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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의 이의제기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9% 올리기로 확정하자 소상공인들이 불복종 운동으로 맞섰다. 사전에 예고한 29일 총궐기대회를 예정대로 진행할 뿐 아니라 당장 6일 경기 수원역 앞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3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8350원, 월급(주 40시간 근무 기준·주휴수당 포함) 174만5150원으로 확정 고시했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최저임금위원회 회의록을 꼼꼼히 검토하고, 전문가 자문도 받은 결과 심의·의결 과정상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중소기업중앙회가 고용부에 최저임금에 대한 이의를 공식 제기했는데, 고용부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다만 고용부는 경영계가 요구해온 업종별 차등 적용에 대해 “국회에 법률이 발의된 만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논의할 수도 있다”고 밝혀 차등 적용에 대한 여지를 남겨놨다. 소상공인연합회는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부를 규탄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소상공인들과 영세 중소기업들의 한 가닥 기대마저 무너졌다”며 “소상공인들의 분노를 모아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를 통해 직접 행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9일 광화문에 천막투쟁본부인 ‘소상공인 119 센터’ 설치를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천막 농성에 돌입하기로 했다. 또 29일 오후 4시 서울 광화문에서 총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 연합회는 기자회견 뒤 별도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경기도 소상공인연합회가 주축이 돼 6일 오후 2시 수원역 앞에서 200여 명이 모여 정부를 규탄하기로 했다. 편의점가맹점주들도 정부 규탄에 나섰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3일 성명서를 내고 “2019년 최저임금 결정 이후 영세자영업자의 위기 해소를 위해 재심의와 업종별 차등 적용을 촉구했지만 정부가 우리의 절규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편의점업계도 단체행동을 논의하고 있다. 성인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공동대표는 “이번 기회에 심야영업을 중단하겠다는 점포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단체 파업을 건의하는 점주들도 있다. 경총과 중기중앙회도 “매우 유감”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기업의 실질적 지불능력을 넘어선 인상폭”이라며 “영세기업 지원대책이 속도감 있게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성규 sunggyu@donga.com·유성열 기자이우연 인턴기자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졸업}

고용노동부의 적폐청산위원회로 민간 노동 전문가로 구성된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이하 행정개혁위)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를 취소하라고 고용부에 권고했다. 또 주 52시간제 등 근로기준법의 주요 조항을 5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하라고 요구해 논란이 예상된다. 행정개혁위는 1일 발표한 최종 조사 결과를 통해 2013년 10월 전교조에 내린 법외노조 통보를 고용부 장관이 즉각 취소하거나 관련 시행령(노조법 시행령 9조 2항)을 폐기하는 방식으로 전교조에 대한 법적 신분을 보장하라고 권고했다. 고 김영한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업무수첩에 전교조가 수차례 언급되는 등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가 이 사안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고, 최근 재판거래 의혹까지 불거지는 등 법외노조 통보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의 정황이 발견됐다는 게 이유다. 행정개혁위가 폐기를 권고한 시행령 조항은 노조가 설립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정부가 시정을 요구하고, 노조가 응하지 않으면 법외노조로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교조는 해직자의 노조 가입을 금지한 교원노조법을 어기고 해직자 9명을 조합원으로 가입시켜 고용부로부터 법외노조 통보를 받았다. 결국 직권 취소가 부담스럽다면 시행령 폐기라는 우회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전교조의 법적 신분을 보장하라는 취지다. 하지만 고용부가 행정개혁위의 권고를 무조건 따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전 정부가 했던 방식과 같은 방식으로 행정조치를 취소하는 것보다 법을 개정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직권 취소나 시행령 폐기가 아닌 해직, 실직자도 전교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교원노조법을 개정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노동계의 직권 취소 요구에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더구나 과거의 행정조치에 대해 소급 적용할 수 없는 만큼 고용부가 시행령을 폐기하더라도 전교조의 법적 지위가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도 해당 조항이 위헌이나 위법이 아니라고 판단해왔다. 고용부 관계자는 “권고는 말 그대로 권고일 뿐”이라며 “법 개정을 통한 해결이라는 원칙이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개혁위는 이외에도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현대·기아자동차 불법파견 직접고용 명령 △이마트 노조 와해 의혹 근로감독 검토 등을 권고했다. 현재 5인 미만 사업장은 주 52시간제나 연장·야간근로수당 50% 할증 등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이에 고용부 관계자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현실적 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주 52시간제가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만큼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당장 확대 적용하기 힘들다는 취지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정부가 지난해 각종 일자리 사업에 17조 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실제 취업자 중 6개월 넘게 일한 경우는 60%에 그쳤다. 10명 중 4명은 6개월을 못 채우고 그만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31일 국무회의에서 ‘재정 지원 일자리사업 평가 및 개선방안’을 보고했다. 지난해 국가 예산으로 실직자 등의 구직 활동을 도운 직업훈련 및 고용서비스 사업에는 각각 312만4352명과 121만2829명이 참여했다. 직업훈련에는 참가자 1인당 66만 원, 고용서비스 사업에는 1인당 77만 원 정도가 투입됐다. 이들 가운데 6개월 이내에 취업한 경우는 39.7%, 43.3%에 불과했다. 또 저소득층과 장애인 등에게 한시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하는 ‘직접일자리 사업’의 참가자 74만 명 가운데 실제 취약계층은 36.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자가 직접일자리 사업에 다수 포함된 사실은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도 드러났다. 취약계층을 돕겠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눈먼 돈’이 된 셈이다. 지난해 정부는 직접일자리 사업에 3조2000억 원을 투입하는 등 모두 17조1000억 원을 썼다. 일자리사업 예산은 2014년 12조 원, 2015년 13조9000억 원, 2016년 15조8000억 원 등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는 183개 사업에 19조2312억 원을 투입한다. 정부는 일자리사업이 방만하게 운영된다는 지적에 따라 이번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에 5개 사업을 없애고 10개 사업을 통합 또는 개편하기로 했다. 정부가 취업률과 고용유지율 등 객관적 지표로 각각의 일자리사업을 평가한 것은 처음이다. 폐지 대상 중 눈에 띄는 건 ‘세대 간 상생고용 지원’ 사업이다. 이 사업은 기업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청년을 신규 채용하면 청년 한 명당 2년간 1080만 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가 청년일자리 확대에 올인(다걸기)하는 상황에서 청년일자리 사업 하나를 없애는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올해 일몰이 예정돼 있었고, 고용 증가율이 3.7%에 그쳐 폐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제조업의 메카 울산에서 중소기업들이 내년도 최저임금에 불복종하기로 한 것은 조선업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 인건비까지 인상되면 폐업이 속출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원준 울산광역시중소기업협회 회장은 “조선업 불황으로 일감이 줄고 제품 단가도 낮아져 겨우 일하고 있는데, 인건비가 이렇게 빨리 오르면 도저히 버틸 수가 없다”며 “최저임금 인상안을 따르거나 회사 문을 닫거나 해야 하는 기로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 협회 회원사는 주로 제조 대기업의 2·3차 협력사들이다. 