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쇼핑’…친환경상품 시장 규모 올해 14조원 훌쩍

  • 입력 2007년 12월 26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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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기여하는 친(親)환경상품 시장이 ‘녹색구매’ 바람을 타고 급성장하고 있다.

환경부 산하 친환경상품진흥원은 올해 한국의 친환경상품 시장 규모가 14조 원을 넘어섰다고 25일 밝혔다.

2002년 1조4300억여 원 수준이던 친환경상품 시장은 5년 만에 10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친환경 인증 제품도 2002년 583개에서 올해 5502개로 크게 늘었다.

진흥원 관계자는 “공공기관들이 친환경상품 구매를 늘리고 있으며 환경친화적 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한 민간 기업이 녹색구매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녹색구매에 관한 자발적 협약을 맺는 기업도 증가하는 추세다. 녹색구매 협약을 한 기업은 첫해였던 2005년 30개사에서 현재는 102개사로 늘어났다.

○ 온실가스 배출 줄이는 전자제품

친환경상품은 원자재 구매부터 생산 유통 사용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자원과 에너지를 사용한다. 또 자연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게 특징이다.

특히 전자제품은 생산부터 폐기까지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중 60%를 사용 단계에서 배출한다. 전자제품을 가동하는 데 쓰이는 전기가 주로 화석연료를 이용해 생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기를 덜 소모하는 친환경 전자제품이 일반제품에 비해 환경에 부담을 덜 주게 된다.

진흥원이 PC 복사기 냉장고 등 전기 전자제품을 친환경상품으로 사용했을 때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일반제품 사용 시보다 온실가스가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PC 모니터 1대를 친환경제품으로 교체하면 연간 201kg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냉장고와 데스크톱 PC를 바꾸면 각각 67.1kg과 95.3kg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

진흥원의 김만영 박사는 “한 사람이 1년간 소비생활을 하면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평균 5530kg 정도”라며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2조2560억 원어치의 친환경 전기 전자제품 덕분에 줄어든 온실가스는 2만8000명이 1년간 소비하면서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만약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 전자제품(20개 품목)이 모두 친환경제품이었다면 31만 명분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진흥원은 추산했다.

주요 전기 전자제품을 친환경상품으로 구매할 때의 기대효과
품목대당 연간 경제적 편익(원)대당 연간 온실가스 감축량(kg)2006년 해당 친환경제품 구매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량(kg)
노트북 컴퓨터490718.5967만
컴퓨터용 모니터5만3749201.07680만
레이저프린터5만788312.1255만
데스크톱 컴퓨터2만534095.35840만
TV246218.4189만
복사기3만327750.6333만
레이저팩시밀리3만528397.769만5000
냉장고1만730367.126만8000
세탁기(드럼식 제외)1만69413.84900
합계--1억5360만7900
자료:친환경상품진흥원

○ 경제적으로도 이익

친환경제품은 구매자에게 경제적으로도 이익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환경을 덜 오염시키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공동체에만 도움을 주는 게 아니라 전기요금 절약 등을 통해 녹색구매자 자신에게도 이익이 돌아간다는 것이다.

진흥원의 경제적 편익 분석 결과는 이를 잘 보여 준다. 경제적 편익은 자원 및 에너지 절약, 오염처리 비용 감소에 따라 발생하는 금전적 이득을 뜻한다.

데스크톱 PC와 모니터, 레이저프린터를 친환경 제품으로 구입하면 연간 13만6972원의 경제적 편익이 생긴다.

데스크톱 PC에서 2만5340원, 모니터에서 5만3749원, 프린터에서 5만7883원 등의 이득을 볼 수 있다. 친환경 냉장고의 연간 경제적 편익은 대당 1만7303원이다.

진흥원 측은 지난해 판매된 친환경 전기 전자제품으로 구매자들이 총 540억 원의 경제적 편익을 본 것으로 분석했다. 또 이 제품의 내구연한까지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2450억 원의 경제적 편익을 볼 것으로 추산했다.

김 박사는 “친환경제품 구매로 발생하는 경제적 편익 중 75∼80%는 제품을 쓰는 소비자가 얻게 된다”며 “앞으로 다가올 ‘저탄소 사회’에 대비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면 친환경제품의 사용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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