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아버지 “QPR 입단, 결정적 이유는…” 뒷이야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0일 1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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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구단주가 함께 설득해 마음 움직여

박지성(31)이 퀸스파크레인저스(QPR)를 새로운 둥지로 선택한 것은 한국까지 찾아온 QPR의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와 마크 휴즈 감독의 정성이 한몫을 했다.

박지성의 아버지인 박성종씨는 10일 경기도 수원의 박지성 축구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QPR 입단의 뒷이야기를 밝혔다.

박 씨에 따르면 박지성은 2011-2012 시즌 후반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출전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하면서 팀내 존재감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날 수도 있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당시 박지성과 함께 한 달 반 이상 영국에서 머물던 박 씨는 박지성의 경기를 단 한 경기도 보지 못하게 돼 실망했다.

맨유에서 은퇴하기를 원했던 박지성이었지만 선수로서의 존재감을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당시 박지성은 아직 은퇴할 나이는 아니라며 기회를 엿봤고, 에이전트를 통해 조건에 맞는 팀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박 씨는 중동과 중국은 물론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안지(러시아)에서도 제의가 왔었다고 귀띔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한 팀에서도 박지성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조건이 맞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 씨는 "수준 높은 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박지성의 욕심은 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즌을 마친 박지성은 에이전트에게 새 구단을 알아보는 작업을 맡기고 일단 한국으로 돌아왔다.

박지성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QPR에서 입단 제의가 왔다.

박지성에게 큰 관심을 보인 QPR은 박지성 영입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페르난데스 구단주와 휴즈 감독은 클럽하우스, 스타디움 완공 계획과 함께 박지성에게는 구단 최고 대우를 약속했다.

프리미어리그의 하위권 구단이지만 연봉도 맨유에서 받던 것과 비슷한 수준을 제시했다.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의 다른 팀에 갈 것으로 결심하면서 연봉을 20~30%까지 삭감할 각오였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다.

휴즈 감독은 박지성을 어떤 방식으로 출전시킬지 세부적인 계획까지 알려 왔다.

박지성은 구단주와 감독의 '정성'에 마음이 움직였다.

박지성은 5일 K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할 때까지만 해도 맨유 소속이었지만 QPR과 맨유의 협상이 끝나면서 7일 영국으로 출국할 때는 QPR 소속으로 바뀌었다.

QPR은 아시아 투어 일정에 박지성을 꼭 데려가고 싶다고 알려 왔다. 애초 8일 출국 일정이었던 박지성이 하루 앞당겨 서둘러 출국한 이유였다.

이 당시 이미 QPR 입단이 결정된 상황이었지만 기자회견 없이 자리를 뜬 것은 QPR 측에서 직접 박지성 입단 사실을 밝히고 싶다고 요청했기 때문이었다.

2005년 맨유에 입단한 박지성은 이후 거의 매 시즌 이적과 관련된 루머로 속을 썩어 왔다.

박 씨는 "올해 이적으로 속이 시원하다"고 털어놨다.

박지성은 QPR과 2년 계약을 맺었다.

박지성이 거쳐온 에인트호벤(네덜란드)이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 리그 등 정규리그 경기 외에도 경기가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참가 자격을 얻지 못한 QPR에서는 일주일에 한 경기만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발 출전도 거의 확정적이다.

박 씨는 "(박)지성이가 구단에 어떻게 적응할 지가 관건"이라며 "스스로 잘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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