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촌상 영광의 얼굴/학술]고려대 명예교수 조기준

  • 입력 1997년 9월 19일 20시 11분


『민족과 국가를 위해 커다란 족적을 남기신 인촌선생의 업적과 일생을 기리는 상을 받게 돼 반가움과 함께 분에 넘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촌선생은 제가 개인적으로도 마음깊이 존경하는 분이기 때문에 이 상에 대한 감회가 더욱 깊습니다』 학술분야 수상자인 조기준(趙璣濬·80)고려대명예교수는 해방후 황무지나 다름없었던 우리나라 경제사학사를 학문적으로 정립시킨 한국 경제학계의 큰 산이다. 조교수는 유물사관에 기초한 경제이론이 유행하던 50년대 중반에 서독과 미국 등지에 유학, 구미 각국의 새학풍을 소개하며 유물사관에 비판적인 논리를 전개했다. 조교수는 47년 일본 상지대 경제학과를 졸업한뒤 서울대와 고려대 교수를 역임했으며 한국경제사학회회장(62∼72년) 국사편찬위원(70∼82년) 학술원부회장(82∼88년) 한국경제학회장(84∼85) 최저임금심의위원회위원장(87∼97) 등을 지냈다. 조교수는 최근 「일제의 토지조사사업이 조선에 대한 경제적 수탈이 아니다」는 학계 일부의 주장과 관련, 『「식민지 지배가 조선의 근대화에 기여했다」는 일본 등의 주장을 되풀이했다는 의혹을 벗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학자들이 기존에 나온 성과를 기초로 새로운 학문 발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교수는 82년 30여년간 재직해온 고려대 경제학과를 정년퇴임한 후에도 대학 학회 연구소 등에서 특강하며 94년 「한국경제사신강」을 펴냈다. 올해부터는 학술원의 연구계획으로 북한 사회주의경제의 전개와 변천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는 논문을 집필중이다. 〈한정진기자〉 ▼ 공적사항 해방후독일 역사학파와 막스 베버의경제사학 및 방법론을 국내에 소개, 한국경제학계에 새로운 학풍과 방향을제시했다. 50년대 서독 베를린대에유학중 「한국근대경제사특강」을담당, 서구학계에 한국의 학문과 사상을소개하기도 했다. 조선후기 실학자의 근대적경제사상, 개화기이후 민족자본의 수난과 성장, 그리고 해방후 한국자본주의의 발전에 관해 연구하면서 「한국경제사」 「한국자본주의성립사론」 등 경제사학계의 기초를 이루는 수십편의 논문과 저서를 집필했다. 고려대정년퇴임후에도 「해방후 한국경제발전사」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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