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윤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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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기자입니다.

asap@donga.com

취재분야

2025-11-19~202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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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獨, 미사일로 크림대교 공격 논의’ 녹취 공개… “서방 분열 노려”

    러시아 관영 언론 ‘RT’의 마르가리타 시모냔 편집장이 “독일이 자체 개발한 타우루스 장거리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해 크림대교 공격을 논의했다”는 독일군 고위 간부의 녹취를 공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즉각 “독일이 러시아의 원수가 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독일 당국은 러시아 측의 도청을 의심하며 유출 경위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우크라이나는 대반격을 앞둔 지난해 5월부터 독일에 장거리공대지유도탄 타우루스의 지원을 줄곧 요청했다. 하지만 미사일 지원이 러시아와의 직접 교전을 뜻할 수 있다는 독일의 우려로 아직 성사되진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관영 언론이 해당 녹취를 공개한 것을 두고 미사일 지원을 막는 것은 물론이고 전쟁 발발 후 줄곧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온 서방 주요국의 분열을 노리는 러시아의 노림수란 분석이 나온다.● RT “獨, 타우루스로 크림대교 공격 논의” 시모냔 편집장은 1일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38분가량의 녹취를 텔레그램에 공개했다. 해당 녹취에서 독일의 잉고 게르하르츠 연방공군 참모총장, 프랑크 그레페 준장, 장교 2명 등 4명이 지난달 19일 화상회의 플랫폼 ‘웹엑스’에서 “크림대교는 매우 좁은 목표물이어서 타격하기 어렵지만 타우루스를 이용하면 가능하다”는 대화를 나눴다. 특히 게르하르츠 참모총장은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에 타우루스 지원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자신이 장관에게 “(지원을 둘러싼 각종) 정치적, 기술적 문제를 브리핑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도 했다. 크림대교는 러시아 본토와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잇는 다리다. 푸틴 대통령은 이 다리를 자신의 치적을 과시하는 상징물로 애용해 ‘푸틴의 자존심’으로도 불린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 정권의 나팔수나 다름없는 관영 언론의 편집장이 해당 녹취를 공개한 것은 러시아 당국과의 사전 교감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독일에 설명을 요구한다. 답을 회피하면 유죄를 인정하는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제2차 세계대전 등 양국이 벌인 각종 전쟁 등을 의식한 듯 “독일이 다시 원수로 변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독일 국방부는 2일 “공군 내부 대화가 도청당했다”고 논의 내용이 사실임을 인정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고강도로 조사하고 있다”며 유출 경위를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러, 서방 주요국 분열 노려 폭로” 타우루스는 사거리가 500km에 달하는 장거리 미사일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 주요국 전투기로 실어 나를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줄곧 이 미사일을 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독일을 포함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전체로 확대될 수 있고, 러시아군이 해당 미사일 부품을 수거해 역설계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숄츠 정권의 반대로 지원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독일 일각에서는 미사일 지원과 서방의 분열을 동시에 노리려는 러시아의 전형적인 ‘하이브리드 전술’(재래식 무기와 해킹, 가짜뉴스 등 비재래식 무기를 결합한 전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방군 대령 출신인 우파 기독민주당의 로데리히 키제베터 의원은 “타우루스 지원을 저지하고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을 갈라놓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 파병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발언한 뒤 독일이 서둘러 선을 긋는 등 서방이 균열 조짐을 보이는 상황을 노렸을 수 있다. 크림반도 일대를 둘러싼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3일 크림반도의 페오도시야 항구 근처에서 강력한 폭발이 여러 건 보고됐다. 일대의 도로 교통 또한 일시적으로 통제됐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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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달 탐사선 다리 부러져 ‘기우뚱’…일단 가동 멈춘다

    “달로 돌아가기 위해 이제 막 첫걸음을 뗐을 뿐이다.”(미국항공우주국·NASA)지난달 22일(미 동부시 기준) 민간기업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미 우주탐사선 오디세우스(노바-C)가 ‘일시 휴면’에 들어간다. 다리(착륙지지대) 하나가 부러지며 수직 착륙에 실패한 탓에 태양열 에너지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3주가량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오디세우스를 개발한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스티븐 알테무스 최고경영자(CEO)는 28일(현지 시간) NASA와 공동기자회견를 갖고 “오후 8시경부터 오디세우스 작동을 멈출 것”이라고 밝혔다. 오디세우스는 착륙 뒤 9, 10일 동안 임무를 수행하고서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었으나 2,3일 정도 일찍 멈추는 셈이다.문제는 착륙 당시에 발생했다. 알테무스 CEO는 “수직 하강은 성공했지만 평평한 표면에 착륙하려던 계획와 달리 경사진 곳에 내려앉으며 2초 뒤 30도 정도 기울어졌다”고 설명했다. 오디세우스가 완전히 옆으로 넘어졌을 거란 추측과 달리 어느 정도 서 있긴 하나, 태양전지판 일부가 햇빛을 받지 못해 에너지 공급에 문제가 생겼다. 다만 1월 20일 일본 탐사선 슬림이 달에 착륙하다가 뒤집혀졌는데도 재가동에 성공한 것처럼, 오디세우스도 휴면 상태를 거쳐 임무에 복귀할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있다.오디세우스가 달에 착륙한 뒤 찍은 사진도 이날 공개됐다. 망원카메라를 이용해 27일 촬영한 사진엔 달 표면을 딛고 선 오디세우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앞서 전송된 사진들은 알아보기가 힘들어 첫 공개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NASA는 “오디세우스에 실은 우리 장비 6개는 모두 정상 작동하고 있다”며 “장비로 수집한 데이터도 잘 전송 받았다”고 전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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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 꿈꾸는 학생들 학비 걱정 않게”…美 94세 교수 1.3조 기부 [사람, 세계]

