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한 노선영, ‘묵묵부답’에 담긴 의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2월 8일 05시 30분


여자 스피드스케이팅대표 노선영. 스포츠동아DB
여자 스피드스케이팅대표 노선영. 스포츠동아DB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와 팀추월에 출전하는 노선영(29·콜핑)이 선수촌 입촌 후 굳은 결심을 보이며 훈련에 임하고 있다. 대표팀 승선 과정에서 입은 상처는 홀로 마음에 묻은 채, 앞으로의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냈다.

노선영의 대표팀 승선 과정은 이번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어떤 선수들보다도 유독 험난했다. 팀추월 종목에 출전하기로 했던 그는 2017~20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서도 줄곧 팀추월에만 나섰다. 그러나 개막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갑작스럽게 ‘올림픽 출전불가’라는 날벼락을 맞았다. ISU의 규정을 잘못 해석한 대한빙상연맹의 행정 착오 때문이었다.

노선영은 즉각 연맹의 무능함에 분개하며 개인 SNS와 언론인터뷰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노선영은 2016년 골육종으로 세상을 떠난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노진규의 친누나다. 동생의 올림픽 출전 꿈을 이뤄주기 위해 4년간 피나는 노력을 들였다는 사연까지 밝혀지자 여론은 들끓었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대표 노선영. 스포츠동아DB
여자 스피드스케이팅대표 노선영. 스포츠동아DB

불행 중 다행으로 노선영은 올림픽 개막 직전에 대표팀에 승선했다. 1500m 개인종목에서 출전하기로 예정돼 있었던 러시아 선수가 약물파동으로 자격이 박탈되면서 예비순위에 있던 노선영이 개인 출전자격을 얻었다.

노선영은 극적으로 빙속 장거리 대표팀에 합류해 4일 이승훈 등과 함께 강릉선수촌에 입촌했다. 그는 “어렵게 온 올림픽인 만큼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며 입촌과 함께 투지를 다졌다. 이후 별다른 휴식 없이 하루 뒤인 5일부터 곧바로 훈련을 소화,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오벌의 빙질 점검에 나섰다.

매일 같은 일정으로 훈련을 소화한 노선영은 하루 종일 이어지는 훈련을 소화한 뒤 지친 몸으로 선수촌으로 돌아갔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정중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논란이 남아있는 과거는 잊고, 앞으로의 미래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충만한 모습이었다.

강릉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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