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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서울 노원구 지하철 6호선 태릉입구역 인근의 화랑로. 퇴근 시간인 오후 6시 40분경 이 도로에선 신호가 바뀌기 전인데도 교차로에 진입한 차량들 때문에 ‘꼬리물기’ 정체 상황이 벌어졌다. 그러자 같은 시간 시내 교통량 등을 관리하는 서울교통정보포털 상황실에 있는 ‘스마트 교차로 운영 시스템’ 화면엔 노란색 경고 표시가 올라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꼬리물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화랑로 교차로의 신호주기를 3∼5초 늘려야 한다”는 대응 방안이 자동으로 추산됐다. 꼬리물기는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앞 차량을 따라가다 다른 차로에서 운행하던 차량의 진행을 방해하는 행위로, 차량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 교통 체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무리하게 운행하다가 사고까지 발생할 수 있어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운전 습관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올 1월부터 동북권 주요 간선도로이자 꼬리물기로 인한 상습 교통 체증이 발생하는 노원구 태릉입구역 화랑로와 동일로, 노원로 등 주요 교차로 6곳에서 스마트 교차로를 시범 운영 중이다. ● 최적 신호 계산해 정체·사고 예방 ‘스마트 교차로’란 교차로의 교통량, 돌발 상황 등을 추출해 생성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 신호를 산출하고 실시간으로 신호 시간을 조정하는 지능형 교통 시스템이다. 운전자는 획일적으로 정해진 신호 시간을 기다리는 대신 교통 체증 상황에 맞게 바뀐 신호 시간에 따라 운전할 수 있다. 노원구 화랑로 일대에는 인공지능(AI) 폐쇄회로(CC)TV 28대와 레이더 검지(檢知)기 2대, 공간측정 라이다(LiDAR) 감지기 2대가 설치돼 있다. 최첨단 장비들이 차량 종류나 보행자 유무, 교통량, 신호 정보, 카메라 영상 등의 자료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딥러닝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교차로별로 최적화된 신호 운영시간을 산출하는 데 이용된다. 최적 신호를 적용하면 차량의 신호 대기 시간은 줄고, 꼬리물기와 같은 돌발 상황으로 인한 교통 체증이나 사고는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 교차로를 도입했을 때 교통 지체 감소를 분석한 결과 시간대에 따라 지체도가 최소 6%에서 28% 가까이 줄어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전 시간대에 최적 신호를 반영하면 교통 체증 지체가 4분의 1 이상 감소하고, 통행 속도는 그만큼 늘어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 지능형 교통 시스템, 무단횡단 감지해 차량이 운전자에게 사고 위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차세대 지능형 교통 시스템(C-ITS)’도 서울에서 운영 중이다. 실시간으로 도로 위험정보를 수집하고, 전방 추돌 및 무단횡단 보행자 등의 위험 상황을 운전자에게 즉각 알리는 것이다. 서울의 중앙버스전용차로와 도심 주요 도로 구간 740km 이상에 구축돼 있다. C-ITS 도로 인프라 중 딥러닝 검지기는 버스중앙차로 및 주요 교차로에 설치되어 있다. 실시간으로 수집된 도로 영상을 딥러닝 기반으로 분석한 후 객체를 인지해 무단횡단 보행자, 교차로 위험, 정류장 혼잡도 등의 위험 정보 총 34종을 수집 및 제공한다.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은 대중교통 운행 중 실시간으로 수집된 영상 분석을 통해, 포트홀 유무를 판단하는 데 활용된다. 만약 버스 운행 중 포트홀 사진이 접수되면 이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시민에게 알린다. ● “오차 최소화해야”…알고리즘 개발 이 같은 효과에 지난해부터 전국적으로도 스마트 교차로와 차세대 지능형 교통 시스템의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일선 지자체가 스마트 교차로 등을 도입할 수 있도록 ‘지능형 교통체계 구축 사업’을 운영 중이다. 경기 여주시, 충남 천안시, 전북 전주시 등이 스마트 교차로를 도입했다. 다만 AI가 최적 신호를 산출하는 만큼 오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교차로 정체는 신호 대기, 불법 주정차, 사고 등 다양한 요인이 있을 수 있는데 AI가 정체 요인을 오인해서 최적 신호를 잘못 선정하면 오히려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며 “딥러닝 기반의 학습이 충분히 되어 오류 및 오차를 최소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AI 수집, 분석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은 사내벤처를 출범해 스마트 교차로 구간의 교통량과 차량 정보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할 예정이다.스마트 교차로교차로의 교통량과 속도, 돌발 상황 등을 수집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 신호를 산출해 신호 주기에 반영하는 지능형 교통 시스템.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오후 3시 3분 여의대로 6차로 시설물 보수 소식입니다. 공사지점 주의해서 운행하세요.” 지난달 1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서울교통정보포털(TOPIS) 상황실에선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앞 일대에서 시설물 보수 공사가 있다는 소식이 접수됐다. 같은 시간 여의도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200m 상공으로 비행한 드론이 해당 모습을 포착한 것. 드론이 촬영한 영상이 상황실로 실시간 송출되자, 상황실 관계자가 진위를 확인해 공지하기까지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드론 시연을 거친 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드론을 활용해 교통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 하늘에서 촬영한 드론 영상으로 실시간 교통 상황을 관제하고, 정체 구간의 교통량을 분석하는 것이다. 드론은 200m 상공에서 영상을 촬영하기 때문에 교차로 구간 내 모든 차량의 흐름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의 경우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CCTV의 가시권에 들지 않는 사각 지역까지 확인할 수 있다”며 “차량과 인파 이동을 확인하고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데 드론이 효과적이다”라고 설명했다. 평상시 교통안전을 관리하는 데 활용할 뿐만 아니라 행사나 축제 교통 상황을 모니터링할 때도 드론을 투입하고 있다. 올해 3, 4월 개최된 서울 여의도 봄꽃축제와 지난해 10월 서울세계불꽃축제, 핼러윈 기간 중 주요 도로와 지하철역 인근 상황 등을 모니터링하는 데 드론이 활용됐다. 드론이 차량과 인파 이동에 특이 사항이 없는지를 확인하고 안전사고에 대비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말 홍대입구역 인근 도로에선 CCTV 사각지대에서 쓰러져 있던 시민을 드론이 가장 먼저 발견해 응급조치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드론으로 해당 사고를 실시간으로 접해 119구급대와 연계해 응급실로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드론은 교통량 정보를 수집하는 데도 활용되고 있다. 그간 교통량 정보는 도로 인근에 설치된 검지기와 인력을 통해서만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드론이 촬영한 항공 영상을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해 수집할 수 있게 되면서 활용 범위가 확대됐다. TOPIS 상황실에서 드론이 촬영한 영상이 실시간으로 송출되면 바로 옆 화면에서는 AI 알고리즘이 분석한 교통량이 산출되는 방식이다. 다만 드론은 날씨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비, 바람, 눈 등의 악천후에선 비행이 불가능하다. 또, 아직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되지 않아 자율 드론 비행은 불가능해 매번 조종사 두 명 이상이 동반해야 한다는 점 등이 한계로 꼽힌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부동산 경기 전망 및 정부 정책 수립의 기초가 되는 주택 공급 실적이 지난해 실제보다 19만2000채 적게 집계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이 같은 잘못된 통계를 바탕으로 지난해 9·26공급대책, 올해 1·10부동산대책 등을 수립해 발표했다. 정부 정책의 신뢰도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7∼12월 시스템 오류로 재개발·재건축과 300채 이상 주상복합이 주택 공급 실적 통계에서 누락됐다. 지난해 9월에는 사업자 정보가 변경된 주택이 준공 통계에서 빠지는 오류까지 발생했다. 국토부는 이를 올해 1월 말 인지해 약 3개월 동안 전수조사 등 오류 정정 작업을 벌였다고 밝혔다. 지난해 주택 준공 물량은 기존 발표(31만6415채)보다 37.8%(11만9640채) 늘어난 43만6055채로 정정됐다. 특히 도심 정비사업이 집중돼 있는 서울은 실제 준공 물량이 4만1218채로 오류를 정정하기 전(2만7277채)보다 51.1%(1만3941채) 많았다.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1만2032채) 크기 단지가 통째로 통계에서 빠진 셈이다. 인허가(38만8891채→42만8744채)와 착공 물량(20만9351채→24만2188채)도 각각 10.2%, 15.7% 증가했다. 