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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탈출을 위해 수많은 사람이 자신의 목숨을 걸었다.” 변장을 하고 베네수엘라의 은신처에서 빠져나와 11일(현지 시간)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 도착한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베네수엘라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8)의 소감이다. 그는 이날 새벽 청바지에 패딩 점퍼 차림으로 오슬로의 한 호텔에 나타나 지지자들과 포옹했다. 마차도는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최근 16개월간 자신의 세 자녀를 포함해 “그 누구와도 접촉하거나 포옹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부터 철권통치 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구금 위협으로 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 또 수배 및 출국금지 상태였다. 실제로 오슬로에서 마차도를 만난 지지자들은 스페인어로 ‘용감하다’는 뜻의 “발리엔테”를 연신 외쳤다. 마차도는 마두로 정권이 자신을 ‘도망자’로 간주하며 귀국 시 체포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지만 “당연히 (베네수엘라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마두로 정권은 일반적인 독재 정권이 아니라 마약, 인신매매 등에 관여하는 범죄 조직이라고 질타했다. 마차도는 반대파 탄압, 부정선거를 일삼는 마두로 정권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펼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시상식 참석을 위해 베네수엘라 은신처에서 나와 미국의 엄호 속에 오슬로로 향했다. 다만 악천후 등으로 일정이 지연돼 9일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미국에 거주 중인 그의 딸 아나(34)가 어머니를 대리해 수상했다. 마차도의 베네수엘라 탈출 과정은 극비리에 진행됐고 첩보영화를 방불케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마차도는 가발을 쓰고, 변장을 한 채 10시간에 걸쳐 10개가 넘는 군 검문소를 통과했다. 이후 목선을 타고 카리브해를 건너 인근 네덜란드령 퀴라소로 향했다. 그는 이곳에서 전용기를 타고 노르웨이로 건너갔다. 베네수엘라의 야권 비밀 조직이 최소 2개월간 이 작업을 돕는 등 적극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밀매 집단의 우두머리’로 규정하고 지속적으로 베네수엘라 선박을 격침하는 등 카리브해 일대의 군사적 긴장감이 한껏 고조된 상황도 변수였다. 야권 비밀 조직은 마차도 일행이 탄 목선이 마약 운반선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미군과 시시각각 소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마차도 일행이 카리브해를 건너는 동안 미 해군 F-18 전투기 2대가 베네수엘라만에 진입해 약 40분간 좁은 원을 그리며 엄호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은 내 은신처를 모른다. 고국에서 민주주의 투쟁을 계속하겠다.”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베네수엘라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11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혔다. 변장을 하고 베네수엘라 은신처를 빠져나와 이날 오슬로에 도착한 마차도는 “베네수엘라 국민을 대신해 이 상을 받으러 왔고, 적당한 때 베네수엘라로 상을 가져가겠다”고 강조했다. 마두로 정권이 자신을 ‘도망자’로 간주하며 귀국 시 체포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지만 이에 맞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마차도는 2013년부터 철권통치 중인 마두로 대통령의 구금 위협으로 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 또 수배 및 출국금지 상태였다. 실제로 오슬로에서 마차도를 만난 지지자들은 스페인어로 ‘용감하다’는 뜻의 “발리엔테”를 연신 외치고 베네수엘라 국가를 부르며 화답했다. 마차도는 이날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는 최근 16개월간 자신의 세 자녀를 포함해 “그 누구와도 접촉하거나 포옹하지 못했다”며 감격해했다.마차도는 반대파 탄압, 부정선거를 일삼는 마두로 정권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펼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시상식 참석을 위해 베네수엘라 은신처에서 나와 미국의 엄호 속에 오슬로로 향했다. 다만 악천후 등으로 일정이 지연돼 9일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미국에 거주 중인 그의 딸 아나(34)가 어머니를 대리해 수상했다.마차도의 베네수엘라 탈출 과정은 극비리에 진행됐고 첩보영화를 방불케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마차도는 가발을 쓰고, 변장을 한 채 10시간에 걸쳐 10개가 넘는 군 검문소를 통과했다. 이후 목선을 타고 카리브해를 건너 인근 네덜란드령 퀴라소로 향했다. 그는 이곳에서 전용기를 타고 노르웨이로 건너갔다. 베네수엘라의 야권 비밀 조직이 최소 2개월간 이 작업을 돕는 등 적극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밀매 집단의 우두머리’로 규정하고 지속적으로 베네수엘라 선박을 격침하는 등 카리브해 일대의 군사적 긴장감이 한껏 고조된 상황도 변수였다. 야권 비밀 조직은 마차도 일행이 탄 목선이 마약 운반선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미군과 시시각각 소통한 것으로 전해졌다.실제로 마차도 일행이 카리브해를 건너는 동안 미 해군 F-18 전투기 2대가 베네수엘라만에 진입해 약 40분간 좁은 원을 그리며 엄호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 9월 이후 미군 비행기가 베네수엘라 영공에 가장 근접한 사례라고 WSJ는 전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나의 탈출을 위해 수많은 사람이 자신의 목숨을 걸었다.”변장을 하고 베네수엘라의 은신처에서 빠져 나와 11일(현지 시간)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 도착한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겸 베네수엘라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8)의 소감이다. 그는 이날 새벽 청바지에 패딩 점퍼 차림으로 오슬로의 한 호텔에 나타나 지지자들과 포옹했다.마차도는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최근 16개월 간 자신의 세 자녀를 포함해 “그 누구와도 접촉하거나 포옹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부터 철권 통치 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구금 위협으로 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 또 수배 및 출국금지 상태였다. 실제로 오슬로에서 마차도를 만난 지지자들은 스페인어로 ‘용감하다’는 뜻의 “발리엔테”를 연신 외치고 베네수엘라 국가를 부르며 화답했다.마차도는 마두로 정권이 자신을 ‘도망자’로 간주하며 귀국 시 체포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지만 “당연히 (베네수엘라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마두로 정권은 일반적인 독재 정권이 아니라 마약, 인신매매 등에 관여하는 범죄 조직이라고 질타했다.마차도는 반대파 탄압, 부정선거를 일삼는 마두로 정권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펼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시상식 참석을 위해 베네수엘라 은신처에서 나와 미국의 엄호 속에 오슬로로 향했다. 다만 악천후 등으로 일정이 지연돼 9일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미국에 거주 중인 그의 딸 아나(34)가 어머니를 대리해 수상했다.마차도의 베네수엘라 탈출 과정은 극비리에 진행됐고 첩보영화를 방불케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마차도는 가발을 쓰고, 변장을 한 채 10시간에 걸쳐 10개가 넘는 군 검문소를 통과했다. 이후 목선을 타고 카리브해를 건너 인근 네덜란드령 퀴라소로 향했다. 그는 이 곳에서 전용기를 타고 노르웨이로 건너왔다. 베네수엘라의 야권 비밀 조직이 최소 2달 간 이 작업을 돕는 등 적극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밀매 집단의 우두머리’로 규정하고 지속적으로 베네수엘라 선박을 격침하는 등 카리브해 일대의 군사적 긴장감이 한껏 고조된 상황도 변수였다. 야권 비밀 조직은 마차도 일행이 탄 목선이 마약 운반선으로 오인되지 않게 하기 위해 미군과 시시각각 소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마차도 일행이 카리브해를 건너는 동안 미 해군 F-18 전투기 2대가 베네수엘라 만에 진입해 약 40분간 좁은 원을 그리며 엄호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 9월 이후 미군 비행기가 베네수엘라 영공에 가장 근접한 사례라고 WSJ은 전했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이지윤}

