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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스마트폰 속 '평양 친구', AI로 좁히는 남북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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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스마트폰 속 '평양 친구', AI로 좁히는 남북의 거리

동아닷컴입력 2019-12-03 14:59수정 2019-12-0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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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방문하지 못한 지역의 이모저모를 알고자 한다면 그 지역에 사는 사람과 대화를 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연고도 없는 생판 모르는 사람을 불러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는 노릇이다. AI(인공지능) 전문기업 솔트룩스(Saltlux)는 AI 기술을 이용, 사용자와 대화하듯 소통하며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가상의 지역 안내원을 탄생시켰다.

평양 친구 피규어와 모바일 앱 (출처=IT동아)

이번에 소개할 '평양 친구'가 그 결과물 중의 하나다. 서울시 및 통일부와 협력해 진행된 ‘내 생애 첫 평양 친구’ 프로젝트를 통해 평양에 사는 주민으로 설정된 AI를 앱으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접하기 힘든 북한의 언어 및 생활상을 간접 체험하며, 이를 통해 남북한 간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할 목적으로 진행된 이번 프로젝트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자. 참고로 2019년 12월 현재의 평양 친구 앱은 베타 버전이라 향후 기능이 추가되거나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린다.

NFC 기능 탑재 피규어 통해 모바일 앱 설치

솔트룩스는 국내의 대표적인 AI 및 빅데이터 전문기업 중 한 곳이다. 아시아 최대 규모인 150억건 이상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통을 통해 개인의 성향에 맞춰가는 개인화 AI 서비스인 '에바(EVA)'를 2018년에 선보인 바 있으며, 이번 평양 친구 역시 이를 응용한 기술이 적용되었다. 이러한 기술을 통해 기존의 AI 비서 서비스를 넘어 친구나 분신이 될 수 있는 AI를 목표로 한다고 개발사는 강조하고 있다.


NFC 기능 탑재 피규어 통해 모바일 앱 설치 (출처=IT동아)

평양 친구 샘플 제품은 평양 시민의 모습을 입체화시킨 한 뼘 남짓의 피규어, 그리고 스마트폰용 앱으로 구성되었다. 피규어는 근거리 통신 기술인 NFC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피규어의 바닥 부분을 스마트폰(안드로이드)에 접촉시키면 APK 파일을 다운로드해 앱을 설치할 수 있다. 참고로 이 앱은 구글 플레이 등의 앱 상점에는 등록되지 않았으며 아이폰을 지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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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만난 3명의 평양 친구 AI

앱을 실행하면 12세 소녀 '김평린', 21세 대학생 '림한길', 그리고 23세 관광 안내원 '리소원' 중 한명을 선택해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화면 하단의 마이크 버튼을 누르고 말을 하면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김평린은 북한 학생들의 학교 생활과 놀이문화, 음식문화 등의 분야에, 림한길은 북한의 IT나 사회, 예술, 문화 등의 분야에, 그리고 리소원은 북한의 교통이나 관광, 유행, 여가생활 등에 특화된 AI로 설정되었다.

평양 친구 앱을 통해 만날 수 있는 3명의 AI (출처=IT동아)

실제로 이들과 대화를 해보면 "북한에도 휴대폰이 있어?"와 같은 범용적인 질문에는 "북의 손전화기는 약 오백팔십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후략)"식으로 세 캐릭터 모두 잘 답변을 한다. 하지만 "학교 소풍은?"과 같이 특정 질문을 할 때 김평린은 "주로 산으로 소풍을 갑니다. 그래서 등산간다고 말하기도 합니다(후략)"라고 답변을 하지만 림한길은 "잘 모르겠어요. 제가 공부 좀 해야겠네요"라는 답변을 하기도 한다. 각 캐릭터별로 어느정도 구별된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표시 캐릭터는 선택 메뉴를 통해 언제라도 변경 가능하다.