중소기업의 잇따른 폐업은 이미 현재진행형이다. 25일 국세청 100대 생활업종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간이주점과 기타 음식점, 노래방, 문구점 등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업종이 꾸준히 감소했다. 간이주점은 올해 1∼4월 전년 동월 대비 3%씩 감소했다. 문구점은 같은 기간 4%대씩 줄었다. 울산에서 중소기업인들이 불복종을 선언하면서 불복종 운동이 다른 지역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울산은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국내 대표적 생산시설이 몰린 제조업의 중심지여서 업체 수도 많고 상징성도 커 다른 지역 중소기업들에 나침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길호양 구미중소기업협의회 상근부회장은 “이곳도 중소기업인들이 모이기만 하면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며 ‘우리도 불복종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길 부회장은 “어차피 결정이 바뀔 것 같지도 않고 혹여나 당국에 ‘미운털’이라도 박힐까 봐 나서려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불복종이 확산된다면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에선 이미 불복종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24일 한국외식업중앙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과 연대해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를 출범시키고 불복종 운동을 하기로 결정했다. 운동연대는 다음 달 광화문 등에 천막투쟁본부를 설치하고 27일 총궐기하기로 했다. 소상공인과 동일한 사용자 측으로 분류되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중소기업중앙회는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대해 고용노동부에 이의신청을 냈다. 국회에서도 최저임금은 뜨거운 이슈였다. 25일 고용부와 최저임금위원회 등의 업무보고가 이뤄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부가 저소득층 근로자에 대한 최저생계를 보장해줘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기본적으로 임금이나 근로시간 문제는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은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가 사실상 배제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국회에서 개정안을 낸 만큼 심의할 때 같이 논의하고 정부 의견도 내겠다”고 답했다. 환노위에는 국회가 공익위원을 추천하는 내용을 담은 최저임금법 개정안(정진석 한국당 의원 대표 발의)이 계류 중이다.김성규 sunggyu@donga.com·유성열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시급 8350원)이 올해(시급 7530원)보다 10.9%나 오르면서 소상공인들이 ‘불복종 투쟁’까지 선포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하지만 근로자와 합의했더라도 최저임금을 위반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업주가 적지 않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궁금증을 고용노동부의 조언을 받아 질의응답 형태로 상세히 풀어봤다. Q. 소상공인연합회가 내년 최저임금 불복종 투쟁을 한다는데, 최저임금보다 적게 임금을 줘도 정말 괜찮은 건가. A. 최저임금은 그야말로 한국에서 꼭 지켜야 하는 임금의 ‘하한선’이다. 근로자와 서면으로 합의했다고 하더라도 법정 최저임금(시급 8350원)보다 낮게 주면 불법이다. 최저임금은 1인 이상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며 이를 어기다 적발된 사업주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소상공인회의 불복종 투쟁 역시 실현된다면 엄연한 불법으로 처벌을 받게 된다. Q. 외국인 근로자도 최저임금을 똑같이 줘야 하는가. A. 그렇다. 최저임금은 외국인 근로자를 포함해 국내에서 일하는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된다. 다만 가사근로자(가사도우미 등)나 친족사업체 종사자, 장애인 등은 고용부의 허가를 받을 경우 최저임금보다 적게 임금을 줘도 된다. 일반 기업의 수습사원도 입사 후 3개월까지는 최저임금의 90%(내년 기준 시급 7520원·원 단위는 반올림)만 주는 게 허용된다. 다만 편의점 아르바이트 같은 단순노무직은 수습사원이라도 첫 달부터 최저임금의 100%를 지급해야 한다. Q. 그렇다면 최저임금을 한 번만 어겨도 처벌을 받는가. A. 최저임금법을 한 번 어겼다고 무조건 전과자가 되는 건 아니다. 고용부(또는 지역고용노동청)의 단속이나 근로자의 신고로 최저임금을 어긴 사실이 확인된 사업주는 일단 시정 명령을 받게 된다. 최저임금보다 적게 준 임금을 즉시 지급하라는 명령이다. 사업주가 명령을 이행하면 형사처벌은 없다. 그러나 명령에 불응한 사업주는 형사 입건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다. 보통 최저임금법을 처음 위반했다면 벌금형에 그치지만 상습적이고 고의적으로 어긴 사업주는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Q. 최저임금을 주지 않으면 사업주의 이름도 공개한다는데…. A. 아직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정부가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 고용부는 근로자의 임금을 상습적, 고의적으로 체불한 악성 사업주들의 명단을 매년 한 차례 공개하고 있다. 공개일 이전 3년간 임금체불로 2회 이상 유죄 확정 판결을 받고, 임금을 1년간 3000만 원 이상 체불한 사업주가 대상이다. 고용부는 상습 임금체불 사업주와 함께 최저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은 사업주의 이름도 공개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따르면 공개일 이전 3년간 최저임금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1번 이상 받은 사업주의 이름을 고용부가 공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512명이 공개 대상이 된다. 하지만 2번 이상 유죄 판결을 받아야 이름이 공개되는 임금체불 사업주와 달리 최저임금 위반 사업주가 유죄 판결을 1번만 받아도 체불액과 상관없이 명단이 공개되는 것은 ‘과잉제재’이자 ‘마녀사냥’이라는 비판이 크다. 야당이 이 법안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Q. 커피숍에서 하루 6시간씩 주 3일 일한다. 나도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나. A. 받을 수 있다. 주휴수당은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가 한 주의 소정근로시간(근로자와 사용자가 약속한 근로시간)을 개근했을 때 받는 하루 치 수당이다. 하루 3시간씩 5일을 개근한 근로자는 물론이고 하루 6시간씩 3일만 일했더라도 소정근로시간을 모두 채웠다면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하루 2시간씩 5일을 일하기로 약속한 근로자는 한 주를 개근했더라도 주 15시간에 미달하기 때문에 주휴수당을 받을 수 없다. Q. 직원이 총 5명인 PC방에서 밤에 일한다. 야간에 연장근로를 하면 임금을 두 배로 받아야 한다는데 사실인가. A. 사실이다. 연장근로와 야간근로(오후 10시∼오전 6시)가 겹치면 각각 50% 할증해 두 배로 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오후 6∼10시 시급 8000원을 받고 일하는 알바생이 어느 날 밤 12시까지 일했다면, 일당 4만8000원(8000원×6시간)에 연장수당(8000원×0.5×2시간) 8000원과 야간수당(8000원×0.5×2) 8000원까지 총 6만4000원을 받아야 한다. 다만 연장, 야간근로 할증은 5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된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예외다.::주휴수당::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가 결근을 하지 않고 한 주를 일했을 때 보장되는 휴일에 대한 수당. 1인 이상 모든 사업장에 적용된다. 예를 들어 주 5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8시간씩 일하면 주말에 이틀을 쉬고도 이 중 하루는 8시간 근무한 것으로 간주해 임금을 받는다. 주 5일을 일하고 6일 치 임금을 받는 셈이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정부가 주 52시간제 시행의 충격을 완화할 대안으로 꼽히는 특별연장근로 인가 제도를 확대하지 않기로 했다. 산업계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현행법상 확대가 어렵다는 게 이유지만 정부가 좀더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23일 특별연장근로 인가 제도의 적용 요건을 상세히 설명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근로기준법 53조가 규정한 이 제도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 주 52시간제를 넘어 일하는 것을 허용한다. 고용부 장관의 사전 승인이 있어야 하며 불가피한 경우 먼저 52시간을 넘겨 일한 뒤 사후 승인을 받을 수 있다. 고용부는 현행 시행규칙대로 △자연재해와 재난 △그에 준하는 사고 시에만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태풍, 홍수, 지진 등의 자연재해 △감염병, 전염병 확산 △화재, 폭발, 중대 산업재해, 환경오염사고 △국가 사이버위기 경보 발령 등 대형 사고가 발생할 때만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정보통신기술(ICT) 업종이 요구해온 해킹이나 서버다운, 인터넷뱅킹 장애 등도 ‘사회적 재난’으로 인정해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키로 했다. 