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명상, 위험한 毒이 될수도” 명상 전파 28년 박석 교수

  • 입력 2006년 6월 2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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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은 심신 이완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면서 마음에 여유와 평화를 주고 산만해진 마음을 집중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그러나 명상을 잘못하면 심신에 부작용이 일어나거나 현실 도피적이 되며 심지어 가정 파탄도 초래하게 됩니다.”

대학 시절부터 28년 동안 명상생활을 해 오면서 많은 명상 관련 저서를 펴낸 박석(48·미래사회와 종교성연구원 원장·사진) 상명대 중문과 교수는 “명상은 위대성과 위험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내면의 고요와 평화를 중시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영성적 가치를 추구하는 명상은 오로지 외면적 물질적 가치를 중시하는 자본주의 문명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 명상을 통해 자연이 주는 기쁨을 느끼는 생태주의자가 될 수 있고, 종교의 깊은 세계로 들어가 도그마화된 교리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으므로 다종교 사회 속의 종교 간 갈등과 대립을 해소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 명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명상 기업과 단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고 박 교수는 지적했다. 단체 지도자의 부도덕성, 지도자의 교주화, 신비적 세계관이나 미래의 재앙에 대한 예언, 수련으로 인한 심신의 부작용과 가정 불화….

심신의 건강을 위주로 하는 건전한 단체를 표방하고 있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지도자를 절대적 스승으로 추앙하도록 해 유사종교 조직이 된 곳도 있으며 심지어 지도자를 예수나 부처보다 더 위대한 스승으로 인정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허락하는 곳도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지도자에 대한 절대적 신봉은 성폭력이나 금전적 폐해를 낳을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또 지나치게 영리를 추구하는 명상단체에서는 단기간에 빠른 효과를 내기 위해 자극적인 명상법을 동원하기 때문에 호흡이 답답하거나 머리가 무거워지며 몸의 특정 부위가 아픈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단체들은 명상의 효과에 대해 과장광고만 할 뿐 부작용의 가능성은 일절 언급하지 않아 주의가 요망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지나치게 특이한 세계관과 종교관을 강조하는 명상단체는 조심하는 것이 좋다”며 “명상은 자신의 삶을 타개하고 풍요롭게 하는 것이어야지 자신의 삶과 괴리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몸 바라보기(몸에 적절한 자극을 주면서 몸의 느낌을 알아차림)-마음 바라보기(자신의 마음을 자율적으로 조절)-삶 바라보기(자신의 욕망을 잘 관찰해 그것을 효율적으로 성취하는 것을 추구)’ 등의 ‘바라보기 명상법’을 창시한 바 있다.

미래사회와 종교성연구원은 3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체스코교육회관에서 ‘한국 사회의 영성적 흐름,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 02-396-2220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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