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장관 “中 한복공정, 항의할 만한 빌미 없었다”…왜?

“우리 문화 확산 위해 프로그램·예산·제도 준비할 것”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2일 최근 논란이 된 중국 ‘한복공정’에 대해 “중국 정부는 오히려 이번에 한복은 한국 것이라고 공식 인정했다. 그래서 정부 대표로서 (공식) 항의하기가 애매했다. 빌미가 없더라”고 했다.

황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관련, “베이징에서 정말 속이 탔다.정부 대 정부 관계와 양국 국민 정서를 생각하는 게 어려웠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 장관은 “(한복공정은) 정부 관계와 양국 국민 정서 문제가 있었다. 독도는 일본 정부가 자꾸 소유권을 주장하니 (우리 정부가) 문제 제기에 나서야 되는 데까지 간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오히려 이번에 한복은 한국 것이라고 공식 인정했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김치, 한복 등 오랜 감정싸움이 있었는데 아무것도 안 할 순 없었다”며 지난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고 참석한 사실을 거론했다.

황 장관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이 한복을 입고 입장하는 거였다”며 “그날 원래 전통 의상을 입는 국가를 제외하면 전통 의상을 입고 온 장관이나 정부 대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황 장관은 이날 중국의 문화공정에 대한 중장기적 대응책에 대해 “그동안 ‘파오차이’(泡菜, 김치의 중국식 표기) 용어와 실제 김치를 구분하기 위해 ‘신치’(辛奇)라는 용어를 별도로 만들어 법으로도 통과시켰고, 한복 활성화를 위해 국무회의에서 한복도 입는다”며 “이번 계기로 김치, 한국어, 한복 등 확산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 예산과 제도를 준비하는 등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