 교수는 약물 부작용으로 48kg 가까이 체중에 불어난 톰에게 키토제닉(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을 권했다. 다이어트가 삶을 스스로 통제하는 감각을 일깨워줄 기회라고 생각했다. 두 달 뒤 톰이 맞은 변화는 놀라웠다. 체중은 68kg이나 줄었고 오랜 시간 그를 괴롭히던 환각과 편집증적 음모론에서도 벗어나다시피 했다.“체중 조절을 기대했는데 정신질환 증상까지 호전되자 이게 뭔가 싶었죠. 의학 문헌을 뒤졌더니 키토제닉 식단은 뇌전증 치료에 오랫동안 활용돼 온 치료법이더군요. 뇌전증 치료제는 여러 정신질환에도 사용되고 있었고요.”‘체중조절과 정신질환 사이의 연결고리는 뭘까.’ 팔머 교수는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은 비만, 당뇨병, 심근경색, 알츠하이머 등을 겪을 확률이 높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2019년 덴마크에서 발표된 연구도 이 관점을 뒷받침했다. 600여만 명의 17년 간 정신질환 진단 이력을 분석한 결과 조현병, 우울증, 섭식장애,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들은 서로 깊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뿐 아니라 정신질환은 당뇨, 비만, 심혈관 질환 같은 대사질환이나 알츠하이머병, 뇌전증 등 신경계 질환과도 뚜렷한 연관성이 있었다.“서로 다른 질환들이 동시에 혹은 순차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은 공통 원인이 있다는 점을 시사해요. 저는 이 공통의 원인을 뇌세포 에너지 생산의 문제라고 봤습니다. 뇌 에너지가 과잉, 결핍, 부재할 시 정신질환이 발생하는 거죠.”정신의 저속노화 실천해야팔머 교수는 정신질환을 잘 돌보기 위해 ‘미토콘드리아’를 기억하라고 했다. 대사란 섭취한 음식물과 산소를 이용해 세포가 제대로 기능하도록 에너지를 공급하는 과정을 뜻한다. 이 과정의 핵심이 바로 세포 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다. 그는 “정상적인 뇌 기능을 위해선 미토콘드리아가 원활히 작동해야 한다. 스트레스, 수면 부족, 염증, 잘못된 식습관 등으로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떨어지면 뇌세포는 에너지 부족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했다.팔머 교수가 제시하는 치료법은 최근 널리 알려진 ‘저속노화’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도 ‘브레인 에너지’의 추천사에서 “정신의 저속노화를 위한 지침서”라고 썼다.대사 치료의 핵심은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정상화해 뇌의 에너지 시스템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팔머 교수는 특히 염증 관리를 강조한다. 저강도 염증의 주요 원인인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 운동 부족, 수면 부족, 흡연, 음주, 스트레스 등의 생활습관을 바로잡아야 자가포식을 촉진해 세포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뇌 에너지 이론은 기존의 치료법들을 인정하는 동시에 급진적인 변화의 필요성도 지지합니다. 환자들은 간단한 해결책을 원하지만 절대다수는 단순한 접근법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요. 대사 문제의 원인을 진단한 뒤 치료법을 선택해 3개월 간 변화를 지켜보길 권합니다. 효과가 없다면 중단하고 다른 치료법을 추가하며 치료 계획을 다면화하는 거죠. 중증 환자나 만성적 증상을 앓고 있다면 임상의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요.”뇌 에너지 이론을 둘러싼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특히 중증 정신질환에 식이요법을 적용하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팔머 교수는 “반대 의견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면서도 “30년 가까이 세계 최고 수준의 병원에서 정신과 의사로 일하면서 식이요법과 생활습관 변화가 실제적인 힘을 발휘하는 사례를 수없이 목격했다”고 했다.