덴마크 국방정보국이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잠재적 안보 위험’으로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덴마크의 양대 첩보 기관 중 하나인 국방정보국은 10일 공개한 ‘2025 첩보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을 ‘잠재적인 안보 위험’이라고 기술했다. 보고서는 “미국은 자국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고율 관세 위협을 포함한 경제력을 사용하고, 이제는 동맹국을 상대로도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중국과 경쟁에 점점 더 집중하면서 유럽 안보의 보증인으로서 역할이 불확실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이 같은 평가는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 덴마크의 지정학적 긴장 관계가 반영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권 2기에 들어서자마자 전략적인 요충지이자, 희토류 등 천연자원까지 풍부한 그린란드가 미국의 안보상 꼭 필요하다면서 병합 가능성을 거론해 논란을 빚었다.미국 정부가 지난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에서 유럽이 문명 소멸 위기에 직면해있다고 비난하며 “유럽 방위를 스스로 책임지라”고 촉구한 점도 덴마크의 위기감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유럽의 안보를 보증해온 미국의 역할에 대한 불확실성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상대로 드론 등 ‘하이브리드 공격’을 강화하려는 러시아의 야욕을 더 키울 것이라 우려했다. 덴마크 국방정보국은 “미국의 (대서양동맹에 대한) 변화가 유럽에 딜레마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국방정보국은 러시아와 중국도 ‘주요 위험’으로 손꼽으면서 덴마크를 둘러싼 전반적인 안보 위협 환경이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또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지렛대 삼아 서방의 영향력에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사일, 드론 공격으로부터 안전이 확보된다면 60∼90일 내 선거를 치를 준비가 됐다”고 9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을 이유로 선거를 치르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임기가 끝났지만, 전쟁 발발에 따른 계엄령 선포를 이유로 대선을 치르지 않고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안전보장 이뤄지면 60∼90일 내 선거 준비 가능”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국 국회의원들에게 “선거를 치르기 위한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미국이 유럽의 동료들과 함께 도움을 주길 공개적으로 요청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선거를 치르려면 전시 상황에 맞춘 추가 입법이 필요하고, 안전보장만 이뤄지면 60∼90일 내 선거 준비를 마칠 수 있다”고 전했다. 당초 작년 3월이었던 우크라이나 대선이 미뤄지면서 러시아는 젤렌스키 정부의 법적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법률에 따르면 계엄령 발령 시 대통령 및 국회의원 선거 등 모든 선거가 중지된다. 또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런 법령을 근거로 선거를 치르기 위해선 계엄령 해제, 헌법 및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군인이나 수백만 명에 달하는 해외 피란민들은 투표에 참여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국내 정치를 겨냥해 비판 강도를 높이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조건부로 대선 실시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오랫동안 선거를 하지 않았다. 그들은 민주주의를 말하지만 더 이상 민주주의가 아닌 지점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선 실시와 더불어 우크라이나의 영토 포기와 종전 합의도 재차 압박하고 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위에 있는 건 러시아다. 지고 있을 땐 주의를 기울이고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영토 포기를 압박했다. 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 크리스마스를 우크라이나 종전 합의 시한으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우크라, 유럽과 협의한 종전안 美에 제안 예정 우크라이나는 유럽 주요국들과 협의해 수정한 종전안을 조만간 미국에 역제안할 방침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수정안에는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집단방위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안전을 보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 모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또는 나토식 안전보장에 난색을 보이고 있어 타협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나토의 동쪽 세력 확장을 전쟁의 근본 원인으로 강조해 왔다. 또 우크라이나의 군사력 축소를 타협 불가 조건 중 하나로 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나토보다는 유럽에 우크라이나의 안보 지원을 맡기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사일, 드론 공격으로부터 안전이 확보된다면 60~90일 내 선거를 치를 준비가 됐다”고 9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을 이유로 선거를 치르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임기가 끝났지만, 전쟁 발발에 따른 계엄령 선포를 이유로 대선을 치르지 않고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안전보장 이뤄지면 60~90일 내 선거 준비 가능”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국 국회의원들에게 “선거를 치르기 위한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미국이 유럽의 동료들과 함께 도움을 주길 공개적으로 요청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선거를 치르려면 전시 상황에 맞춘 추가 입법이 필요하고, 안전보장만 이뤄지면 60~90일 내 선거 준비를 마칠 수 있다”고 전했다.당초 작년 3월이었던 우크라이나 대선이 미뤄지면서 러시아는 젤렌스키 정부의 법적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법률에 따르면 계엄령 발령 시 대통령 및 국회의원 선거 등 모든 선거가 중지된다. 또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런 법령을 근거로 선거를 치르기 위해선 계엄령 해제, 헌법 및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군인이나 수백만 명에 달하는 해외 피란민들은 투표에 참여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강조했다.