총 누락 물량은 19만2330채로 분당신도시(9만7600채)와 일산신도시(6만9000채)를 합한 16만6600채보다 많다.분당+일산보다 많은 19만채 통계 누락, 준공 증가를 감소로 발표 잘못된 통계 근거로 삼은 국토부작년 준공실적 오류 정정 결과‘감소 아닌 증가’ 180도 바뀌어정부 부동산정책 신뢰도에 타격 한국부동산원 집값 통계 조작 의혹에 이어 주택 공급 실적이 통계에서 무더기로 누락되는 일이 발생하며 정부의 부동산 통계 신뢰 문제가 도마에 오르게 됐다. 국토교통부는 단순한 ‘데이터 누락’이라고 밝혔지만, 그 규모만 19만 채가 넘는 데다 이미 해당 통계를 근거로 대책까지 마련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준공 늘었는데 ‘감소’로 발표 30일 국토부에 따르면 이번 통계 오류는 주택공급 데이터베이스(DB) 체계 개편 과정에서 발생했다. 국토부는 기존에 주택공급통계정보시스템(HIS)과 세움터(건축행정정보시스템)를 직접 연계해 통계를 생산했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인허가·착공·준공 통계 수치를 세움터에 입력하면 이를 HIS로 끌어오는 식이다. 이 체계는 전자정부법 개정으로 지난해 7월부터 세움터와 HIS를 직접 연계하지 않고, 중간에 ‘국가기준데이터 관리시스템’을 경유하도록 바뀌었다. 이때 국가기준데이터 관리시스템에서 HIS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물량과 300채 이상 주상복합이 빠지는 오류가 발생했다. 지난해 9월에는 HIS 기능 개선 작업 도중 시스템 버그로 주택 공급을 하는 사업자가 중간에 변경될 경우 해당 주택이 준공 실적에서 누락되는 오류까지 생겼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 1월 말 공급 실적이 과거에 비해 지나치게 큰 폭으로 줄어든 것 같다는 의구심이 들었고, 지자체와의 협의 과정에서 숫자가 다르다는 걸 알게 돼 2월부터 전수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작년 준공 실적은 이번에 정정하기 전까지는 31만6415채였다. 전년(41만3798채) 대비 23.5%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오류를 잡고 나니 작년에 준공된 주택은 43만6055채로 전년 대비 오히려 5.4% 늘어났다. 국토부의 늑장 대처에 대한 비판도 있다. 지난해 7월 시스템을 개편한 뒤 반년 이상이 지나도록 통계의 정확성을 검증하지 않았고, 오류를 발견하고도 정정하는 데 석 달이나 걸렸다는 점에서다. 그 사이 발표된 1월(2월 말 발표)과 2월(3월 말 발표) 주택통계 자료 역시 오류가 있는 공급 통계(2023년 인허가·착공·준공 물량)를 그대로 활용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1월 말 이후 전수조사 과정을 거치느라 1월과 2월 주택 통계는 수치를 수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틀린 통계 기반의 공급 대책 내놔 국토부가 지난해 내놓은 ‘9·26 공급 대책’과 올 초 ‘1·10 부동산 대책’은 모두 공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9·26 공급 대책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급 여건이 악화되면서 단기적으로 주택 공급이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1·10대책에서는 “작년 주택 공급의 선행 지표인 인허가, 착공이 위축됐으며 그중에서도 연립·다세대 등은 더욱 크게 감소했다”고 봤다. 이런 진단의 근거가 모두 틀린 통계치였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두 차례 큰 대책을 내놓으면서 통계 오류를 찾지 못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시장이 관망세가 아니라 변동성이 커지는 변곡점이었다면 시장에 큰 혼란을 줄 수 있었다”고 했다. 국토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당장 공급 위축이라는 시장 상황은 변함이 없기 때문에 공급 확대 정책에 영향이 없다고 주장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날 “공급 실적이 과소 집계됐더라도 경향은 기존과 변화가 없다”며 “인허가는 통계 정정 전에는 전년보다 26% 줄지만 정정 후에는 18%가 줄어드는데, 정책 방향성을 바꿀 정도의 큰 차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요와 공급의 엇박자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영향이 없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공급 실적은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사업자나 수요자들도 사업 추진, 매수 결정 등에 활용하는 통계”라며 “오류가 발생하면 향후 수급 불안이나 정책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통계 수치에 기계적으로 의존하지 말고 신뢰도를 평가하고 검증하는 절차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전년 대비 평균 1.52% 오르는 것으로 확정됐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산정한 아파트, 다세대주택 등 공동주택 1523만 채 공시가격을 확정 공시한다고 29일 밝혔다. 지난달 19일 공시가격안 공개 후 이달 8일까지 주택 보유자, 지방자치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다.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 인상률은 열람안과 동일한 1.52%였다. 단, 대전(2.62%→2.56%), 충북(1.12%→1.08%) 등에서는 기존 안 대비 소폭 낮아졌다. 서울(3.25%)을 비롯해 △대구(―4.15%) △인천(1.93%) △광주(―3.17%) △울산(―0.78%) △충남(―2.16%) △전북(―2.64%) △전남(―2.27%) △경북(―0.92%) △경남(―1.05%) △강원(0.04%) 등 다른 지자체 인상률은 열람안과 같았다. 의견제출 건수는 6368건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적었다. 전년(8159건)보다 22% 감소했다. 반영 비율은 19.1%로 전년(16.5%) 대비 2.6%포인트 올랐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이달 30일부터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 또는 해당 시군구청 민원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10일 제22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이 열렸습니다. 이번 선거 유세 과정에서는 여야 모두 ‘철도 지하화’ 공약을 내세우며 표심을 두드렸습니다. 지상 철도가 깔려 있는 지역, 특히 수도권 지역 주민이라면 철도 지하화가 주거 환경이나 지역 경쟁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많으실 겁니다. 지하화의 단계적 과정을 이해하고 있으면 실제로 실현 가능할지 좀 더 판단하기 쉽지 않을까요? 이번 부동산 빨간펜 주제는 ‘철도 지하화’입니다. Q. 왜 지상철도 지하화 논의가 계속 나오는 건가요? “크게 3가지로 나눠서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생활권 단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서울역 주변을 볼까요. 서울역은 남북으로 길게 늘어져 동쪽과 서쪽을 나누고 있습니다. 27개의 선로가 9개 승강장으로 엉키듯이 연결되는데 너비가 약 400m에 이릅니다. 서울역 동쪽은 광화문, 을지로 등 도심업무지구(CBD)로 연결돼 고층빌딩이 많이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서쪽은 접근성이 열악해 대규모 개발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이런 단절 문제를 해결하면 개발이 더뎠던 지역이 수혜를 입을 수 있습니다. 철도 주변 건축물 노후화 및 생활환경 저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지상철도와 인접한 곳은 개발 여건이 열악해 주택, 오피스보다는 고물상, 창고 등과 같은 도시에 적합하지 않은 건물이 들어서기 쉽습니다. 장기간 개발이 지체되어 슬럼화가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 외에도 도시 중심지에 있는 철도 부지 지상부를 고밀 개발하거나 공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 토지 이용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도 지하화의 장점으로 꼽힙니다.” Q. 철도 지하화는 어떤 단계로 진행되나요? “철도 지하화는 동일한 역, 구간을 지나는 지하철도를 신설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먼저 신규 대체노선을 지하에 우선 조성합니다. 지하 공사 중에도 기존 철도는 그대로 운영하도록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연트럴 파크’라 불리는 경의선 숲길을 살펴볼까요. 먼저 가좌역부터 효창공원역 인근까지 놓인 경의선 지상철도 약 6.3km를 지하 20m 깊이에 새로 지었습니다. 상부 폐철길은 457억 원을 들여 공원으로 조성했습니다. 면적은 약 10만2000㎡에 이르는데, 현재는 연간 885만 명이 오가는 명소가 됐죠. 경의선 숲길에서는 서울시가 토지주인 국가철도공단으로부터 땅을 무상으로 빌려 공공에 개방했습니다. 대신 관리비용으로 매년 20억 원가량을 쓰고 있다고 하네요. 서울행정법원 판결에 따르면 공단은 경의선 숲길 조성에 따른 공덕역, 홍대입구역 등 개발을 통해 2700억 원의 수익을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Q. 철도 지하화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 없나요? “지하화하는 역은 화물을 취급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지상 선로에는 일반여객용 선로 외에도 화물열차 통과선, 객차유치선, 검수선 등 다양한 용도의 선로가 있죠. 현재 서울에는 9개 화물 취급역(수색·서울·용산·영등포·오류동·서빙고·청량리·망우·광운대역)이 있습니다. 