“단순히 ‘브로콜리를 더 먹자’는 식의 접근은 아닙니다. 이 분야의 방대한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어떤 개입이 어떤 환자에게 효과적인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죠. 환자 모두에게 통용되는 ‘하나의 해법’은 없습니다. 조현병 같은 중증 정신질환 환자라도 전략을 진지하게 고민하면 치료의 길이 열린다고 믿습니다. 때론 이런 노력이 생명을 살리는 첫 걸음이 되기도 하죠.”누구나 이따금 불안, 우울, 두려움 등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한다. 도전적 환경에 적응하는데 필요한 정상 범주의 감정이다. 이 부정적인 감정들은 강도, 지속 기간, 부적절성 등에서 일정 기준을 넘어서면 진단 가능한 장애로 전환된다.“트라우마, 극심한 스트레스, 염증, 호르몬 불균형, 영양 결핍 등이 뇌 기능을 왜곡시킬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절망을 느끼게 되죠. 하지만 그런 기분이 영원히 지속되는 건 아닙니다. 저는 환자들이 어려움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수없이 지켜봤습니다. 버티기 힘들 때 이 한 가지는 꼭 기억해주세요. 지금의 상태는 언제든 바뀔 수 있고, 당신은 생각보다 소중하다는 사실을요.”이설 기자 snow@donga.com}

원광디지털대(총장 김윤철)가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 컨퍼런스홀에서 경기도교육청과 산업체 위탁교육 협약을 체결했다.이번 협약은 원광디지털대를 포함한 주요 사이버대학 5개교가 공동으로 참여한 가운데 경기도교육청 소속 임직원의 자기 계발과 직무역량 강화를 위한 원격 고등교육 기회 확대를 취지로 마련됐다. 경기도교육청은 전국 최대 규모의 교육청이다. 유치원부터 초·중·고교까지 약 3000여 개 교육기관을 관할하고 있다.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경기도교육청은 대한민국 교육을 선도하고 있는 만큼 학생들의 빠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교직원 역량 강화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협약이 그 의미 있는 협력의 시작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이번 협약을 통해 교육청 산하 기관 재직자는 온라인 기반 교육으로 정규 학사 및 석·박사 과정을 이수할 수 있다. 입학 시 산업체 위탁교육 장학 혜택도 적용받는다.이에 원광디지털대는 학사과정 입학 시 수업료의 50%, 석·박사과정 입학 시 30%의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온라인 기반의 교육과 유연한 학사 운영을 통해 직장과 학업의 병행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정년 후 인생 2막을 준비하거나 현업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공무원, 교직원, 직장인, 개인사업자 등 실무 종사자들에게 호응도가 높다. 산업체 위탁교육 대상자는 재직 증빙이 가능할 경우, 해당 기관과 대학 간 협약을 체결해 산업체 전형으로 지원할 수 있다.관련 문의는 학생상담센터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원광디지털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김윤철 총장은 “경기도교육청 산하 약 20만 교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원광디지털대가 보유한 최고 수준의 교육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한편, 2025학년도 2학기 원광디지털대 신·편입생 모집은 6월 1일부터 시작된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삼성물산 패션부문 ‘에잇세컨즈’가 인플루언서 수스(xooos) 서지수와 협업한 스타일링 콘텐츠를 공개했다고 15일 밝혔다. 서지수는 16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겸 겸 모델로, 패션 브랜드 ‘코이세이오’를 운영하고 있다.