    “비싼 학비 때문에 의대를 꿈꾸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 미국 뉴욕시의 5개 자치구 중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꼽히는 브롱크스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대의 루스 고테스먼 명예교수(94)가 26일 대학에 10억 달러(약 1조3300억 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미 의대가 받은 사상 최대 규모의 기부금이다. 이에 따라 올 8월부터 이 의대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학비 걱정 없이 공부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사실상 ‘무상교육’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미 의대 학비는 연평균 5만9000달러(약 8000만 원)에 이른다. 고테스먼 교수가 기부한 돈은 2022년 작고한 남편 데이비드가 남긴 유산 약 30억 달러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유대계 금융가인 데이비드는 생전 월가에서 ‘퍼스트맨해튼’이란 투자자문사를 운영했다. 전설적 투자자 워런 버핏이 만든 버크셔해서웨이의 초기 투자자 겸 이사로도 재직하며 큰돈을 벌었다. 두 사람은 1950년부터 72년간 결혼 생활을 하며 활발한 자선 사업을 벌였다. 이미 2008년에도 이 의대에 2500만 달러를 쾌척했다. 데이비드는 사망 당시 부인에게 “당신이 생각하기에 옳은 일을 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사용처를 검토하던 고테스먼 교수는 고등학생 수십 명을 직접 만나 이들의 고민을 들었고, 감당하기 어려운 학자금이 젊은이들의 꿈을 짓누른다는 것을 깨닫고 기부를 결심했다. 이 의대는 20만 달러 이상의 학자금 대출을 끼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졸업생 비중이 약 50%다. 뉴욕 내 의대 평균(약 25%)의 2배에 달한다. 당초 대학 측은 고테스먼 교수의 이름을 따 의대 이름을 변경할 것을 제의했다. 그러나 그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된다”며 거절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많은 억만장자가 부유층 거주지인 맨해튼에 있는 의대에 주로 기부하곤 했다”며 브롱크스 소재 학교에 기부한 고테스먼 교수의 결정을 높이 평가했다. 교육학 박사 출신인 고테스먼 교수는 33년간 이 의대 교수로 재직하며 학습장애 분야를 개척했다. 학습장애 검사 및 평가 도구와 치료법을 개발해 보급했고, 성인을 대상으로 한 난독증 치료 프로그램도 만들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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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비 없어도 의대 꿈꾸도록”…90대 노교수, 1조3000억 원 기부

    “비싼 학비 때문에 의대를 꿈꾸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미국 뉴욕시의 5개 자치구 중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꼽히는 브롱스의 ‘앨버트아인슈타인’ 의과대학의 루스 고테스만 명예교수(94)가 26일 대학에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미 의대가 받은 사상 최대 규모의 기부금이다. 이에 따라 올 8월부터 이 의대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학비 걱정 없이 공부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사실상 ‘무상교육’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미 의대 학비는 연 평균 5만9000달러(약 8000만 원)에 이른다.고테스만 교수가 기부한 돈은 2022년 작고한 남편 데이비드가 남긴 유산 약 30억 달러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유대계 금융가인 데이비드는 생전 월가에서 ‘퍼스트맨해튼’이란 투자자문사를 운영했다. 전설적 투자자 워런 버핏이 만든 버크셔해서웨이의 초기 투자자 겸 이사로도 재직하며 큰 돈을 벌었다. 두 사람은 1950년부터 72년간 결혼 생활을 하며 활발한 자선 사업을 벌였다. 이미 2008년에도 이 의과대에 2500만 달러를 쾌척했다.데이비드는 사망 당시 부인에게 “당신이 생각하기에 옳은 일을 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사용처를 검토하던 고테스만 교수는 고등학생 수십 명을 직접 만나 이들의 고민을 들었고, 감당하기 어려운 학자금이 젊은이들의 꿈을 짓누른다는 것을 깨닫고 기부를 결심했다. 이 의대는 20만 달러 이상의 학자금 대출을 끼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졸업생 비중이 약 50%다. 뉴욕 내 의대 평균(약 25%)의 2배에 달한다.당초 대학 측은 고테스만 교수의 이름을 따 의대 이름을 변경할 것을 제의했다. 그러나 그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된다”며 거절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많은 억만장자가 부유층 거주지인 맨해튼에 있는 의대에 주로 기부하곤 했다”며 브롱스 소재 학교에 기부한 고테스만 교수의 결정을 높이 평가했다. 교육학 박사 출신인 고테스만 교수는 33년간 이 의대 교수로 재직하며 학습장애 분야를 개척했다. 학습장애 검사 및 평가 도구와 치료법을 개발해 보급했고, 성인을 대상으로 한 난독증 치료 프로그램도 만들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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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화당 큰손’ 손절에도, 경선 밀고가는 헤일리

    “80대 대통령을 원하십니까?”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52)는 24일 자신의 고향이자 주지사를 두 차례 지낸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78)에게 20%포인트 차로 패한 뒤에도 사퇴하지 않았다. 대신 25일 다음 경선이 열리는 미시간주로 이동해 유세를 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이를 문제 삼았다. 헤일리 전 대사는 뉴욕, 캘리포니아주 등 16개 주에서 동시 경선이 열리는 다음 달 5일 ‘슈퍼 화요일’까지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거듭 피력하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은 2016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젊은 보수’로 주목받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당시 고향 플로리다주에서 2위(1위 트럼프 전 대통령과 18%포인트 차)를 차지한 직후 하차한 것과도 대비된다. CNN, 시사매체 디애틀랜틱 등은 헤일리 전 대사가 버티기를 하는 이유를 두고 일단 선거자금 ‘곳간’이 바닥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말 기준 헤일리 전 대사 캠프의 자금 잔액은 1300만 달러(약 173억 원)에 이른다. 그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나 재집권 시 내각 입성 등을 노리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트럼프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을뿐더러 되레 체급을 키워 2028년 대선을 꿈꾼다는 것이다. 당내 차기 주자로 발돋움하려면 ‘트럼프의 마지막 대항마(last man standing)’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 다만 공화당 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본선을 일찌감치 준비할 수 있도록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사퇴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공화당 ‘큰손’인 억만장자 사업가 코크 형제의 정치조직 AFP도 25일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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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대 대통령을 원하십니까”…헤일리, 사퇴 안하고 버티는 이유

    “80대 대통령을 원하십니까?”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52)는 24일 자신의 고향이자 주지사를 두 차례 지낸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78)에게 20%포인트차로 패한 뒤에도 사퇴하지 않았다. 대신 25일 다음 경선이 열리는 미시간주로 이동해 유세를 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이를 문제 삼았다. 헤일리 전 대사는 뉴욕, 캘리포니아주 등 16개 주에서 동시 경선이 열리는 다음 달 5일 ‘슈퍼 화요일’까지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거듭 피력하고 있다. 이같은 모습은 2016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젊은 보수’로 주목받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당시 고향 플로리다주에서 2위(1위 트럼프 전 대통령과 18%포인트 차)를 차지한 직후 하차한 것과도 대비된다. CNN, 시사매체 디애틀랜틱 등은 헤일리 전 대사가 버티기를 하는 이유를 두고 일단 선거자금 ‘곳간’이 바닥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말 기준 헤일리 전 대사 캠프의 자금 잔액은 1300만 달러(약 173억 원)에 이른다.그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나 재집권 시 내각 입성 등을 노리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트럼프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을 뿐더러 되레 체급을 키워 2028년 대선을 꿈꾼다는 것이다. 당내 차기주자로 발돋움하려면 ‘트럼프의 마지막 대항마(last man standing)’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다만 공화당 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본선을 일찌감치 준비할 수 있도록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사퇴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공화당 ‘큰손’인 억만장자 사업가 코크 형제의 정치조직 AFP도 25일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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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발니 사망 9일 지나… 러, 모친에 시신 인계

