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 겨냥 원색적 비난…통미봉남인가 선미후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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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13일 0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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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우리 정부를 향해 거센 비난과 조롱을 쏟아내며 작심 비판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남측을 향한 북한의 ‘관계 설정’ 의도를 두고 13일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미사일 발사를 재개하며 최근까지 다섯차례의 군사 도발에 나섰다. 북한이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와 한미 연합연습을 연계하며 불만을 표출한 바 있기 때문에 북한의 군사행보는 한미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군사행보에 나서며 선전매체를 통해 남측에 대한 비난 목소리를 높이던 북한은 지난 11일엔 권정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명의로 낸 담화문을 통해 청와대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면서도 미국을 향해선 대화 재개 의지가 담긴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등 북한 특유의 ‘강온양면’ 전략을 구사했다.

북한의 이같은 태도는 북미 대화 재개에 대한 ‘집중적인 전략’이라는 평가와 함께 ‘통미봉남(미국과 통하면서 남측을 배제)’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더욱이 지난해와 달리 “겁먹은 개가 요란스럽게 짖는다”, “새벽잠까지 설쳐대며 허우적거린다” 등의 강도높은 조롱이 나오자 일각에선 연내 남북대화 재개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왔다.

또다른 측면에선 북한의 원색적 비난이 ‘대내용’ 메시지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통상적으로 북한이 대남 압박성 메시지를 낼 경우 대내용 매체에도 소개되는데, 12일 발행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서는 권정근 외무성 국장 명의의 담화문이 실리지 않았다.

이는 북한이 대남 비난 담화를 주민들에게 공개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더 나아가선 추후 북미 대화의 진전 상황에 따라 남북관계의 개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또한 강도높은 비난을 한 담화가 ‘외교’를 담당하고 있는 외무성에서 나온 점을 볼 때도 격이 맞지 않는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대남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는 외무성이 아닌 통일전선부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미국이 비핵화 셈법을 바꾸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남측을 향해 ‘도와달라’는 절실한 도움을 요청하는 대내용 메시지라는 분석을 내놨다.

정 전 장관은 전날(11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확하게 말하면 ‘선미후남(先美後南)’이다. 미국과의 대화를 통해 비핵화 과정이 시작되지 않으면 개성공단이든지 금강산 관광이든지 기업들의 대북 투자(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지금은 남북대화 할 가능성도 없지만 순서로 봐서 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북한의 비난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북한의 정확한 의중은 이르면 이달 말로 예상되는 북미 실무협상 전개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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