매거진 코스모폴리탄과 협업한 이번 스타일링은 ‘그런지 앤드 노마드’와 ‘블로켓 코어’를 주제로 진행됐다. 그런지 앤드 노마드는 낡고 오래된 듯한 느낌과 유목민의 자유분방한 감성을 결합한 콘셉트로, 짧은 민소매 상의와 통 넓은 카고 바지, 체크 셔츠와 빈티지한 데님 반바지 등을 선보였다.스포츠 아이템과 소녀 감성을 믹스 매치한 ‘블로켓 코어’ 스타일에는 그래픽 티셔츠와 프릴스커트, 화이트 미니 원피스와 트랙 재킷 등을 활용했다. 해당 스타일링 제품은 전국 에잇세컨즈 매장과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 SSF샵에서 만나볼 수 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삼성카드는 해외 수수료 면제와 해외 사용금액 할인 등의 혜택을 담은 ‘삼성 iD GLOBAL 카드’를 출시했다고 2일 밝혔다.삼성 iD GLOBAL 카드의 가장 눈에 띄는 장점은 해외 수수료 면제 혜택이다. 결제금액에 부과되는 브랜드사 수수료 1%와 해외이용수수료 0.2% 전액을 전월 이용실적과 한도 없이 면제받을 수 있다. 또 전월 실적과 관계없이 해외 온·오프라인으로 결제한 금액의 2%를 최대 30만 원까지 할인해준다. 특히 전월 50만 원 이상 이용한 경우 삼성페이로 해외 오프라인에서 결제하면 5%을 월 최대 2만 원까지 할인 받을 수 있다.국내 가맹점, 여행, 쇼핑, 구독 등 일상 영역에서도 제공하는 할인 혜택도 풍성하다. 일상 필수 영역인 항공·여행·면세점, 온라인쇼핑몰·리셀쇼핑·백화점·홈쇼핑, 편의점·커피전문점·주유, 온라인 간편 결제 등에서 전월 실적 및 한도 없이 1% 할인을 제공한다. 일상 필수 영역 외의 국내 가맹점에서는 전월 이용실적 및 할인 한도 없이 0.5% 할인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구글플레이, 앱스토어, 넷플릭스, 디즈니+, 유튜브프리미엄 결제 금액과 쿠팡 로켓와우,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비용의 50%를 전월 실적에 따라 최대 2만 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삼성카드 관계자는 “해외 결제에 친숙한 고객이 국내외 어디에서나 다양하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삼성 iD GLOBAL 카드를 출시했다”며 “앞으로도 삼성 iD 카드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추가해 고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롯데백화점이 지난 10일 모로코 헤리티지 커피 브랜드 ‘바샤커피’ 국내 2호 매장을 롯데백화점 본점에 열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매장은 지난해 8월 문을 연 ‘바샤커피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에 이은 국내 두 번째다.본점 3층에 있는 바샤커피 2호 매장은 15석 규모의 ‘커피바’와 다양한 원두와 드립백, 커피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커피 부티크’로 꾸몄다. 커피바는 커피를 즐기면서 커피 마스터와 커피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200여 종 이상의 100% 아라비카 커피와 페이스트리 메뉴를 맛볼 수 있다.바샤커피는 본점 오픈을 기념해 한라봉 크루아상, 블랙 펄 오페라 등 새로운 디저트 메뉴도 선보였다. 특히 한국의 특산물을 활용하여 개발한 한라봉 크루아상은 국내 매장에서만 즐길 수 있다. 모든 메뉴는 테이크어웨이(Takeaway)가 가능하다.바샤커피 부티크에서는 커피백 기프트박스, 맛과 향에 따라 원두를 다양한 컬러의 케이스에 담은 시그니처 노마드 컬렉션과 오토그래프 컬렉션, 머그잔 등 커피 악세서리를 판매한다. 200여종 이상의 원두 중 추출방식에 맞게 분쇄한 원두도 구매할 수 있다.롯데백화점은 2023년 9월 바샤커피의 국내 프랜차이즈 및 유통권 단독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4월부터는 롯데백화점몰에 전용 브랜드관을 오픈하는 등 온라인 판매를 본격화하고 있다.