    수감 중 의문의 죽음을 맞은 러시아 반(反)푸틴 운동의 구심점 알렉세이 나발니(사진)의 시신이 사망 9일째인 24일 유족에게 인도됐다. 나발니가 설립한 반부패재단(ACF) 대표인 이반 즈다노프는 이날 텔레그램에 “나발니의 시신이 그의 어머니에게 인계됐다”며 “러시아 당국에 시신 인계를 촉구한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당국은 장례 방식을 두고 나발니 측을 협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나발니 측은 사망 8일째였던 23일 “당국이 나발니 어머니에게 ‘3시간 이내 비밀 장례식을 치르지 않으면 (시신을 돌려주지 않고) 교도소에 묻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인 대다수가 믿는 정교회 전통에 따르면 장례식은 사망 9일째에 열린다. 장례식이 대규모 반정부 집회로 번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당국이 해당 시점을 넘긴 뒤 시신을 인도한 것으로 보인다. 나발니의 장례식 개최 여부는 불투명하다. 24일 나발니의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시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장례식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유족이 원하는 방식의 장례를 당국이 허용할지 두고봐야 한다”고 적었다. AP에 따르면 추모 행렬이 계속되는 가운데 인권단체인 오비드인포(OVD-info)는 이날 오전에만 추모객 27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한 78세 노인은 천사 날개를 단 나발니의 사진을 들고 길에 서 있다 체포됐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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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발니 사망 9일만에 가족 품으로…“비밀 장례식 치러라” 유족 협박

    수감 중 의문의 죽음을 맞은 러시아 반(反)푸틴 운동의 구심점 알렉세이 나발니의 시신이 사망 9일차인 24일 유족에게 인도됐다. 나발니가 설립한 반부패재단(ACF) 대표인 이반 즈다노프는 이날 텔레그램에 “나발니의 시신이 그의 어머니에게 인계됐다”며 “러시아 당국에 시신 인계를 촉구한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적었다. 당국은 장례 방식을 두고 나발니 측을 협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나발니 측은 사망 8일차였던 23일 “당국이 나발니 어머니에게 ‘3시간 이내 비밀 장례식을 치르지 않으면 (시신을 돌려주지 않고) 교도소에 묻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대다수가 믿는 정교회 전통에 따르면 장례식은 사망 9일차에 열린다. 장례식이 대규모 반정부 집회로 번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당국이 해당 시점을 넘긴 뒤 시신을 인도한 것으로 보인다. 나발니의 장례식 개최 여부는 불투명하다. 24일 나발니의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시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장례식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유족이 원하는 방식의 장례를 당국이 허용할지 두고봐야 한다”고 적었다. AP에 따르면 추모 행렬이 계속되는 가운데 인권단체인 오비드인포(OVD-info)는 이날 오전에만 추모객 27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한 78세 노인은 천사 날개를 단 나발니의 사진을 들고 길에 서 있다 체포됐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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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日-대만-유럽 증시 사상최고… 韓은 ‘찔끔상승’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발(發) 인공지능(AI) 열풍이 글로벌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미 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유럽과 일본, 대만 증시까지 온기가 확산되고 있다. 다만 한국 증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벽에 가로막혀 전 세계적 랠리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모습이다.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전장보다 2.11%(105.23포인트) 오른 5,087.03으로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존스산업지수도 1.18% 상승하며 사상 최고 기록을 뛰어넘었다. 나스닥지수도 2.96% 올랐다. 전날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한 엔비디아는 이날 16.4% 급등하면서 뉴욕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2770억 달러(약 368조 원)나 늘어났다. ‘엔비디아 효과’로 22일 유럽과 일본 증시가 나란히 최고점을 뚫고 대만 증시는 23일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지만 이날 코스피는 0.13% 오르는 데 그쳤다.엔비디아發 글로벌 증시 훈풍… 혁신기업 부족한 韓증시는 소외‘AI대장 효과’ 日-대만 고점 경신국내선 HBM 공급 하이닉스만 수혜“과거 MS-애플 뛰어넘는 영향력”젠슨 황, 하루새 자산 10조원 늘어 미국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인공지능(AI) 혁명이 글로벌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AI 대장주 엔비디아가 글로벌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과거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을 뛰어넘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엔비디아 효과’로 미국과 반도체 동맹 전선을 구축한 일본과 대만 증시도 고점을 갈아치우는 상황에서 한국 증시만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여 우려를 키우고 있다. ● AI 랠리에서 소외된 한국 증시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13% 오르는 데 그치며 2,667.70에 마감했다. 전날에도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에 미국과 프랑스, 독일, 일본, 대만 등 주요국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코스피는 0.41% 오르는 데 그쳤다. 이날 대만 자취안지수는 0.19% 더 오르며 이틀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증시는 일왕 탄생일로 휴장했다. 국내 증시에선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칩(HBM)을 독점 공급하는 SK하이닉스만 수혜를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날 5.03% 급등한 데 이어 이날 3.13% 오른 16만14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이틀 연속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오히려 0.27% 하락했다. 한국 증시가 엔비디아발 훈풍에서 소외된 것에 대해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에서 가장 비중이 큰 삼성전자가 AI 관련주에서 빠져 있는 영향이 크다”며 “SK하이닉스 외에 특별한 수혜주가 없다는 것이 우리 증시의 약점”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국내 증시에 세계 시장을 선도할 혁신 기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증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과 일본, 대만 등은 엔비디아와 TSMC 등 AI 및 반도체 기업들의 활약이 증시를 밀어올리고 있지만 한국의 대표 기업들은 실적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선진국의 기술을 따라잡는 형태의 성공 방정식을 답습해서는 혁신 기술과 기업이 나오기 힘들다”고 말했다.● 일본 대만 등은 ‘반사이익’엔비디아의 실적 호조는 글로벌 증시 전체를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엔비디아의 실적이 오르면서 미국 내 경쟁자인 AMD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고, 도쿄일렉트론 등 반도체 기업 등이 수혜를 입으면서 일본 증시도 힘을 받고 있다. 대만 자취안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도 엔비디아의 협력사이자 글로벌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의 주가 상승이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업계는 당분간 반도체 시장과 글로벌 증시에 대한 엔비디아의 지배력이 강화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술력도 높지만 AI 칩 설계를 위해 엔비디아에서 만든 GPU 전용 프로그래밍 언어인 쿠다(CUDA)를 사용해야 한다는 게 경쟁 업체들과의 차별점”이라며 “당분간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독점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급등하면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도 세계 20대 부자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순위에 따르면 22일(현지 시간) 황 CEO의 자산 가치는 80억 달러 이상 늘어나 총 681억 달러(약 90조 원)로 집계됐다. 황 CEO는 지난해 초만 해도 128위였지만 AI 열풍 등에 힘입어 이날 21위까지 도약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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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웰컴 투 더 문”… 美기업, 달을 개척하다