하지만 정유화학업계가 요구한 대(大)정비 기간(일정 기간 공장 가동을 멈추고 실시하는 대대적인 정비작업)이나 방송계가 요청한 선거방송 등은 허용 기준에서 빠졌다. 이를 ‘사회적 재난’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취지로 △ICT 기업의 새 프로그램 출시에 따른 업무 폭증 △병원의 평상 시 환자 급증 등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경영계는 주 52시간제의 대안으로 특별연장근로 확대를 요구해왔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고용부가 확대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기업의 부담은 커졌다. 고용부는 “현행법상 특별연장근로 인가 기준을 더 넓힐 수 없다”고 밝혔으나 경영계에선 정부가 시행규칙만 개정하면 얼마든지 더 넓힐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고용부가 노동계의 눈치를 보느라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특별연장근로는 89건 신청이 접수돼 불과 38건만 인가를 받았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소상공인의 일자리안정자금 지원한도를 늘리고 4대 보험료까지 지원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겠다.” 류장수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위원장은 19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관련 법률을 검토한 결과 일자리안정자금은 소상공인에게 더 지원해 줄 수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일자리안정자금은 30인 미만 사업주에게 근로자 1인당 월 최대 13만 원까지 인건비를 지원하는 정책으로 정부는 내년 예산으로 3조 원을 편성하기로 했다. 류 위원장은 5인 미만 사업주인 소상공인에게는 이와 별도로 인건비 지원액을 추가로 늘리고 해당 사업장 근로자들의 4대 보험료도 지원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논란이 되고 있는 △공익위원 추천 방식(현재는 정부가 9명 전원을 위촉) △사업장 규모별 차등 적용(현행 최저임금법상 업종별 차등화만 가능) △최저임금 결정 구조 개편 등은 “우리 권한 밖의 사안”이라며 “국회와 정부가 논의해 최저임금법을 개정한다면 우리는 그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사실상 집중 협상 기간인 3개월만 운영되는 최임위를 연중 상시 운영하는 구조로 바꿔 노사 간 신뢰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공익위원들을 정부가 위촉하다 보니 정권에 따라 최저임금이 춤춘다는 비판이 많다. “공익위원이 되면 보수든 진보든 어느 한쪽의 성향으로 활동하기 어렵다. 특히 이번 공익위원들은 개성이 뚜렷하고 독립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국민들이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수준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할 수 있는지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 ―경제가 이렇게 안 좋은 상황에서도 내년 최저임금(시급 8350원)을 10.9%나 올린 건 공익위원들이 진보, 친노동 성향이라 그런 거 아닌가. “나에 대한 평가도 다양하던데, 나는 ‘중도’라고 생각한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정권과 관계없이 해왔다. 최저임금 결정과 관련해 정부 쪽에서 전화 한 통 받은 일 없다. 최저임금 관련 여론조사(19일 리얼미터 발표)를 보면 ‘인상폭이 적정하다’는 응답이 39.8%, ‘많다’는 41.8%, ‘적게 올랐다’는 14.8%였다. 최임위의 결정이 적절했기 때문에 여론이 어느 한쪽으로 몰리지 않고 이런 분포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최저임금 인상률에서 산입범위(최저임금 산정 시 포함되는 임금 항목) 확대에 대한 보전분(75원)에다 노동계에 대한 협상배려분(90원)까지 반영한 것은 지나친 조치 아닌가. “노동계가 강력하게 요구를 했고, 사용자위원들도 산입범위 확대 영향이 정확하게 얼마나 미치는 건지 계산해달라고 요구해서 한국노동연구원에 의뢰했고, 그 수치대로 반영했다. 국회의 최저임금법 개정 취지도 연착륙을 시키는 것이라 지금은 과도기라고 판단했다. 사용자위원들이 협상에 참여했다면 그쪽에도 협상배려분이 있었을 것이다.” ―사실상 정부가 추천하는 공익위원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구조다. 구조를 바꿀 수는 없나. “최임위가 제도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기구는 아니다. 주어진 조건에 충실할 뿐이다. 위원장도 제도를 바꿀 권한이나 책임이 없어 내가 말하긴 어렵다. 만약 국회가 법을 개정하거나 최임위 안에서 노사가 합의해서 제안한다면 검토할 수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까지 합의가 될지는 의문이다.” ―전체 근로자의 10%만 대변하는 정규직 중심의 양대 노총이 근로자위원 전부를 추천하는 것 역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위원장의 몫은 주어진 틀 내에서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개편이) 필요하다면 국회나 정부가 하는 게 맞다. 위원장이 어떤 입장을 가지고 밀어붙였다가는 (위원들의 반발로) 위원회가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 ―경영계가 요구한 업종별, 규모별 차등 적용을 부결시킨 이유는…. “사용자위원들이 숙박, 음식 등 16개 업종을 차등 적용하자고 제안해 왔다. 세부 업종으로 들어가면 근로조건이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어 보자. 호텔 근로자와 여인숙 아르바이트생은 임금 격차가 굉장히 큰데 어떻게 이를 숙박업 최저임금 하나로 묶을 수 있나. ‘5인 미만 또는 5인 이상’ 이런 식으로 규모를 차별화해야 한다. 그런데 사업장 규모별 차등적용은 현행법에 근거가 없어 불가능하다.” ―소상공인에 대한 특별 대책은 없나. “현재 일자리안정자금은 업종별, 사업장 규모 구분 없이 일괄 지원하고 있다. 이걸 5인 미만 소상공인들에게는 한도를 더 높여서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또 지원 요건인 4대 보험료까지 정부가 지원해 준다면 소상공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위원장으로 있으면서 꼭 바꾸고 싶은 게 있다면…. “최저임금의 실질 협상 기간은 3개월이다. 워밍업(예비협상)도 안 하고 본협상으로 바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 기간 외에 위원들끼리 토론을 하면서 생각을 공유하고 신뢰를 쌓는 과정이 부족하다. 업종별 차등화도 적용하려면 서로 깊게 토론하는 자리가 필요한 것 아닌가. 앞으로는 1년 단위로 계획을 짜서 최임위를 연중 돌아가는 조직으로 만들어보고 싶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직장 내 괴롭힘’의 명확한 뜻과 유형을 법에 명시하고 이를 금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직장 괴롭힘이 발생했을 때 대처법을 담은 가이드라인은 10월에 발표된다. 정부는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직장 등에서의 괴롭힘 근절대책’을 확정했다. 먼저 근로기준법, 의료법 등 5개 법률과 10월에 발표할 예정인 가이드라인 등에 직장 괴롭힘의 정의와 유형을 명확히 담을 예정이다. 정부는 직장 괴롭힘 방지 특별법을 별도로 제정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사용자의 직장 괴롭힘 방지 의무도 강화된다. 현재는 피해자가 괴롭힘을 신고하더라도 사용자가 이를 조사할 의무가 없어 피해자가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신고를 받은 사용자는 사실관계를 반드시 조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만약 사용자가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았을 때는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등 직권 조사가 가능하다. 직장 괴롭힘 예방교육을 하지 않은 사업장에는 과태료 500만 원을 부과하고 피해자에게 불이익을 준 사용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직장 괴롭힘으로 자살을 했거나 우울증에 걸린 피해자는 산업재해로 인정받는다. 피해자가 법적 대응을 원한다면 손해배상 청구 소송뿐 아니라 가해자의 맞소송, 복직소송 등에 필요한 비용도 정부가 지원한다. 정부 조사 결과 한국의 직장 괴롭힘 피해율은 업종별로 3.6∼27.5%로 유럽연합(EU) 국가들보다 2배 이상 높다. 특히 직장 괴롭힘으로 근로자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 사회가 부담하는 비용이 연간 4조7000억 원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89년 만에 보수우파에서 중도좌파로 정권교체를 이룬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은 15일(현지 시간) “내 월급부터 60% 깎겠다”며 공공부문의 대대적인 예산 절감을 약속했다. 그는 가장 먼저 할 일로 최저임금 인상을 꼽았다. 자신이 임기를 마치는 2024년까지 최저임금을 현재의 시급 662원에서 1275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올리겠다고 공언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시급 7530원)보다 10.9% 올린 8350원으로 결정하면서 국내에선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가져올 고용 충격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다. 