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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건설 중인 고속국도 터널 9곳 중 8곳에서 내화 설비(화재에 견디는 설비) 수준이 현행 국토교통부 지침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22일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정기감사 결과 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건설 중인 고속국도 터널 9곳 가운데 경부고속국도 지하차도의 내화 설비만 현행 지침을 충족시켰다. 나머지 8곳(한강터널·남한산성터널·방아다리터널·완산터널·상관터널·비암터널·신원1터널·천황산터널)은 현행 지침에 미달한 것. 8곳의 터널은 모두 국토부 지침 제정 전에 착공을 시작해 현재 완공되지 않았다. 앞서 국토부는 2021년 4월 터널에서의 내화 설비 기준을 명시한 ‘도로터널 내화지침’을 제정한 바 있다. 2020년 순천∼완주 고속도로의 터널에서 불이 나 4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가 계기가 됐다. 감사원은 “건설 중인 터널에 대해 내화지침 등 기준에 부합하는지 검토하고, 내화성능 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터널 화재가 발생할 경우 터널이 붕괴해 고속국도에서 대형 사고가 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의 하저 터널인 한강터널은 화재 발생을 가정하고 진행한 시험에서 터널 내벽의 콘크리트 표면 온도가 400도를 넘겼다. 국토부 내화지침에 따르면 이 터널에 사용된 콘크리트는 최고 1350도의 열을 가하는 상황에서도 2시간 동안 한계온도 250도를 넘겨서는 안 된다.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터널이 무너져내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세종∼포천고속국도의 방아다리터널 등 7곳의 터널은 주 구조체인 ‘라이닝’에 내화 설계가 적용돼 있지 않았다. 감사원은 “(주 구조체인) 라이닝이 손상될 경우 터널이 붕괴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도로공사는 1977년 고속도로 교량 설계 기준이 강화되기 이전에 시공된 노후 교량에 대해 2015년 이후 9년 가까이 하중을 견디는 내하 성능 평가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장기간의 사용으로 부재의 손상이나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은 파손 가능성이 있다”며 “구포 낙동강교의 경우는 내하 성능이 설계 기준에 미달해 보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지난해 4월 발생한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의 마약 공급 총책인 중국 동포 이모 씨(38)가 캄보디아에서 붙잡혔다. 사건 당시 중국에서 범행을 벌였던 이 씨는 수사당국의 포위망이 좁혀들자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이후 현지에서 ‘청색 필로폰’을 대량 제조해 국내에 판매해 오다가 이번에 검거됐다. 19일 국가정보원은 대검찰청, 경찰 국가수사본부, 현지 경찰과 협력해 이 씨를 16일 캄보디아 프놈펜 은신처 인근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검거 현장에는 2만3000명이 투약 가능한 필로폰 700g과 제조 설비가 있었다. 이 씨가 직접 제조한 푸른색의 신종 필로폰도 대량 발견됐다. 이 씨는 캄보디아법에 따라 현지에서 마약 제조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게 됐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캄보디아로 밀입국한 이 씨의 행적이 파악된 것은 1월 공범인 중국인 A 씨(34)가 인천공항에서 필로폰을 밀반입한 혐의로 체포되면서부터였다. A 씨의 공급책을 수사하다가 이 씨가 캄보디아에서 필로폰을 대량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 이후 이 씨 검거를 위해 아시아마약정보협력체(INTAC) 전담 추적팀이 꾸려졌다. 캄보디아 라오스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5개국이 참여하는 이 협력체는 국가정보원 주도로 2월 출범했다. 추적팀이 이 씨의 은신처와 주변 인물 등을 탐문한 끝에 캄보디아 현지 경찰이 16일 이 씨를 은신처에서 검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 4월 서울 강남구 일대에선 음료 시음 행사를 진행하며 고등학생 등에게 필로폰을 넣은 우유를 마시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국은 이 사건의 주범으로 20대 한국인 이모 씨 등 60여 명을 검거했었다. 이후 이번에 공급 총책인 중국동포 이 씨까지 붙잡은 것이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지난해 4월 발생한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의 마약 공급 총책인 중국 동포 이모 씨(38)가 캄보디아에서 붙잡혔다. 사건 당시 중국에서 범행을 벌였던 이 씨는 수사당국의 포위망이 좁혀들자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이후 현지에서 ‘청색 필로폰’을 대량 제조해 국내에 판매해 오다가 이번에 검거됐다.19일 국가정보원은 대검찰청,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협력해 이 씨를 16일 캄보디아 프놈펜 은신처 인근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검거 현장에는 2만3000명이 투약 가능한 필로폰 700g과 제조 설비가 있었다. 이 씨가 직접 제조한 푸른색의 신종 필로폰도 대량 발견됐다. 이 씨는 캄보디아법에 따라 현지에서 마약 제조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게 됐다. 캄보디아는 80g이 넘는 불법 마약류를 소지한 상태로 적발돼 혐의가 인정되면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다.사정당국에 따르면 캄보디아로 밀입국한 이 씨의 행적이 파악된 것은 1월 공범인 중국인 A 씨(34)가 인천공항에서 필로폰을 밀반입한 혐의로 체포되면서부터였다. A 씨의 상선인 공급책을 수사하다가 이 씨가 캄보디아에서 필로폰을 대량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이후 이 씨 검거를 위해 아시아마약정보협력체(INTAC) 전담 추적팀이 꾸려졌다. 캄보디아 라오스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5개국이 참여하는 이 협력체는 국가정보원 주도로 2월 출범했다. 추적팀이 이 씨의 은신처와 주변 인물 등을 탐문한 끝에 캄보디아 현지 경찰이 16일 이 씨를 은신처에서 검거한 것으로 전해졌다.앞서 지난해 4월 서울 강남구 일대에선 음료 시음 행사를 진행하며 고등학생 등에게 필로폰을 넣은 우유를 마시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국은 이 사건의 주범으로 20대 한국인 이모 씨 등 60여 명을 검거했었다. 이후 이번에 공급 총책인 중국동포 이 씨까지 붙잡은 것이다. 이 씨는 푸른색 필로폰이 등장하는 한 미국 드라마를 보고 영감을 얻어 자신만의 푸른색 필로폰을 제조하기 시작했다고 현지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또 한국과 중국에 푸른 필로폰의 견본품을 공급해 시장 반응을 타진했고, 한국에 대량 공급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 씨에 대해 “검거하지 못했다면 대량의 마약이 밀반입돼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과 같은 신종 범죄에 쓰였을 것”이라며 “국민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국제 범죄조직에 대해서는 국내외를 불문하고 끝까지 추적, 검거하겠다”고 밝혔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러시아 한 지역의 한인회장을 지낸 이모 씨(60)가 최근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30년 입국 금지’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 측은 이 씨의 추방 사유와 관련해 ‘국가 기밀’이라고만 했을 뿐, 당사자는 물론이고 우리 정부에도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러시아에서 22년 가까이 거주한 이 씨는 범죄 혐의 등으로 조사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앞서 한국인 선교사 백모 씨를 올해 초 체포해 아직 구금 중이다. 올해 들어 우리 교민들을 상대로 비자 연장 거절 등 불이익을 주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한-러 관계가 악화되면서 교민들에 대한 러시아 당국의 보복 조치가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0년 입국 금지… ‘국가 기밀’ 짤막한 설명만 국내에 체류 중인 이 씨에 따르면 그는 주재원으로 파견된 남편을 따라 2003년부터 러시아에서 약 22년을 살았다. 그동안 국내를 오가며 비자를 받거나, 3∼5년 단위로 임시 영주권인 ‘거주 허가증’을 발급받아 현지에서 체류했다. 남편이 다닌 회사가 러시아에서 철수한 뒤에도 부부는 러시아에서 한국 의료기기를 판매하는 사업을 했다. 교민사회에서 뿌리를 내린 이 씨는 지역 한인회장도 맡았다. 