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동사’ 39명 전원 베트남인으로 추정…추모 분위기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3일 17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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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 컨테이너에 몸을 싣고 밀입국하려다 동사한 숨진 39명이 전원 베트남으로 추정되면서 베트남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희생자 가족들이 영국 경찰로부터 신원 확인 전화를 받으면서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영국 BBC와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영국 에식스 경찰은 1일(현지 시간)부터 39명 희생자들의 신분을 모두 베트남 국적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에식스 주 그레이스에서는 대형 트럭 컨테이너 안에서 동사한 39명이 발견됐다. 31명은 남성, 8명은 여성으로,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컨테이너 안에서 동사했거나 질식사했다. 사건 직후 영국 경찰은 이들은 희생자들이 중국인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영국 경찰은 현재 희생자 가족에게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베트남 당국과 시신 운구 등 대책 마련에 대해 논의 중이다. 사건 담당 경찰 관계자는 베트남 중북부 하띤성에 거주 중인 응우옌 딘 지아 씨에게 1일 밤 전화를 해 “당신 아들 르엉이 사망자 같다”고 밝혔다고 현지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는 전했다. 깐 록 지역 응엔 마을에 사는 팜 반 틴 씨도 딸인 미가 씨가 39명의 사망자 중 한 명인 것 같다는 경찰 전화를 받았다. 담당 경찰은 통역사를 통해 가족들에게 각종 인적사항을 확인한 후 신원이 확인되면 해당 시신이 영국에 안치돼 있다고 알려줬다고 한다.

이번 참사의 범인에 대한 수사도 확대되고 있다. 경찰은 살인, 인신매매, 밀입국 혐의로 사건 당일 콘테이너를 나르는 역할을 한 트럭운전사 모리스 로빈슨 씨(25), 에머스 해리슨 씨(23)를 기소한데 이어 컨테이너를 대여업체에서 빌린 로넌 휴스 씨(40), 크리스토퍼 휴스 씨(34)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형제인 이들은 물류회사를 함께 운영 중이며 사고가 난 냉동 컨테이너 임대 계약서에 서명한 인물이다.

베트남 경찰도 하띤성에서 수년간 밀입국을 알선해온 2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베트남에서는 영국에 가려는 사람들을 이용해 각종 밀입국 조직이 성행 중이다. 약 3만 파운드(약 4500만원)를 이들 조직에 내야 밀입국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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