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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110>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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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110>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

동아일보입력 2012-08-31 03:00수정 2012-08-3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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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 길 도 可: 가할 가 道: 길 도 非: 아닐 비 常: 항상 상 道: 길 도
말로 형상화된 도는 원래 의미를 상실한 도라는 의미로 노자 도덕경 1장 첫머리에 나오는 말이다. 노자에게 있어서 ‘도(道)’는 완전하고 영원하며, 포괄적인 존재다. 빛도 없고, 소리도 없으며, 모양도 없는 것이기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즉 ‘도’는 모든 감각적이고 지각적인 파악을 초월하고 있으면서 삼라만상의 근원에 실재하는 신비적인 속성을 지닌 것이다. 이런 도이기에 인간의 말(언어)은 그 한계(혹은 속성)로 인해 본질을 일그러뜨리는 일이 허다하므로 참다운 인식의 방해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는 도는 스스로 그냥 있는 존재 일반을 가리키며, 스스로 그냥 있는 것이란 언어로 표현되기 이전의 것을 의미하므로 ‘현지우현(玄之又玄)’, 즉 현묘하고 현묘한 것으로 모든 현묘함의 문(衆妙之門)이라고 했다. 그렇기에 도는 그 의미를 그대로 간직하기 위해서는 말로 표현되기 이전의 상태를 고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개념화된 도, 말(언어)로 표현된 도는 우리의 관념 속에 고정되고 추상화되어 버린 것이기에 이미 실재적 도의 의미는 상실되어 버린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말은 언어를 초월하여 도를 접근하고 이해하려고 해야 도에 대한 최소한의 접근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바꿔 말해서 말(언어)은 ‘도’라는 것을 규정하여 표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기에 노자는 “아는 이는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知者不言, 言者不知)”(老子 56장)라고 말함으로써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에 대한 부연 설명을 덧붙이고 있는 것이다. 이 구절의 논지는 말을 내세우는 자란 진정한 의미의 도를 알지 못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자가 자신이 체득한 도의 의미를 5000자라는 적지 않은 글자로 남겨놓았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노자의 이율배반적 태도를 드러낸다. 노자 역시 말이나 언어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밖에 없다는 불가항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아닐까.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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