최동희 롯데백화점 컨텐츠부문장은 “강북 상권의 중심인 롯데타운 명동 고객들에게 바샤커피를 소개하게 돼 기쁘다”며 “바샤커피의 프리미엄 가치를 모로코 등의 해외 매장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선보여 더 많은 고객들에게 프리미엄 커피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황금 같은 틈새 여유 시간. 막상 갈 곳을 몰라 허비하기 쉽지요. 편안한 휴식도 좋지만 때론 낯선 공간이 주는 활력이 필요합니다. 숨은 보석 같은 공간에서 짧지만 확실한 충만을 만끽해 보세요.봄=꽃이다. 꽃에 무심하던 이들도 4월엔 절로 초록 세상이 궁금해진다. 꽃축제, 봄꽃, 꽃 나들이, 꽃비…. 사방이 꽃 이야기로 들썩이니 모른척할 도리가 없다. 가장 가까운 꽃밭을 찾다가 선택한 행선지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훼공판장(양재꽃시장). 식물계의 고전같은 공간이지만 봄을 만끽하기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겠다 싶었다.양재꽃시장에서 생화를 사려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생화 매장 영업시간은 밤 11시 반~이튿날 낮12시, 분화(盆花) 매장은 오전 7시~오후 7시. 꽃 경매가 있는 월, 수, 금요일에 꽃이 싱싱하고, 소매 고객은 오전 10시~낮 12시에 가장 많이 몰린다. 10일 오전 10시에 찾은 양재꽃시장 주차장은 자가용, 승합차, 트럭 같은 각종 차량으로 빼곡했다. 입구의 위치 안내도부터 살핀 뒤 공판장 맨 안쪽 생화 도매시장으로 향했다.공판장 생화 도매시장 건물에 들어서니 시장 특유의 활기가 가득하다. 꽃 반, 사람 반에 꽃향기가 진동하는 시장이라니, 이런 장은 매일 봐도 새로울 것 같다.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이 예쁜 게 다 내 것이란 느낌이 좋다”던 꽃시장 단골 지인 이야기에 새삼 고개가 끄덕여졌다.공판장 1층은 생화, 2층은 자재와 부속품 가게가 모여 있다. 동선에 따라 미세하게 바뀌는 향기를 감각하며 한 가게에 다가섰다. 찬찬히 진열대를 살피니 저마다 다른 꽃송이들이 눈에 들어온다. 크기, 모양, 빛깔, 향기 모두 제각각인 ‘꽃 무덤’의 압도적인 비주얼이 어떤 전시보다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한 단(10~20송이)이 몇 송이에요?” “많이 핀 게 좋아요, 덜 핀 게 좋아요?”‘꽃린이(꽃+어린이)’들 단골 질문이다. 플랜테리어(플랜트·식물+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꽃시장을 찾는 일반 고객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감상은 쉬운데 막상 꽃을 사려니 품질과 가격을 가늠하기 힘들었다. 모양새도 양도 비슷한데 이 꽃은 6000원, 저 꽃은 1만3000원인데 이유를 알 수 없다. 봉오리진 꽃이 오래 둘 수 있어 좋은 게 아닐까….“그건 꽃마다 달라요. 오늘 들어왔는데 활짝 핀 꽃도 있고 어제 꽃이라도 봉오리 그대로인 경우도 있죠. 헷갈리는 건 질문하시면 됩니다.”(꽃 가게 ‘강남’ 대표)오래 가는 건 며칠 지나도 그대로인데, 그런 꽃들은 가격이 저렴하다. 건잎이나 시든 아이들을 솎아 내고 다시 한 다발을 만들기도 한다. 봉우리만 선호하는 것도 정답은 아니다. 작약 같은 경우엔 안 핀 채로 죽는 경우도 있기에 퍼짐이 있는 꽃을 골라야 한다. 꽃에도 베스트셀러가 있을까. 꽃 가게 ‘강남’ 대표는 “여름엔 푸른 계열이, 겨울엔 붉은 계열 꽃이 인기”라며 “꾸준히 잘 팔리는 꽃은 장미, 거베라, 라이안샤스, 유칼립투스, 국화 등”이라고 했다. 전형적으로 화려한 색채의 꽃이 아닌 냉이초, 블랙잭, 루스커스 같이 초록 빛깔 식물을 찾는 이도 많다. 들꽃같은 시레네, 마트리, 블루옥시, 화이트옥시의 황홀한 자태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가격도 시기마다 조금씩 다르다. 어버이날이나 졸업식 같은 행사 시즌엔 가격이 많이 오른다. 계절별로도 여름엔 라넌큘러스, 아네모네 같은 겨울꽃이 비싸고 겨울엔 다알리아, 리시안사스 같은 여름 꽃이 그렇다. 꽃 종류는 봄에 가장 다양하지만 온도가 높아져 유지 기간이 짧은 편이다. 꽃 가게 ‘진주’ 임종단 대표는 “다음 주가 (기독교) 부활절이고 이번 주는 고난 주간”이라며 “어제와 오늘은 교회 행사용인 흰색 꽃이나 장식 꽃이 많이 팔렸다”고 했다.생화 매장에서 나와 화분에 심은 식물을 판매하는 분화 매장로 향했다. 가동, 나동으로 나뉜 분화 매장은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연다. 