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추경 시한 하루 앞두고도 마무리 못해…건건이 대립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19일 05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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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원안 유지" vs 野 "대폭 삭감"…줄줄이 보류
상임위 12곳 중 7곳 심사 마쳐…19일 심의 이어가
여야, '정경두' 충돌로 본회의 일정도 합의 못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 시한인 19일을 하루 앞둔 18일까지 심사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예결위는 이날 밤 늦게까지 예산안 조정소위원회를 열고 심사를 이어갔지만 12개 상임위원회 중 7곳에 대한 심의만 완료했다.

여야는 이날도 각 부처가 편성한 추경안에 대해 이견을 보이며 건건이 심사를 보류했다. 부처가 편성한 추경안에 대해 야당은 ‘전액 삭감’을 주장했고, 여당은 ‘원안 그대로 의결’을 주장하며 맞섰다.

환경부에 대한 심사에선 대기오염 측정망 구축용 사업에 163억원을 증액하는 내용이 안건으로 올랐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세먼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측정망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며 “원안대로 의결해 달라”고 강조했다. 반면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은 “직접적인 미세먼지 발생원인 제거 사업에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며 삭감을 주장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추경안을 두고는 질타가 이어졌다. 문화부는 가상현실콘텐츠 산업 육성에 60억원 증액을 요청했다.

이를 두고 이종배 한국당 의원은 “2019년도 본예산 때 심의에서 삭감한 사업인데 추경안에 그대로 증액했다”며 “이 사업은 추경 편성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 국회 예산 심의 의결권을 침해하고 국가재정법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원 예결위원장 역시 “지난해 제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예산소위에서 정부 예산을 심사하며 상임위에서 삭감한 예산”이라며 “당시 전액 삭감을 주장했지만 시범사업 한두 곳만 하기로 결론을 냈다. 그런데 잉크도 마르기 전에 다시 들고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본예산에서 삭감한 걸 추경 한다고 들고 오는 후안무치한 행동이 어디 있느냐”며 “이 심의는 중단해야 한다. (다른 예산에도) 이런 것들이 있다”면서 문체부 심의를 중단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전문인력 양성 사업에는 단기 일자리 사업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산업부는 이 사업 추경안에 72억8000만원의 증액을 요청했다.

이종배 의원은 “최단 2, 3일짜리도 있다. 단기 일자리 사업인데 인력 양성을 한다고 해도 취업률로 이어지지 않고 효과가 미미하다”고 전액 삭감을 주장했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도 “산업전문인력 역량 강화라는 목적으로 편성했지만 분석 결과 초단기 일자리 사업”이라며 “2, 3일 교육으로 전문인력 역량강화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 간사인 윤후덕 의원은 “사업에 해당하는 지능형 반도체, 미래형 자동차 연구·개발(R&D) 쪽은 전문인력이 조금이라도 더 교육 기회를 갖고 양산돼야 더 산업이 육성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어려워진 대외 환경을 고려해 수출 경쟁력을 키운다는 목적으로 편성된 추경안 역시 줄줄이 보류됐다.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마케팅 지원 사업에 대해 지상욱 의원은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판매할 제품의 품질을 올리고 그에 대한 소재 부품을 개발해야 한다”며 “전시회로 모든 걸 승부보겠다는 생각으로 추경을 편성하는 건 동의하지 못한다”며 전액 삭감을 주장했다.

수출 중소기업의 보증공급을 위한 중소벤처기업부의 신용보증기금출연 사업 역시 ‘경기부양용’이라는 이유로 보류됐다.

부처 차원에서 감액을 수용한 경우도 있었다. 산업부의 미세먼지 배출 저감을 위한 석유공사 휘발유 탱크 정화시설 설치 27억원 증액으로 편성된 추경안과 달리 전액 삭감하자는 주장과 5억원을 감액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추경 처리가 지연돼 집행이 어려운 사업비가 일부 있기 때문에 이를 계산해 5억원 삭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예결위는 19일 ▲문체위(문체부) ▲산자위(중기부) ▲복지위(복지부·식약처) ▲국토위(국토부) ▲여가위(여가부) 등 5곳의 상임위 심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은 총 6조7000억원 규모로 미세먼지·강원산불·포항지진 후속대책 등을 위한 재해·재난 관련 예산 2조2000억원과 경기대응·민생지원 등을 위한 예산 4조5000억원이다.

한편 19일로 6월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되지만 여야가 추경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면서 결국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 추경 처리가 불발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간 회동에서도 추경 처리에 대한 대승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해임 건의안 처리가 본회의 개의 전제조건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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