이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각국에선 최저임금이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시급 1만5710원으로 세계에서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호주는 이달 1일부터 3.5% 또 올렸다. 최저임금 인상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은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각국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근로자의 소득 증대 정책을 추진하면서 형성된 기류다. 하지만 그 경제적 효과를 놓고는 논쟁의 소지가 많다.○ 아직도 답 찾지 못한 ‘인상 효과’ 미국 워싱턴대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가 시애틀의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두고 상반된 연구 결과를 내놓아 최저임금 논쟁의 불을 지폈다. 시애틀은 2015년 최저임금을 11달러(17일 환율 기준 1만2370원)로 올린 뒤 2016년 13달러(1만4620원), 지난해 15달러(1만6870원·500인 이상 건강보험 미가입 사업장 대상)로 올렸다. 2021년부터는 모든 사업장에 15달러가 적용된다. 시애틀이 선수를 치고 나가자 18개 주가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의회가 정하는 연방최저임금과 별도로 주별, 도시별 최저임금을 따로 정한다. 워싱턴대 연구팀은 시애틀이 최저임금을 10% 올릴 때마다 시급 19달러 이하의 저임금 일자리가 7%(9만3382개→8만6842개), 임금은 6.6%(월급 1897달러→1772달러)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오히려 저임금 근로자의 일자리가 줄고 실업자가 늘면서 평균 소득이 떨어졌다며 ‘최저임금 인상의 역설’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반면 UC버클리대 연구팀은 “경기 호황으로 전체 근로자의 임금이 인상되면서 저임금 근로자가 고임금 근로자가 됐다. 이에 따라 통계적으로 저임금 근로자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처럼 보일 뿐”이라며 워싱턴대의 연구 결과를 반박했다.○ 결국 중요한 건 경제의 ‘기초체력’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 쇼크’가 현실화된 대표적 나라는 헝가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개발도상국 헝가리는 2000∼2004년 최저임금을 무려 60%나 올렸는데, 그 결과는 일자리 2% 감소였다. 헝가리는 최저임금 영향권에 놓인 근로자가 약 20%로 한국(25%·내년 기준)과 비슷하다. 이를 근거로 KDI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올해 8만 명, 내년 9만 명이 실직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헝가리의 실패’에도 유럽 주요국은 일제히 최저임금을 올리는 분위기다. 영국은 2015년부터 25세 이상 근로자를 상대로 생활임금제(최저임금보다 더 높은 수준의 임금을 보장)를 도입했다. 최저임금을 노사자율에 맡겨온 독일은 2015년부터 법정 최저임금을 새로 도입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최저임금 인상에 나선 미국이나 영국 독일 등은 최근 몇 년간 정부가 재정을 적극 풀어 유례없는 경기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시애틀은 383개 도시지역 중 1인당 지역총생산이 6번째로 높은 곳이다. 영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012년 이후 프랑스와 독일을 뛰어넘었다. 최저임금을 올릴 ‘기초체력’을 갖추고 있는 이 국가들과 달리 한국은 각종 경제 지표가 악화일로를 걷는 데다 자영업자의 기반이 취약해 최저임금 인상의 충격이 크다. 더욱이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여전히 후진국 수준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한국 중소제조업의 2000∼2017년 최저임금은 4배 늘어났지만 노동생산성은 1.83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산업생태계가 악화된 상황이라 최저임금을 올린다고 해 내수가 바로 활성화되기 어렵다”며 “각국의 최저임금 인상이 산업생태계와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는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유성열 ryu@donga.com·이은택 / 세종=최혜령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급 8350원(10.9% 인상)으로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두 자릿수 인상된 것을 두고 노사의 해석이 정반대다. 노동계는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이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 물 건너갔다고 비난한다. 반면 경영계는 이미 실질 최저임금이 1만 원을 넘었다며 자영업자들을 낭떠러지로 떠밀고 있다고 반발한다. 같은 수치를 두고 정반대 해석을 불러온 주범은 ‘주휴수당’이다. 내년도 최저임금만 놓고 보면 노동계의 주장이 틀리지 않다. 하지만 여기에 사업주가 의무적으로 줘야 하는 주휴수당 1680원을 합치면 사실상 최저임금은 1만30원으로 이미 1만 원을 넘은 게 사실이다. 세계적으로 드문 주휴수당이란 독특한 제도로 ‘최저임금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셈이다.○ 왜 도입했는지 고용부도 몰라 근로기준법 55조에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루 8시간씩 주 5일을 일하고 주말 이틀을 쉬어도 이 중 하루는 근무한 것으로 간주해 매주 일당(내년 최저임금 기준 6만6800원)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주휴수당은 1953년 근로기준법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보장했다. 당시 국회는 주휴수당을 보장한 일본의 노동기준법을 거의 그대로 베껴 근로기준법을 제정했다. 하지만 이 제도를 왜 도입했는지는 관련 자료나 증언이 없어 고용노동부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 다만 과거에는 근로자의 임금이 낮아 임금을 조금이나마 높여주고자 주휴수당을 도입했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아시아 국가들이 근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근로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산업정책을 많이 활용했다”며 “그 대신 근로자에 대한 금전적 보상 차원에서 주휴수당을 도입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휴수당을 도입한 나라는 일본 대만 한국 터키 등으로 모두 산업화가 급격히 진행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근로자의 임금 수준이 높아지고 근로시간이 점점 줄어들면서 일본의 경우 1990년대 주휴수당을 없앴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주휴수당이 법으로 보장된 나라는 한국과 터키뿐이다. 미국과 영국은 법정유급휴일이 아예 없고 노사 자율에 맡긴다. 프랑스는 노동절(5월 1일) 하루만, 독일 호주 캐나다 등은 국가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보장하고 있다.○ “주휴수당, 최저임금에 포함시켜야” 과거 최저임금이 낮았을 때는 주휴수당 논란이 거의 없었다. 주휴수당을 법대로 지급하는 사업장이 드물었고, 지급하더라도 부담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2015년 박근혜 정부가 최저임금을 시급과 월급으로 고시하기 시작하면서 주휴수당 논란이 전면에 등장했다. 당시 박근혜 정부도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추진했지만 경제 상황이 여의치 않아 매년 7∼8%밖에 올리지 못했다. 이에 노동계가 최저임금을 고시할 때 시급과 함께 주휴수당을 포함한 월급을 함께 고시하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경영계와 고용부가 이를 수용했다. 주휴수당을 주지 않으면 불법이란 점을 널리 알려 사실상 최저임금이 오르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하지만 올해 최저임금(7530원)이 지난해보다 16.4%나 오르면서 주휴수당(1520원)을 합친 실질 최저임금(9050원)이 1만 원에 육박하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주휴수당 폐지 청원이 수백 건 올라왔다. 이에 소상공인연합회는 주휴수당도 임금인 만큼 최저임금 산입범위(최저임금 산정 시 포함되는 임금 항목)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고용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다음 달 10일 1심 선고가 나온다. 하지만 소상공인연합회가 승소하더라도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한국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대법원 판결 이전에 근로기준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 교수는 “당장 주휴수당을 폐지하면 심각한 노사갈등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 “특례를 만들어 최저임금을 계산할 때 포함시키는 방안은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대만은 주휴수당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키고 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에 당장 포함시키는 게 어렵다면 향후 몇 년부터 포함시킨다는 식으로 노사가 합의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휴수당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가 결근을 하지 않고 한 주를 일했을 때 보장되는 휴일에 대한 유급수당. 1인 이상 모든 사업장에 적용된다. 예를 들어 주 5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8시간씩 일하면 주말에 이틀을 쉬고도 이 중 하루는 8시간 근무한 것으로 간주해 임금을 받는다. 주 5일을 일하고 6일 치 임금을 받는 셈이다. 유성열 ryu@donga.com·조건희 기자}

