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DNA로 대한민국 ‘스마트 건설’ 이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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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100년을 이끌 건설기술
AI 등 신기술 적용 주거 시스템 구축
특화 건축물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
맞춤형 복지로 서민주거 안정 도모

1인 가구의 폭발적인 증가, 저출산 고령화로 주거문화 변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건설 현장 적용 등 부동산·건설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노동 집약적인 생산체계, 공급자 위주의 산업구조, 고령화로 인한 숙련인력 감소 등 산적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글로벌 경제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미래 100년을 보는 혁신 DNA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시대적 변화에 따라 건설, 부동산 기업들은 ‘전통산업’이라는 건설업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스마트 건설 기술 등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생산성 향상과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나서고 있다. 새로운 분야로 눈을 돌리는 기업도 있다. 주택 및 주거 관련 공기업은 사회 변화에 발맞춰 국민들의 주거 안정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 스마트 건설 기술 도입 박차

삼성물산은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주거 시스템을 결합한 ‘래미안 IoT 플랫폼(Raemian IoT Platform)’을 개발해 지난해 분양한 단지부터 적용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래미안 플랫폼을 통해 아파트는 생체인식 기술,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기술이 집약적으로 결합되며 4차 산업혁명의 결과물이 구체적으로 구현되는 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건설현장에 스마트 건설 기술을 본격적으로 도입해 건설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스마트 기술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기존 현장에서 인력이 직접 수행했던 위험한 작업들을 건설자동화 및 로보틱스 기술로 대체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공정을 단축시키는 것이다. 드론으로 측량을 한다거나 IoT 기술을 적용해 건물 정보를 관리하기도 한다.

대림산업 역시 설계와 상품 개발부터 마케팅, 원가, 공정, 안전관리까지 모든 분야로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빅데이터센터를 활용해 인테리어 스타일까지 차별화한 ‘C2 HOUSE’ 콘셉트를 완성해 실제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분양 마케팅 방식에도 데이터 분석을 최우선시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4월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홈 플랫폼 ‘푸르지오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을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등 새로워지는 주거문화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3차원 모델링 설계 기법)을 활용한 최적설계안 도출 등 착공과 사업 전 과정을 예측, 컨설팅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디지털 전환을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 업무 프로세스 표준화, 기반 시스템 재정비, 통합고객관리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기업의 체질 전환을 이루기 위한 전담 조직을 출범시켰다. 건설업계 최초로 분양에서 주거 서비스까지 관리하는 통합 고객관리 플랫폼을 구축하고, 분산돼 있던 고객소통 채널을 온라인 중심으로 통합한 ‘디지털콘텍트센터’를 신설할 계획이다.

○ 랜드마크 건축물로 기술력 입증

랜드마크 건축물 건설을 통해 신기술을 확보하고 기술력을 입증하는 기업도 있다. SK건설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발파 공법인 ‘수펙스컷(Supex-Cut)’을 개발하고, 터널 공법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운영하고 있다. 2016년 12월 개통한 터키 유라시아 해저터널이 SK건설의 전문성을 입증하는 프로젝트다. 포스코건설이 짓고 있는 여의도 파크원은 고품질 철강재 사용과 스마트 컨스트럭션 적용으로 국내 3위 초고층 건물로 위상을 드러내고 있다.

롯데건설은 2017년 완공한 롯데월드타워로 지상 1000m 이상 초고층 빌딩을 지을 수 있는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진도 9의 강진과 초속 80m의 태풍도 견디는 건축 기술을 확보하고 민간 기업 최초로 재난, 테러 등 위험 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초동 대처 및 예방을 위한 대테러팀을 운영하는 등 초고층 건물 관리 노하우도 쌓고 있다.

쌍용건설이 올해 10월 완공 예정인 두바이 ‘로열 아틀란티스 호텔 앤드 레지던스’는 S자로 휘어있는 비정형 외관으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공사에서 기술 안정성을 입증한 ‘스탠드 잭업’ 공법을 사용했다. 구조물을 조립한 후 잭으로 시공 위치까지 들어올리는 고난도 공법이다.

○ 새로운 분야로 ‘무한 영역 확장’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매출 10조 원을 넘는 실적을 기록한 GS건설은 올해를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기 위한 도약의 해로 삼을 계획이다. 올해 초 경북 포항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에서 1000억 원 투자를 결정하며 2차전지 재활용 사업에 진출했다. 해외 모듈러 전문회사와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해외 모듈러 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한화건설은 최근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일제히 신용등급을 A―등급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안정적인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매출 4조 원 돌파, 5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북의 코엑스’로 불리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 2017년 시작한 광교복합 개발사업,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 개발사업 등 굵직한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코앞에 두고 있다.

금호산업은 공항 건설 등 건설 분야 외에도 환경산업에 주력하며 차세대 먹을거리를 확보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금호산업의 각종 수처리 분야는 연구개발을 통해 일찌감치 상용화에 성공해 기술력을 인정받은 분야로 꼽힌다. 전남 여수시, 충북 보은군에서 필터(멤브레인) 기술이 적용된 정수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가축분뇨와 음식물 쓰레기를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바이오가스기술(KH-ABC)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 인공지능 이용한 주거복지

국토교통부는 최근 장기임대 공급 확대, 생애주기별 주거복지 지원 등을 담은 주거복지 로드맵 2.0을 발표했다. 임대주택을 대폭 확대해 주거복지의 양과 질을 높이는 한편 변화하는 인구구조에 대응한 ‘맞춤형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이에 발맞춰 이주지원119센터를 통한 취약계층 발굴,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지원 확대, 고령자 복지주택 공급 등 다양한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특히 홀몸 어르신이 많이 거주하는 영구임대주택의 특성을 반영해 서울 영구임대 4개 단지 500가구에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설치했다. 스마트홈 기술을 활용해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부동산 금융 공기업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175조 원의 보증실적을 달성했다. 이 중 서민 주거안정 보증실적이 76조 원에 달해 업무영역 및 사업구조를 기업보증 중심에서 서민주거 안정을 위한 ‘개인보증’ 중심으로 전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는 총 54만3000여 가구에 45조6000억 원 규모의 주거복지 금융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미래100년을이끌건설기술#건설#프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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