따라서 철도 기능이 중요한 구간은 지하화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신규 철도 건설 계획과 통합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앞서 거론한 경의선 지하화 때도 같은 구간 지하 50m 깊이에서 인천공항철도 공사가 함께 진행됐습니다. ‘듀얼 지하철 공사’라고 부르는데 이 덕분에 전체적인 공사 기간이 단축됐죠.” Q. 비용은 얼마나 들까요? “2022년 8월 서울시에서 발표한 ‘지상철도 지하화 추진전략 연구’에 따르면 지하화에 드는 사업비는 2010년 기준 서울 국철 구간(71.6km)과 도시철도 구간(29.6km)이 각각 32조6000억 원, 5조4600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합계 금액이 약 38조 원인데 2010∼2021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약 18.7%를 적용하면 45조2000억 원에 이릅니다. 최근 공사비 인상 등을 고려하면 이 비용은 더 오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서울시는 사업 대상지를 국철 구간으로 좁힌 상황입니다. 자금 조달 방안도 필요하겠죠. 정부는 1월 ‘철도 지하화 및 철도 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철도 부지를 출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채권을 발행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후 상부 공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회수할 계획입니다.” Q. 자금 확보가 어렵지는 않을까요? “철도 지하화로 조성된 토지가 개발하기 좋은 땅인지가 관건입니다. 사람들이 자주 오가는 지역이라면 개발 차익이 크겠죠. 하지만 대체로 좁고 길쭉한 선형(線形)이라 개발하기 어렵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인근 토지를 추가로 매입해야 사업성 확보가 가능한 땅이라면 민간에서 관심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Q. 앞으로의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정부는 올해 6월까지 사업 제안 가이드라인을 작성할 계획입니다. 서울, 부산, 인천, 세종 등 16개 광역지자체에서는 이를 근거로 사업을 구상해 제출하게 됩니다. 완결성이 높은 사업은 올해 12월에 1차 선도사업으로 선정된다고 하네요. 국토교통부는 2025년 12월까지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청사진을 담은 종합계획을 수립할 계획입니다.”‘부동산 빨간펜’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부동산에 대해 궁금증을 넘어 답답함이 느껴질 때, 이제는 ‘부동산 빨간펜’에 물어보세요. 언제든 e메일(dongaland@donga.com)로 질문을 보내 주세요. QR코드를 스캔하면 ‘부동산 빨간펜’ 코너 온라인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지난 10일 제22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이 열렸습니다. 이번 선거 유세 과정에서는 여야 모두 ‘철도 지하화’ 공약을 내세우며 표심을 두드렸습니다. 사실 철도 지하화 논의는 약 10년 넘게 거론된 주제입니다. 2012년 12월 제18대 대선을 앞두고 그해 7월에는 수도권 서남부(서울 용산·동작·영등포·구로·금천구, 경기 안양·군포시) 7개 지자체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경부선 지하화 추진협의회가 구성됐습니다. 서울역~당정구간 지하화 요구 200만 서명운동이 열렸고 이듬해 6월에는 경부선 지하화 공동용역도 이뤄졌죠. 하지만 실행으로 옮겨지기보다는 선거를 위한 정치적 구호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지상 철도가 깔려있는 지역, 특히 수도권 지역 주민이라면 철도 지하화가 주거 환경이나 지역 경쟁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많으실 겁니다. 지하화의 단계적 과정을 이해하고 있으면 실제로 실현 가능할지 좀더 판단하기 쉽지 않을까요? 이번 부동산 빨간펜 주제는 ‘철도 지하화’입니다. Q. 왜 지상철도 지하화 논의가 계속 나오는 건가요?“크게 3가지로 나눠서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생활권 단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서울역 주변을 볼까요. 서울역은 남북으로 길게 늘어져 동쪽과 서쪽을 나누고 있습니다. 27개의 선로가 9개 승강장으로 엉키듯이 연결되는데 너비가 약 400m에 달합니다. 서울역 동쪽은 광화문, 을지로 등 도심업무지구(CBD)로 연결돼 고층빌딩이 많이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서쪽은 접근성이 열악해 대규모 개발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남영~용산역 구간에는 지하차도, 굴다리 등이 설치되어 있지만 도시 연결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죠. 이런 단절 문제를 해결하면 개발이 더뎠던 지역이 수혜를 입을 수 있습니다.철도 주변 건축물 노후화 및 생활환경 저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영등포 일대 철도 주변지역 소음을 측정하니 일반지역 소음 기준(40㏈)보다 높은 70㏈ 이상으로 소음진동관리법 등에서 규정하는 법정한도를 초과했습니다. 이처럼 지상철도와 인접한 곳은 개발 여건이 열악해 주택, 오피스보다는 고물상, 창고 등과 같은 도시에 적합하지 않은 건물이 들어서기 쉽습니다. 장기간 개발이 지체되어 슬럼화가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소음 차단 목적으로 방음벽을 설치하면 도시미관에도 부정적입니다. 이외에도 도시 중심지에 있는 철도 부지 지상부를 고밀개발하거나 공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 토지이용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도 지하화의 장점으로 꼽힙니다.”Q. 철도 지하화는 어떤 단계로 진행되나요?“철도 지하화는 동일한 역, 구간을 지나는 지하철도를 신설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먼저 신규 대체노선을 지하에 우선 조성합니다. 지하 공사 중에도 기존 철도는 그대로 운영하도록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지하 선로 신규개설 후 지상부 철도는 운행을 중단하고 공원, 복합개발 등 다른 용도로 활용합니다. ‘연트럴 파크’라 불리는 경의선 숲길을 살펴볼까요. 먼저 가좌역부터 효창공원역 인근까지 놓인 경의선 지상철도 약 6.3㎞를 지하 20m 깊이에 새로 지었습니다. 상부 폐철길은 457억 원을 들여 공원으로 조성했습니다. 면적은 약 10만2000㎡에 이르는데, 현재는 연간 885만 명이 오가는 명소가 됐죠.경의선 숲길에서는 서울시가 토지주인 국가철도공단으로부터 땅을 무상으로 빌려 공공에 개방했습니다. 대신 관리비용으로 매년 20억 원 가량을 쓰고 있다고 하네요. 서울행정법원 판결에 따르면 공단은 경의선숲길 조성에 따른 공덕역, 홍대입구역 등 개발을 통해 2700억 원의 수익을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Q. 철도 지하화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 없나요?“지하화하는 역은 화물을 취급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지상 선로에는 일반 및 고속열차, 도시철도 등 일반여객용 선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화물열차 통과선, 객차유치선, 검수선 등 다양한 용도의 선로가 있죠. 현재 서울에는 9개 화물 취급역(수색·서울·용산·영등포·오류동·서빙고·청량리·망우·광운대역)이 있습니다. 화물 기능까지 지하화하면 득보다 실이 더 많다고 합니다. 화물을 취급하는 역사를 지하에 짓는 상황을 가정해보겠습니다. 상·하역 장비, 사일로(원통형 창고) 등을 설치해야 하고 레미콘 등 대형차량이 출입할 수 있는 대규모 경사로도 확보해야 합니다. 진입로 확보를 위해 매수해야 하는 땅도 늘어납니다.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여객 전용 선로는 기울기가 35.0‰(천분율·1/1000) 이하면 되지만 화물운송기준은 12.5‰로 더 완만해야 하거든요. 화물 취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연, 소음 등 환경문제는 지하에서 해결하기도 어렵습니다. 따라서 철도 기능이 중요한 구간, 화물열차가 많이 지나가는 구간의 경우엔 지하화가 어렵다고 봐도 되겠네요.또 신규 철도건설 계획과 통합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기존의 지하 노선 및 정거장이 신규 노선을 조성하는데 제약 조건이 되기 때문입니다. 앞서 거론한 경의선 지하화를 다시 살펴볼까요. 이때 같은 구간 지하 50m 깊이에서 인천공항철도 공사가 함께 진행됐습니다. ‘듀얼 지하철 공사’라고 부르는데 이 덕분에 전체적인 공사기간이 단축됐죠.”Q. 비용은 얼마나 들까요?“2022년 8월 서울시에서 발표한 ‘지상철도 지하화 추진전략 연구’에 따르면 지하화에 드는 사업비는 2010년 기준 서울 국철 구간(71.6㎞)과 도시철도 구간(29.6㎞)이 각각 32조6000억 원, 5조4600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합계 금액이 약 38조 원인데 2010~2021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약 18.7%를 적용하면 45조2000억 원에 이릅니다. 최근 공사비 인상 등을 고려하면 이 비용은 더 오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서울시는 사업 대상지를 국철 구간으로 좁힌 상황입니다.자금 조달 방안도 필요하겠죠. 정부는 1월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철도 부지를 출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채권을 발행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후 상부 공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회수할 계획입니다. 