“을(乙)의 전쟁터가 돼버렸다.’ 지난 몇 달간 내년도 최저임금(시급 8350원) 결정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극심해지자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안팎에선 이런 말이 유행했다.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사회적 대화기구인 최임위가 조정과 타협 기능을 상실한 채 저임금 근로자와 소상공인의 싸움터가 돼버린 상황을 빗댄 표현이다. 여기에 정부, 정치권의 외압과 양대 노총 정규직 노조의 정치투쟁까지 맞물리면서 독립적 의사결정 기구를 표방한 최임위의 수명이 다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특히 노사 간 극심한 갈등 속에 정부가 위촉한 공익위원 8명이 노동시장의 미래를 결정한 데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와 같은 최임위를 없애고 최저임금을 합리적으로 결정할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싸움터로 전락한 최임위 1987년 고용노동부 소속 기관으로 출범한 최임위(최저임금은 1988년부터 시행)는 32년째 극심한 갈등을 반복하고 있다.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으면서 정권의 정책을 구현하는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반대로 정권에 반대하는 세력은 최임위를 정치투쟁의 장으로 활용해 왔다. 사회적 대화기구가 아니라 ‘사회적 갈등기구’가 돼버린 셈이다. 최저임금법에서 노사 대표와 공익위원 각 9명씩 모두 27명으로 최임위를 구성하도록 한 것은 노사가 서로 양보하고, 전문가들이 이를 중재해 합리적 수준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하라는 취지였다. 같은 방식을 운영 중인 독일과 영국 프랑스 일본 등은 이런 취지가 잘 구현되는 편이다. 하지만 한국은 공익위원을 고용부가 위촉하다 보니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이행하는 ‘거수기’ 역할에 그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고용 충격이 심각한 상황에서 공익위원들이 2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률을 밀어붙인 것이 단적인 예다. 근로자위원 9명을 정규직 중심의 양대 노총이 추천하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정작 최저임금에 생존권이 걸린 비정규직과 저임금 근로자를 대표하는 위원은 2명뿐이다. 사용자위원 9명 중에서도 소상공인 대표는 2명에 불과하다. 저임금 근로자와 소상공인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최저임금을 사실상 정부와 기득권 세력이 결정하는 셈이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임위의 모양은 협의의 장이지만 실제로 협의가 이뤄진 적이 거의 없다”며 “사실상 정부가 최저임금을 결정하면서 싸움만 붙여놓는 구조다. 최저임금과 무관한 대기업 노사 간 기(氣) 싸움 장으로 변질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금융통화위처럼 독립시켜야” 최저임금 협상이 매년 극심한 갈등을 일으키면서 이번 기회에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대폭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익위원을 정부가 임명하고 대기업 노사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처럼 정치적 외압을 차단한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정부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국회에서 여야가 동수로 전문가들을 추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통위처럼 독립적, 중립적인 기관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게 부작용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최임위가 제도 개선을 위해 만든 전문가 태스크포스(TF)는 ‘최저임금 구간설정위’와 ‘최저임금 결정위’로 최임위를 나누는 방안을 제시했다.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의 상·하한선을 설정하면 그 안에서 노사가 협상을 통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처럼 정부가 공익위원을 위촉하는 구조에서는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미국이나 뉴질랜드처럼 의회가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다만 한국은 여야가 매년 극심한 대립을 반복하는 데다 국회의원들이 ‘표심’의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오히려 합리적 결정을 내리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유성열 ryu@donga.com·조건희 기자}

예상대로 정부가 위촉한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안(시간당 8350원)대로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대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을 달성하려면 내년과 후년 15% 이상씩 올려야 했다. 하지만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10.9%에 그쳤다. 공익위원들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으로 치닫는 ‘고용 쇼크’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류장수 최저임금위원장은 14일 최저임금 결정 직후 “고용 사정이 좋지 않은 걸 반영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경영계의 주장대로 동결을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두 자릿수 인상률을 고집했다. 결국 노동계의 압박과 고용 악화 사이에서 10%대 초반 인상이란 ‘정치적 타협’을 택한 셈이다.○ 공익위원 ‘정치적 선택’ 한 듯 14일 최저임금위원회 전체회의는 사용자위원 9명 전원과 근로자위원 9명 중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추천 위원 4명이 불참한 가운데 열렸다. 결국 공익위원 9명의 손에 내년도 최저임금액이 달려 있었다. 공익위원들은 근로자위원들이 제시한 8680원보다 330원 낮은 8350원을 중재안으로 제시했다. 올해 7530원과 비교하면 820원 올리는 안이었다. 공익위원들은 820원 인상의 근거로 △소득 분배를 위한 상승분(369원) △유사 근로자의 임금 인상 전망치(286원) △최저임금에 정기 상여금과 일부 복리후생비가 포함되는 데 따른 보전(75원) 등을 들었다. 또 마지막까지 표결에 참여한 노동계에 대한 협상 배려분이라며 90원을 추가했다. 그러나 공익위원들은 당초 8300원을 제안했다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5명의 요구로 50원을 추가로 올렸다. 결국 뚜렷한 인상 근거가 있었다기보다 10%대 초반 인상률을 정해놓은 채 노동계와 타협했다는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공익위원인 강성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익위원 중 한 자릿수 인상률을 제시한 위원도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가 1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드는 등 일자리 쇼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공익위원들의 부담이 컸다는 의미다.○ 실질 최저임금은 1만 원 돌파 인상액으로는 지난해(1060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최저임금이 크게 올랐지만 노동계는 문 대통령의 공약이 사실상 무산됐다고 비판했다. 민노총은 “박근혜 정부 4년간 평균 인상률이 7.4%였다”며 “(문 대통령의) 공약 폐기 선언에 조의(弔意)를 보낸다”는 성명을 냈다. 반면 경영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사실상 1만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실제 최저임금 8350원에 의무적으로 줘야 하는 주휴수당(근로자가 일주일 개근할 때마다 지급해야 하는 유급휴일수당) 1680원을 포함하면 실질 최저임금은 1만30원이 된다. 월급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사업주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인건비까지 감안하면 실질적 최저임금이 1만1825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4대 보험료 사업주 부담분과 퇴직급여 적립액을 포함한 금액이다. 최근 2년간 최저임금 인상률 29.1%는 이명박 정부 5년 인상률(28.9%)보다 높은 수치다.○ 급격한 인상으로 ‘범법 사업주’ 속출할 수도최저임금 인상으로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최대 501만 명으로 추산된다. 전체 임금 근로자(약 2000만 명) 4명 중 1명이 최저임금 대상이라는 얘기다. 숙박·음식업은 내년에 해당 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 중 62.1%의 임금을 올려줘야 한다. 편의점 등 도·소매업도 근로자의 37.3%가 임금이 오른다. 이는 역설적으로 최저임금을 주지 못하는 ‘범법 사업주’가 속출할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 최저임금을 가파르게 올림으로써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영세 사업주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근로자가 1∼4인인 사업장에서는 절반 이상(51.8%) 임금을 올려줘야 하는 반면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임금을 올려줘야 하는 비율이 4.2%에 불과하다. 한계 상황에 다다른 영세업자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최저임금을 주지 않거나 근로자를 해고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도 저도 안 되면 문을 닫아야 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고용시장에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기름을 붓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대로라면 자영업자가 줄도산해 최저임금 근로자의 일터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조건희 becom@donga.com·유성열 기자}
