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루만에 10.1% 폭락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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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감산 합의 실패로 일일 하락률로는 5년만에 최대
안전자산 ‘금-美국채’로 돈 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고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에 실패하자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10% 넘게 떨어졌다. 반면 금과 국채 가격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안전자산으로의 ‘머니 무브’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0.1% 떨어진 배럴당 41.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일일 하락률로는 2014년 11월 이후 약 5년 3개월 만에 최대이며, 가격은 2016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9.5% 내린 45.27달러로 마감했다. 외신들은 브렌트유 하루 하락 폭이 2008년 12월 이후로 가장 컸다고 전했다.

국제유가는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등 신흥국의 원유 수요가 감소하면서 최근 약세를 보여 왔다. 여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플러스가 추가 감산 협상에 실패하고 이전 감산안에 대한 연장 여부도 협의하지 못해 국제유가가 미끄러졌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곧 배럴당 40달러 밑으로 내려앉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면 금과 국채로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금 선물 가격은 한 주 동안 6.8% 오르며 6일 온스당 1674.3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주간 상승률로는 2009년 1월 이후 최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값이 내년에 사상 최초로 200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인 0.77% 선까지 내려왔다. 한 주 동안 0.42%포인트 하락하며 주간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며, 금리가 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최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더 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금리 하락세가 빨라지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코로나19#국제유가#안전자산#금리#미국 국채#머니 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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