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개 부위로 나눠 쇠고기 즐기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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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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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수요기획 ‘發骨의 유산…’ 세계최고 식문화 소개

쇠고기를 부위별로 발라내고 있는 모습. 한 마리는 120여 개 부위로 나눠 손질된다. 사진제공KBS
쇠고기를 부위별로 발라내고 있는 모습. 한 마리는 120여 개 부위로 나눠 손질된다. 사진제공KBS
“소는 하품밖에 버릴 게 없다”는 옛말처럼 우리 민족은 소의 각 부위를 대부분 요리해 먹어왔다. 육식을 주로 하는 미국과 영국인은 소의 40여 부위를 먹지만 우리나라 사람은 120여 부위를 먹는다. 이처럼 다양한 부위를 먹다 보니 뼈와 살을 발라내는 발골(發骨) 기술도 발달했다.

KBS 수요기획은 24일 오후 11시 반 ‘발골의 유산-세계 최고의 쇠고기 음식 문화’편에서 쇠고기를 다양하게 즐기는 우리 식문화를 소개하고 쇠고기 발골 기술을 살펴본다.

윗등심에서 갈비 쪽에 붙어있는 살치살은 마블링이 좋은 고급 부위다. 갈비 안쪽 흉추의 몸통을 따라 붙어있어 제비 날개처럼 생겼다는 제비추리는 무게 600kg의 소 한 마리에서 600g 밖에 얻을 수 없다. 뭉치사태 한가운데에 알을 밴 듯 붙어있는 살덩이인 아롱사태도 미식가들에게 인기다. 살치 꾸리 채끝 토시 수구레 우랑 우설 설깃 업진 등 소의 부위를 부르는 말은 100여 가지에 이른다.

소의 부위를 나누는 정형 작업을 하는 사람은 정형사 혹은 식육처리 기능사로 불린다. 이들은 도축 뒤 4등분된 200여 kg의 고깃덩이를 예리한 발골 칼로 1시간 만에 해체한다. “칼끝에서 이익이 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확하게 부위를 골라낼수록 높을 값을 받을 수 있다. 경력 40년의 발골의 장인을 통해 정형 작업을 살펴본다.

소의 다양한 부위를 이용한 음식 문화도 발달했다. 조선시대 임금님 수라상에는 소의 뇌를 요리한 두골탕이 올랐고, 종가에선 우족을 젤리처럼 굳힌 한우족편을 겨울 별미로 즐겼다. 소가죽 안쪽에 붙은 지방육 수구레를 긁어 먹고, 척추 뼈에 든 등골까지 빼먹었다. 그뿐만 아니라 소의 생식기인 우랑과 우신을 넣은 우랑탕은 보양식으로 불렸다.

세계 1위의 쇠고기 소비국인 아르헨티나의 식문화도 소개한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1인당 70kg의 쇠고기를 먹어치울 정도로 쇠고기 음식을 즐긴다. 맛과 질에서 세계 최고로 꼽히는 일본 쇠고기의 유통 과정도 살펴본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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