대통령 직속 기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문제는 이 씨가 지난해 러시아 이민국에 영주권을 신청하면서 불거졌다. 그로부터 몇 달 뒤 러시아 이민국으로부터 “영주권을 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은 것. 그는 처분에 불복해 현지에서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임시 영주권도 패소 판결 이후 자동 취소됐다. 이 씨는 “영주권 발급이 불허된 이유에 대해 ‘국가 기밀’이라는 것 외에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러시아에 가족과 집, 회사가 있는 이 씨는 지난해 12월 러시아 체류 비자를 다시 발급받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남편이 가족을 초청하는 형태로 비자는 새로 발급받았다. 하지만 이 씨는 지난달 1일 러시아 공항에 도착해 자신이 입국 거부 상태인 사실을 알게 됐다. 러시아 이민국으로부터 받은 ‘입국 금지 서류’에는 입국 거부 사유도 적혀 있지 않았다. 단지 “러시아연방에 2054년 1월 16일까지 입국할 수 없다”는 내용만 짤막하게 담겼다. 이 씨에 대한 입국 금지와 관련해 우리 정부 고위 소식통도 “러시아 당국이 정확한 입국 금지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 씨가 현지에서 범죄 혐의로 조사를 받은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러시아 당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탈북민을 지원한 적도 전혀 없었다”며 “20년 넘게 청춘을 바친 곳에서 갑자기 이유도 모르고 내쫓겼다”고 했다. 또 “집도 못 팔고 송금도 못 하는 신세”라고도 했다.● 러 교민 상대 영주권 박탈, 추방 등 잇따라 러시아가 우리 교민에게 30년 입국 금지 처분을 내린 건 매우 이례적이다. 러시아는 탈북민을 구출하려던 선교사들을 적발해도 통상 5년 내지 10년가량 입국 금지만 해왔다. 최근 러시아에 거주 중인 다른 일부 교민들은 발급받은 비자에 적힌 방문 목적과 실제 러시아에서의 활동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추방당했다. 교민 4명은 러시아 입국 과정에서 방문 목적 확인을 명분으로 공항에 억류돼 1∼4시간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국제사회의 대(對)러 수출 통제 공조 차원에서 무기로 쓰일 위험이 있는 682개 품목을 수출 통제 대상으로 추가했다. 이에 러시아는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이달 초 우리 정부가 대북 제재를 위반한 러시아 법인·개인 등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자 러시아는 “대한민국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런 만큼 러시아가 한국의 대러 제재 등을 막기 위한 외교적 압박용으로 우리 교민들을 상대로 보복 조치에 나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우리가 러시아를 제재하고 있고, 러시아는 우리를 비우호국으로 지정했기에 (한-러 간) 환경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북-러 관계가 크게 밀착하면서 우리 교민들에 대한 러시아 당국의 통제가 강화된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2022년 대통령실 용산 이전 과정에서 대통령경호처 간부가 공사대금 부풀리기를 묵인해 줬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공사업체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검찰이 유착을 의심하는 해당 업체 영업 담당 직원과 경호처 간부는 10여 년간 친분을 쌓아온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연실)는 대통령실에 방탄유리를 시공한 업체 사무실과 공장을 지난해 11월 압수수색한 데 이어 대표이사인 최모 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이 이 회사의 영업 담당 직원 A 씨와 경호처에서 계약 업무를 담당하는 부장급 간부 B 씨에 대해 지난해 10월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데 따른 조치다. 감사원은 이 업체가 A 씨를 통해 방탄유리 공사를 따내는 과정에서 공사비용을 10억 원 이상 부풀려 허위 견적서를 제출하고, B 씨가 이를 묵인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는 검찰 조사에서 “A 씨는 평소 B 씨와 친분이 있었고, 둘이 방탄유리 시공 계약을 진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차원에서 경호처와 직접 접촉하고 계약을 따낸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최 씨는 또 공사 견적 역시 회사가 관여한 것이 아니라 A 씨가 ‘대리 견적’ 방식으로 산출했고, 수의계약 여부도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업체 측이 A 씨에게 B 씨에 대한 로비 용도의 금품을 건넸는지 등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B 씨가 업체 측으로부터 대가를 받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이 있어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감사원은 대통령실 이전 공사 관련 감사를 진행하던 도중 관계자들의 말 맞추기 등 증거 인멸 가능성 등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A 씨와 B 씨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1950년대에 설립돼 유리 가공 제품을 제조하고 시공해온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766억 원을 올렸다. 특히 대통령실 이전 과정에서 발주된 창호공사 7건을 모두 이 회사가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 과정에 대한 감사는 감사원이 2022년 12월 참여연대의 국민감사 청구를 일부 받아들이면서 시작됐다. 현재 감사는 마무리 검토가 진행 중이며 감사위원회의 최종 의결을 남겨둔 것으로 전해졌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한의 불법 활동에 대한 감시는 계속돼야 한다. 한국, 일본, 입장이 비슷한(like-minded) 국가들과 유엔 안팎에서 모든 옵션을 협의해 나가겠다.” 방한 중인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 유엔 미국대사는 17일 서울 용산구 아메리칸 디플로머시 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대북제재 이행을 감시하는 ‘국제사회의 눈’인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유엔 상임 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임기가 연장되지 않아 이달 30일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토머스-그린필드 대사가 한미일과 우방국 중심으로 새로운 감시 기구를 꾸려 대북 제재 위반 사례를 빈틈 없이 감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14~17일의 방한 일정을 결산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문가 패널이 해왔던 일들이 후퇴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을 거론하며 “(대북제재 이행을 감시할) 다른 메커니즘을 찾는 우리 노력에 이들 국가가 협조하거나 동의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협조가 없더라도 한미일 등이 주도하는 형태로 새로운 대북제재 이행 감시망을 꾸릴 수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은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직후 설치된 뒤로 15년 간 북한의 제재위반 상황을 점검해 매년 보고서를 발표했다. 안보리는 매년 상임 이사국 대상으로 패널의 임기를 연장하는 결의를 채택했지만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했고, 중국은 기권표를 던졌다.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전문가 패널의 역할을 대체하기 위해 한미가 논의 중인 구체적인 대안에 대해서는 이날 언급하지 않았다. 외교가에선 미국이 새 대북제재 감시망을 유엔 외부에 설치하는 안과 유엔 안보리가 아닌 유엔 총회 산하에 두는 안이 동시에 거론되고 있다. 유엔 총회 산하에 새 대북제재 감시 기구를 둘 경우에는 이 기구의 임기 연장을 위해 유엔 총회 결의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총회 결의는 193개 회원국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유엔 외부에 한미일 등이 독립 기구를 설치할 경우 북한이나 러시아, 중국 등이 “일부 국가들의 왜곡된 주장”이라며 모니터링 내용을 인정하지 않고 일축해버릴 수 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이달 14일 한국을 찾은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날 나흘 간의 방한 일정을 마무리하고 일본으로 향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참여하는 장관급 각료인 주유엔 미국대사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2016년 10월 이후 7년 6개월여 만이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일본 정부가 ‘독도는 일본 영토’라는 기존의 억지 주장을 이어갔다. 16일 일본 외무성은 이날 각의(국무회의)에 보고한 외교청서에서 독도를 두고 “역사적 사실에 비춰 봐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썼다. 