내년 최저임금이 사실상 시급 1만 원을 돌파했다. 근로기준법이 보장하고 있는 주휴수당을 감안한 수치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오전 4시 35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15차 전원회의에서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시급 7530원)보다 10.9% 올린 8350원으로 의결했다. 공익위원안 8350원과 근로자위원안 8680원을 놓고 투표한 결과 8표를 얻은 공익위원안이 확정됐다. 이날 회의에는 사상 처음으로 사용자위원 9명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정부 측이 위촉한 공익위원 9명과 근로자위원 5명만이 참석했다. 최저임금이 2016년(시급 6470원)부터 2년간 29.1%나 인상되면서 주휴수당 등을 포함한 실질 최저임금은 1만 원을 넘어서게 됐다. 주휴수당은 1인 이상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는 유급 휴일수당이다. 예를 들어 주5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8시간씩 일하면 주말에 이틀을 쉬고도 하루는 8시간 근무한 것으로 간주해 임금을 받는다. 40시간 일하고 48시간 임금을 받는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주휴수당은 한국과 터키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다. 내년도 최저임금(8350원)에 주휴수당 1680원을 합치면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실질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0원이다. 올해 정부가 고시한 최저임금 월급은 주휴수당을 포함해 157만3770원이었다. 내년 최저임금 월급은 이보다 17만1380원이 오른 174만5150원이다. 경영계는 ‘최저임금의 착시현상’을 없애기 위해 주휴수당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정부의 이런 조치가 위법하다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이르면 다음 달 초 1심 선고가 나올 예정이다. 사용자 단체 중 이번 결정에 가장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소상공인연합회는 15일 밤 긴급 회의를 열고 ‘모라토리엄(불복종) 운동’ 행동 방안을 결정했다. 연합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수용할 수 없다”며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 영세 중소기업, 농축수산인 등과 연대해 17일 긴급 이사회를 거쳐 거리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중소기업중앙회 등도 즉시 반발하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정부와 여당은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또다시 대규모 예산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일자리 안정자금을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3조 원 안팎으로 운영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규모를 산출하고 있다. 또 저소득 근로자와 영세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근로장려세제(EITC)를 올해 1조2000억 원의 두 배 수준으로 늘려 최대 3조 원 이내로 예산을 배정할 계획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대규모 국민 혈세를 투입하는 셈이다.유성열 ryu@donga.com·김성규·장원재 기자}

2019년 최저임금이 올해(시급 7530원)보다 10.9%(820원) 오른 시급 8350원(주 40시간 기준 월급174만515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이 8000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14일 새벽 4시 35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15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이같이 의결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10일 간 이의제기 기간과 고용노동부의 검토 절차를 거쳐 다음달 5일 확정 고시된다. 이날 회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4명과 사용자위원 9명 전원이 불참했다. 민노총 추천 위원들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산입범위(최저임금 산정에 포함되는 임금의 항목) 확대에 반발해 심의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 사용자위원들도 업종별 차등 적용이 부결된 것에 반발해 전날 14차 회의에서 이어 15차 회의에 불참했다. 이들은 13일 오후 3시부터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별도로 모여 복귀 여부를 다시 논의했지만 결국 마지막 회의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최임위는 전체 27명(사용자·근로자·공익위원 각 9명) 위원 중 공익위원 9명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추천 위원 5명 등 14명만 참석한 채 공익위원이 제시한 8350원(10.9% 인상)과 근로자위원의 8680원(15.3% 인상)을 투표에 부쳤다. 투표 결과는 ‘8 대 6’로 공익위원이 제시한 8350원으로 결정됐다. 노동 시장에 거대한 충격을 몰고 올 최저임금을 이번에도 정부가 위촉한 공익위원들이 사실상 결정한 셈이다. 최저임금이 처음으로 8000원을 넘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2020년까지 1만 원 달성’은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공약이 지켜지려면 내년에도 15% 인상된 8660원 이상으로 올려야 했다. 특히 친(親)노동계 성향의 공익위원들이 15% 이상 인상을 밀어붙일 거란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최저임금 ‘불복종 투쟁’을 선포한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막판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부 내부에서도 ‘속도 조절론’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공익위원들조차 15% 이상 인상에는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인상률은 예상보다 적었지만 파장은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동결을 주장해 온 경영계는 8350원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사용자위원은 “올해(시급 7530원) 16.4%나 오른 상황에서 또 다시 10% 넘게 올리는 것은 사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세종=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
2019년 최저임금이 사상 최초로 시급 8000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13일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에서 ‘14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업종별 차등화가 부결된 것에 반대한 사용자위원 9명이 전원 불참함에 따라 35분 만에 정회됐다. 사용자위원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별도로 모여 복귀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국 불참을 결정했다. 사용자위원들이 여전히 서울에 머물러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최임위는 오후 3시 50분 회의를 재개해 밤늦도록 심의를 이어갔다. 이날 회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추천 위원 4명도 불참했다. 이로써 전체 27명(사용자·근로자·공익위원 각 9명) 위원 중 공익위원 9명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추천 위원 5명 등 14명만 회의에 참석했다. 노동 시장에 거대한 충격을 몰고 올 내년 최저임금을 공익위원과 한국노총이 결정하게 된 셈이다. 이에 따라 내년 최저임금은 시급 8000원을 처음으로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7530원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대로 2020년까지 1만 원을 달성하려면 내년에도 15% 인상된 8660원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 그러나 최저임금 ‘불복종 투쟁’을 선포한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부 내부에서도 ‘속도 조절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어 8∼9% 인상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소 7%만 올려도 8060원으로 8000원을 돌파한다. 그러나 동결을 주장해 온 경영계와 소상공인들은 8000원대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친(親)노동계 성향의 공익위원들이 15% 이상 인상을 밀어붙일 거란 관측도 있다. 