    “달에 온 걸 환영한다(Welcome to the Moon).” 22일(현지 시간) 미국 인튜이티브머신스의 우주탐사선 ‘오디세우스’(노바-C)가 민간기업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했다.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미 우주선의 달 안착은 52년 만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미국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 민간 우주탐사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티븐 올티머스 인튜이티브머신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후 6시 23분(미 동부시 기준) 달 착륙 성공 소식을 알리며 “우린 달에 있고, 제대로 신호를 보낸다”며 “놀라운 노력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를 지원한 미 항공우주국(NASA)의 빌 넬슨 국장도 “오늘, 반세기 만에 미국이 달에 돌아갔다”며 “인류의 승리”라고 기뻐했다. 인튜이티브머신스는 2012년 NASA 출신들이 만든 스타트업이다. 로켓 발사체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맡았다. 현지 매체들은 “스타트업의 도전과 빅테크의 공조, 정부 지원이라는 3박자가 어우러져 새로운 ‘이정표(milestone)’를 세웠다”고 전했다.‘아폴로’ 지켜봤던 이란 소년, 52년만에 美를 다시 달로 보냈다 NASA 출신이 창업한 ‘인튜이티브’잇단 실패끝 민간 첫 달착륙 성공美, 기업 도전에 기술-자금 지원머스크-베이조스의 도전도 한몫 “미국이 달에 돌아왔다(The US has returned to the moon).” 1969년 열한 살 때 고향 이란에서 이웃집 TV로 인류 최초의 달 착륙 장면을 지켜본 소년은 줄곧 우주를 가슴에 품어왔다. 열여덟 살엔 꿈을 이루려고 무작정 미국으로 떠났다. 48년 뒤인 22일(현지 시간), 소년의 꿈은 현실이 됐다. 캄 가파리안(66)이 창업한 스타트업 인튜이티브머신스의 오디세우스(노바-C)가 민간기업 최초로 달 착륙을 이뤄냈다. 민간기업의 꿈을 실현시킨 오디세우스는 미 동부시 기준 22일 오후 6시 23분(한국 시간 23일 오전 8시 23분) 달 남극에서 300km 떨어진 분화구 ‘말라퍼트 A’ 지점에 착륙했다. 인튜이티브머신스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오디세우스가 제대로 수직으로 선 채 자료를 전송하고 있다”며 “달 표면을 찍은 첫 이미지를 내려받기 위해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들은 “이번 성공엔 미 스타트업의 기업가정신과 정부의 풍부한 인재 풀 및 투자 지원 등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했다. 이른바 미국의 ‘뉴스페이스(New Space)’ 경제가 결실을 보기 시작한 셈이다. 공학자이자 사업가인 가파리안은 미 항공우주국(NASA) 엔지니어 스티븐 올티머스와 함께 2012년 인튜이티브머신스를 세웠다. 초기는 헬스케어 분야에 주력했지만, 2018년 NASA가 달 남극에서 임무를 수행할 민간기업을 찾는다는 소식에 방황을 선회했다. 이른바 NASA의 ‘상업 달 탑재체 서비스(CLPS)’ 프로그램이다. 올티머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패스트컴퍼니 인터뷰에서 “기존 사업이 우리 DNA와 맞지 않아 ‘달 탐사’를 선택했다”며 “우린 세상을 좋은 쪽으로 바꾸고 싶은 멋진 이들과 일한다”고 했다. 실패를 경험으로 여기는 우주광들의 도전정신이 빛을 발한 것이다. 여러 정부도 쓴맛을 본 달 탐사는 민간기업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NASA와 계약을 맺은 애스트로보틱도 지난달 달 착륙선 ‘페레그린’을 발사했으나 실패했다. 인튜이티브머신스는 직원 140여 명(2022년 기준) 중 상당수가 NASA 출신. 착륙 지점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자체항법시스템 개발 등 기술 개발에 매달렸다. NASA에서 1억1800만 달러(약 1573억 원)를 지원받고,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부족한 자금을 조달했다. 오디세우스는 달을 탐사하는 기존 임무와 별개로 화가 제프 쿤스의 달 형상 작품과 아웃도어기업 컬럼비아의 우주선 보호 단열재 등도 함께 싣고 갔다. 다가올 우주 경제 시대에 대비해 “달에 여러 인프라를 구축해 새로운 지구를 만드는 꿈을 반영했다”고 한다.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는 미국 괴짜 기업가들이 이끈 혁신도 밑바탕이 됐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는 2002년 ‘화성 이주’를 목표로 세계 최초의 궤도 발사체 재활용을 통해 로켓 산업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도 자신의 꿈을 담은 블루오리진스를 설립해 2021년 로켓을 타고 우주 관광에 성공했다. 미 월가는 “뉴스페이스 경제 덕에 향후 우주산업이 2조 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승조 서울대 명예교수(전 항공우주연구원장)는 “미 민간기업이 달 착륙까지 성공한 건 스페이스X 등의 혁신과 더불어 미국의 풍부한 인력풀, 산업 공급망과 같은 저변 확충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한국도 효율적 개발비 운용을 바탕으로 민관이 손잡고 우주 탐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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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이 현실로”…기업가정신-인력풀-투자 3박자에 민간 달 착륙 이뤄