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국내 정치를 겨냥해 비판 강도를 높이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조건부로 대선 실시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오랫동안 선거를 하지 않았다. 그들은 민주주의를 말하지만 더 이상 민주주의가 아닌 지점에 도달했다”고 밝혔다.트럼프 행정부는 대선 실시와 더불어 우크라이나의 영토 포기와 종전 합의도 재차 압박하고 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위에 있는 건 러시아다. 지고 있을 땐 주의를 기울이고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영토 포기를 압박했다. 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 크리스마스를 우크라이나 종전 합의 시한으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우크라, 유럽과 협의한 종전안 美에 제안 예정우크라이나는 유럽 주요국들과 협의해 수정한 종전안을 조만간 미국에 역제안할 방침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수정안에는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집단방위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안전을 보장하는 내용이 담겼다.하지만 미국과 러시아 모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또는 나토식 안전보장에 난색을 보이고 있어 타협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나토의 동쪽 세력 확장을 전쟁의 근본 원인으로 강조해 왔다. 또 우크라이나의 군사력 축소를 타협 불가 조건 중 하나로 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나토보다는 유럽에 우크라이나의 안보 지원을 맡기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 내년 말 설치될 ‘현대적 스테인드글라스’ 모형들이 10일부터 사전 전시된다. 19세기 설치된 기존 스테인드글라스를 교체해선 안 된다는 문화유산 운동가들의 반발이 거세 진통이 예상된다.프랑스 BFM TV에 따르면 프랑스 화가 클레르 타부레가 작업한 현대식 스테인드글라스가 10일부터 그랑팔레 미술관에 전시된다. 지난해 프랑스 정부와 파리 교구가 공모한 프로젝트에 선정된 타부레가 ‘부활절 50일 후 성령 강림’에 관한 성경 구절을 표현했다. 이 스테인드글라스 6점은 높이 7m 크기로 내년 말 노트르담 대성당 본당 남측 측면에 설치될 예정이다. 2019년 화재를 겪은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지난해 12월 복구 뒤 재개관했다.노트르담 대성당에 현대식 스테인드글라스를 설치하자는 건 로랑 울리히 파리 대주교의 아이디어다. 그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우리가 모두 상처로 느낀 화재의 흔적을 복원된 건물에 새기고 싶다”며 현 세대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일부 설치하자고 요청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이 제안을 받아들여 남측 예배당 7곳 중 6곳에 21세기의 흔적을 남기는 차원에서 기존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현대식 작품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기존 스테인드글라스는 19세기 대표적인 건축가이자 중세 건축물 복원가인 외젠 비올레르뒤크가 디자인한 작품이다. 2019년 화마에도 버텨냈다. 프랑스 당국은 노후된 기존 스테인드글라스들을 추후 세워질 대성당 역사박물관에 전시할 계획이다.하지만 현대식 스테인드글라스 설치에 대한 반대 여론이 적지 않다. 문화유산 보호 운동가들은 ‘기존 스테인드글라스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청원을 시작해 현재까지 약 30만 명의 서명을 받았다. 프랑스 국가 유산·건축위원회도 새 스테인드글라스 설치 계획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휴전 협정을 맺었던 태국과 캄보디아가 사흘째 무력 충돌을 벌이고 있다. 7일부터 재개된 교전으로 양측에서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다쳤다. 태국과 캄보디아 모두 이번 충돌의 책임을 상대에게 떠넘기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라 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6주 만에 휴전이 사실상 무산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태국과 캄보디아 분쟁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 전쟁 △콩고민주공화국과 르완다의 전쟁 등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를 통해 성과를 냈다”고 주장한 다른 국제 분쟁들도 최근 교전이 격화되거나 휴전이 유지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거창하게 내세웠던 성과는 허술한 휴전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태국 “협상 없어” vs 캄보디아 “반격할 것” 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7일 두 달여 만에 재개된 캄보디아와의 국경지대 군사 충돌로 최소 3명의 군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정부도 민간인 최소 7명이 태국군의 공격으로 숨졌다고 주장했다. 태국군은 캄보디아가 국경 지역에서 먼저 로켓, 박격포, 무인기(드론)를 사용해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또 캄보디아의 선제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F-16 전투기를 동원해 군사 기지를 공습했다고 밝혔다. 반면 캄보디아 국방부는 “우린 휴전 협정을 이행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태국이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교전이 3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협상은 없다”며 전투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시하삭 푸앙껫께우 태국 외교장관 역시 알자지라방송에 “캄보디아는 외교를 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의 아버지로 국가 최고 실력자로 꼽히는 훈 센 전 총리(현 상원의장)는 페이스북을 통해 “평화를 원하지만 영토를 지키기 위해 반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앞서 양국은 올 7월 11세기 크메르 유적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의 영유권을 두고 분쟁을 벌여 최소 48명이 숨졌다. 양측의 충돌은 올 10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휴전 협정을 체결하며 일단락됐다. 하지만 지난달 10일 태국 국경지대에서 지뢰 폭발로 태국 군인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하며 양국 간 무력 충돌이 재발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은 분쟁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휴전하지 않으면 관세를 인상하겠다며 휴전을 이끌어낸 것은 미봉책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러-우, 가자지구, 민주콩고-르완다 분쟁 해결도 요원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에 나섰던 다른 분쟁들도 휴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 중재로 개전 2년 만인 올 10월 1단계 휴전에 일단 합의했다. 하지만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하마스의 무장 해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 △국제안정화군(ISF) 배치 등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구상 2단계 주요 이슈들을 둘러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입장 차가 매우 크다. 