일본은 매년 4월 자국 외교 활동, 대외 정세에 대한 공식 입장을 담은 외교청서를 발간한다. 외교청서는 한국 대법원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소송에서 일본 기업에 배상을 명령한 것에 대해서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일본 기업이 한국 법원에 납부한 공탁금이 원고 측에 인도된 사안에 대해 지극히 유감이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의했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강제징용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며 한국의 ‘제3자 변제’ 해법을 통해 해결하자고 주장해 왔다. 다만 일본은 2010년 이후 14년 만에 올해 한국을 ‘파트너’라고 표현했다. 외교청서는 한국에 대해 “중요한 이웃 나라인 한국과 다양한 분야에서 연계와 협력의 폭을 넓히고 파트너로서 힘을 합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한국 영토인 독도에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것에 강력히 항의한다.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 또한 이날 오전 미바에 다이스케(實生泰介)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항의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일본 정부가 ‘독도는 일본 영토’라는 기존의 억지 주장을 이어갔다. 16일 일본 외무성은 이날 각의(국무회의)에 보고한 외교청서에서 독도를 두고 “역사적 사실에 비춰봐도,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썼다. 일본은 매년 4월 자국 외교활동, 대외 정세에 대한 공식 입장을 담은 외교청서를 발간한다. 외교청서는 한국 대법원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소송에서 일본 기업에 배상을 명령한 것에 대해서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일본 기업이 한국 법원에 납부한 공탁금이 원고 측에 인도된 사안에 대해 지극히 유감이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의했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강제징용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며 한국의 ‘제3자 변제’ 해법을 통해 해결하자고 주장해 왔다.다만 일본은 2010년 이후 14년 만에 올해 한국을 ‘파트너’라고 표현했다. 외교청서는 한국에 대해 “중요한 이웃 나라인 한국과 다양한 분야에서 연계와 협력의 폭을 넓히고 파트너로서 힘을 합치겠다”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한국 영토인 독도에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것에 강력히 항의한다.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 또한 이날 오전 미바에 다이스케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항의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지방 공기업인 강원개발공사가 콘크리트 공급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14억 원 상당의 특혜를 준 사실이 드러났다. 강원개발공사는 현행법상 참여 요건을 갖추지 못한 이 업체를 부당하게 가산점을 주는 등의 방식으로 사업자로 선정했다. 국무조정실은 15일 행정안전부와 합동으로 지방 공기업 5곳의 사업 추진 실태를 점검한 결과 80건의 위법·부적정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대규모 개발 사업을 시행해온 부산도시공사, 대전도시공사, 대구도시개발공사, 강원개발공사, 광주광역시도시공사가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국무조정실은 점검을 통해 확인한 위법 의혹 33건에 대해 수사기관에 고발했고, 61건에 대해 과태료와 영업정지 등 행정 처분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강원개발공사는 2021년 아스팔트 콘크리트 일종인 개질아스콘 공급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현행법상 참여 요건을 갖추지 못한 지역의 A업체를 사업자로 선정했다. 법령에 따르면 특허권을 가진 사업자들만 공급사 선정 공모에 참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공사는 법령과는 달리 독점적 권리를 가진 특허권자가 아니더라도 특허 통상실시권을 가졌다면 공모에 참여할 수 있다며 참여 조건을 완화했다. 공사는 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전체 배점 100점 중 7점을 ‘지역업체 가산점’으로 할당해 A업체에 혜택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이렇게 사업자로 선정된 A업체는 총 14억여 원의 이익을 봤다고 국무조정실은 밝혔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관련 법령에는 (기술력을 의미하는) 공법평가 관련 항목만 배점에 포함돼 있다”며 “지역업체 가산점은 정해진 배점과 무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점검 결과, 강원개발공사는 개발사업 구역에서 사유지 8필지가 제외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 토지에 대해 불필요하게 26억여 원의 토지보상금을 지급하는 등 예산을 낭비한 사실도 드러났다. 부산도시공사는 공공하수처리시설 방류 지점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민원에 부딪혔다. 그러자 공사는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주민 지원 사업에 64억 원을 지급했다. 주민들의 피해 액수를 확인한 뒤 예상되는 피해에 대해서만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이러한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은 것. 정부는 공사가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예산을 낭비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공사들이 낭비한 예산 중 77억 원에 대해 국고로 환수하거나 관련 예산을 감액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사업 전반에 걸쳐 위법, 부적정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며 “재발하지 않도록 사업 단계별 지적 사항과 관계 법령, 행정규칙을 정리해 전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국가정보원이 최근 해외 유명 온라인 쇼핑몰들에서 실제 판매되는 물품들로 총기를 만들어 실험한 결과, 인명 살상이 가능한 수준의 위력인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일보 확인 결과, 실제 몇몇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선 사제 총기 부품으로 활용 가능한 불법 물품들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었다. 국정원 관계자는 “해외 온라인 쇼핑몰은 사업체와 서버 등이 해외에 위치해 국내 총포화약법에 의한 직접 규제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국내법으로 규제가 쉽지 않아 국내 소비자가 제한 없이 구매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스트 건’ 4종 모두 치명상 위력 국정원이 해외 쇼핑몰에서 구입한 물품들로 제작한 실험용 총기는 4정이었다. 화약식 타정총(압축공기를 사용해 못을 박는 장비)과 공이(탄환의 뇌관을 쳐 폭발하게 하는 총포의 한 부분) 타격식 파이프형, 파이프형, 조준경 장착 사제 총기 등을 만들어 실험한 것. 과녁은 피부와 유사한 젤라틴 소재로 만들었다. 실험 결과, 4개 모두 인명 살상 등 치명상을 입힐 위력을 보였다. 화약식 타정총의 경우 과녁을 13cm나 관통했다. 총기나 총기의 부품, 석궁 등은 현행 총포화약법에 따라 국내에서 제조와 판매, 소지가 모두 금지돼 있다. 불법으로 총기를 제조, 판매, 소지한 사람은 3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3000만 원 이상 1억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시도 경찰청장의 허가를 받지 않은 국내 온라인 쇼핑몰 업체가 총기 부품 등을 판매할 경우 처벌 대상이 된다. 문제는 해외 온라인 쇼핑몰이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 금지된 총기 부품들이라도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선 어렵지 않게 검색은 물론이고 구입도 가능하다. 