    “미국이 달에 돌아왔다(The US has returned to the moon).”1969년 열한 살 때 고향 이란에서 이웃집 TV로 인류 최초의 달 착륙을 지켜본 소년은 줄곧 우주를 가슴에 품어왔다. 열여덟 살엔 꿈을 이루려고 무작정 미국으로 떠났다. 48년 뒤인 22일(현지 시간), 소년의 꿈은 현실이 됐다. 캄 가파리안(66)이 창업한 스타트업 인튜이티브머신스의 오디세우스(노바-C)가 민간기업 최초로 달 착륙을 이뤄냈다.민간기업의 꿈을 실현시킨 오디세우스는 미 중부시 기준 22일 오후 6시 24분(한국시간 23일 오전 8시 24분) 달 남극에서 300km 떨어진 분화구 ‘말라퍼트 A’ 지점에 착륙했다. 인튜이티브머신스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오디세우스가 제대로 수직으로 선 채 자료를 전송하고 있다”며 “달 표면을 찍은 첫 이미지를 내려받으려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현지 매체들은 “이번 성공엔 미 스타트업의 기업가정신과 정부의 풍부한 인재 풀 및 투자 지원 등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했다. 이른바 미국의 ‘뉴 스페이스(New Space)’ 경제가 결실을 보기 시작한 셈이다.공학자이자 사업가인 가파리안은 미항공우주국(NASA) 엔지니어 스티븐 알테무스와 함께 2012년 인튜이티브머신스를 세웠다. 초기는 헬스케어 분야에 주력했지만, 2018년 NASA가 달 남극에서 임무를 수행할 민간기업을 찾는단 소식을 듣고 방황을 선회했다. 이른바 NASA의 ‘상업 달 탑재체 서비스(CLPS)’ 프로그램이다.알테무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패스트컴퍼니 인터뷰에서 “기존 사업이 우리 DNA와 맞는 않아 ‘달 탐사’를 선택했다”며 “우린 세상을 좋은 쪽으로 바꾸고 싶은 멋진 이들과 일한다”고 했다. 실패를 경험으로 여기는 우주광들의 도전 정신이 빛을 발한 것이다.여러 정부도 쓴 맛을 본 달 탐사는 민간기업에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NASA와 계약을 맺은 애스트로보틱도 지난달 달 착륙선 ‘페레그린’을 발사했으나 실패했다. 인튜이티브머신스는 직원 110여 명 중 상당수가 NASA 출신. 착륙 지점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자체항법시스템 개발 등 기술 개발에 매달렸다. NASA에서 1억1800만달러(약 1573억 원)을 지원받고,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부족한 자금을 조달했다.오디세우스는 달을 탐사하는 기존 임무와 별개로 화가 제프 쿤스의 달 형상 작품과 아웃도어기업 컬럼비아의 우주선 보호 단열재 등도 함께 싣고 갔다. 다가올 우주 경제 시대에 대비해 “달에 여러 인프라를 구축해 새로운 지구를 만드는 꿈을 반영했다”고 한다.민간기업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는 미국 괴짜 기업가들이 이끈 혁신도 밑바탕이 됐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는 2002년 ‘화성 이주’를 목표로 세계 최초의 궤도 발사체 재활용을 통해 로켓 산업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도 자신의 꿈을 담은 블루 오리진스를 설립해 2021년 로켓을 타고 우주 관광에 성공했다. 미 월가는 “뉴 스페이스 경제 덕에 향후 우주 산업이 2조 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김승조 서울대 명예교수(전 항공우주연구원장)은 “미 민간기업이 달 착륙까지 성공한 건 스페이스X 등의 혁신과 더불어 미국의 풍부한 인력풀, 산업 공급망과 같은 저변 확충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한국도 효율적 개발비 운용을 바탕으로 민관이 손잡고 우주 탐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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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폭격기 직접 조종한 푸틴 vs 나발니 유족 만난 바이든

    16일(현지 시간)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의문사로 인해 세계적인 비난을 받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전략핵폭격기에 직접 탑승해 비행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크렘린궁은 22일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중부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에서 장거리 전략핵폭격기 투폴레프(TU)-160를 타고 30여분간 비행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이가 조종석에 앉아있는 영상도 공개했다. 영상에는 푸틴 대통령 전폭기에서 내려와 “기술이 훌륭하다. 그야말로 최첨단이다. 러시아군에 걸맞는다”고 말하는 장면도 나온다. 이날 비행은 다음달 대통령 연임 5선에 도전하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년을 이틀 앞두고 핵전력을 과시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날 군수공장에서 투폴레프-160을 시찰한 푸틴 대통령이 요청해 즉석에서 조율된 일정”이라고 전했다.최대 핵미사일 12기를 탑재할 수 있는 투폴레프-160은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전폭기로 불린다. 비행기 중량은 270t이고 최대 속도는 마하 2에 이른다.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야 나발나야과 딸 다샤를 만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발니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푸틴을 상대로 강력한 제재를 발표하겠다”고 약속했다. 미 재무부는 직후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된 러시아 개인과 단체 500곳 이상에 제재를 부과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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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발니 옥중편지서 “韓처럼 민주주의 가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政敵)이었던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해 9월 측근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에서 한국과 대만의 민주화 사례를 언급하면서 러시아 또한 그렇게 해야 한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과 가까우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에도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또한 우려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19일자 1면 기사에 따르면 옥중의 나발니와 편지를 주고받은 반정부 언론인 일리야 크라실시치크는 “지난해 9월 마지막으로 받은 편지에서 나발니가 ‘한국과 대만은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전환했다. 러시아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피력한 편지를 보냈다”고 공개했다. 나발니는 친구인 사진작가 예브게니 펠드만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 등이 “정말 무섭다(really scary)”고 우려했다. 특히 건강 이상설에 시달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이 추가로 악화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푸틴 대통령의 전임자이며 친(親)서방 노선을 폈던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옛 소련 체제를 바꾸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이것이 푸틴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야기한 측면이 있어 “옐친을 용서할 수 없다”고도 평했다. 한편 나발니를 적극 도왔던 그의 동갑내기 부인 율리야 나발나야(48)는 남편 사망 3일 만인 19일 “자유 러시아를 건설하겠다”며 정치 활동을 선언했다. 나발니의 의문사로 구심점을 잃는 듯했던 반(反)푸틴 운동이 동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등에 동영상을 올려 “남편은 푸틴에 의해 살해됐다”면서 “남편이 하던 일을 계속하고, 러시아를 위해 싸울 것”이라며 공정 선거, 표현의 자유 등을 위해 자신과 함께하자고 촉구했다. 나발나야는 당국이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숨긴 뒤 신경작용제 노비초크의 흔적이 시신에서 사라질 때를 기다려 유족의 접근을 계속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푸틴이 왜 3일 전 남편을 살해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곧 그 사실을 알려드리겠다”고도 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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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정부, 자국 반도체 업체에 2조원 보조금… 삼성 등과는 줄다리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19일(현지 시간) 미 반도체 기업 글로벌파운드리스에 15억 달러(약 2조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반도체법을 통한 자국 업체 보조금 지원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미국 투자에 나선 해외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반도체법 독소조항을 두고 미 상무부와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미 상무부는 이날 “상무부와 글로벌파운드리스가 반도체법에 따라 직접 보조금으로 약 15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하는 구속력 없는 예비 양해각서에 서명했다”며 “이 프로젝트는 향후 10년간 1500개 제조업 일자리와 9000개 건설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미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2022년 통과된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을 발표한 것은 글로벌파운드리스가 세 번째다. 다만 앞서 받은 보조금 규모는 영국 BAE시스템스 3500만 달러, 미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스 1억6200만 달러였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발표로 대규모 투자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본격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다음 달 5일 열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을 앞두고 인텔 등 주요 미 반도체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발표가 잇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인텔이 200억 달러를 들여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는 오하이오주(州)는 11월 미 대선의 판도를 가를 격전지인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핵심 지역 중 하나다. 다만 미 텍사스주 테일러에 약 170억 달러(약 22조7000억 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와 TSMC 등에 대해선 보조금 지급 발표가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야당 공화당이 보조금 지원 정책을 두고 ‘예산 낭비’라고 비판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기업에 앞서 외국 기업에 대한 대규모 보조금 지급이 먼저 발표되면 바이든 행정부에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반도체법 독소조항으로 삼성전자와 TSMC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 미 상무부의 협상도 좀처럼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투자한 반도체 기업에 총 527억 달러(약 75조5000억 원)를 지원하는 반도체법은 1억5000만 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받는 기업에 예상보다 많은 이익을 남기면 이를 미 정부에 반납하도록 하는 ‘초과 이익 공유제’ 등을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반도체법이 추진됐던 팬데믹 당시와 달리 반도체 수요가 둔화되고 있는 데다 미국 내 전문인력 부족으로 이미 투자를 발표한 기업들도 투자 계획을 늦추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TSMC는 당초 올해로 예정했던 애리조나주 1공장의 양산을 2025년으로, 2공장은 2026년에서 2028년으로 늦췄다. 대신 일본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이달 24일 준공식을 갖는 일본 구마모토 공장을 조기 가동했다. 미 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을 지낸 제임스 굿리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에 “미국 정부가 보조금 분배를 늦출수록 다른 지역에서도 이러한 투자에 뛰어들고 동아시아에 더 많은 첨단 투자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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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발니 죽음에도 ‘푸틴 지지율 80%’… “실제 민심과는 차이”[인사이드&인사이트]