최근에는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그어진 경계선인 ‘그린라인’보다 가자지구 안쪽으로 수 km 더 들어간 지점에 그어진 ‘옐로라인’을 새로운 국경이라고 주장해 갈등이 커지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협상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영토 문제에서 양측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러시아는 러시아계가 많이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합한 지역) 전체를 자국 영토로 합병하겠다고 주장한다. 반면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현재 전선’을 바탕으로 영토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돈바스의 약 88%를 점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을 둘러싼 입장 차도 크다. 유럽 국가들과 우크라이나는 서방 군대가 우크라이나에 주둔하길 원하지만, 러시아는 반발하고 있다. 30여 년간 이어진 분쟁을 해결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과시한 민주콩고와 르완다 사이의 충돌도 재발했다. 양국이 평화협정을 맺은 지 하루 만인 5일 르완다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의심되는 반군들이 민주콩고 정부군을 향해 공격을 가하면서 양측 간의 교전이 발발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격전지이자 군사 요충지인 포크로우스크가 러시아군에 함락당할 위기에 처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6일 전했다. 특히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처럼 최근 빠른 속도로 진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중재로 종전 협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루한스크, 도네츠크주) 전체 점령을 목표로 한 러시아가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텔레그래프는 포크로우스크가 아직 러시아군에 완전 점령되진 않았지만 함락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라고 전망했다. 2일 러시아 국방부가 포크로우스크를 점령했다고 주장하며 도심 광장에 국기를 게양한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자, 우크라이나군은 “시가전이 이어지고 있다”며 곧바로 이를 부인했다. 러시아는 포크로우스크 인근 미르노흐라드를 거의 포위했고, 남쪽 자포리자주에서도 빠르게 진격하고 있다. 핀란드 블랙버드그룹의 에밀 카스테헬미 군사 분석가는 뉴욕타임스(NYT)에 “러시아가 우위를 점한 상황이며, 러시아가 항복을 요구해도 될 정도로 우크라이나의 전력이 약해 보인다”고 말했다. 포크로우스크는 한때 6만 명이 살던 산업도시였지만, 전쟁 후 거의 파괴됐다. 현재는 러시아군의 돈바스 장악과 서쪽으로의 진격을 막는 병참 중심지 기능을 하고 있다. 러시아는 올가을 들어 점령 속도를 높이고 있다. 텔레그래프가 7일 전황 추적 사이트 딥스테이트 자료를 분석한 결과, 러시아는 올 11월에만 약 518㎢의 우크라이나 영토를 점령했다. 이는 10월에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배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4년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가장 빠른 진격 속도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 대해 환영 의사를 표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7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대통령실) 대변인은 러시아를 직접적인 위협으로 규정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침공 책임 등을 거론하지 않은 NSS 내용에 대해 “여러모로 우리의 비전과 부합한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동맹으로 보는 인식을 없애겠다는 NSS 문구에 대해서도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가 미국의 NSS를 극찬한 건 처음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격전지이자 군사 요충지인 포크로우스크가 러시아군에게 함락당할 위기에 처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6일 전했다. 특히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처럼 최근 빠른 속도로 진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중재로 종전 협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루한스크, 도네츠크주) 전체 점령을 목표로 한 러시아가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텔레그래프는 포크로우스크가 아직 러시아군에 완전 점령되진 않았지만 함락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라고 전망했다. 2일 러시아 국방부가 포크로우스크를 점령했다고 주장하며 도심 광장에 국기를 게양한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자, 우크라이나군은 “시가전이 이어지고 있다”며 곧바로 이를 부인했다. 러시아는 포크로우스크 인근 미르노흐라드를 거의 포위했고, 남쪽 자포리자주에서도 빠르게 진격하고 있다.핀란드 블랙버드그룹의 에밀 카스테헬미 군사 분석가는 뉴욕타임스(NYT)에 “러시아가 우위를 점한 상황이며, 러시아가 항복을 요구해도 될 정도로 우크라이나의 전력이 약해 보인다”고 말했다. 포크로우스크는 한때 6만 명이 살던 산업도시였지만, 전쟁 후 거의 파괴됐다. 현재는 러시아군의 돈바스 장악과 서쪽으로의 진격을 막는 병참 중심지 기능을 하고 있다.러시아는 올 가을 들어 점령 속도를 높이고 있다. 텔레그래프가 7일 전황 추적 사이트 딥스테이트 자료를 분석한 결과, 러시아는 올 11월에만 약 518㎢의 우크라이나 영토를 점령했다. 이는 10월에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배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WS)는 “4년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가장 빠른 진격 속도에 근접했다”고 밝혔다.특히 최근 러시아는 전차와 보병 부대가 밀어붙이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정찰 드론을 보내 취약점을 먼저 파악한 뒤 3~5명의 병사들을 도시 곳곳에 침투시키는 작전을 펴고 있다. 해당 지역이 안개가 낀 날씨가 많아 이 같은 침투 작전이 효과를 보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 대해 환영 의사를 표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7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대통령실) 대변인은 러시아를 직접적인 위협으로 규정하지 않았고, 우크라이나 침공 책임 등을 거론하지 않은 NSS 내용에 대해 “여러모로 우리의 비전과 부합한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동맹으로 보는 인식을 없애겠다는 NSS 문구에 대해서도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가 미국의 NSS를 극찬한 건 처음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4일(현지 시간) 공개한 새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유럽이 문명 소멸(civilizational erasure) 위기”라고 진단해 유럽이 충격에 빠졌다. 유럽 각국에선 ‘대서양 동맹의 파경’ ‘용납할 수 없는 내정 간섭’ 같은 격앙된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NSS는 ‘유럽의 위대함 재고’라는 파트에서 유럽의 세계 국내총생산(GDP) 점유율이 25%(1990년)에서 현재 14%까지 하락했다고 지적하며 “유럽 대륙이 20년 내 알아볼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은 NSS에서 최근 유럽이 심각한 안보 위협을 느끼는 러시아에 대해선 관계 개선을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책임 등을 거론하지 않았고, “러시아와 유럽의 분쟁 위험을 완화하는 데 미국의 외교적 관여가 필요하다”고 했다.