해외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에 대해선 정부가 제대로 된 강제 조사나 경고 조치를 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플랫폼에 입점한 해외 업체들에 대해 우리 정부가 규제할 법적 근거 역시 마땅치 않다. 실제로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총기 부품을 구입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동아일보 기자가 15일 중국의 한 이커머스 업체에서 ‘총기’라는 검색어로 상품을 검색했더니, 장난감 총알을 넣어 쏠 수 있는 상품이 여럿 검색됐다. 국내에서 판매가 금지된 석궁과 비슷한 모습의 활과 화살도 구매 가능했다. 일부는 미성년자가 구입 가능한 제품도 있었다.● 아베 살해 총기도 ‘고스트 건’ 이렇게 소비자가 총기 부품을 따로 사들인 뒤 조립해 만든 사제 총기는 ‘고스트 건(ghost gun·유령총)’으로 불린다. 총의 성능을 갖추고 있지만 총기 번호는 없다. 사용자가 직접 총기 부품을 결합해 만드는 사제 총인 만큼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2007년 4월 미국 버지니아공대에서 재미교포 조승희가 자신을 포함해 33명을 죽이고 29명을 다치게 했던 총기 테러에서 이 고스트 건을 사용했다. 2019년 미 캘리포니아주 한 학교에선 16세 소년이 직접 제작한 총을 쏴 2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2022년 7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를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범행에 사용한 총기도 고스트 건이었다. 국정원이 이번에 실험한 총기 중 파이프형 사제 총기가 이에 해당한다. 당시 야마가미는 살상력을 높이기 위해 여러 차례 총기를 개량한 뒤, 총알 6개가 한꺼번에 발사되는 사제 총기를 제작해 범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테러방지법 등 관계 법령에 따라 관세청 등 유관 기관과 함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총기류, 사제 총기 부품으로 사용이 가능한 안전 위해 물품의 국내 반입 자체를 엄격하게 차단하는 방식 등으로 대응한다는 것. 하지만 해외 온라인 쇼핑몰 구매 비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런 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특히 국내에서 빠르게 몸집을 불리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을 중심으로 안전에 문제가 될 수 있는 물품이나 불법 성인용품들이 다수 판매되고 있다”면서 “정부가 지금까지 다양한 대책을 발표했지만 아직 크게 실효성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지방공기업인 강원개발공사가 콘크리트 공급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14억 원 상당의 특혜를 준 사실이 드러났다. 강원개발공사는 현행법상 참여 요건을 갖추지 못한 이 업체를 부당하게 가산점을 주는 등 방식으로 사업자로 선정했다.국무조정실은 15일 행정안전부와 합동으로 지방공기업 5곳의 사업추진실태를 점검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대규모 개발 사업을 시행해온 부산도시공사, 대전도시공사, 대구도시개발공사, 강원개발공사, 광주광역시도시공사가 점검대상에 포함됐다. 국무조정실은 점검을 통해 확인한 위법 의혹 33건에 대해 수사기관에 고발했고, 61건에 대해 과태료와 영업정지 등 행정 처분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강원개발공사는 2021년 아스팔트 콘크리트 일종인 개질아스콘 공급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현행법상 참여 요건을 갖추지 못한 지역의 A 업체를 사업자로 선정했다. 법령에 따르면 특허권을 가진 사업자들만 공급사 선정 공모에 참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공사는 법령과는 달리 독점적 권리를 가진 특허권자가 아니더라도 특허 통상실시권을 가졌다면 공모에 참여할 수 있다며 참여 조건을 완화했다. 공사는 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전체 배점 100점 중 7점을 ‘지역업체 가산점’으로 할당해 A 업체에 혜택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이렇게 사업자로 선정된 A 업체는 총 14억 여 원의 이익을 봤다고 국무조정실은 밝혔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관련 법령에는 (기술력을 의미하는) 공법평가 관련 항목만 배점에 포함돼있다”며 “지역업체 가산점은 정해진 배점과 무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점검 결과, 강원개발공사는 개발사업 구역에서 사유지 8필지가 제외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 토지에 대해 불필요하게 26억여 원의 토지보상금을 지급하는 등 예산을 낭비한 사실도 드러났다. 부산도시공사는 공공하수처리시설 방류 지점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민원에 부딪혔다. 그러자 공사는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주민지원 사업에 64억 원을 지급했다. 주민들의 피해액수를 확인한 뒤 예상되는 피해에 대해서만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이러한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은 것. 정부는 공사가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예산을 낭비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공사들이 낭비한 예산 중 77억원에 대해 국고로 환수하거나 관련 예산을 감액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사업 전반에 걸쳐 위법, 부적정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며 “재발하지 않도록 사업 단계별 지적 사항과 관계 법령, 행정규칙을 정리해 전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중동 전쟁이 확전 기로에 놓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환율, 고유가가 다시 물가를 끌어올리는 상황에서 국내 수출기업의 물류·운송까지 차질을 빚게 된다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55분 기준 달러화 대비 주요 31개국 통화 가치의 변화를 의미하는 스폿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원화 가치는 지난달 29일 대비 2.04% 떨어지며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지속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넘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고환율과 고유가, 중동 산유국의 수출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등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수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이나 유가가 계속 상승할 경우 무역 흑자 폭이 줄어들거나 적자로 전환할 수 있다”며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이 흔들릴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까지 타격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중동 사태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 회의에서 “범정부 차원의 국제 유가, 에너지 수급 및 공급망 관련 분석·관리 시스템을 밀도 있게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긴급 소집된 이날 회의는 4·10총선 패배 후 윤 대통령의 첫 공식 행보였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한국인 500여 명 중 이번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교민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정부는 상황이 악화될 경우 현지에 체류 중인 한국인들을 ‘제3국’으로 이동시키는 안도 검토한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중국 권력 서열 3위인 자오러지(趙樂際·사진)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무위원장이 11∼13일 북한을 공식 방문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9일 북한 노동당과 정부 초청으로 자오 위원장이 방문한다고 밝혔다. 자오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이후 평양을 방문하는 중국 최고위급 인사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19년 6월 방북한 바 있다. 북한과 러시아가 지난해 정상회담을 계기로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 역시 북한과 전략적으로 더욱 밀착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염두에 둔 사전 고위급 회동이란 해석도 나온다. 