    《러시아가 다음 달 15∼17일 대선을 치른다. 2000년부터 집권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72)이 또 한 번 압도적 득표율로 5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선거 자체는 일종의 요식 행위로 꼽힌다. 그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6년 임기의 연임을 허용하는 헌법에 따라 사실상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의 집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 1922∼1952년 30년간 옛 소련을 철권통치한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을 넘어 현대 러시아 지도자 중 최장수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현대판 차르(제정 러시아 황제)’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푸틴 대통령이 당장 실각해도 이상하지 않을 이유는 넘쳐난다. 24일로 발발 2주년을 맞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피로감, 16일 시베리아 감옥에서 의문사한 정적(政敵) 알렉세이 나발니를 비롯해 그의 통치 기간 중 사라진 수많은 사람들, 장기집권과 권위주의 통치 방식에 대한 러시아 안팎의 비판 등 끝도 없다. 그런데도 그의 지지율은 우크라이나 침공 후 줄곧 80%대를 웃돌고 있다. 왜 그럴까. 러시아 국민에게는 소련 해체 후 각종 사회 혼란으로 이류 국가로 전락할 위기에서 ‘위대한 러시아’의 자부심을 되살린 지도자로 인식되고 있고, 전쟁 와중에도 고유가 등에 힘입어 경제가 계속 선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3.6%로, 미국(2.5%)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의 성장률을 모두 앞섰다.●이류 국가 위기에서 러시아 재건 소련 시절 정보기관인 KGB에서 근무했던 푸틴은 47세였던 1999년 8월 총리에 올랐다.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소련 해체 후 친서방 노선을 편 보리스 옐친 대통령은 알코올의존자(알코올중독자)였고 각종 건강 이상에 시달려 나라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 러시아는 1998년 국가 부도를 맞았고 마피아 등의 범죄가 만연했으며 체첸 등 소수민족 테러도 기승을 부렸다. 이 와중에 떼돈을 번 신흥 재벌 ‘올리가르히’는 향락을 즐겨 서민 공분을 샀다. 소련이 무너지면 서유럽처럼 풍요로운 생활이 보장될 줄 알았던 국민들은 분노했다. “이럴 거면 차라리 평생직장과 무상의료·교육이 보장됐던 소련 시절이 낫다”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당시 러시아는 청소년 자살률이 미국의 2배가 넘을 정도로 미래가 보이지 않는 사회였다. 이때의 악몽으로 아직도 러시아에서는 ‘서방’ ‘민주주의’ 등을 혼란, 부패, 가난의 동의어로 인식하는 이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신임 총리 푸틴은 취임 직후 극동 하바롭스크를 찾아 “러시아가 이류 국가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며 자신이 이를 바꾸겠다고 외쳤다. ‘강력한 러시아 재건’을 주창한 그는 임기를 6개월 남긴 옐친의 조기 사임으로 2000년 3월 치른 대선에서 득표율 53.4%로 당선됐다. 이후 인권 탄압 논란 속에 체첸 테러 등을 진압했고 주요 올리가르히를 줄줄이 숙청했다. 마피아 범죄도 처벌했다. 이를 통해 그의 집권 1, 2기(2000∼2008년)에 국민 생활은 크게 개선됐다. 집권 첫해인 2000년 1772달러(약 239만 원)에 불과했던 1인당 GDP는 2008년 1만1635달러로 7배 가까이로 뛰었다. 이 시기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7%대로 러시아 역사상 가장 가파르게 성장했다. 특히 고유가 상황이 세계 2위 석유 수출국인 러시아에 호재로 작용했다. 2022년 러시아의 1인당 GDP는 1만5271달러(약 2062만 원)로 2008년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푸틴 대통령이 집권 초기의 ‘과실’로 오랜 정치적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90년대∼2000년대 모스크바에서 유학한 박정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러시아유라시아팀 선임연구위원은 “많은 러시아 유권자들이 아직도 20년 전의 경제 호황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국민 대다수에게 푸틴은 ‘희망을 준 대통령’이라는 이미지가 여전히 강력하다”고 설명했다.●전쟁의 ‘돈줄’ 된 에너지 산업 세수(稅收)의 약 30%가 에너지 산업에서 나올 정도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는 결과적으로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세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서방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에 각종 경제 제재를 가했지만 구멍이 숭숭 뚫린 ‘무늬만 제재’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G7, 유럽연합(EU), 호주 등은 배럴당 60달러 이상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을 제한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이후 러시아산 우랄유 가격은 줄곧 배럴당 60달러를 넘고 있다. 설사 우랄유가 60달러를 넘어도 서방 주요국이 많이 쓰는 북해산 브렌트유(배럴당 80달러 선)보다 훨씬 싸기 때문에 인도 등이 러시아산 원유를 앞다퉈 사들이고 있다. 러시아가 수출 대상을 서방 주요국에서 중국, 인도 등으로 바꾼 것도 제재를 무력화하는 데 효과를 내고 있다. 특히 미국과 패권 갈등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현재 러시아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으로 알려져 있다.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부총리 겸 에너지장관 또한 최근 국영 로시야24 방송에 “지난해 석유 수출의 90%가 중국과 인도로 갔다. 유럽 비중은 4∼5%에 불과하다”고 자랑했다. 에너지로 번 돈은 결국 전쟁 자금으로 쓰인다. 에너지 부문 세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인 2021년 9조570억 루블(약 131조548억 원)이었고 지난해에도 8조8220억 루블로 큰 차이가 없다. 러시아의 관점으로만 보면 전쟁이 방산 산업의 호황 및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측면도 상당히 크다. 러시아의 올해 국방예산은 10조4000억 루블(약 151조 원)로 전체 예산의 28.4%를 차지한다. GDP 대비 국방비 비중 또한 전쟁 전인 2021년 약 4%에서 올해 약 6%로 늘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 제재를 우회하고 방산 산업을 활성화해 침체를 피하는 데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전쟁 첫해인 2022년 1.2% 역성장했던 러시아는 지난해 3.6% 성장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러시아의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지난해 10월 전망치보다 1.5%포인트 상향했다. 강윤희 국민대 유라시아학과 교수는 “전쟁 초기 서방은 국가 부도를 예견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며 전쟁이 국민 생활과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한 것이 그가 유권자로부터 지지를 받는 이유라고 분석했다.●“소련 시절 ‘부엌 민주주의’로 회귀” 러시아 내부의 강한 지지세에도 불구하고 거듭된 반대파 숙청과 여론 통제로 상징되는 그의 권위주의 통치가 영원히 계속될 수 없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현재 러시아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우크라이나 국기 색인 파란색과 노란색이 섞인 풍선을 들었다는 이유로 평범한 시민이 재판에 넘겨지는 일이 다반사다. 푸틴 정권은 개전 2개월 만인 2022년 4월 ‘군 모독죄’를 신설해 사실상 모든 반전 여론을 틀어막고 있다. 관련 혐의로 법 시행 첫해에만 2만467명이 체포됐고 지금도 적지 않은 사람이 감옥에 갇히거나 기소된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출신인 안드레이 콜레스티코프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 연구위원은 미 외교매체 포린어페어스(FA) 기고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오직 가까운 사람들하고만 비밀스럽게 속삭이는 분위기다. 소련 시절의 ‘부엌 민주주의’로 회귀했다”고 한탄했다. 러시아를 떠나는 사람도 속출하고 있다. 현지 싱크탱크 ‘리러시아’에 따르면 개전 후 지난해 7월까지 18개월간 미국, 유럽, 중앙아시아 등으로 간 러시아인 수는 최대 92만 명으로 추산된다. 대부분 전쟁에 반대하거나 징집을 피해 떠났다. 박노벽 전 주러시아 한국대사(재임 기간 2015∼2017년)는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이 80%대라고 해서 약 1억4000만 국민의 80%가 모두 그를 강하게 지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전쟁을 묵인하는 수준의 미온적 지지를 보내는 국민도 많을 것”이라고 했다. 소련 시절부터 현 체제에 순응하지 않을 때의 불이익이 지나치게 커 반대 의사를 드러내지 못하는 국민이 많다는 얘기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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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만명 모인 슈퍼볼 우승축제 중 ‘탕탕탕’… 22명 사상