류장수 최저임금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최임위는 독립성과 자율성을 잃으면 남는 게 없다”며 최저임금 논의와 관련한 외부 발언에 불만을 드러냈다. 김 부총리 등 정부 인사들이 ‘속도 조절론’을 제기하고 나선 것을 강하게 비판한 셈이다.유성열 ryu@donga.com / 세종=조건희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결국 ‘반쪽 회의’로 파행했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아간다는 본래 취지와 달리 양쪽의 갈등만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최임위 전원회의는 전체 위원 27명 중 공익위원 9명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5명만 참석해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으로 구성된 사용자위원 9명은 불참했다.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하는 ‘최저임금 차등 적용안’이 10일 최임위에서 부결된 것에 대한 항의 표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4명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반발해 아예 한 번도 최저임금 심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근로자위원 측은 오전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사용자위원이 돌아오지 않으면 나머지 위원만으로 최저임금을 정하자”고 공익위원들을 압박했다.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오전 모두발언에서 “회의에 와서 주장을 표현해야지, 언론 플레이를 하는 건 비겁하다”며 “사용자 측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결과를 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류장수 최임위 위원장은 사용자위원들이 일부라도 오후 회의에 복귀할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다. 류 위원장은 “오늘은 축구 경기로 치면 ‘연장 후반전’에 해당하는 매우 중요한 날”이라며 “사용자위원들이 오후엔 참석할 것으로 기대와 예상을 해본다”고 말했다. 오전 회의를 35분 만에 마친 뒤에도 일부 최임위 관계자들은 “사용자위원들이 세종시 모처에서 모일 것으로 보이는데, 모임 후 회의에 복귀하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며 상황을 낙관했다. 하지만 사용자위원 9명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저녁까지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대책회의를 연 끝에 “올해 최저임금 심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정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시급 1만790원을 제시한 근로자위원과 협상을 벌인들 견해차를 좁히지 못할 것이 확실시되고, 공익위원의 중재안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총 관계자는 “(첫 제시안대로) 동결(7530원)이 원칙이다. 인상해도 2∼3%를 넘어서는 수준은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회의를 속개했다가 멈추기를 반복하며 사용자위원 측의 입장 변화를 기다리던 공익 및 근 로자위원은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뒤 14일 위원 총수 27명 중 공익위원 9명과 근로자위원 5명 등 14명만으로 과반(법정 의결 정족수)을 채워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하기로 했다. 노사 양측이 10일 첫 제시안을 내놓은 뒤로 서로 한 발짝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정부가 추천한 공익위원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게 된 것이다. 과거 최임위에선 노사가 각자 이듬해 최저임금을 처음 제시한 뒤에도 통상 3, 4차례 더 회의를 열어 2∼4차 수정안을 내며 최종 금액을 정했던 것과 대비된다. 한 사용자위원은 “공익위원이 완전히 노동계에 편향적인 상황에서 회의에 참석해봤자 결과가 달라지는 게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 경영단체 관계자는 “최임위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결국 인상이 될 텐데 그 책임을 나누긴 힘든 상황”이라며 “공익위원이 조금이라도 중재 역할을 했다면 이 지경까지 오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조건희 becom@donga.com / 유성열·이은택 기자}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이 무산되자 소상공인과 편의점 점주, 중소기업 등을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최저임금 결정 시한인 14일을 앞두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경제부처 수장도 잇달아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론을 제기했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전편협)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임금을 대폭 올리고 5인 미만의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면 공동휴업 등 단체행동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전편협은 GS25와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가맹점주들로 이뤄졌다. 전편협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면 폐업 직전의 편의점이 속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최저임금 동결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화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적용 반대 등을 주장했다. 신상우 전편협 공동대표는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면 오후 10시 이후 야간수당을 1.5배로 늘려야 하는데, 이는 편의점 문을 닫으라는 뜻”이라고 했다. 전편협은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물건 값을 5% 올리는 ‘야간할증’도 검토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이날 오후 중기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절차적, 내용적 정당성을 상실하고 ‘그들만의 리그’에서 논의되는 최저임금위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소상공인들은 개별 업종별로 대응에 나서겠다”고 했다. 김대준 소상공인연합회 노동·인력·환경 분과위원장은 ‘소상공인 모라토리엄(불복종)을 선포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소상공인들은 절박한 염원으로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이 받아들여지길 기대했지만, 공익위원들이 이를 외면함에 따라 최저임금위는 ‘기울어진 운동장’임을 스스로 입증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저임금 인상이) 도소매업과 숙박, 음식업 등 일부 업종에 영향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 방문을 수행하고 있는 홍종학 중기부 장관도 11일(현지 시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부작용이 먼저 드러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3일 오전 10시부터 정부세종청사에서 14차 전원회의를 개최하고 내년도 최저임금 의결을 시도한다. 이날에도 사용자위원 9명은 전원 불참할 예정이다. 만약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14일 0시에 바로 15차 전원회의가 이어진다. 현재 노사가 제시한 금액 차(근로자 1만790원, 사용자 동결)가 크기 때문에 공익위원이 제시하는 중재안으로 표결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매년 8월 5일 이듬해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한다.김성규 sunggyu@donga.com·변종국·유성열 기자}