러시아 외교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올해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밝혀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구도가 가속화되고 있다.中, 北러 협력속 北에 손내밀어… 김정은 연내 방중 가능성 中 서열 3위 내일 방북푸틴, 6월 방중 시진핑과 정상회담‘한미일 vs 북중러’ 신냉전 가속화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자오 위원장의 방북에 대해 “양국의 깊은 우의와 중조(중-북) 관계에 대한 중국의 고도의 중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과 북한은 산과 물이 이어진 우호적 이웃으로, 양당과 양국은 줄곧 우호적 교류의 전통을 유지해 왔다”며 “올해는 중조 수교 75주년이자 양당·양국 최고 지도자가 확정한 중조 우호의 해”라고도 했다. 다만 북-중 양측 모두 구체적인 방북 의제나 일정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자오 위원장은 우리의 국회의장 격이다. 시 주석과 리창(李强) 총리 다음으로 서열이 높다. 시 주석 집권 2기(2017∼2022년) 당시 정적 제거 등 반부패 사정을 주도하는 등 시 주석의 최측근이기도 하다. 자오 위원장은 일단 북-중 수교 75주년을 기념해 평양에서 열릴 ‘북-중 친선의 해’ 행사 개막식 등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권력 서열 3위 인사가 정전협정 기념일(북한은 ‘전승절’로 부름)이나 당 창건일 등이 아닌 계기로 방문하는 건 이례적이다. 북-러 밀착 속 상대적으로 소원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양국이 수교 75주년을 명분으로 다시 밀착하고 있는 것으로 우리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북-러가 지난해부터 급격히 가까워질 때 의도적으로 다소 거리를 두던 중국이 이제 다시 북한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공급망 문제 등을 놓고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한미일 3각 공조가 강화되자 중국이 북한을 다시 전략적으로 활용하려는 목적일 수 있다는 것.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중국이 ‘우리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여전히 갖고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2019년 방중 이후 5년 만에 북-중 수교 75주년을 계기로 중국을 전격 방문하기 위한 조율이 자오 위원장 방북 기간 중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중 정상회담은 2019년 시 주석의 평양 방문이 마지막이다. 향후 북-중-러 3국이 급속도로 밀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집권 5기 첫 순방지로 6월 중국을 국빈 방문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러시아를 방문한 김 위원장에게 답방을 약속한 만큼 이어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을 방문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 이후 “유라시아 안보 형성을 위한 논의가 요구되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는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 이 문제에 대한 대화를 시작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대전환 시기를 맞아 미국은 ‘격자형(Lattice) 동맹’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 영국, 호주 3자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가 2021년 9월 출범 후 처음으로 일본을 새 협력 파트너로 받아들이기로 한 8일(현지 시간)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가 워싱턴 세미나에서 한 말이다. 그는 미국이 아시아 주요국과 개별적인 상호방위조약을 맺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중국은 물론이고 북한, 러시아 등의 위협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일본, 필리핀 등 여러 동맹국들과 촘촘히 위협 세력을 에워싸는 ‘격자형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커스는 이러한 목적에서 첨단 군사기술 공동 개발을 위한 외연 확장에 나서며 첫 협력 대상으로 일본을 택했다. 이는 10일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자 안보협의체 ‘쿼드(Quad)’에 참여하고 있고, 11일에는 사상 첫 미국, 일본, 필리핀 3국 정상회의도 열린다.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일본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자율무기-극초음속 미사일 공동 개발 오커스 3개국 국방장관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우리의 목표는 지역 안정과 안보 지원을 위해 각 군에 첨단 군사 능력을 더 많이 제공하는 것”이라며 “‘필라 2’(2단계 협력)에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들이 참여하면 이러한 목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필라 2에 일본과의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을 제공하는 ‘필라 1’에는 일본을 아직 참여시키진 않지만 극초음속 미사일 및 요격 기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무인기(드론)와 로봇, 적국의 사이버 보안을 뚫어낼 수 있는 양자컴퓨터 기술 등 8개 최첨단 분야에서는 일본과의 군사협력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등 일부 첨단무기 분야에서 미국을 앞지른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영국, 캐나다 등과 핵무기를 공동 개발한 ‘맨해튼 프로젝트’처럼 주요 동맹을 결집시켜 차세대 무기 개발을 위한 협력 체계를 본격화해야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2단계 협력을 통해 개발된 첨단무기는 개발에 참여한 국가에 우선적으로 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핵추진 잠수함 배치가 예정된 호주에 이어 일본에도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첨단무기가 전진 배치될 수 있다.● 韓 참여-오커스 확장 논의 본격화될 듯 그간 오커스 2단계 협력이 가능한 나라로 일본 외에도 한국, 뉴질랜드, 캐나다 등이 거론됐다. 일본을 가장 먼저 선택했지만 오커스 확장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오커스 3개국과 물밑에서 2단계 협력 가능성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구체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미국, 영국, 호주 측과 긴밀히 소통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3일 ‘아시아 차르’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은 “오커스는 ‘게임 체인저’”라며 “다른 동맹과의 협의도 곧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올가을 2단계 협력 분야에 대한 진전을 공개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다만 오커스에 참여하려면 회원 3개국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인태 안보에 대한 기여 강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오커스 국방장관들은 이날 추가 파트너 참여 조건으로 정보보안 능력과 인태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기여 등 5대 기준을 제시했다. 이에 다른 당국자는 “참여한다 해도 어떤 식으로 들어갈지 등에 대해선 다양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커스 확대에 대한 중국의 반발 등까지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11일 미국, 일본과 3개국 정상회의를 앞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9일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의 군사적 위협과 관련해 “더러운 세력들의 부당한 위협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북-일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일본 정부가 북한에) 고위급 접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8일 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도쿄에서 워싱턴으로 출발했다. 