비닐하우스처럼 생긴 가동에 들어서니 커다란 식물원에 온 듯하다. 통로를 중심으로 양 옆에 식물 가게가 즐비하다.바질트리, 선인장, 레몬나무, 토마토나무, 다육이…. 집에서 부담없이 키울 만한 작은 화분들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선글라스를 낀 선인장이나 무당벌레 인형을 둔 화분은 ‘식집사(식물+집사, 식물을 키우는 사람을 지칭하는 신조어)’를 꿈꾸는 아이들 선물로도 좋을 것 같다.“집에 화분이 20개 정도 있어요. 식물을 키우면서 돌봄의 즐거움에 눈을 떴죠. 식물들이 생동하고 성장하는 봄엔 꼭 양재동을 방문합니다.”(60대 조모 씨)수년 전부터 플랜테리어 열풍으로 젊은 고객들 발걸음이 부쩍 늘었다. 카페에서 볼 법한 식물들을 주로 판매하는 가게는 평일임에도 손님 서너 명이 가격을 흥정하고 있었다. 양재천에 나들이를 가기 전 꽃시장에 들렀다는 20대 4명은 꽃 사진을 찍고 이름을 검색하면서 분주히 움직였다.양재동꽃시장을 다녀오는 길, 무심코 지나치던 동네 벚나무와 개나리나무에 새삼 눈길이 간다. 꽃꽂이 4년 경력의 김두희 씨(40대)는 꽃시장의 매력을 “다양한 종류의 꽃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것”이라며 “시기별 꽃을 공부하다 보면 식물 자체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연과 세상이 보인다”고 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탐독하다 보면 슬그머니 싹트는 궁금증. ‘글쓴이는 어떤 사람일까.’ 번역 외서(外書)가 쏟아지는 시대지만 해외 저자는 만남의 문턱이 높죠. 한국 독자와 해외 작가 간 소통을 주선합니다종일 책을 붙들고 있는데 성적은 신통치 않은 A . 매일 새벽같이 연습해도 축구 실력이 늘지 않는 B. 동기들보다 일찍 나와 늦게 퇴근하는데 일머리 없다는 수군거림을 듣는 C. 독하게 노력해도 잘 못하는 이들은 알고 싶다. 최선을 다해도 매번 뒤처지는 나의 문제가 뭔지. 설렁설렁 깨작깨작 준비하고도 늘 앞서는 그들의 비결은 뭔지. 아이큐도 비슷한 것 같은데….손흥민, 김연아, 임윤찬…. 전율을 부르는 탁월함은 재능의 영역일까 노력의 결과일까. 뛰어난 성취의 배경을 둘러싼 논쟁과 별개로 ‘배움의 기술’에 대한 열망은 언제나 뜨겁다. 요람부터 무덤까지 인생 전반에 학습력이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아투로 E. 허낸데즈(Arturo E. Hernandez) 미국 휴스턴대 심리학과 교수의 ‘제대로 연습하는 법’(북트리거)은 배움의 왕도를 들여다본 책이다. ‘1만 시간의 법칙’을 비롯해 성인기 이후의 학습, 비선형 교육 방법론, 학습 토대인 뇌 발달 과정, 올바른 연습 과정 등을 분석했다.그는 이중언어 전공자로 언어 학습이 인지 기능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탐구해 왔다. 4개 국어와 선수급 테니스 실력을 익히며 탁월함에 이르는 길을 몸소 체득하기도 했다. e메일 인터뷰에서 그는 “언어 학습과 인지 기능 간 관계를 스포츠, 게임, 음악 같은 분야로 확장해 연구했다”며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무언가를 더 잘하게 되는 과정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 노력해도 잘 안되는 이들을 위한 학습 전략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공부머리’ ‘일머리’ 탓하지 말라―남들보다 열심히 하는데도 성과가 별로인 이들이 있다. 이들은 ‘공부머리’ ‘일머리’ 탓을 하면서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어릴 때 미국과 멕시코를 오가며 스페인어와 영어를 동시에 사용하며 자랐고, 성인이 된 후에는 포르투갈어와 독일어를 배웠다. 또 테니스 선수로도 활동했는데, 언어와 운동을 병행하면서 학습의 원리를 깨달았다. 분야를 불문하고 학습은 단순 반복이 아니라 작은 기술들이 시간에 비례해 변형되고 발전하는 과정이었다. 중요한 것은 효과적인 학습 전략이다.”―효과적인 학습 전략이라니 다소 모호하게 느껴진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4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구조화된 피드백을 바탕으로 연습하는 ‘의도적 연습’ △배우고자 하는 기술을 정신적 이미지로 구체화하는 ‘정신적 표상’ △학습 세션을 시간 간격을 두고 배치해 기억 정착과 통합을 촉진하는 ‘분산 연습’ △한계를 조금씩 확장해 나가는 ‘깊은 집중’이다. 