특히 NSS는 유럽의 개방적 이민정책과 과도한 규제를 거론하며 “유럽 국가들의 국가 정체성이 훼손되고, 국제사회에서 유럽의 존재감이 ‘미미한 수준’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반(反)이민을 내세운 ‘애국적 유럽 정당’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NSS에는 정당 이름이 적시되지 않았지만 최근 반이민 정책으로 영향력을 키운 영국개혁당,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 등 강경 보수 성향의 유럽 신생 정당을 가리킨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유럽 국가들은 반발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교장관은 6일 “어떤 국가나 정당의 조언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유럽의회 대미관계위원장인 브란도 베니페이 의원은 “NSS가 극단적이고 충격적인 문구로 가득 차 있다.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유럽연합(EU)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미국과 유럽의 대서양 동맹을 ‘재산 분할을 앞둔 사실상의 이혼’으로 규정했다. 한편 6일 크리스토퍼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은 X에서 EU의 미국 기업에 대한 디지털 플랫폼 규제를 비판했다. 그는 “선출되지 않은 비민주적 권력이 문명적 자살 정책을 추구한다”며 “이 나라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모자를 쓰고 있을 땐 대서양 협력이 공동 안보의 주춧돌이라고 말하지만, EU 모자를 쓰고 있을 땐 미국의 이해와 안보에 종종 전적으로 반하는 어젠다를 추구한다”고 밝혔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4일(현지 시간) 공개한 새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유럽이 문명 소멸(civilizational erasure) 위기”라고 진단해 유럽이 충격에 빠졌다. 유럽 각국에선 ‘대서양 동맹의 파경’ ‘용납할 수 없는 내정 간섭’ 같은 격앙된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NSS는 ‘유럽의 위대함 재고’라는 파트에서 유럽의 세계 국내총생산(GDP) 점유율이 25%(1990년)에서 현재 14%까지 하락했다고 지적하며 “유럽 대륙이 20년 내 알아볼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은 NSS에서 최근 유럽이 심각한 안보 위협을 느끼는 러시아에 대해선 관계 개선을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책임 등을 거론하지 않았고, “러시아와 유럽의 분쟁 위험을 완화하는 데 미국의 외교적 관여가 필요하다”고 했다.특히 NSS는 유럽의 개방적 이민정책과 과도한 규제를 거론하며 “유럽 국가들의 국가 정체성이 훼손되고, 국제사회에서 유럽의 존재감이 ‘미미한 수준’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반(反)이민을 내세운 ‘애국적 유럽 정당’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NSS에는 정당 이름이 적시되지 않았지만 최근 반이민 정책으로 영향력을 키운 영국개혁당,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 등 강경 보수 성향의 유럽 신생 정당을 가리킨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유럽 국가들은 반발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교장관은 6일 “어떤 국가나 정당의 조언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유럽의회 대미관계위원장인 브란도 베니페이 의원은 “NSS가 극단적이고 충격적인 문구로 가득 차 있다.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유럽연합(EU)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비판했다.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미국과 유럽의 대서양 동맹을 ‘재산분할을 앞둔 사실상의 이혼’으로 규정했다. 또 “미국이 고립주의 대신 일종의 ‘이념적 합병’을 해법으로 제시하며 브뤼셀(벨기에 수도로 EU 본부 위치)의 힘을 빼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고 진단했다.한편 6일 크리스토퍼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은 X에서 EU의 미국 기업에 대한 디지털 플랫폼 규제를 비판했다. 그는 “선출되지 않은 비민주적 권력이 문명적 자살 정책을 추구한다”며 “이 나라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모자를 쓰고 있을 땐 대서양 협력이 공동 안보의 주춧돌이라고 말하지만, EU 모자를 쓰고 있을 땐 미국의 이해와 안보에 종종 전적으로 반하는 어젠다를 추구한다”고 밝혔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러시아군이 납치한 우크라이나 청소년 중 최소 2명이 북한에서 강제 수용 생활을 하고 있다는 증언이 미국 상원에서 나왔다. 이들은 북한의 군사 수용 시설에 강제로 보내졌고, 반(反)미국, 반일본 사상 등을 주입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지역인권센터’ 소속 카테리나 라셰우스카 변호사는 이날 미국 워싱턴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우크라이나 미성년자의 강제 납치 및 수용 실태를 증언했다. 라셰우스카 변호사는 “확인된 납치 아동은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출신의 12세 미샤, 심페로폴 출신의 16세 리자”라며 “각각 고향에서 약 9000km 떨어진 북한의 송도원 수용소로 보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청소년이 북한으로부터 “일본 군국주의자를 파괴하라”는 교육을 받았고, 1968년 미 해군 함정 푸에블로호를 공격해 미군 9명을 사살한 북한군 관계자와도 만났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쟁 발발 뒤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최소 1만9546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납치해 러시아로 강제 이주시켰다. 이 중 최소 2명이 북한으로 강제 이주했다는 증언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 튀빙겐대 한국학센터, 폴란드 국가기록원 등에 따르면 북한은 6·25전쟁 직후 최소 수천 명의 전쟁 고아들을 중국, 루마니아, 헝가리 등에 보내 이념 교육을 시켰다. 러시아에 납치된 우크라이나 어린이 다수가 러시아 가정에 입양돼 러시아어 교육 등을 받고 있다. 특히 전쟁 중 부모가 사망한 우크라이나 고아들은 러시아 내 강제 수용소에 갇혀 각종 군사 교육까지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셰우스카 씨는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갇힌 수용소가 165개에 달하며 북한, 벨라루스 등에도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일각에서는 최대 30만 명의 아동이 러시아에 납치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일 “러시아에 납치된 어린이 중 1859명만 귀환했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2023년 3월 아동 강제 납치 등 각종 전쟁 범죄에 관여한 혐의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러시아군이 납치한 우크라이나 청소년 중 최소 2명이 북한에서 강제 수용 생활을 하고 있다는 증언이 미국 상원에서 나왔다. 이들은 북한의 군사 수용 시설에 강제로 보내졌고, 반(反)미국, 반일본 사상 등을 주입받은 것으로 알려졌다.3일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지역인권센터’ 소속 카테리나 라셰프스카 변호사는 이날 미국 워싱턴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우크라이나 미성년자의 강제 납치 및 수용 실태를 증언했다. 라셰프스카 변호사는 “확인된 납치 아동은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출신의 12세 미샤, 심페로폴 출신의 16세 리자”라며 “각각 고향에서 약 9000㎞ 떨어진 북한의 송도원 수용소로 보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청소년이 북한으로부터 “일본 군국주의자를 파괴하라”는 교육을 받았고, 1968년 미 해군 함정 푸에블로호를 공격해 미군 9명을 사살한 북한군 관계자와도 만났다고 했다.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쟁 발발 뒤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최소 1만9546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납치해 러시아로 강제 이주시켰다. 