지자체로부터 용적률, 주차장 등 개발 인센티브 등을 받으면 기대 수익도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Q. 자금 확보가 어렵지는 않을까요?“철도 지하화로 조성된 토지가 개발하기 좋은 땅인지가 관건입니다. 사람들이 자주 오가는 지역이라면 개발 차익이 크겠죠. 하지만 대체로 좁고 길쭉한 선형(線形)이라 개발하기 어렵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인근 토지를 추가로 매입해야 사업성 확보가 가능한 땅이라면 민간에서 관심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Q. 앞으로의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정부는 올해 6월까지 사업 제안 가이드라인을 작성할 계획입니다. 서울, 부산, 인천, 세종 등 16개 광역지자체에서는 이를 근거로 사업을 구상해 제출하게 됩니다. 완결성이 높은 사업은 올해 12월에 1차 선도사업으로 선정된다고 하네요. 이를 위해 4일 지자체와 철도기술·도시개발·금융 등 다양한 분야별 전문가가 모인 협의체도 구성했습니다. 국토부는 2025년 12월까지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청사진을 담은 종합계획을 수립하는데 그 이전부터 행정적으로 지원한다고 합니다.”부동산에 대해 궁금증을 넘어 답답함이 느껴질 때, 이제는 ‘부동산 빨간펜’에 물어보세요. 동아일보 부동산 담당 기자들이 다양한 부동산 정보를 ‘빨간펜’으로 밑줄 긋듯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드립니다. 언제든 e메일()로 질문을 보내 주세요. QR코드를 스캔하면 ‘부동산 빨간펜’ 코너 온라인 페이지로 연결됩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올 2월 29일 오후 5시경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 79세 남성이 운전하던 차량이 가속페달 조작 의심 사고로 순식간에 다른 차량과 시민을 덮쳐 연신내 시장에서 매일 폐지를 줍던 한 노인이 사망하고 13명이 다쳤다. 지난해 3월 4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던 전북 순창군 농협 조합장 투표소 사고 역시 1t 트럭을 운전하던 74세 고령 운전자의 운전 실수였다.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오인해 실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500만 명 시대가 다가온 가운데 이처럼 가속페달 오조작 등으로 발생하는 사고가 매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고를 막고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운전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등 인공지능(AI)을 접목한 ‘굿 모빌리티’ 기술 도입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2020년 368만 명에서 2023년 474만 명으로 3년간 약 29% 증가했다. 2030년은 725만 명, 2040년에는 1316만 명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 관계자는 “2025년 전후로 고령 운전자가 500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덩달아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도 매년 늘고 있다. 삼성교통안전연구소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0∼2023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추돌사고는 연평균 14.4%씩 늘었다. 이 때문에 고령 운전자 면허증 반납 정책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신기술을 통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교통안전연구소 장효석 책임연구원은 “가속페달을 갑자기 끝까지 밟을 경우 자동으로 속도 제어를 해주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운전 능력이 저하된 일부 고위험 고령 운전자 대상 또는 농어촌 차량 등에 한해서라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띠리릭! 시동 정지”… 실수로 풀액셀 밟자 알아서 급제동 〈1〉 교통약자 보호 ‘굿 모빌리티’AI 등 활용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급격한 가속-4500RPM 초과 등… 운전실수로 가속페달 밟으면 멈춰日, 제어장치車에만 ‘고령층 면허’… ‘걸음마’ 韓, 이제야 R&D 수요 조사 “띠리릭! 띠리릭! 긴급 자동 제어 장치가 작동해 시동이 정지됐습니다.”15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동아일보 기자가 시험장 차량을 타고 정지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3초 넘게 꾹 밟았다. RPM(분당 회전수)이 4500으로 치솟으며 차량이 앞으로 튀어 나가다 금세 자동으로 멈춰 섰다. 차 안에선 경고음이 울리며 빨간 경고등이 들어왔다. 이어 긴급 자동 제어 장치가 작동해 멈췄다는 안내음이 나왔다. 실수로 운전자가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은 상황을 가정한 실험이었다.이 장치는 ‘운전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의 한 종류다. 실수로 가속페달을 밟아 차량이 급가속했을 때 사고를 예방하는 장치로 2년 전부터 전국 운전면허시험장 장내 기능차량에 설치됐다. △급격한 가속페달 조작 △4500RPM 초과 △전방 범퍼 충격 등의 조건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차량이 멈추도록 설계됐다. 서부운전면허시험장 태지원 과장은 “연습생들이 당황하거나 긴장해서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아 제어 장치가 작동하는 사례가 이곳에서만 하루 4, 5건씩 발생한다”며 “제어 장치 도입 덕분에 급가속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애물 3m 내 급가속 시 자동 제어초고령사회인 일본에선 일찍이 이 같은 제어장치 지원 정책을 실시하며 사고 예방에 앞장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한 운전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도입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특히 상대적으로 인지 능력이 감소한 고령 운전자를 중심으로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보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화재의 연령대별 사고 접수 건수에 따르면 2020~2023년 20, 30대는 연평균 추돌사고가 4.1% 줄었지만 65세 이상은 같은 기간 14.4% 늘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파악한 2018~2022년 국내 페달 오조작 사고의 40.2%가 60세 이상 운전자로 집계되기도 했다.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확대되는 점도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도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전기차 특성상 출력이 세고 가속이 빨라 페달 오조작 시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어서다.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는 AI와 초음파, 라이다(LiDAR·레이저로 사물과의 거리 및 특성 감지) 센서, 영상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작동할 수 있다. 일본 도요타의 자회사 다이하쓰 자동차의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대표적인 사례다. 차량 외관의 초음파 센서가 전후방 3m 이내 장애물을 감지한다. 차량 출발 시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너무 세게 밟으면 차량이 오조작을 인지해 급출발을 억제해 준다.이 외에도 운전자의 달라진 주행 패턴이 발생하면 제어 기술이 작동하거나, 인지 센서가 내부 소음이나 페달 작동 속도를 감지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AI 기술이 차량 대 차량, 차량 대 보행자, 차량 단독 상황 등을 인지해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할 수도 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조경근 수석연구원은 “급가속이 페달 오조작으로 발생한 것인지 운전자 의도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운전자 얼굴을 비추는 카메라를 설치하고 운전자의 표정과 페달 오조작을 연계해 위험 상황을 판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고령자 대상 보조금 지급이 같은 장치가 가장 보편화된 일본은 2005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20%가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자 적극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운전 능력이 저하된 고령 운전자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설치된 ‘서포트카S’ 인증 차량에 한해 운전면허를 받을 수 있다. 또 고령자가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설치된 차량을 구입하면 최대 4만 엔(약 35만 원)을 보조해 준다. 유로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NCAP)도 2026년부터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가속에 대한 안전도 평가를 도입하기로 했다.반면 한국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 페달 오조작 방치 장치가 설치된 차량은 운전면허시험장 외에 찾기 어려웠다. 