    “폭죽인가?” 14일 미국 중부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 사는 존 오코너 씨는 15∼20회의 짧은 폭발음을 들었을 때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3일 전 ‘슈퍼볼’로 불리는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에서 지역 연고팀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우승한 것을 기념해 대규모 축하 행사가 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폭죽 소리라고 지레짐작했다. 오코너 씨는 멀리서 도망치는 사람들을 보고서야 총기 난사가 발생했음을 직감했다. 그는 “근처에 보이는 한 창고로 무조건 뛰어 들어갔다”고 지역지 캔자스시티스타에 말했다. 이날 캔자스시티 도심 유니언 기차역 서쪽 출입구 인근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현재까지 최소 1명이 숨지고 21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는 지역 라디오 방송국의 인기 진행자인 40대 여성 리사 로페즈갈반 씨로 알려졌다. 같이 있던 그의 아들, 사촌 두 명 또한 총에 맞아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중 15명이 중상자여서 인명 피해가 늘어날 수 있다. 사고는 NFL 챔피언인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우승 행사 종료 직후 발생했다. 이 행사에는 100만 명 가까이 운집한 것으로 추정된다. 목격자들은 행사 무대 서쪽에 서 있던 용의자가 환호하는 시민들을 향해 발포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용의자 3명을 체포했지만 아직 신상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미 최대 스포츠 행사로 꼽히는 슈퍼볼 우승 축하 자리에서 참극이 발생하자 전 미국이 경악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슈퍼볼은 미국을 하나로 묶는 유일한 행사인 만큼 이번 참극이 미국인의 영혼에 남긴 상처도 깊다”며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후부터 공격용 총기 및 대용량 탄창의 판매 금지, 총기 판매 시 신원 조사 강화 등을 주장했지만 야당 공화당이 반대해 좀처럼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날 참사가 플로리다주 파클랜드 고교 총기 난사 6주기 날에 벌어졌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2018년 2월 14일 해당 학교에서 퇴학당한 10대 학생이 모교를 찾아가 총기를 무차별적으로 난사해 17명이 숨졌다. 캔자스시티 치프스 소속 선수인 찰스 오메니후는 소셜미디어에 “몇 명이 더 죽어야 총기법을 고칠 것이냐”며 규제 강화를 주문했다. 이날 사고로 피해를 입은 캔자스시티 치프스 관계자는 없다.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연인으로 유명한 선수 트래비스 켈시도 현장에 있었지만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프트는 호주 공연을 위해 출국했던 터라 이날 행사에 불참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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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관광객도 김일성 동상 앞에선 차렷 사진 찍어야”