이 중 최소 2명이 북한으로 강제 이주했다는 증언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 튀빙겐대 한국학센터, 폴란드 국가기록원 등에 따르면 북한은 한국 전쟁 직후 최소 수천 명의 전쟁 고아들을 중국, 루마니아, 헝가리 등에 보내 이념 교육을 시켰다.러시아에 납치된 우크라이나 어린이 다수가 러시아 가정에 입양돼 러시아어 교육 등을 받고 있다. 특히 전쟁 중 부모가 사망한 우크라이나 고아들은 러시아 내 강제 수용소에 갇혀 각종 군사 교육까지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셰프스카 씨는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갇힌 수용소가 165개에 달하며 북한, 벨라루스 등에도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일각에서는 최대 30만 명의 아동이 러시아에 납치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일 “러시아에 납치된 어린이 중 1859명만 귀환했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2023년 3월 아동 강제 납치 등 각종 전쟁 범죄에 관여한 혐의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스티브 윗코프 미국 백악관 중동 특사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이 2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방안을 놓고 약 5시간의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최대 쟁점인 영토 문제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보장 방안 등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유리 우샤코프 외교정책 보좌관은 이번 회동 뒤 “대화는 유용하고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미국 측 계획의 일부 조항은 수용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전쟁 발발 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관한 논의는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고 공개했다. 러시아는 러시아계가 많이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합한 지역) 지역 전체를 자국 영토로 합병하겠다고 주장한다. 반면 우크라이나와 서유럽 주요국은 ‘현재 전선’을 기본으로 영토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돈바스의 약 88%를 점유하고 있다. 이날 회담에는 푸틴 대통령, 우샤코프 보좌관, 윗코프 특사,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국부펀드(RDIR) 대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등이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같은 날 별도의 투자 포럼에서 서유럽 주요국을 맹비난했다. 특히 그는 “유럽이 전쟁을 원하고 또 시작한다면 우리도 당장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 유럽이 평화가 아닌 전쟁의 편에 서 있다며 지지부진한 종전 협상의 책임을 유럽과 우크라이나에 돌렸다. 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지세 결집을 위한 외교전에 집중했다. 그는 2일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을 방문해 캐서린 코널리 아일랜드 대통령,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 등을 만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느 때보다도 이 전쟁을 끝낼 기회가 있다”면서도 “영토, 유럽의 러시아 동결 자산 등 몇 가지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도심의 ‘BHV 마레’ 백화점을 방문했다. 같은 달 5일 세계 최초로 중국 저가 패스트패션 플랫폼 ‘쉬인(Shein)’의 상설 오프라인 매장이 입점한 곳이다. ‘중국판 자라’ ‘중국판 H&M’ 등으로 불리는 쉬인은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 중이지만 디자인 표절, 품질 문제, 노동력 착취 등 다양한 논란을 빚고 있다. 유통업계의 최대 대목인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을 맞아 백화점이 북적여야 할 상황이었지만 내외부는 한산했다. 오페라 가르니에, 루브르 박물관, 파리 시청사 등 백화점 인근 관광지의 상점들에 비해서도 오가는 사람이 적었다.》외부 장식도 예년과 달리 차분했다. 매장 개장 당시 쉬인을 상징하는 검은색 대형 깃발과 휘장이 백화점 외벽을 장식했지만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쉬인의 흔적은 백화점 정문에 약 20cm 크기로 적힌 ‘쉬인’ 문구뿐이었다. 쉬인 입점에 따른 프랑스 사회의 논란과 반발을 고려해 적극적인 홍보를 지양하는 듯 보였다.● 명품 브랜드 “쉬인과 동시 입점 못 참아”이날 오후 5시경 해가 지자 백화점 주변은 썰렁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시 당국이 이 백화점의 올해 야외 크리스마스트리 설치, 거리 폐쇄 행사 및 이벤트 등을 불허하면서 백화점 또한 성탄절 장식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라파예트, 프렝탕 등 인근 백화점이 화려한 조명 장식으로 관람객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백화점 인근 카페에서 일하는 마르티네 씨는 “이 백화점에 들어가는 것 자체를 부끄러워하는 시민이 많다”며 “이로 인해 카페, 음식점 등 주변 상권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고 했다. 백화점 내부도 상황은 비슷했다. 6층에 자리 잡은 약 1200㎡(약 360평) 규모의 쉬인 매장에는 손님이 채 30명도 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패스트패션 매장이 고객으로 북적이는 것과 달랐다. 반면 입구와 출입구에는 각각 보안 요원이 배치돼 삼엄한 분위기를 냈다. 쉬인에 반대하는 프랑스 시민단체의 시위에 대비한 조치라고 매장 측은 설명했다.이 백화점에 쉬인 매장이 들어서자 프랑스 패션업계는 ‘프랑스 패션에 대한 모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쉬인의 노동력 착취 논란과 디자인 표절 의혹 등은 유서 깊은 프랑스 패션업계로선 전통과 자존심을 훼손하는 행위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쉬인이 1856년 문을 연 169년 전통의 유서 깊은 BHV 마레 백화점에 입점한 것은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프랑스 사회에 대한 도발이나 다름없다며 반발하고 있다.일부 기업은 이 백화점에 대한 보이콧에 나섰다.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그룹의 향수 브랜드 ‘디오르’와 ‘겔랑’은 모두 BHV 마레 백화점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의류 그룹 SMCP 또한 ‘산드로’ ‘마쥬’ 등 자사 브랜드 매장 4개를 빼겠다고 통보했다. 파리 디즈니랜드도 이 백화점에서 크리스마스 팝업 스토어를 열 계획을 포기했다. 백화점에서 만난 중국계 프랑스인 데이시 팽 씨는 “명품 브랜드들은 쉬인과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 자신들의 브랜드 가치 또한 떨어진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EU도 전방위 압박프랑스 정부도 쉬인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특히 쉬인이 무기류 등도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자 ‘아동 보호’ ‘공공 안전’ 등을 이유로 전방위 규제에 나서고 있다.특히 프랑스 정부는 최근 법원에 쉬인의 자국 내 영업 정지를 요청했다. 프랑스 시장에서 쉬인이 활동하는 것을 최대한 막겠다는 뜻이다. 파리 검찰 또한 쉬인이 마케팅 과정에서 미성년자 성착취 성격의 이미지와 표현을 유포한 혐의로 조사 중이다. 재무부 등 경제 부처는 쉬인을 통해 발송된 소포를 공항에서 전수 조사하기로 했다. 쉬인의 추가 위법 증거를 찾기 위한 조치다. 아멜리 드몽샬랭 공공회계부 장관은 “공항 세관원들을 총동원해 발송된 소포 100%의 적합성, 신고 내용의 진실성, 세관 및 납세 의무 이행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강조했다.유럽연합(EU)도 쉬인에 대한 압박에 가세했다. 