올해 1월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연구원이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기술 연구개발(R&D) 수요 조사를 막 시작한 단계다.전문가들은 이제부터라도 적용 방식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장효석 책임연구원은 “일본은 이미 200개가 넘는 차종에 방지 장치가 설치됐다”며 “화물차나 버스 등 대중교통부터 확대 적용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와 장애인 등 이동취약계층의 도로 위 사고 위험을 낮추는 자율주행 휠체어 등이 ‘굿 모빌리티’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9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건물 안에서 국내 스타트업 ‘하이코어’의 인공지능(AI) 자율주행 휠체어를 체험해 봤다. 자율주행 휠체어에 탑승해 반대편 엘리베이터 앞으로 목적지를 입력하니 휠체어가 자동으로 출발했다.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니 자동으로 멈춰 섰고, 장애물도 안전하게 피해 도착했다. 2시간 충전하면 40km를 이동할 수 있다. 안전상 속도는 시속 3km로 제한됐고,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해 이동이 편리했다. 이 자율주행 휠체어는 장애인뿐 아니라 고령자, 임산부, 어린이 등 다양한 이동취약계층이 이용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이러한 이동취약계층은 2024년 기준 1635만6000명이다. 한국 총인구 5188만8000명의 31.5%다. 향후 5년간 매년 2.2%씩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율주행 휠체어는 실내뿐만 아니라 차량이 다니는 도로 위에서 휠체어를 운전하다가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는 역할도 한다. 좁은 차량에 무거운 휠체어를 싣고 타기가 어렵다 보니, 도로에서 휠체어를 타다가 휠체어 추돌사고가 발생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하이코어는 현대자동차그룹과 협업해 자율주행 휠체어가 편리하게 탑승할 수 있는 목적기반모빌리티(PBV)를 제작 중이다. 이 차량은 이동 경사로가 나와 휠체어가 좌석에 자동 탑승하도록 돕는다. 탑승석에는 넓은 공간이 마련돼 편리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하이코어는 현대차그룹, KT, 한진 등 국내 대기업과 협업해 자율주행 휠체어를 제작하고 있다. 원래 합성모터 기술을 활용한 전기 자전거를 만들었는데, 2020년 현대차그룹이 이 기술을 활용해 휠체어를 개발할 것을 제안해 자율주행 휠체어 회사로 탈바꿈했다. 2022년 12월부터는 KT와 협업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자율주행 휠체어 40대를 실제로 운영하고 있다. 병원에서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탄 휠체어가 진료 순서에 맞게 해당 진료실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박동현 하이코어 대표는 지갑에 있던 4급 장애인증을 보여줬다. 유도 선수였던 그는 학창 시절 운동을 하다가 손목과 다리를 다쳐 출퇴근 시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고 한다. 박 대표는 “평생 휠체어를 타 누구보다 이동취약계층의 불편함을 잘 알고 있다”며 “한국의 고령화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자율주행 휠체어의 수요도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이제 전원을 꺼보겠습니다.” 17일 충북 영동군 도로터널 방재종합시험장. 옛 경부고속도로 영동터널을 재활용한 높이 6.5m, 길이 475m 터널 안에 실제 화재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 대형 제트팬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도로교통공사 직원이 내부 차단기를 내려 전력 공급을 차단했지만 터널 천장의 제트팬은 변함없이 소리를 내며 돌아갔다. 채수창 한국도로공사 설비팀장은 “자체 배터리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어 화재가 나도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경부고속도로 동탄 분기점(JCT)∼기흥 동탄 나들목(IC) 구간이 지하화돼 개통되는 등 도로 지하화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지하 도로 안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하 도로에 맞는 안전 기준을 마련하고 선제 대응하기 위한 각종 실험과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이날 시험도 그 일환으로 진행됐다. 같은 날 찾은 경기 화성시 도로교통연구원에는 지름 6.2m, 높이 3m의 돔 모양 도로 주행 시뮬레이터가 설치돼 있었다. 돔 내 설치된 2000cc 중형 세단에 올라 시뮬레이터상 주행을 시작하자 바람소리나 흔들림 등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시뮬레이터로는 비, 안개 등 다양한 주행 환경 가상현실(VR)을 구현할 수 있다. 지하 도로를 가정한 주행 실험 역시 이 설비를 통해 이뤄진다. 이현석 도로교통연구원 도로주행시뮬레이터센터장은 “지하 도로에서는 운전자가 속도감을 제대로 느끼지 못해 과속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를 고려해 지하 도로 환경을 설계하고 있다”고 했다. 터널 등 지하 도로에서는 운전자의 주의력이 떨어지고 사고 위험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의 ‘도심 지하 교통 인프라 건설 및 운영 기술 고도화’ 연구용역에 따르면 지하에서는 앞선 차량이 멈춘 뒤 충돌까지 2.68초가 걸려 지상에서의 3.85초보다 1.17초(30.4%) 더 짧았다. 앞 차량 멈춤을 인지하고 반응하는 데 시간이 더 걸려 속도를 빨리 줄이지 못해 나타난 결과다. 또 감속할 때는 지상에서보다 8.5% 더 강하게 감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브레이크를 밟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소방 차량 높이가 최고 3.5m인 점을 고려해 터널 높이를 3.5m로 기존(3m)보다 높이고, 급격한 곡선 구간을 줄이는 등 지하 도로 설계지침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영동·화성=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공공분양 사전청약 단지 10곳 중 7곳은 본청약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1만8000채 규모다. 특히 사업자인 LH가 본청약 예정일 한두 달 전에야 ‘지연 통보’를 하면서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8일 동아일보가 LH의 입주자모집공고문을 분석한 결과 올해 말까지 본청약이 예정된 45개 사전청약 단지 중 32개(71.1%)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4년까지 일정이 미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연 물량만 1만7913채로, 미니 신도시 1곳에 맞먹는다. 분석 대상은 2021년부터 올해 3월까지 공공분양 사전청약을 진행한 90개 단지다. 사전청약은 본청약 1∼2년 전에 청약을 진행하는 제도로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보금자리주택을 대상으로 처음 도입됐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는 2021년 7월 ‘패닉바잉’(공황구매) 등으로 집값이 급등하자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매수세를 묶고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이 제도를 부활시켰다. 본청약이 미뤄지고 있는 단지의 평균 지연 기간은 1년 2개월로 조사됐다. LH가 지연 예정일을 공개한 단지만 집계한 수치다. 올해 1∼12월 본청약이 예정된 18개 단지 중 10곳은 올해 공급계획에서 아예 빠져 평균치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실제 지연 기간은 더 길다는 뜻이다. 한 사전청약 당첨자는 “본청약 때 계약금을 넣어야 해 전세금을 빼서 돈을 마련했는데 LH가 본청약을 두 달도 안 남기고 사유도 제대로 적혀 있지 않은 공문으로 일방 통보했다”고 토로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사전청약에 대한 부작용 우려에도 불구하고 집값을 잡기 위해 당시 정부가 무리하게 도입한 결과”라며 “수요자들이 이사, 자금계획을 짤 수 있도록 사업 진행 상황, 지연 사유를 투명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LH, 본청약 두달 전에야 지연 통보” 당첨자들 이자 부담 분통 공공분양 사전청약 71% 사업지연감리업체 교체, 7개월 뒤에 알려… 주민들 반대에도 청약 받기도일부 청약자들 “당첨 포기” 고심국토부, 민원 쏟아지자 전수조사 2021년 12월 경기 구리갈매역세권 A1블록 사전청약에 당첨된 김모 씨(39). 올해 초 당첨자들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서 9월로 예정된 본청약이 연기됐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다. 부랴부랴 한국토지주택공사(LH) 홈페이지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이주 지연으로 본청약 일정 지연이 예상된다’라는 답변만 달렸다.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기다리라는 설명도 없었다. 