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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부작용, 우주비행 훈련으로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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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부작용, 우주비행 훈련으로 극복?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19-11-18 03:00수정 2019-11-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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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얼슬론스케터링 암센터 연구진이 운동하는 암 환자의 심폐기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메모리얼슬론스케터링 암센터 제공

우주인들은 우주를 비행하거나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머물며 미션을 수행할 때 신체 변화를 겪는다. 근육량이 줄고 뼈에서 미네랄이 부족해지거나 심장 기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심지어 뇌 기능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순간적으로 집중력을 잃거나 건망증을 경험하는 이른바 ‘스페이스 포그(Space Fog)’ 증상이 나타난다.

우주인들이 겪는 부정적인 인체 영향은 암 환자가 항암치료로 겪는 장기적인 부작용과 유사하다. 화학요법이나 면역요법, 표적치료제를 처방받는 암 환자들도 근육량이 감소하거나 심장에 무리가 생기기도 한다.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일부 암 환자가 겪는 ‘케모 브레인(Chemo Brain)’도 우주비행사의 스페이스 포그와 유사하다. 케모 브레인은 항암치료를 받는 암 환자 중 일부가 겪는 증상으로 정신이 멍해지고 인지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현상이다.

미국 메모리얼슬론케터링 암센터 연구진은 우주인이 우주로 떠나기 전과 임무에서 돌아온 뒤 수행하는 운동 전략을 암 환자에게 적용하면 항암 치료의 부작용을 극복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연구에 착수했다고 국제학술지 ‘셀(Cell)’ 14일자(현지 시간)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주에 장기 체류한 우주인과 암 환자가 치료 과정에서 받는 신체적 영향이 비슷하다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연구를 이끌고 있는 제시카 스콧 메모리얼슬론케터링 암센터 연구원은 “우주인이 우주를 비행할 때와 암 환자가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인체가 받는 영향은 놀라운 정도로 비슷하다”며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이 1960년대부터 우주인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진행한 연구와 운동 전략을 암 환자에게 접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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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연구원에 따르면 나사와 의사들은 지금까지 서로 정반대의 입장에서 접근했다. 우주인은 임무 수행 전 나사가 정한 운동 스케줄에 따라 지속적으로 운동을 한다. 나사 연구진은 우주인의 심폐기능을 모니터링하고 우주인에 따라 심폐기능의 안전 기준치를 정한다. 우주 공간에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특수 장비를 사용하는 훈련에서도 모니터링이 이뤄진다. 우주인이 지구로 귀환하면 의료진은 임무 수행 전 만들어준 기준치로 다시 복귀하는지 장시간 동안 면밀히 분석한다. 암 환자들의 경우 정반대다. 의사들은 항암 치료를 앞둔 암 환자에게 절대적인 휴식을 권고한다. 어쩌다 운동을 할 때도 의사들의 허가를 얻도록 했다.

의사들이 종양의 크기와 전이를 줄이는 데 집중한 반면에 나사는 1년 가까이 우주에 체류하는 우주인이 인체를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집중 연구해온 것이다. 연구팀은 우주인이 우주비행을 준비하며 심폐기능을 테스트받기 위한 운동을 하는 것처럼 암 환자도 항암치료에 앞서 운동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절대적인 휴식이 아닌 전략적인 운동으로 항암치료 부작용 중 하나인 심폐 기능 감소를 잠재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우주인이 하는 운동이 암 환자의 치료 부작용을 상쇄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에 돌입했다. 암 환자 집에 트레드밀(러닝머신)과 화상통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어려움 없이 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

스콧 연구원은 “암 환자들은 최근 사망률이 줄고 있지만 치료 부작용으로 숨지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암 치료를 위한 연구와 함께 나사의 전략을 활용하면 항암치료 부작용을 겪는 암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
#우주비행#스페이스 포그#항암 부작용#암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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