최근 EU 집행위원회는 쉬인이 유럽 전역의 소비자에게 체계적인 위험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며 ‘소비자 관련 보호 방침’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또 유해 불법 상품을 막고 미성년자 보호를 위해 도입된 EU 디지털서비스법에 따라 쉬인에 대한 조사 개시를 검토하고 있다. 조사에서 문제가 드러나면 연간 전 세계 매출의 6%에 달하는 과징금 부과로 이어질 수 있다.값싼 중국산 전자상거래 수입품을 견제하기 위해 이르면 내년부터 해외발 저가 소포에 대한 관세도 부과할 방침이다. 지난달 13일 EU는 현행 150유로(약 25만 원) 미만의 저가 소포에 대한 면세 혜택을 폐지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관세를 매기기로 합의한 바 있다. 소액 소포에 대한 과세는 쉬인에 대한 직접 타격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이 진단했다. 최근 서유럽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반(反)중국 정서가 쉬인 논란을 계기로 증폭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유럽 전역에서는 서방의 제재에도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수입하는 중국에 대한 거부감이 사앙하다. 이 외에도 중국이 당국 보조금 등으로 헐값에 생산한 자동차, 철강, 태양광 배터리 등을 계속 덤핑으로 수출하는 것,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등 중국과 EU의 무역 분쟁도 반중 정서를 키우고 있다. 중국 자본에 인수된 네덜란드의 차량용 반도체 기업 ‘넥스페리아’의 경영권을 둘러싼 중국과 네덜란드의 갈등 또한 이런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佛 젊은층은 가성비 소비 욕구 물론 유럽 전반의 쉬인 때리기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프랑스 패션 산업계의 우월 의식과 초저가 중국 브랜드에 대한 무시 및 폄하가 뒤섞여 있다는 것이다.일부 프랑스 젊은층은 ‘쉬인을 구매하는 게 왜 나쁜가’라는 주장도 펴고 있다. 고물가, 경기 둔화가 이어지는 상황이라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쉬인처럼 저렴한 상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학생 엘레나 씨는 “어차피 유명 명품 브랜드들도 생산은 중국에서 하는 사례가 많다”며 “가격이 싼 상품을 팔면 소비자로선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백화점 등 유통업계 역시 젊은 고객 확보 전략에 대한 고민이 큰 상황이다. 쉬인 사태가 경제 위기에 따른 딜레마에 빠진 프랑스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있다. 최정우 파리 이스막대 교수는 “중국 기업의 노동력 착취에 반대하는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면서도 가성비 상품 또한 포기할 수 없는 일종의 이중성을 보여준다”고 논평했다.유근형 파리 특파원 noel@donga.com}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항공기’인 에어버스의 소형 여객기 ‘A320 패밀리(A320)’ 기종에서 결함이 발견돼 주말 사이 전 세계에서 수천 대의 비행기가 일시적으로 발이 묶이는 소동이 벌어졌다. 특정 조건에서 비행 제어 컴퓨터가 오작동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해당 기종은 국내 항공사들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업데이트 등 필요한 조치를 빠르게 마쳐 비행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진 않았다. 다만 연말 항공편 수요가 늘어나는 와중에 비행기 결함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행객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에어버스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전 세계 A320 보유 항공사에 긴급 정보를 전달하며 “항공기가 강한 태양복사선(Solar Radiation)에 노출될 경우 중요한 데이터 오류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상당수의 항공기가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 소프트웨어 혹은 하드웨어 교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데이터 오류는 이 항공기의 ‘승강타·보조날개 제어 컴퓨터(ELAC·Elevator Aileron Computer)’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종사의 조작이 직접 기계로 입력되는 보잉 737 기종과 달리 A320은 컴퓨터가 조종사의 조작을 감지해 비행기를 제어한다. 이 컴퓨터가 오작동하면 자동차가 급발진하듯 항공기가 조종사 의도와 상관없이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이 결함은 미국 항공사 제트블루의 A320 항공기가 10월 30일 운항 중 급강하한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던 중 발견됐다.에어버스에 따르면 이 기종은 1988년부터 전 세계에 1만2000대 이상 인도됐고, 약 1만 대가 비행에 투입되고 있다. 이 중 결함 가능성이 있는 기체는 6000대 이상이고 그중 상당수는 실제 부품 교체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결함이 발견되고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유럽 항공안전청(EASA)이 조치되지 않은 항공기의 운항을 전면 금지하면서 이 기종을 다수 운영하는 항공사 승객들은 혼란을 겪었다. 일본 전일본공수(ANA)는 지난달 29일 항공편 95편을 취소해 승객 1만3500명이 불편을 겪었다고 밝혔다. 호주 저비용 항공사 제트스타는 이번 리콜 사태로 자사 항공기의 3분의 1이 영향을 받았다며 29일 90편의 항공편 운항을 취소했고, 30일까지 운항 중단이 계속됐다. 에어프랑스-KLM그룹 항공기도 28일 하루에만 35편이 결항됐다. 미국과 독일 등 유럽 주요 항공사들은 28일 리콜 통보 후 해당 기종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대부분 완료해 결항 피해가 제한적이었지만 아시아와 중남미 항공사들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컸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해당 기종은 국내 항공사들도 총 80대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18대), 아시아나항공(24대), 에어부산(21대), 에어서울(6대), 에어로케이(9대), 파라타항공(2대) 등 6곳이다.다만 이 중 리콜 대상 여객기 42대는 모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1시간 안에 필요한 조치를 마쳐 결항 등 운항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30일 0시 기준으로 국내 항공사의 A320 항공기 42대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모두 마쳤다”고 설명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가 운영하는 A320 항공기는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 대부분에 취항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에어버스의 빠른 리콜 조치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번에 결함이 나온 A320은 약 3년 전에도 특정 조건에서 일부 기종 컴퓨터 오류가 발생한 적이 있다. 한 해외 항공업계 관계자는 “고고도에서 더 강한 태양복사선이 발생하면 비슷한 오류가 재발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더 세밀한 정보 공개와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의견을 밝혔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천연 잔디와 거의 비슷한 성능을 냅니다.” 스웨덴의 첨단 바이오 소재 개발기업 BIQ의 예르케르 푼네마르크 대표가 25일(현지 시간) 예테보리의 한 축구 경기장에 깔린 인조 잔디 충전재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일반적으로 인조 잔디 축구 경기장에는 검은색 고무 또는 코르크 알갱이의 충전재가 쓰인다. 하지만 이 경기장은 최근 친환경 소재인 녹색 알갱이를 깔았다. 바로 CJ제일제당의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Polyhydroxyalkanoates)’를 활용해 BIQ가 개발해 특허를 받은 신개념 친환경 충전재다. PHA를 활용한 인조 잔디 충전재는 기존 ‘SBR 고무 칩’ 소재와는 달리 생분해가 가능하다. 