기시다 총리는 방미를 앞두고 7일(현지 시간) 보도된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북-일 정상회담에 대해 “미해결 문제”를 해결하고 양국의 안정적 관계를 촉진하기 위해서라고 언급했다. 그가 언급한 ‘미해결 문제’는 일본인 납치자 문제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뜻한다. 기시다 총리는 앞서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한미일 3국 협력 균열 우려에 대해 “북한과 대화의 길이 열려 있다는 공통 인식을 근거로 미일, 한미일이 긴밀하게 협력해 대처하겠다는 점을 거듭 확인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일본이 납치자 문제 해결을 거론하자 지난달 북-일 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외교 소식통은 “북-일 간에 신경전이 팽팽하지만, 양측이 회담 가능성을 완전히 닫고 있지 않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우리 정부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가 북-일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일본 국내에 강조하는 메시지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10일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군사협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이 방위 장비를 공동 개발 및 생산하기 위한 조치, 주일미군의 자체 운용 권한을 대폭 확대하는 조치 등도 발표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패트리엇 미사일, 크루즈 미사일, 훈련기 등의 공동 생산을 위한 ‘합동방위위원회(joint defense council)’ 설치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대표가 4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뒤 전공의 내부에서는 대표 탄핵에 동의해 달라는 성명서가 나왔다. 전공의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만남을 수련병원 대표들과 사전에 논의하지 않았다며 대표의 ‘독단적 행동’을 경고했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전공의들 사이에선 온라인으로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회장(비대위원장) 탄핵 성명서’라는 문건이 공유되고 있다. 본인을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로 소개한 작성자는 “박 위원장이 합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과의 면담을 강행했다”며 “전공의 다수가 찬성한다면 탄핵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 위원장은 면담 후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라고 짧은 문구를 발표한 이후 (면담 내용을) 비밀에 부치고 있다”며 “알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또 ‘최종 결정을 전체 투표로 진행하겠다’고 했으나 무엇에 대한 투표를 할 것인지조차 알려주지 않았다고 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도 박 위원장을 비판했다. 임 차기 회장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일부 내부의 적은 외부에 있는 거대한 적보다 나를 더 어렵게 만든다”는 내용의 영문 글을 게시했다. ‘내부의 적’이 누구를 지칭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의협과 상의하지 않고 대통령과 면담한 박 위원장을 에둘러 표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정부는 의료계와의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제 막 대화의 물꼬를 튼 것”이라며 “유연하게, 그러나 원칙을 지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독단 행동에 분노” “대표에 힘실어야”… 둘로 쪼개진 전공의 박단, 비대위에만 면담 내용 공유“논의 없이 대통령 면담” 탄핵 주장“의견취합땐 협상전략 노출” 반론도정부 “대화 추진 비판 말아야” “1만여 명의 사직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은 사전에 의사 반영이 되지 않고 비대위에서 독단적으로 행동했다는 것에 대한 분노와 무력감, 불안에 휩싸였다.” 전공의 대표 탄핵을 주장한 한 전공의는 4일 성명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을 총회나 투표 등의 방식으로 사전에 합의하지 않아 “의사 커뮤니티에 수많은 비판글이 올라왔다”고 했다. 그는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로 일대일 면담에 응해 많은 이들에게 과거의 트라우마를 상기시켰다”고 지적했다. 2020년 집단휴업(파업) 때 최대집 당시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전공의와 의대생을 배제한 채 ‘9·4 의정합의’를 도출해 반발을 샀던 사례를 거론한 것이다.● 대통령 면담 후 비대위원만 내용 공유 박 위원장은 4일 윤 대통령과의 면담을 마친 뒤 대전협 비대위원들과 온라인 회의를 열어 면담 결과를 설명하고 대화 지속 여부 등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대위원 이외에는 면담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일부 전공의들 사이에선 “의견을 취합하는 절차도 없이 대통령을 만나러 갔다. 대화 후에도 왜 아무런 설명이 없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 위원장이 전체 의견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비수도권 대학병원 전공의 김모 씨는 “대통령 만남에 기대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가 전공의들의 의견을 대표한다고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CMC) 인턴 대표는 “박 위원장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차단당했다”며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공통점은 불통”이라고 주장했다.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 내부에선 대통령 면담을 둘러싸고 분열 조짐마저 나왔다.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은 “박 위원장이 의협과 상의 없이 윤 대통령을 만났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반면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전공의에게 만남을 요청했는데, 의협이 감 놔라 배 놔라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권 위임받은 비대위… 힘 실어줘야” 주장도 성명서 주장처럼 박 위원장 탄핵이 실제 비대위에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수도권 대학병원의 한 전공의는 “대전협 총회를 통해 비대위에 전권을 위임했다”며 “박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여론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대통령 면담과 관련해서 의사결정 과정에 아쉬움이 있지만 전공의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는 취지다. 일부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 의견을 취합했다면 오히려 협상 전략이 외부로 새어 나가며 잡음만 커졌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정부도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의 만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비난 여론에 우려를 나타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대화를 추진하고자 하는 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다만 의대 2000명 증원 방침에 대해선 “(의료계가)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별한 변경 사유가 있기 전까지 기존 방침은 그대로 유효하다”고 했다. 한편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5일 정부의 의대 증원 강행으로 교육의 자주성 등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며 총선일(10일) 이전에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계는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6건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는데 이 중 3건은 법원에서 각하됐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정부 당국이 나포해 억류 중인 3000t급 벌크선(DEYI호)이 2월에는 북한에서 화물을 실은 뒤 이를 중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북한 남포항에서 무연탄을 적재한 뒤 러시아로 향하던 이 선박을 미국 요청을 받고 지난달 말 나포했다. 