화면 하단의 마이크 버튼을 누르고 대화한다 (출처=IT동아)

북한의 생활이나 사회상에 특화된 데이터 다수 탑재

음성 인식능력은 무난하다. 사용자가 입력한 음성의 인식 결과가 텍스트로 표시되는데, 거칠게 발음하면 '소풍'을 '폭풍'으로 잘못 인식하는 등의 경우가 종종 있긴 하지만 평상시 말하듯 발음하면 어지간해선 다 인식한다. '니 가족은?'이라고 질문하면 '너의 가족은'이라고 인식하는 등, 어느 정도의 보정 기능도 갖추고 있다. AI의 말투 역시 북한 시민 특유의 억양이 살아있다. 실제로 평양 출신 북한이탈주민을 섭외해 AI 제작과정에 투입했다고 한다.

북한의 생활이나 사회상에 관한 다량의 데이터를 품었다 (출처=IT동아)

AI의 특성은 북한의 생활이나 사회상에 특화 되었고 해당 분야에 한해서는 상당한 데이터를 품고 있는 것 같다. 이를테면 "북한 맛집은 어디야?" 라는 질문에 "평양에서는 옥류관, 청류관, 대동강호 배식당, 모란각, 개성에서는 개성국수집, 함흥에서는 신흥관 등이 유명합니다"라고 답변하거나 "버스 요금은 얼마야?"라는 질문에 "무궤도전차와 같은 가격으로 오원이었는데 요즘은 잘 안타서요. 지금은 더 올랐을지도 몰라요"라고 답변하기도 한다.

남북의 차이점에 관련한 데이터도 적잖게 준비되어 있다 (출처=IT동아)

그 외에 "북한에서도 SNS를 하니?" 라는 질문에 "북에서는 에스엔에스라는것을 들어본적이 없습니다. 종종 국경지역 사람들이 중국쪽 신호를 통해 남쪽의 카카오톡이나 위챗을 리용한다고는 들었습니다"라고 답변하거나 "북한에도 편의점이 있니?”라는 질문에 “북에도 개인들이 운영하는 작은 소매점이 있기는 하지만 남쪽의 편의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스물네시간 운영을 하는곳은 없고 상품도 식료품에 국한되여 있습니다"라고 답변하는 등, 남한과 북한의 차이점에 대한 질문에 대해 제법 자세한 답변을 한다.

간단한 놀이, AR 사진 찍기 기능도 제공

물론 정치적 이슈나 비속어와 같이 곤란한 질문에 대해서는 대부분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돌아오며 "북한에서 제일 유명한 운동선수가 누구인지 궁금하지 않나요?"라는 식의 다른 질문을 유도하며 몇 개의 키워드를 제시하기도 한다. '시리'나 '빅스비'와 같은 범용 AI가 아니기 때문에 답변할 수 있는 분야가 제한되어 있다는 점을 알아 두자.

간단한 게임인 말 맞추기 퀴즈, AR 사진 찍기 기능 등도 제공한다 (출처=IT동아)

이 밖에도 북한과 남한에서 사용하는 말의 차이를 알아내는 간단한 퀴즈 게임인 ‘말 맞추기’ 놀이를 할 수 있으며, 캐릭터와 사용자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일종의 AR 기능도 제공한다.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으며 평양 친구 캐릭터를 합성할 수 있는데 캐릭터 당 3개의 포즈가 준비되어 있다. 이렇게 찍은 사진의 QR코드를 생성할 수 있는데, 이를 다른 스마트폰 카메라로 스캔하면 곧장 해당 스마트폰으로 사진이 전송되어 공유가 가능하다.

남북한의 거리 좁히기 프로젝트, 서울시청에서 체험부스 운영중

평양 친구는 반세기 넘게 떨어져 살아온 남북한의 문화적, 언어적 차이를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솔트룩스가 서울시, 통일부와 함께 진행한 AI 프로젝트다. 물론 이를 통해 북한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겠지만 양쪽 주민간 마음의 거리를 적게나마 좁힐 수 있다는 의의가 있을 것이다.

서울시청 시민청 지하 1층에 마련된 평양 친구 체험 부스 (출처=솔트룩스)

평양 친구의 상용화 계획은 아직 미정이라 모든 사람들이 당장 이 앱을 접할 수는 없겠지만 2019년 12월 현재 서울시청 시민청 지하 1층에서 '내 생애 첫 평양 친구 특별체험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11월 26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부스를 운영할 예정이니 관심이 있다면 한번 방문해 봐도 좋을 것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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