올해 최저임금(시급 7530원)을 16.4%나 올리면서 고용 충격이 사상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이 이르면 13일, 늦어도 14일 새벽에 결정된다. 주 52시간제 시행과 맞물려 노동시장의 혼란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또다시 대폭 오르면 고용시장의 충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경영계에선 동결을 강하게 주장하지만 최저임금 결정 권한을 가진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구성상 8000원대 인상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 ‘노동계 18 vs 경영계 9’ 1988년부터 시행된 최저임금은 근로자, 사용자, 공익위원(위원장, 상임위원 포함) 각각 9명씩 총 27명(임기 3년)으로 구성된 최임위가 매년 협상을 통해 결정한다. 이 중 근로자위원은 양대 노총이, 사용자위원은 사용자단체(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등)가 추천하면 고용노동부 장관이 위촉한다. 공익위원은 관련 분야 전문가 중 고용부 장관이 직접 선정해 위촉한다. 최임위를 이렇게 구성한 건 노사가 서로 양보해 최저임금을 합리적으로 결정하라는 취지다. 노사의 금액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공익위원이 중재안을 제시해 합의를 유도한다. 지금까지 30년 동안 최임위 협상 가운데 노사 합의로 최저임금을 의결한 것은 7번뿐이다. 거의 매년 노사가 극심한 갈등을 겪다 협상이 결렬됐고, 막판에 공익위원의 중재안을 표결에 부쳐도 어느 한쪽이 표결에 불참하기 일쑤였다. 이 때문에 사실상 노사위원이 아닌 공익위원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최저임금을 결정하게 된다. 공익위원이 노사 중 어느 쪽 성향이 강하느냐에 따라 인상 수준이 정해지는 셈이다. 문제는 고용부 장관이 위촉하는 공익위원들은 정권 성향에 따라 확연히 달라진다는 점이다. 사실상 청와대가 공익위원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의혹도 지속적으로 나온다. 정부가 제시한 지침을 공익위원들이 충실히 따르면서 최저임금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올해 공익위원 8명이 진보 성향 또는 현 정부와 가까운 인사들로 물갈이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류장수 위원장은 중도보수 성향이지만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다. 지난해 교육부 대학구조개혁위원장을 맡는 등 현 정부와 가깝다. 사실상 위원장을 포함한 공익위원 9명 전원이 친노동계로 분류된다. 강성태(한양대 교수), 백학영(강원대 교수), 박은정(인제대 교수), 이주희(이화여대 교수), 오상봉 위원(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진보 성향이고, 권혜자 위원(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한국노총 출신으로 사실상 근로자위원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혜진 위원(세종대 교수)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는 등 현 정부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용자위원들은 최임위 구성이 ‘노동계 18 대 경영계 9’라고 지적한다.○ 매년 극심한 진통 속 표결 처리 내년 최저임금 결정의 법정 시한은 14일이다. 시한을 눈앞에 두고 노사의 간극은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동결을, 노동계는 1만790원으로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타협점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13일 바로 표결을 할 수도 있지만 여러 차례의 중재와 진통이 거듭되면서 법정 시한인 14일 새벽까지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014년과 2015년의 경우 최저임금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지금처럼 심하지 않았음에도 노사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2016년(공익위원 중재안 통과)과 2017년(사용자안 통과) 최저임금 역시 법정 시한 당일 오전 1∼4시경 표결처리했다. 당시 근로자위원은 물론이고 일부 사용자위원도 표결에 불참했다. 특히 올해 최저임금은 사상 처음으로 근로자위원(7530원)과 사용자위원(7300원)의 제시액이 동시에 표결에 부쳐져 15 대 12로 근로자위원의 안이 확정됐다. 공익위원 9명 중 6명이 노동계에 표를 던진 결과다. 결국 최근 5년간 단 한 번도 노사 합의가 없었던 셈이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막판 협상은 13일 오전 10시에 시작된다. 이날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14일 0시부터 바로 다음 협상을 진행한다. 결국 14일 새벽쯤 표결을 통해 최종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때 공익위원들이 합리적 중재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올해도 노사 중 어느 한쪽은 표결에 불참할 가능성이 높다. 사용자위원 9명이 전원 불참하더라도 현재 공익위원 9명, 근로자위원 5명(민노총 위원 4명은 불참 중)만으로도 27명의 과반이 되기 때문에 내년 최저임금 의결이 가능하다. 문 대통령이 공약한 시급 1만 원을 2020년까지 달성하려면 올해도 15%(8660원) 이상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 정부 안팎에서는 공익위원들이 15% 이상 인상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속도 조절론이 강하게 제기되는 것이 막판 변수”라며 “결국 청와대의 뜻이 가장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유성열 ryu@donga.com·조건희 기자}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들이 업종별 차등화 부결에 반발해 회의 불참을 선언하면서 11일 전원회의가 파행을 빚었다. 최임위 공익위원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용자위원 9명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향후 회의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권순종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은 “(최저임금 협상이) 정부 지침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의구심이 든다”며 “약자와 약자끼리 싸움을 붙이는 현재 논의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13차 회의는 공익위원 9명과 근로자위원 5명(한국노총 추천) 등 14명만 참여해 1시간 만에 끝났다. 산입범위(최저임금 산정에 포함되는 임금 항목) 확대에 반발해 불참을 선언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4명에 이어 사용자위원 9명까지 총 13명이 회의를 보이콧하면서 전례 없는 파행을 빚고 있는 셈이다. 류장수 위원장은 “앞으로 남은 회의에는 사용자, 근로자위원 모두 참석해주기를 바란다”며 “어떤 일이 있어도 14일까지 2019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사용자위원들이 13일 14차 회의에도 불참하면 14일 0시부터 열리는 15차 회의에서는 공익위원(9명)과 한국노총 추천 위원(5명)만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할 수 있다. 하지만 민노총과 경영계 없이 최저임금이 결정될 경우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이 향후 행정소송에 나서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의결 자체가 무효화될 가능성도 있다. 올해 최저임금(시급 7530원) 결정 과정이 위법하다며 소상공인연합회가 제기한 행정소송도 현재 진행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최저임금법상 과반수 참석에 과반수 찬성으로도 의결이 가능하다”며 “법원에서 뒤집힐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유성열 ryu@donga.com·김성규 기자}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하는 ‘최저임금 차등 적용안’이 10일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에서 부결됐다. 이에 차등 적용을 강하게 주장해 온 경영계가 14일 내년도 최저임금 확정을 나흘 앞두고 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한동안 노동계의 불참으로 파행을 빚다가 이달 3일 가까스로 정상화된 최임위가 또다시 극심한 파행 국면으로 치닫는 것이다.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임위 전원회의에는 ‘최저임금의 사업(업종)별 구분 적용안’이 상정됐다. 이는 업종마다 천차만별인 영업이익과 소상공인의 비율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제조업 등 생계형 근로자와 편의점·PC방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등은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업종별로 최저임금이 차등 적용되는 방안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으로 구성된 사용자위원 9명은 차등 적용을 강하게 주장했지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추천 인사로 구성된 근로자위원 5명은 “취약 근로자를 보호한다는 최저임금 제도의 취지와 다르다”며 맞섰다.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최임위는 표결을 실시했다. 차등 적용 반대가 14명, 찬성 9명으로 부결됐다. 익명 투표였지만 정부가 임명한 공익위원 9명이 모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사용자위원들은 11일 예정된 전원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사용자위원들은 “지금도 소상공인 근로자 3분의 1 이상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관행만을 내세워 단일 최저임금제를 고수하는 것은 한계에 직면한 소상공인의 현실을 회피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사용자위원 간사인 이동응 경총 전무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최저임금 차등화 무산에 따른 경영계의 충격을 해결할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후 회의에 복귀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강훈중 한국노총 대변인은 “경영계가 최저임금 업종 구분을 고집하며 근로자 간 차별과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경영계가 끝내 불참한다면 근로자위원과 공익위원만이 참여한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이 정해지게 된다. 최임위는 14일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시한을 앞두고 11일에 이어 13일 회의에 나선다. 최임위 위원은 모두 27명으로 공익위원 9명, 근로자위원 5명만 참여하면 과반이 된다.조건희 becom@donga.com·유성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