이에 앞서 이 선박이 중국으로도 북한 석탄 등을 수출한 정황이 이번에 추가로 확인된 것.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는 북한의 석탄 수출 등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미 당국은 DEYI호가 정부에 나포되기 한 달여 전인 2월에 자동선박식별장치(AIS)를 끄고 북한 일대에서 화물을 적재해 이를 중국에서 하역했다고 보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이 선박이 대북 제재를 위반했다고 한미가 판단한 주요 정황”이라고 밝혔다. 이 선박은 남포항 등 북한 항구에 입항했거나 인근 해상에서 환적하는 방식으로 석탄 등을 실어 나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중 인근 해상에선 불법 환적 활동으로 의심되는 선박들이 다수 출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DEYI호가 올해 1월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항에서 출항해 부산항에 입항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당시 DEYI호는 우리 항만 당국에 목표지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라고 신고했지만 부산항에서 출항한 뒤 AIS를 끄고 자취를 감췄다. 이를 포함해 이 선박이 AIS를 켜고 운항해 공개 운항 기록을 남긴 건 최근 1년간 단 두 건에 그쳤다. 그런 만큼 한미 당국은 DEYI호가 AIS를 끄고 장기간 대북 제재 위반 활동을 지속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DEYI호는 홍콩 소재 회사가 소유한 선박으로 파악됐다. ‘아시아태평양지역 항만국 통제위원회 안전검사 자료’ 등에 따르면 이 선박은 ‘홍콩 의림해운 유한공사’가 소유주로 표기돼 있다. 다만 2022년 2월 설립된 이 회사는 홍콩 시내 쇼핑센터 건물에 주소지만 등기해둔 상태다. 업종이나 전화번호 등을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다. DEYI호는 2006년 2월부터 2022년 8월까지 16년여간 중국 국기를 달고 항해하다가 지난해 5월부턴 토고 국기로 바꿔 달고 운항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는 토고 국기 기한도 만료돼 무국적이다. 선사가 홍콩에 있음에도 이처럼 국기는 다른 곳으로 바꿔 단 것은 ‘편의치적(便宜置籍·선박을 자국이 아닌 제3국에 등록)’ 제도를 활용하려는 목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선박에 대한 관할·통제 책임은 선박이 달고 있는 깃발, 즉 기국(旗國)에 있다는 원칙이 있다. 그런 만큼 국기를 바꿔 달면 공해상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이 원칙 때문에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제재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회피하려는 방식”이란 비판도 나온다. 북한이 불법 석탄 수출을 위해 홍콩에 유령회사를 세우고 선박을 운항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8년 유엔 대북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북한 선박 ‘장안호’도 홍콩에 설립된 ‘장안해운기술유한공사’ 소유였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정부 당국이 나포해 억류 중인 선박에 북한에서 적재한 무연탄이 실려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은 북한의 석탄 수출 등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중국에서 출발한 이 선박은 자동선박식별장치(AIS)를 끈 채 열흘가량 북한 남포항에 머물렀다. 이후 AIS를 켜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던 중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요청을 받은 우리 정부에 의해 지난달 30일 전남 여수항 인근에서 나포됐다. AIS를 끄는 건 북한이 밀수 과정에서 쓰는 전형적인 제재 회피 수법이다. 한미 당국은 이 선박의 중국인 선장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조사 결과는 이르면 수일 내 나올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식별장치 끄고 제재 회피 시도한 듯 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3000t급 벌크선 ‘DE YI’호는 지난달 18일 중국 산둥(山東)성 스다오(石島)항에서 출항했다. 스다오항은 롄윈강(連雲港) 항구에서 육로로 500km 떨어진 거리에 있다. 롄윈강 해역은 지난해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안보리 전문가 패널이 “중국이 북한산 석탄을 밀수입하는 곳”으로 지적한 장소다. 우리 당국은 이 선박이 중국에서 출발할 당시엔 창고가 비어 있었지만 열흘가량 남포에 머물 때 만선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에서 무연탄 등을 집중 적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안보리는 북한의 석탄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에서 러시아로 향하는 석탄의 양은 최근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석탄 수출에 대한 반대급부로 러시아로부터 석유나 각종 사치품 등을 몰래 받고 있다. 한미 당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용하는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차량이나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착용하는 명품백 등 사치품 상당수를 러시아로부터 들여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나포된 선박은 북한 남포항에 머물 당시 위치 추적을 막기 위해 AIS를 껐다고 한다. 북한 경유 사실을 감추기 위한 의도인 것으로 한미 당국은 보고 있다. 이 선박이 머무른 남포항은 유엔으로부터 ‘수상한 불법 활동의 허브’로 지목된 장소다.● “해경, 검문검색 인원 추가 급파해 선박 나포” 북한산 석탄을 실은 선박이 우리 해역을 통과한 게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 보고서는 2017년 10월 금수 품목인 북한산 석탄 9000t이 두 차례에 걸쳐 국내에 들어와 유통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북한산 석탄이 러시아 홀름스크항에서 선적돼 ‘러시아산’으로 둔갑해 파나마 국적의 ‘스카이에인절호’와 시에라리온 국적의 ‘리치글로리호’를 통해 국내로 들어왔다는 것. 당시 우리 정부는 북한산 석탄이 하역돼 국내에서 유통된 뒤 관련 정보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처럼 대북 제재 결의 위반 의혹을 받는 선박을 우리가 직접 나포한 건 이례적이다. 특히 이에 앞서 미 정부가 직접 나포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진 건 처음이다. 미 정부가 요청한 후 우리 당국은 지난달 30일 오후 이 선박을 잡기 위해 현장에 도착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선박이 해경의 정지 지시 등에 불응해 검문검색 인원을 추가로 급파한 끝에 선박을 나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나포된 선박은 무국적인 상태다. 국제법상 우리가 무국적 선박의 화물창을 강제로 열 권한은 없는 만큼 선박에 대한 적극적인 조사는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부 소식통은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최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빠르면 수일 내에 어느 정도 조사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우리 정부가 취한 독자 제재에 반발해 “한국 정부의 비우호적 조치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한국의) 불법적 제재와 압박은 러시아와의 관계는 물론 대한민국 안보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고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이 전했다. 전날 정부는 북-러 무기 거래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러시아 선박 2척과 북한 노동자들의 러시아 불법 체류를 도운 러시아 회사 2곳, 이곳 대표인 러시아 국적자 2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정부가 북한에서 출발해 중국을 거쳐 러시아로 향하던 선박을 지난달 30일 전남 여수항 인근에서 나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선박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했다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우리 외교부에 나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요청에 따라 국내에서 제재 의심 선박을 나포한 것은 처음이다. 