김 씨는 “본청약 계약금(5000만 원)을 내려고 전세자금 대출을 9000만 원이 아닌 1억4000만 원을 받았다”며 “분양과 입주가 지연되면 그만큼 이자를 더 내야 하는데 지연 사유와 기간이라도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전청약에 나섰던 LH 공공분양 단지들의 본청약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특히 LH가 예정일이 임박해서야 지연 사실을 통보해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본청약에 맞춰 계약금, 중도금 등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갑작스러운 지연 통보에 ‘주거 계획’ 자체를 다시 세워야 하는 상황에 놓여서다. ● “본청약 두 달 전에야 지연 통보” 불만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LH가 본청약 지연 사실을 제때 밝히지 않고 기계적으로 1∼2개월 전에 통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LH는 실제 사내 지침에 따라 본청약 예정일 약 두 달 전에 지연 통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 보상 문제가 삐그덕거리거나 감리 업체 선정이 늦어지는 등 본청약 지연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을 때도 통보를 미루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해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 이후 ‘전관’ 감리 업체를 교체하며 사업이 지연됐는데 7개월이 지나서야 알린 경우도 있었다. 경기 의왕월암지구 A1블록 사전청약 당첨자 김모 씨(37)는 “본청약이 5월 예정이었는데 올해 3월 14일 본청약이 지연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지연 사유에 ‘건설사업관리용역사 선정 지연’이라고만 적혀 있어 처음 봤을 때는 왜 지연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고 했다. 해당 지구는 지난해 5월 본청약 예정이었다가 올해 5월로 한 차례 연기된 이후 다시 9월로 본청약이 재차 연기됐다. 본청약을 기다리다가 지쳐 당첨자 지위를 포기하려는 이들도 나온다. 경기 월암 A3블록 사전청약 당첨자 최모 씨(38)는 “사전청약 당시 안내받은 입주일이 2026년 1월이었는데 지금은 2027년이 될지, 2028년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아이 초등학교 입학 시기를 고려해 청약했는데 계획이 다 틀어져 포기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이 단지의 다른 사전청약 당첨자 서모 씨(39)는 “혼인신고 7년까지만 신혼부부 특별공급을 신청할 수 있는데 본청약을 기다리느라 3년을 그냥 보냈다”며 허탈해했다.● “예고됐던 문제” 지적…국토부 전수조사 착수 애초에 제때 본청약을 할 수 없는 물량을 사전청약으로 공급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주민 이주 반대와 매립폐기물 발생으로 본청약이 지난해 9월에서 내년으로 미뤄진 경기 고양장항S1블록의 한 사전청약 당첨자는 “주민 반대가 있었으면 이것부터 해결하고 사전청약을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3년 본청약 지연 통보를 받은 경기 군포 대야미 A2 사전청약 당첨자는 “착공이 지연되면 분양가도 오르고 입주 시기도 밀릴 텐데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이미 예고됐던 혼란이라는 비판도 있다. 2009년 보금자리주택에 대해 사전청약(당시에는 사전예약제)을 실시했을 때도 사업 지연으로 당첨자들이 제때 입주하지 못했었다. 이후 사실상 폐기됐던 제도가 2021년 7월 집값 대책으로 부활한 것이다. 당시 정부는 “사전청약에서 본청약까지 걸리는 기간을 2년으로 최소화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민원이 빗발치자 LH와 국토교통부는 최근에야 사전청약 단지 전수조사에 나섰다. LH 관계자는 “사업 지연 통보 시기를 앞당기고, 지연 사유와 계획 등을 사전청약 당첨자들에게 제때 공개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사전청약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공급 규모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최대한 예측 가능한 물량으로 선별해 공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사전청약에서는 사업 지연 우려가 없는 지역을 제대로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고, 지연된다면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며 “이를 제대로 예측할 수 없다면 폐지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했다.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공공분양에서 분양가를 결정하는 기본형 건축비가 오르며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중동발(發) 지정학 위기가 원자재값 상승을 부채질하면서 날이 갈수록 분양가 상승 압력이 배가되고 있어서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3월 기본형 건축비는 m²당 203만8000원으로 직전 발표인 작년 9월(197만6000원) 대비 3.1% 올랐다. 기본형 건축비가 ㎡당 200만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본형 건축비는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분양가 상한을 정하기 위한 항목 중 하나다. 공공분양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다. 레미콘 등 자재비와 인건비 인상 영향이 컸다. 최근 6개월간 레미콘값은 7.2%, 창호 유리는 17.7% 올랐다. 노임 단가는 보통 인부가 3.1%, 특별 인부는 5.6%, 콘크리트공은 4.1% 올랐다. 3기 신도시 등 사전청약을 진행한 현장에서는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2021년 하반기(7∼12월) 사전청약을 받은 3기 신도시와 신규 공공택지 지구 중 올해 7개 지구가 사업비 증가로 사업계획을 변경했다. 이들 지구의 사업비 총합은 기존 1조5055억 원에서 1조9799억 원으로 4744억 원(31.5%) 증가했다. 최근 중동산 원유의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위기가 장기화하고 이란과 이스라엘 간 관계가 악화되며 유가 흐름도 불안해지고 있다. 분양가 추가 상승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유가가 오르면 전체적인 물가가 올라 건설비 부담도 연쇄적으로 커진다”고 설명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서울역 승차장에서 무궁화호 열차가 다른 열차를 들이받고 일부 탈선하는 사고가 났다. 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승객 200여 명이 환승하고 대체편이 약 30분 지연되는 등 불편을 겪었다. 18일 코레일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5분경 용산구 서울역 5번 승차장 쪽 철로로 들어가던 무궁화호가 정차해 있던 부산행 KTX-산천 열차와 부딪쳤다. 무궁화호엔 승객이 없었지만, KTX-산천에 타고 있던 승객 287명 중 4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승객들은 ‘쿵’ 소리와 함께 강한 진동을 느꼈고, 일부는 들고 있던 커피 등 음식물을 옷 위로 쏟았다고 한다. 승차장 옆 토스트 가게 아르바이트생 장혜지 씨(25)는 “갑자기 살면서 처음 듣는 큰 소리가 났다. (KTX-산천에서 내린) 승객들이 다들 휴대전화만 보며 ‘어떻게 하냐’고 발을 굴렀다”고 말했다. 이 사고로 무궁화호 1개 차량은 앞바퀴가 궤도를 이탈해 탈선했다. 코레일은 KTX-산천 열차와 무궁화호 열차를 대체 편성했지만 각각 예정보다 25분, 34분 늦게 출발했다. 5번 승차장 철로는 이날 오후 2시 12분경 복구돼 운행이 재개됐다. 국토교통부는 교통안전공단 등과 합동 조사를 해 사고 경위와 원인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우선 무궁화호에 탑승했던 기관사의 전방 주시 태만 등을 집중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KTX-산천 기관사와 안전총괄팀장 간 교신 내용도 확인하는 한편, 신호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도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 측은 “법 위반 사항이 밝혀질 경우 수사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 아파트 1채 가격이면 그 외 서울 지역 아파트 2채를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6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강남3구 아파트 3.3㎡ 매매가로 서울 그 외 지역 아파트 3.3㎡당 매매가를 나눈 값은 2.04로 집계됐다. 이 배율은 2021년 1.93 이후 △2022년 1.94 △2023년 2.02로 2년 넘게 오르고 있다. 집값 격차도 커졌다. 강남 3구 아파트 3.3㎡ 가격과 서울 그 외 지역간 가격차는 3월 기준 3372만 원으로 전년(3309만 원) 대비 63만 원, 2022년(3383만 원) 대비로는 194만 원 올랐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2020~2022년에는 패닉바잉 등의 영향으로 대출을 최대한 받아 집을 사면서 서울 전역이 동반 상승했는데 이후 시장침체기에는 강남 지역으로만 대기 수요가 몰리면서 양극화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한편, 서울과 경기·인천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두 지역간 아파트 매매가 배율은 2.27로 2021년(2.15) 이후 상승세다. 서울 아파트 3.3㎡당 매매가는 4040만 원, 경기·인천 아파트 매매가는 1779만 원으로 서울이 2261만 원 높은 것으로 나타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8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164채 규모 노인복지주택 ‘평창카운티’. KB라이프생명 자회사에서 직접 운영·임대하는 곳으로 지난해 12월부터 7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입주민을 받기 시작했다. 