    전원 러시아인으로 구성된 단체관광객들이 9∼12일 북한에 다녀왔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북한의 첫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다. 13일(현지 시간) 러시아 매체 보스토크메디아는 ‘특파원의 눈으로 본 북한의 신기한 모습들’이라는 제목으로 자사 기자의 북한 관광 체험기를 전했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인 97명으로 이뤄진 단체관광객은 1인당 750달러(약 100만 원)를 내고, 3박 4일간 평양과 원산 마식령 스키장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은 가이드의 인솔에 따라 진행됐다. 슈퍼마켓이나 술집 방문을 원하면 가이드에게 요청해야 했다. 이 기자는 “가이드가 관광객을 감시하나 무장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사진 촬영은 제한적으로 허용됐다. 평양 전경이 보이는 주체사상탑 꼭대기에서는 촬영이 금지됐다. 또 근무 중인 사람의 모습이 담겨서도 안 됐다. 이 기자에 따르면 가이드는 여행객이 촬영한 사진을 일일이 검사하지는 않았지만 소셜미디어에 공개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관광객들은 평양 만수대 앞 김일성 김정일 부자 동상도 참배했다. 이 기자는 “기념 사진 촬영을 원하는 관광객은 차렷 자세로 서서 찍어야 했고, 사진에서 동상의 신체 부위가 잘려서는 안 됐다”고 전했다. 관광객들은 일반 주민들도 마주쳤다. 이 기자는 “북한 주민과 어린이들이 러시아에서 온 손님을 향해 기쁨의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어줬다. 두려워하는 기색은 없었다”며 “북한에 대한 무시무시한 소문과는 달랐다”고 놀라워했다. 러시아인의 북한 관광은 지난해 9월 열린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재개됐다. 다음 달 8∼11일, 11∼15일에도 러시아 관광객들이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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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틱톡 규제한 바이든, 틱톡 선거운동 ‘내로남불’ 논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82)이 Z세대가 즐겨 쓰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온라인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역대 최고령 미 대통령으로 최근 특별검사 보고서가 그를 ‘기억력 나쁜 노인’으로 지칭한 가운데 젊은 유권자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모회사인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바이트댄스로 민감한 정보가 흘러 들어갈 수 있다며 연방정부 공무원의 틱톡 사용을 금지한 상황에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도 상당하다.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캠프는 전 미국인의 스마트폰 사용량이 급증하는 슈퍼볼 즉,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 당일인 11일 대통령의 틱톡 계정 ‘bidenhq’에 27초짜리 ‘밸런스 게임’ 영상을 올렸다. 밸런스 게임은 고르기 어려운 두 개의 선택지를 두고 반드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게임이다. 이 영상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NFL 우승팀을 골라 보라”는 질문에 일부러 동문서답을 했다. 그는 결승전에 진출한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를 거론하지 않았다. 대신 이번 시즌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고 자신이 태어난 펜실베이니아주의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에 연고가 있는 ‘필라델피아 이글스’를 골랐다. 이 영상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른바 ‘부캐’인 ‘다크 브랜던’도 등장했다. 눈에서 적색 레이저 빔을 쏘는 슈퍼 히어로 캐릭터다. 역시 젊은 층의 주목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영상은 13일 기준 670만 건 이상의 조회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틱톡은 미국인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알고리즘 조작을 통해 중국공산당의 선전 공작을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연방정부 공무원이 정부 소유 기기에서 틱톡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11월 대선에서 재격돌할 가능성이 높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최근 지지율이 밀리자 규제 대상인 틱톡 사용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야당 공화당은 물론 집권 민주당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하원 중국특별위원회에 속한 민주당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은 “나는 틱톡 계정이 없고 개인 기기에서 틱톡을 쓰는 것도 현명하지 않다고 여긴다”고 불만을 표했다. 공화당 소속인 마크 갤러거 중국특위 위원장 또한 “젊은 유권자에게 투표를 독려하고 지지를 얻는 것보다 국가안보가 훨씬 중요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고령 우려를 감안해 부통령이 리더로서 자격이 있음을 증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역할을 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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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발언이 불러낸 ‘애치슨라인’… 美방어선 韓제외뒤 6·25 발발

    “미국의 태평양 방어선은 (알래스카주 인근) 알류샨 열도, 일본 본토, 일본 남부 오키나와, 필리핀을 연결한다.” 1950년 1월 딘 애치슨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워싱턴의 한 강연에서 한 말이다. 당시 아시아에서 소련을 저지하는 데 주력했던 애치슨 장관은 “이 방어선 밖의 지역이 침략당했을 때 안보를 보장하는 것은 합리적이지도, 필요하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위비 분담금 증액에 미온적인 나토 회원국에 “러시아가 침공하도록 독려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뉴욕타임스(NYT)는 ‘애치슨 라인’과 같은 위험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한반도를 미국의 극동 방어 대상으로 명시하지 않았던 당시 애치슨 장관의 발언은 한반도에 유사 상황이 발생하면 미국이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주변국에 확산시켰다. 실제 5개월 후 북한이 한국을 침공해 6·25전쟁이 발발했다. 이 발언이 전쟁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이 지금까지 나오는 이유다. NYT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애치슨 라인’과 같은 격이라고 평가한 것은 미국이 굳이 동맹국에 주둔하는 미군 규모를 줄이거나, 군사 지원을 중단하지 않아도 말 한마디로 동맹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미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옛 소련의 영토였던 폴란드 등 동유럽 주요국, 발트 3국 등을 언제든 침공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영국 BBC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이 동맹을 지키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의심하기 시작하면 엄청난 오산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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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YT “‘애치슨 라인’ 연상시키는 트럼프 발언…말로 동맹안보 흔들어”

    “미국의 태평양 방어선은 (알래스카주 인근) 알류샨 열도, 일본 본토, 일본 남부 오키나와, 필리핀을 연결한다.”1950년 1월 딘 애치슨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워싱턴의 한 강연에서 한 말이다. 당시 아시아에서 옛 소련을 저지하는 데 주력했던 애치슨 장관은 “이 방어선 밖의 지역이 침략 당했을 때 안보를 보장하는 것은 합리적이지도, 필요하지도 않다”고 주장했다.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위비 분담금 증액에 미온적인 나토 회원국에 “러시아가 침공하도록 독려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뉴욕타임스는 ‘애치슨 라인’과 같은 위험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한반도를 미국의 극동 방어 대상으로 명시하지 않았던 당시 애치슨 장관의 발언은 한반도에 유사 상황이 발생하면 미국이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주변국에 확산시켰다. 실제 5개월 후 북한이 한국을 침공해 6·25전쟁이 발발했다. 이 발언이 전쟁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이 지금까지 나오는 이유다.NYT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애치슨 라인’과 같은 격이라고 평가한 것은 미국이 굳이 동맹국에 주둔하는 미군 규모를 줄이거나, 군사 지원을 중단하지 않아도 말 한마디로 동맹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미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옛 소련의 영토였던 폴란드 등 동유럽 주요국, 발트해 3국 등을 언제든 침공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영국 BBC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이 동맹을 지키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의심하기 시작하면 엄청난 오산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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