외교부, 국가정보원 등으로 구성된 우리 정부 합동조사단이 현재 부산항에 정박 중인 이 선박의 중국인 선장 등을 상대로 유엔 대북 제재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나 선장이 화물창 개방을 거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3000t급 벌크선 ‘DEYI’호는 지난달 23일 북한 남포항을 출발해 중국 산둥(山東)성 스다오(石島)를 거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했다. 정부는 30일 오전 전남 여수항에서 약 20km 떨어진 우리 해상에서 이 배를 나포했다. 중국인 선장은 북한이 아닌 중국에서 무연탄을 싣고 러시아로 향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며 조사에 불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北남포 출발, 中거쳐 러 가던 벌크선 나포… 中선장, 수색 거부 ‘대북제재 위반’ 의혹 선박 나포 “北아닌 中서 무연탄 운송중” 주장韓, 무국적 선박 강제 수색권 없어정부, 北과 거래 러 선박-법인 제재러의 對北 제재패널 무력화에 맞불 중국인 선장과 중국·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등 13명이 탑승한 이 선박의 국적은 원래 토고였지만 현재는 무국적인 상태로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은 이전에도 토고 등 국가로 국적을 위장한 전력이 있다. 이런 선박들을 이용해 해상에서 선박을 이용해 정제유, 석탄 등 금수품목 밀거래를 지속해온 것. 나포된 선박의 선장이 화물창 개방을 거부하며 조사에 불응한 만큼 우리 정부는 이 선박도 이런 방식으로 유엔 대북 제재를 위반했을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제법상 한국이 무국적 선박의 화물창을 강제로 열 권한이 없어 대응을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美정부가 나포 요청… 韓 정부 비공개 미국 정부가 대북 제재 위반 가능성이 의심되는 북한발 선박 나포를 우리 정부에 요청해 처음 실제 나포까지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최근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임기를 종료하도록 하는 등 연이은 제재 훼방 행위가 이어지자 미국이 강경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 정부는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전후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를 포함한 물자 이동을 주시해왔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과 일본은 동해상에서 러시아 제재 대상에 대한 해상 감시를 강화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미일이 우리 정부의 동참을 요청하는 등 한반도 일대 불법 환적에 대한 감시태세를 강화해왔다”고 전했다. 이 배의 선장 등이 중국인이고 중국을 거쳐 러시아로 향한 만큼 이번 나포가 한중 관계에 미칠 영향도 정부는 주시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대북 제재의 ‘구멍’으로 지목돼 왔다. 지난달 말경 북-중 인근 해상에서 불법 환적 선박들이 다수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에는 금수 품목인 북한산 석탄을 국내로 운반한 선박의 운영 회사 사무실 소재지 등이 중국에 있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특히 이번엔 우리 해역에서 중국인 선장과 선원들이 나포된 만큼 파장이 있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 정부, 北과 거래 러 선박-법인 제재 우리 정부는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러시아 선박 2척을 2일 대북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북한 정보기술(IT) 외화벌이 노동자들의 러시아 불법 체류를 도운 러시아 회사 2곳과 이곳 대표인 러시아 국적자 2명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앞서 러시아 국적자 일부에 대해 정부가 제재에 나선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러시아 국적자와 기관, 선박까지 무더기로 제재한 건 처음이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전문가 패널의 임무 연장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이에 대북 제재를 무력화하려는 러시아를 겨냥해 정부가 독자 제재로 맞불 대응에 나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번에 제재 대상이 된 러시아 선박 ‘앙가라’와 ‘레이디 알’은 지난해 8월 말∼12월 북한 나진항에서 다량의 컨테이너를 실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두나이항까지 드나든 정황이 위성사진을 통해 파악됐다. 제재 대상인 북-러 합작회사 ‘인텔렉트 LLC’와 회사 대표인 세르게이 미하일로비치 코즐로프는 북한 국방과학원의 전진용과 공모해 북한 외화벌이 노동자들에게 신분증을 위조해주는 등 러시아 불법 체류를 지원한 혐의를 받는다. 러시아 회사 소제이스트비예와 이 회사 대표인 알렉산드르 표도로비치 판필로프는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입국과 체류를 지원한 혐의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대북 제재 이행을 감시할 폐쇄회로(CC)TV가 사라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한 제재가 제대로 지켜지는지를 감시하는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의 임무 연장 결의안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 또 다른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기권으로 부결됐다. 추가 조치가 없으면 현 패널의 활동은 다음 달 30일 종료된다. 8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패널이 2009년 설립 후 15년 만에 해체되는 것이다. 안보리 상임 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남용,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강화, 북핵 활동에 대한 중국의 묵인 등으로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가 무력화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또한 “대북 제재 체제가 거의 붕괴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유엔 안보리는 28일(현지 시간)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임무 연장 결의안 채택을 위한 회의를 열었지만 러시아의 거부로 부결됐다. 중국 또한 기권했다. 안보리 결의안 채택은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5개 상임 이사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외교가에서는 그간 전문가 패널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부쩍 강화된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 무기 거래 정황을 상세히 감시했다는 점을 들어 이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 성격의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북한과 추가 무기 거래를 할 때 방해받지 않기 위해 패널을 없앴다는 의미다. 실제 20일 공개된 전문가 패널 보고서는 북한산 무기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이는 경로를 상세히 분석했다. 컨테이너를 실은 러시아 선박이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두나이항을 꾸준히 오간 사실이 위성사진에 생생히 담겼다. 국제 사회는 러시아와 중국의 이 같은 행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에서 CCTV를 파손한 것”이라고 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 또한 “북한과의 ‘타락한 거래(corrupt bargain)’를 위해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했다. 러시아와 중국에 깊이 실망했다”고 가세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관방장관 또한 “한국, 미국 등 뜻을 같이하는 국가와 긴밀히 협력해 추가 대응하겠다”고 동조했다. 안보리는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대북제재위원회를 만들었다. 2009년 2차 핵실험 후 전문가 패널을 구성해 매년 활동을 연장해 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