주력 평형인 전용면적 39㎡ 방 현관에 들어서자 신발을 신을 때 앉는 안전의자가 눈에 띄었다. 욕실, 침실 등 곳곳에는 낙상 방지 손잡이가 설치돼 있었다. 침실 비상벨을 누르자 지하 1층 헬스케어실에서 24시간 상주하는 전담 인력이 3분 만에 도착했다. 각 주택 입주자의 움직임이 모션 센서에 감지되지 않아도 헬스케어실 사이렌이 울린다고 했다.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상급종합병원으로 이송하기 전 상주 간호사가 먼저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한 것. 여기에 더해 영양사의 맞춤형 식단, 전담 트레이너의 운동코칭 등도 받을 수 있다. 39㎡ 기준 보증금은 2억3000만 원이고, 매달 관리비와 식사비 등의 용도로 300만∼388만 원을 내야 한다. 한만기 KB골든라이프케어 시설장은 “지난달 한 손님이 내부를 둘러보던 중 저혈당 쇼크에 빠졌는데 상주 간호사가 잘 대응해 상태가 호전되자 곧바로 입주를 결정했다”고 귀띔했다. 노인 1000만 명 시대가 다가오면서 금융권, 건설업계 등이 잇달아 시니어주택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정부도 2015년부터 ‘임대’만 가능하던 것을 일부 지역에선 ‘분양’을 할 수 있도록 9년 만에 규제를 풀었다. 정기 수입이 많지 않은 노인들로서는 월세 부담이 만만치 않아서였다. 하지만 노인 인구 증가 속도를 감안해 시니어주택 공급을 늘리려면 수도권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2025년 10월 입주를 목표로 서울 강서구 마곡도시개발사업지구에 4개 동(지하 6층∼지상 15층), 810채 규모의 ‘VL르웨스트’를 짓고 있다. 한미글로벌도 내년 3월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115채 규모 시니어주택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신한라이프 △NH농협생명 △삼성화재 △교보생명 등 금융사들도 시니어주택 사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981만 명으로 10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은퇴자들은 기존 노년층에 비해 자산 수준이 높아 시니어주택 같은 새로운 형태의 주거 수요가 커졌다.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전국 노인복지주택(시니어주택)은 39곳으로 8840채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삼성노블카운티’는 전용 119㎡ 대형 평형 기준 보증금만 최대 12억 원이다. 별도로 임차료, 생활비 등 최소 월 400만 원을 내야 하지만 입소하려면 1, 2년은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정부는 인구감소지역으로 정한 89개 지역에 한해 분양형 시니어주택을 허용하기로 했다. 매달 안정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이 많지 않은 노년층 입장에선 월 임차료가 큰 임대형보다는 분양형이 상대적으로 부담이 작다. 공급자 입장에서도 주택 건설에 따르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 선호한다. 일부에선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기엔 부족한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년층에겐 의료시설 접근성이 중요한데, 인구감소지역은 이를 충족하기 쉽지 않아서다. 수도권 내 인구감소지역은 인천 강화·옹진군, 경기 가평·연천군뿐이다. 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 회장은 “앞으로 수도권 노인 인구가 크게 늘어날 텐데, 실제 수요와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시니어주택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연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거주자들이 ‘노노(老老) 케어’나 자치활동 등을 통해 사회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주서령 경희대 주거환경학과 교수는 “시니어주택이라는 ‘하드웨어’에 일자리 연계 프로그램 같은 ‘휴먼웨어’까지 갖춰져야 거주자들의 삶의 질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향후 주택 경기를 전망하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가 2개월 연속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이 3주 연속 오르는 등 수도권 주택 경기가 조금씩 나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15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에 따르면 4월 전국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76.1로 전달(68.0)보다 8.1포인트 증가해 2월(64.0) 이후 2개월 연속 올랐다.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 500여 곳을 대상으로 주택 경기를 조사한 결과다. 이 지수는 기준선(100)보다 낮으면 사업 경기가 나쁘다고 보는 건설사 비율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에서 상승 폭이 컸다. 4월 수도권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90.3으로 전달(70.7)보다 19.6포인트 올랐다. 서울(80.0→97.7)은 기준선에 근접할 정도로 올랐다. 반면 비(非)수도권은 73.1로 전달(67.4)보다 5.7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분야별로는 자금조달지수가 전달(64.1)보다 6.4포인트 오른 70.5로 집계됐다. 자재수급지수 역시 86.1로 전달(80.3)보다 5.8포인트 올랐다. 전반적으로 대출 금리가 하락했고, 원자재 급등세도 지난해보다 다소 꺾인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15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4월 셋째 주에는 전국 6개 단지, 총 7980채가 분양 신청을 받는다. 청약홈 개편과 총선으로 미뤄졌던 물량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오는 모양새다. 이 중 일반분양은 5097채다. 경기 성남시 복정동 ‘엘리프남위례역에듀포레’, 광주 북구 운암동 ‘운암자이포레나퍼스티체’, 대전 유성구 봉명동 ‘유성하늘채하이에르’ 등에서 청약을 진행한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이르면 7월부터 입주자 사전방문(사전점검)을 아파트 내부 마감 공사가 모두 끝난 뒤에 하도록 의무화된다. 국토교통부는 14일 이런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주택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다음 달 9일까지 의견을 받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국토교통 규제개혁위원회 발표 후속 조치다. 개정안은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7월 중 시행될 예정이다. 앞으로 시행사는 내부 시공을 끝내고 감리자의 확인을 받아야만 사전점검을 진행할 수 있다. 기존에는 사전점검 기간인데 공사가 끝나지 않아 천장, 새시, 화장실 타일 등의 시공 여부를 제대로 점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점검 과정에서 낙서 또는 인분이 발견돼 입주자 불만이 커지기도 했다. 사전점검 1개월 전까지 입주자에게 사전점검 계획을 알리는 것도 의무화된다. 이전에는 지방자치단체장 등 사용검사권자에게만 1개월 전에 알리면 됐다. 사전점검에서 지적된 하자를 보수하는 기한도 앞으로는 사용검사(입주) 후 6개월 이내로 정해졌다. 기존에는 따로 명시돼 있지 않았다. 또 자재 공급, 파업 등 불가피한 사유로 공사가 지연된 경우 사전점검 시작일을 최대 15일까지 미룰 수 있도록 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22대 총선 당선인들의 사회간접자본(SOC) 공약을 이행하는 데 추계 가능한 비용만 278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역급행철도(GTX) 역을 추가로 만든다거나 도로 및 철도 개통, 각종 특구 조성 등의 공약이 쏟아졌다. 재정 여건과 실현 가능성 없이 남발된 공약은 지역 갈등을 유발하고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2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본보가 ‘4·10총선’ 당선인들의 핵심 공약을 분석한 결과 SOC 공약 이행 재원만 최소 277조8693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 올해 예산 657조 원의 42%가 넘는다. 이는 지역구 당선인 254명 중 5대 핵심 공약과 공약 이행에 드는 재정 보고서를 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제출한 166명을 대상으로만 집계한 수치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이 107명, 국민의힘이 59명이다. 당선인들의 SOC 공약 수는 616개로 5대 핵심 공약 전체(823개)의 74.8%였다. 이 중 비용 추계조차 되지 않은 공약(空約)들이 378개(61.3%)였다. 이런 공약들의 비용까지 더하면 전체 소요 재원이 훨씬 불어날 수 있는 셈이다. 이번 총선에선 정부의 GTX 개통 및 확장 계획과 맞물리며 지역구별 GTX 공약이 경쟁적으로 쏟아졌다. GTX D노선이 시작되는 인천 지역구 6명의 당선인 중 5명은 예타면제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철도, 도로 확충 및 개설 등 교통 인프라 공약만 28개를 낸 후보도 있었다. 