이렇게 하면 뇌가 끊임없이 도전에 대응하며 학습 효과가 극대화한다.”―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게 뭔가.“의도적 연습은 전문성 개발의 핵심 요소다. 단순 반복이 아니라 현재 수준을 넘어서겠다는 목표와 의지를 갖고 연습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목표 설정, 지속적인 피드백, 그리고 정신적 표상을 활용한 기술 정교화가 필요하다.”―의도적 연습으로 4개 국어와 테니스를 마스터했나.“의도적 연습은 현재 수준보다 약간 어려운 과제를 설정한 뒤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으며 반복과 성찰을 통해 기술을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독일어 문법을 배울 때 작은 단위로 나눠 반복 연습을 했고, 원어민 피드백을 받으며 개선해 나갔다. 테니스에서는 서브 연습할 때는 팔과 손목 움직임과 상·하체 조화 등을 개별적으로 익힌 뒤 이를 통합하는 방식으로 훈련했다. 이처럼 기술을 잘게 나눠서 연습하고 점진적으로 결합하는 과정이 학습 효과를 높인다.”―어학, 스포츠, 예술 등에서는 의도적 연습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다양한 감각 입력과 운동 기술, 그리고 기억 체계를 활용해 숙련도를 높이는 과정은 무엇을 배우든 중요하다. 언어 학습에서는 반복과 맥락 활용이 어휘가 머릿속에 정착하는 것을 돕는다. 음악에서는 연주자가 특정 부분을 반복 연습하며 유창함을 기른다. 운동선수는 경기 직전 정신적 이미지를 활용해 동작을 시뮬레이션한다. 그리고 예술가들은 최종 작품을 그리기 전에 스케치를 통해 개념을 정리한다.”―깊은 집중은 실천이 쉽지 않다.“깊은 집중을 유지하려면 과제에 온전히 몰입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해 요소를 없애야 한다. 명확한 목표 설정, 과제 세분화, 그리고 번아웃 방지를 위한 짧고 강도 높은 연습이 효과적이다.”공이 발인지 발이 공인지…―하나를 잘하면 나머지도 잘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무언가를 빨리 배우거나 공부를 효율적으로 하는 이들의 공통점이 있을까.“책에서는 기술을 익히는 과정을 세 가지 주요 단계로 설명한다. 첫째, 탐색 단계로 새로운 기술을 접하고 기본 개념과 원리를 익히는 과정이다. 새로운 언어를 배울 때 알파벳과 기본 문장을 익히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다음은 강화 단계다. 특정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정확도를 높이는 과정으로, 의식적 연습과 피드백이 핵심이다.마지막은 기술에 익숙해져 무의식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는 자동화 단계다. 테니스 선수들이 경기 중 반사적으로 움직이거나, 피아니스트가 악보 없이 극강의 연주를 들려주는 경지가 이에 해당한다.이처럼 학습은 ‘탐색 → 강화 → 자동화’의 연속 과정이며, 각각의 단계에서 적절한 학습 전략이 필요하다. 기술뿐 아니라 연구나 학습에 뛰어난 이들도 이 과정을 따른다.”―책에는 축구 코치가 16개월 된 아들에게 축구 기술을 가르친 사례가 나온다. 조기 학습은 얼마나 효용이 있나.“축구 선수 출신 코치 톰 바이어는 훌륭한 선수 대부분이 5세 이전에 놀면서 기본 기술을 익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느 날 그는 작은 축구공을 집으로 가져와 16개월 된 아들에게 들고 걸어 다니도록 했다. 이후 나이를 먹어 가는 아들에게 간단한 기술을 조금씩 더 가르쳤다. 축구에서 가장 기본적인 기술은 공을 발로 다루는 것인데, 아주 어린 나이에 이를 익히면 공이 발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인식되는 ‘정신적 표상’을 형성하게 된다. 즉, 공을 다루는 것이 완전히 직관적인 과정이 되는 것이다. 기본 기술은 조기에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 주는 사례다. 