폐타이어를 재활용한 기존 고무 충전재는 석유 소재로 만들어져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각종 인프라를 구축할 때 친환경 소재 사용을 통한 환경 보호를 강조하는 유럽권에서 PHA에 최근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PHA 인조 잔디 충전재 시장 주목 PHA는 미생물이 식물 유래 성분을 먹고 자생적으로 세포 안에 만들어지는 고분자 물질이다. 생분해가 된 후 퇴비로도 쓰일 수 있다. 특히 이 경기장에 깔린 충전재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상업적으로 생산 중인 비결정형 aPHA(amorphous PHA)가 사용됐다고 CJ제일제당 측이 밝혔다. 실제로 접한 PHA 충전재는 천연 잔디와 비슷한 촉감과 탄성을 갖고 있었다. 이 경기장에서 훈련하는 스웨덴 프로축구 IFK의 로케 그란 코치는 “천연 잔디 경기장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편안하다”며 “4개월 정도 이 경기장에서 훈련했는데 선수들의 무릎, 발목, 엉덩이, 관절 부상이 확실히 줄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장에서 뛰어 보니 인조 잔디보다 탄성력이 강하다는 게 느껴졌다. 순간 속도를 높일 때 도움이 됐다. 슬라이딩을 할 때도 뻑뻑한 인조 잔디에 비해 자연스럽게 미끄러졌다. 푼네마르크 대표는 “기존 인조 잔디에선 슬라이딩 태클을 하면 피부에 상처를 입기 쉬운데 PHA가 깔린 곳에선 부상 걱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은 고무 충전재의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31년부터 석유 기반 충전재의 사용과 판매를 금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유럽의 크고 작은 5만여 개의 인조 잔디 구장은 기존 고무 충전재를 친환경 소재로 교체해야 한다.● 땅에 묻으면 스스로 분해 ‘PHA 빨대’ PHA는 현재 빨대, 화장품 용기, 종이 식기류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내년 8월 시행되는 EU의 ‘포장 규제(PPWR)’에 따라 유럽으로 수출하는 기업들은 석유계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 가능한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 한국 정부도 국정과제 ‘순환 경제 생태계 조성’에 따라 올해 안에 ‘탈(脫)플라스틱 로드맵’을 수립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PHA 활용도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은 2022년 생분해 소재 전문 브랜드 ‘PHACT’를 론칭하면서 다양한 제품에 PHA를 적용해 왔다. 지난해 PHA 비닐 포장재를 개발해 올리브영의 즉시 배송 서비스인 ‘오늘 드림’의 포장에 도입했다. PHA를 활용한 ‘퇴비화 종이 코팅 기술’로 ‘햇반 컵반’ 포장재도 생산했다. 환경 부담을 줄이는 ‘빨아 쓰는 생분해 위생 행주’ ‘생분해성 빨대’ 등도 선보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PHA로 만든 빨대 등을 집 앞에 묻으면 그대로 퇴비가 된다고 볼 수 있다”며 “PHA의 적용 범위가 여러 분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예테보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칼레드 엘레나니 유네스코 사무총장도 서울 종묘 앞 재개발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허민 국가유산청장은 2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를 방문해 엘레나니 유네나니 사무총장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허 청장은 “사무총장이 직접 종묘 문제를 거론하며 고층빌딩 건설 계획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며 “그는 세계유산 영향평가가 끝날 때까진 고층 빌딩을 짓지 않겠다고 약속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전했다.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는 주유네스코 대한민국 대표부를 통해 한국 측에 공식 문서를 보내 건설 계획에 앞서 영향 평가를 반드시 받도록 권고한 바 있다. 허 청장은 종묘의 세계유산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들을 유네스코에 설명했고, 엘에나니 사무총장을 이런 한국 정부의 노력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이집트 출신인 엘에나니 사무총장은 이집트 관광 및 고대유물부 장관을 역임한 문화유산 전문가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천연 잔디와 거의 비슷한 성능을 냅니다.”스웨덴의 첨단 바이오 소재 개발기업 BIQ의 예르케르 푼네마르크 대표가 25일(현지 시간) 예테보리의 한 축구 경기장에 깔린 인조 잔디 충전재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일반적으로 인조 잔디 축구 경기장에는 검은색 고무 또는 코르크 알갱이의 충전재가 쓰인다. 하지만 이 경기장은 최근 친환경 소재인 녹색 알갱이를 깔았다.바로 CJ제일제당의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Polyhydroxyalkanoates)’를 활용해 BIQ가 개발해 특허를 받은 신개념 친환경 충전재다. PHA를 활용한 인조 잔디 충전재는 기존 ‘SBR 고무 칩’ 소재와는 달리 생분해가 가능하다. 폐타이어를 재활용한 기존 고무 충전재는 석유 소재로 만들어져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각종 인프라를 구축할 때 친환경 소재 사용을 통한 환경 보호를 강조하는 유럽권에서 PHA에 최근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PHA 인조 잔디 충전재 시장 주목PHA는 미생물이 식물 유래 성분을 먹고 자생적으로 세포 안에 만들어지는 고분자 물질이다. 생분해가 된 후 퇴비로도 쓰일 수 있다. 특히 이 경기장에 깔린 충전재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상업적으로 생산 중인 비결정형 aPHA(amorphous PHA)가 사용됐다고 CJ제일제당 측이 밝혔다.실제로 접한 PHA 충전재는 천연 잔디와 비슷한 촉감과 탄성을 갖고 있었다. 이 경기장에서 훈련하는 스웨덴 프로축구 IFK의 로케 그란 코치는 “천연 잔디 경기장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편안하다”며 “이 경기장에서 훈련하면서 선수들의 무릎 발목 엉덩이 관절 부상이 확실히 줄었다”고 말했다.실제로 경기장에서 뛰어보니 인조 잔디보다 탄성력이 강한다는 게 느껴졌다. 순간 속도를 높일 때 도움이 됐다. 슬라이딩을 할 때도 뻑뻑한 인조 잔디에 비해 자연스럽게 미끄러졌다. 푼네마르크 대표는 “기존 인조 잔디에선 슬라이딩 태클을 하면 피부에 상처를 입기 쉬운데 PHA가 깔린 곳에선 부상 걱정이 없다”고 설명했다.유럽연합(EU)은 고무 충전재의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31년부터 석유 기반 충전재의 사용과 판매를 금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5만여 개의 유럽의 크고 작은 인조 잔디 구장들은 기존 고무 충전재를 친환경 소재로 교체해야 한다.● 땅에 묻으면 스스로 분해 ‘PHA 빨대’PHA는 현재 빨대, 화장품 용기, 종이 식기류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특히 내년 8월 시행되는 EU의 ‘포장 규제(PPWR)’에 따라 유럽으로 수출하는 기업들은 석유계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 가능한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한국 정부도 국정과제 ‘순환 경제 생태계 조성’에 따라 올해 안에 ‘탈(脫)플라스틱 로드맵’을 수립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PHA 활용도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CJ제일제당은 2022년 생분해 소재 전문 브랜드 ‘PHACT’를 론칭하면서 다양한 제품에 PHA를 적용해 왔다. 지난해 PHA 비닐 포장재를 개발해 올리브영의 즉시 배송 서비스인 ‘오늘 드림’의 포장에 도입했다. PHA를 활용한 ‘퇴비화 종이 코팅 기술’로 ‘햇반 컵반’ 포장재도 생산했다. 환경 부담을 줄이는 ‘빨아 쓰는 생분해 위생 행주’ ‘생분해성 빨대’ 등도 선보인다.식품업계 관계자는 “PHA로 만든 빨대 등을 집 앞에 묻으면 그대로 퇴비가 된다고 볼 수 있다”며 “PHA의 적용 범위가 여러 분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예테보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