이광재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재원 고려 없는 무책임한 공약이 남발되면 향후 국정 운영 과정에서 재정 배분에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부산급행철도 4.7조-경기남부공항 5조… “空約남발 정치불신 키워” 총선 당선인 SOC 공약에 278조GTX 신설 약속한 당선인만 35명15조 들어갈 제3롯데월드 공약도“재원-타당성 무시하고 쏟아내” 부산 해운대갑 주진우 국민의힘 당선인은 부산형 급행철도(BuTX)를 임기 내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해당 사업 소요 재원만 4조7600억 원이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일부 구간 개통에만 15년이 걸린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불가능한 공약이다. 경기 수원을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경기남부국제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재정만 5조 원이 투입될 것으로 봤다. 해당 공항은 현재 공항개발 최상위 계획인 ‘공항개발종합계획’에도 반영되지 못했다. 정부 관계자는 “공항을 둘러싼 지역 간 갈등이 해결되지 않았고 입지도 지정되지 않아 조성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12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본보가 조사한 22대 총선 당선인 166명의 5대 핵심 공약 이행 비용은 총 302조4479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사회간접자본(SOC) 공약에 필요한 자금이 277조8693억 원(91.9%)이다. 총선 때마다 ‘아니면 말고 식’ SOC 공약을 쏟아내면 주민과 지방자치단체, 중앙정부 간 갈등만 커질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재원 추계 없는 SOC 공약 ‘남발’ 정당별로 보면 민주당 소속 당선인 161명 중 질의서를 회신한 107명의 SOC 공약 개수는 370개, 소요 재원은 184조2457억 원이다. 국민의힘 당선인 90명 중 질의서를 회신한 59명의 경우 SOC 공약 이행에 93조6236억 원이 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경우 5대 전체공약 이행 재원(95조9000억 원)의 97.6%가 SOC 재원으로 나타났다.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거나 확인되지 않은 당선인 88명의 공약 재원을 합치면 소요 비용은 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통적인 사업을 서로 다른 지역구에서 공약으로 내거는 등 일부 중복은 있을 수 있다. 대표적인 SOC 사업인 GTX 공약을 낸 당선인만 35명이었다. 경기 용인갑의 이상식 민주당 당선인은 이미 이달부터 운행에 들어간 수서∼동탄 구간 GTX A노선의 지선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GTX A노선 정차역 중 구성역에서 용인시청을 지나 원삼역까지 빠지는 이른바 ‘반도체선’을 구축하겠다는 것. 지선 길이만 27.2km로, 추산 공사비는 1조4000억 원이다. GTX D노선이 시작되는 지점과 가까운 인천의 6개 지역구에선 당선인 6명 중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포함한 5명이 일제히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수조 원이 투입되는 사업이어서 ‘사업비 1000억 원 이하’라는 예타 면제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 예타를 진행했던 GTX A·B·C노선과의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제3롯데월드 등 실현 가능성 낮은 공약도SOC 공약 외에도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공약이 많았다. 동두천-양주-연천을에 당선된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구에 제3롯데월드를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정작 롯데물산 측은 제3롯데월드 조성 계획이 없다. 잠실 롯데월드타워는 공사에 4조5000억 원이 들었다. 업계에선 물가 인상 등을 고려해 롯데월드를 새로 조성하려면 10조 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약 이행은 사실상 쉽지 않은 셈이다. 충북 청주 흥덕의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청와대의 청주 이전 공약을 내걸었다.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의 박상웅 국민의힘 당선인은 구체적인 실현 계획 없이 국가 주요 공기업 5개 이상 유치를 약속했다. SOC 공약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숙원사업으로 유권자의 민심을 대변한 공약으로 평가된다. 선거에 있어 SOC 공약은 표심을 얻을 수 있는 확실한 수단인 셈이다. 하지만 결국 정치에 대한 불신이 이런 공수표 남발로부터 시작된다는 지적이 많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팬데믹 이후 정치권이 포퓰리즘적인 공약에 대해 무감각해졌다”며 “실현 가능성 없는 공약을 자꾸 내세우면 정치에 대한 유권자의 혐오나 불신이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올해 1분기(1∼3월) 서울 청약 최저 당첨 가점(커트라인)이 전 분기보다 10점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공급량이 줄고 수요가 많은 중심지에서 집중적으로 청약이 이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기 하남시에서 나온 무순위 청약에는 57만 명 넘게 지원했다. 9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청약 커트라인 평균은 65.78점으로 지난해 4분기(10∼12월) 52.22점보다 13.56점 증가했다. 청약 가점은 84점 만점으로 △부양가족 수(35점) △무주택 기간(32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17점) 등으로 나뉜다. 최저 당첨 가점이 가장 높았던 곳은 2월 분양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였다. 59B형 일반공급 2채에 6635명이 지원했는데 당첨자 2명 모두 청약 가점이 79점이었다. 이는 6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최대 점수다. 이 단지의 전체 평형 최저 당첨 가점은 4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최대 가점인 69점이었다. 지난달 분양한 서울 서대문구 영천동 ‘경희궁 유보라’에서는 84A형 커트라인이 72.5점으로 가장 높았다. 일주일 뒤 분양한 서울 강동구 둔촌동 ‘더샵 둔촌포레’는 평형에 따라 커트라인이 61∼67점이었다. 업계에서는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 감소가 청약 커트라인을 대폭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 서울의 일반분양 물량은 328채(5개 단지)로 지난해 4분기 1918채(12개 단지) 대비 6분의 1 수준이었다. 한편 이날 청약홈에 따르면 하남시 감이동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에서 진행된 전용 84㎡ 2채 무순위 청약 결과 57만5000명이 지원했다. 경쟁률은 28만8750 대 1이다. 분양가는 2020년 11월 최초 분양 당시 가격인 5억5000여만 원이었다. 지난해 10월 동일 평형이 9억9000만 원에 거래돼 당첨될 경우 기대되는 시세차익이 4억 원이 넘는다. 19세 이상 성인이면 거주지 관계없이 청약할 수 있었던 것도 경쟁률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올해 1분기(1~3월) 서울 청약 최저 당첨 가점(커트라인)이 전 분기보다 10점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공급량이 줄고 수요가 많은 중심지에서 집중적으로 청약이 이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남에서 나온 무순위 청약에는 57만 명 넘게 지원했다.9일 부동산 리서치 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청약 커트라인 평균은 65.78점으로 지난해 4분기(10~12월) 52.22점보다 13.56점 증가했다. 청약 가점은 84점 만점으로 △부양가족 수(35점) △무주택 기간(32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17점) 등으로 나뉜다.최저 당첨 가점이 가장 높았던 곳은 2월 분양한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였다. 59B형 일반공급 2채에 6635명이 지원했는데 당첨자 2명 모두 청약 가점이 79점이었다. 이는 6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최대 점수다. 이 단지의 전체 평형 최저 당첨 가점은 4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최대 가점인 69점이었다. 지난달 분양한 서울 서대문구 영천동 ‘경희궁 유보라’에서는 84A형 커트라인이 72.5점으로 가장 높았다. 일주일 뒤 분양한 서울 강동구 둔촌동 ‘더샵 둔촌포레’는 평형에 따라 커트라인이 61~67점이었다.업계에서는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 감소가 청약 커트라인을 대폭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 서울의 일반분양 물량은 328채(5개 단지)로 지난해 4분기 1918채(12개 단지) 대비 6분의 1 수준이었다. 한편 이날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 하남시 감이동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에서 진행된 전용 84㎡ 2채 무순위 청약 결과 57만5000명이 접수했다. 경쟁률은 28만8750대 1이다. 분양가는 2020년 11월 최초 분양 당시 가격인 5억5000여 만원이었다. 지난해 10월 동일 평형이 9억9000만 원에 거래돼 당첨될 경우 기대되는 시세차익이 4억 원이 넘는다. 19세 이상 성인이면 거주지 관계 없이 청약할 수 있었던 것도 경쟁률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