수학, 독해, 외국어 학습과 같은 학문적 기술에도 적용된다.”―성인이 돼서 외국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습득하는 다중언어 구사자들 사례도 나온다. 어른이 되면 언어 유창성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연구에 따르면 4개 이상 언어를 배우는 능력은 몇 가지 요소와 관련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각 언어의 고유한 리듬을 직관적으로 이해한다. 예컨대 스페인어 ‘propio’라는 단어는 포르투갈어에서는 ‘proprio’로 변하는데, 이들은 여기서 ‘r’ 발음이 확장되는 패턴을 감지한다. 이들은 또 언어를 시스템(문법)으로 바라보고 몰입해서 지속적으로 해당 언어를 연습한다.”―미국 소설가 조지프 콘래드는 20대에 영어를 배웠음에도 뛰어난 작가가 됐다는 내용이 책에 나온다.“콘래드는 뒤늦게 영어를 배웠지만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했고 청소년기에 그리스어와 라틴어도 배웠다. 그는 주로 앵글로색슨 어원을 가진 일상적인 단어를 바탕으로 라틴어, 그리스어, 프랑스어 단어를 적절히 섞어 글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런 접근 방식 덕분에 그의 문체는 매력적이고 읽기 쉬웠다. 다국어 지식이 그의 글쓰기 스타일을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독일어를 배우는 과정과 고급 테니스 기술을 훈련하는 과정이 비슷하다고 했다. “언어 학습과 스포츠 훈련 모두 뇌의 신경가소성(神經可塑性·neuroplasticity, 뇌가 스스로 신경 회로를 바꿔 적응하는 능력. 새로운 자극을 받으면 일생 내내 변할 수 있다는 뜻)에 기반해 이뤄진다. 두 경우 모두 작은 단위로 나눠 연습하고 반복을 통해 자동화하며 이를 바탕으로 더 복잡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을 거친다. 독일어를 익힐 때 문법, 발음, 어휘를 각각 연습해야 하듯이, 테니스 서브를 익힐 때도 동작을 세분화해 반복적으로 연습해야 한다. 학습 원리는 언어, 스포츠, 그 외 모든 기술 습득 과정에서 동일하게 적용된다.”―호주 테니스 선수 애슐리 바티는 크리켓을 하면서 슬럼프를 극복했다. 이런 사례가 일반적인가.“한 분야에서 익힌 기술은 다른 분야로 전이된다. 애슐리 바티는 크리켓을 하면서 손과 눈의 협응, 전략적 사고, 운동 조절 능력을 키웠고 이 능력은 테니스에도 그대로 발휘됐다. 이런 교차 분야 학습은 뇌가 패턴을 일반화해 새로운 상황에 적용하는 능력을 활용한다. 예를 들어 음악가는 리듬과 구조에 대한 집중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언어 학습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1만 시간의 법칙’은 절반만 믿어라―학습에서 재능은 얼마나 중요한가.“특정 기술에 대한 선천적인 능력 차이는 존재하지만, 장기적인 성취는 의식적 연습과 효과적인 학습 방법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유전자는 확실히 학습 잠재력에 영향을 미치지만 과장된 경우가 많다. 신경가소성, 즉 뇌가 스스로를 재조직하고 적응하는 능력 덕분에 재능이 없어도 학습을 통해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뇌에서 학습을 위한 기본 시스템은 언제 어떻게 형성되나.“얼굴 인식 학습 시스템을 예로 들어 설명하겠다. 신생아는 얼굴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태어난다. 얼굴을 처리하는 학습 시스템은 태아기에 형성되는 셈이다. 출생 전 감각 경험을 통해 형성된 신경 연결은 유아기 때 주변 어른들과 상호작용하면서 반복과 피드백을 통해 더욱 정교해진다. 얼굴 인식 능력은 복잡한 인지 기능의 기초가 된다. 그러니 학습 시스템은 태아 발달 단계에서부터 형성되기 시작하는 셈이다.”―유아기 학습 능력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뇌의 가소성이 높은 유아기에는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배운다. 이 시기에는 다양한 감각 자극이 학습 능력을 높인다. 또래 친구나 아이들, 그리고 성인들과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 다양한 물성(物性)을 접하고 관찰하는 경험도 도움이 된다.”