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통합만 된다면 뒤주에 들어갈 수도”…사퇴 요구는 거부

박형준 혁통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3차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6/사진=뉴스1

중도보수 통합을 위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 박형준 위원장은 17일 새로운보수당의 사퇴 요구와 관련해 “뚜벅뚜벅 갈 것”이라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제가 통합만 된다면 사퇴뿐만 아니라 뒤주에도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새보수당이 통추위와 별개로 자유한국당과 양당 간 통합 협의체를 제안한 데 대해 박 위원장은 “적절치 않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에 지상욱 새보수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새보수당의 정치 행위에 대하여 왜 가타부타하는가. 박 위원장은 한국당의 대변인인가”라며 박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박 위원장은 “마치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통합인 것처럼 되고 통추위를 약화시키는 것처럼 보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어 “(양당 간 통합 협의체 구성이) 되면 이중성이 생기고, 또 통추위 자체의 역할이 굉장히 제약되기 때문에 또 다른 세력은 참여할 기회가 적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제가 생각하기에 통합 과정은 격동을 일으키고 파열음도 나야 정상이라고 본다”며 “통합 논의가 죽었는데, 오히려 파열음이 나면서 다시 통합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 통합이라는 게 허들, 걸림돌 등 여러 가지를 거치며 가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다 겪어야 할 진통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위원장이 허들에 걸려 넘어질 일은 없는가’라는 질문에는 “제가 개인적인 정치적 이득을 얻고자 하는 일이 아니다. 이 나라를 바로잡자는 취지에서 모두 뛰어들어 하는 건데, 이걸 흔히 있는 정치적 공방처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어떤 주장도 할 수 있고, 어떤 요구도 있을 수 있지만, 통추위는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고 사퇴 거부 의사를 에둘러 밝혔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