―책에서 언급한 숫자 폭 연구를 통해 기억력도 노력으로 키울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숫자 폭 검사는 제한된 시간에 기억해 내는 숫자가 몇 개인지를 통해 단기 기억력을 알아본다. 단기 기억은 제한적인데 대부분 성인은 약 7자리 숫자를 기억한다. 그런데 연구에 참여한 스티브 팔룬은 훈련을 통해 80자리까지 기억해 냈다. 그는 정보를 의미 있는 단위로 묶어 더 쉽게 기억하는 전략을 썼다. 앞쪽 네 자리, 뒤쪽 세 자리로 나눠 묶어서 각각 달리기 기록과 나이로 머릿속에 저장했다. 정보를 ‘덩어리’로 묶어 저장하면 더 많은 정보가 유지되는 것이다. 기억력도 타고나는 부분이 있지만 연습으로 기억력을 확장할 수 있다.”―한국에는 ‘1만 시간의 법칙’이 널리 알려져 있다.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시간 투자는 얼마나 중요한가.“저널리스트 말콤 글래드웰이 저서 ‘아웃라이어’에서 스웨덴 심리학자 앤더슨 에릭손 연구를 소개하며 1만 시간의 법칙을 대중화했다. 하지만 에릭손조차 시간만으론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연습의 질이 양보다 더 중요하다. 목표지향적이고 피드백이 수반되는 의도적 연습을 해야 투자한 시간이 전문성으로 이어진다.”―학습에서 동기부여는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나. “동기부여는 장기적인 학습을 지속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보상과 칭찬 같은 단기적이고 외적인 동기에만 의존하면 쉽게 지치기 때문에 내적 동기를 키워야 한다. 명확한 목표 설정, 작은 성취 경험, 학습을 재미있게 만들기 등이 도움이 된다. 재미와 성취감을 고려해야 동기를 유지할 수 있다.”―기술을 배우는 과정에서 휴식과 회복의 역할은 무엇인가.“학습에서는 충분한 휴식과 회복이 필수적이다. 뇌는 학습한 정보를 잠자는 동안 정리하고 강화한다. 너무 많은 연습은 인지적 피로를 불러서 학습 효율을 저하시킬 수 있다. 따라서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짧은 휴식을 취해야 한다. 또 수면은 기억력을 강화하고 운동은 뇌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켜 학습 효과를 높인다. 결론적으로 ‘끊임없는 연습’이 아니라 ‘효율적인 학습과 휴식의 균형’이 중요하다.”―학습은 몸과 뇌를 동시에 사용해야 하는 작업처럼 들린다. “모든 학습 과정은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동반한다. 학습은 단순한 정보 습득이 아니라 뇌와 몸이 변화하는 과정이다. 우리는 누구나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발전할 수 있으며, 올바른 학습 방법을 적용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무언가를 배울 때 적어도 한 번씩은 슬럼프에 빠지곤 한다. “어떤 분야에서든 초보 단계를 인정해야 한다. 도전을 시작할 때는 느리고 서툴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은 성장의 필수적인 부분이다. 실패도 긍정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예컨대 운동을 배울 때 틀린 동작을 교정하는 자체가 실력을 키우는 과정인 셈이다. 어쩌면 평생 학습에 열려 있는 태도가 배움의 기술의 핵심일지도 모른다.”―운동선수들이 특정 동작을 느린 속도로 연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속도를 늦추면 동작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고, 천천히 반복 연습하면 숙달이 된다. 그러면 자연히 속도는 따라온다. 아직 숙달되지 않은 기술을 빠르게 연습하는 것은 효용이 떨어진다. 느린 동작은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프로 선수들 기술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또 속도를 늦추면 정신적, 육체적 피로가 줄어들어 더 깊이 집중할 수 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