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홍익인간 이념으로 ‘통일 한반도’ 건설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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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년 One K 글로벌캠페인]
비핵화는 단편적이며 협소한 목표… 통일을 최종 목적지로 삼아야
3·1운동 정신, 홍익인간 이상 되살려야… 통일의 수혜자는 대한민국 청년

통일로 가는 길 27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GPC 2019 ‘원코리아 국제포럼’이 열렸다. 지호영 기자 f3young@donga.com
통일로 가는 길 27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GPC 2019 ‘원코리아 국제포럼’이 열렸다. 지호영 기자 f3young@donga.com
26일부터 1일까지 ‘글로벌피스컨벤션 2019’(GPC 2019)가 열렸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돼 국제사회 이목이 북핵 문제에 집중된 가운데 세계적 안보 전문가 및 석학이 서울에 모였다. GPC 2019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헌정회, 원케이글로벌캠페인조직위원회,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글로벌피스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GPC 2019는 ‘코리안 드림: 통일한반도 비전(Korean Dream: Vision for a Unified Korea)’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평화 구축, 한반도 통일, 청년, 여성, 교육 영역에서 20개 세션이 열렸다. 비핵화라는 단편적이며 협소한 목표가 아닌 한반도 통일을 최종 목적지로 삼아 포괄적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게 GPC 2019의 결론이다.

27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GPC 2019 ‘원코리아 국제포럼’은 △3·1운동과 코리안 드림 △통일 한반도를 위한 공통 목표의 길 △한반도 통일이 지역 경제 통합에 미치는 영향 △북한 비핵화 달성을 위한 전략적 프레임워크로서의 통일 등 4개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 3·1운동 정신과 코리안 드림

푼살마긴 오치르바트 전 몽골 대통령, 존 에버라드 전 북한 주재 영국대사,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아시아인스티튜트 이사장, 알렉산더 제빈 러시아극동연구소 북한연구소장, 브라이언 그림 종교의자유와비즈니스재단(RFBF) 이사장, 자오취엔셩 미국 아메리칸대 교수 등 안보 전문가 및 석학 46명이 포럼에 참여했다.

유용태 대한민국헌정회 회장은 ‘원코리아 국제포럼’ 개회사에서 “3·1운동 100년, 임시정부 100년을 정리하면서 앞으로 펼쳐질 세계의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3·1운동이 남긴 빛나는 정신을 되살려 우리가 해결할 과제는 분열과 대립의 대한민국을 치유하고 남북이 평화적으로 통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6일 GPC 2019 ‘유스 포럼’에서 서인택 한국글로벌피스재단 회장은 “100년 전 3·1운동은 청년 운동이었다”면서 “청년이 한반도 평화통일의 주역이 되자”고 말했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아시아인스티튜트 이사장은 ‘3·1운동 정신과 한반도 평화’라는 주제로 진행한 특별강연에서 “청년들이 3·1운동의 정신을 계승해 새로운 국가 건설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북민인 주승현 인천대 교수는 “분단 극복과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부뿐 아니라 청년이 주도하는 시민의 노력이 절실하다”면서 “통일의 최대 수혜자는 대한민국 청년”이라고 했다.

○ “통일은 먼 꿈이 아닌 긴급한 사안”

GPC 2019 참가자들은 “남북통일을 먼 꿈이 아닌 긴급한 사안으로 다뤄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북핵 문제 해결 뿐 아니라 자유, 민주적 가치, 법치, 인간의 존엄성을 고양하는 방식으로 통일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GPC 2019는 1일 ‘3·1운동 100주년 통일선언문’을 발표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통일선언문은 “우리 겨레는 반만년에 걸쳐 공통된 유산을 갖고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상이 실현되는 나라를 꿈꾸어 왔다”면서 “3·1운동은 독립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독립을 쟁취하고 그 토대 위에서 홍익인간의 이상을 실현할 새로운 국가를 세움으로써 인류공영과 세계평화에 기여하겠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통일선언문은 “기미독립선언서의 일관된 정신이 증오와 배타가 아니라 용서와 포용의 실천을 통한 평화의 실현이었다”는 사실을 강조한 후 “3·1운동 정신과 홍익인간의 건국 이상을 바탕으로 한 코리안 드림의 실현을 앞당기기 위한 대열에 앞장설 것을 분명하게 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의 지도자도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고 과감히 개혁·개방의 길로 나서는 역사적 결단을 내리라”고 촉구했다.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 유스 포럼 ▼

“관광산업은 北경제 종합비타민”


“북한은 경제 개발에서 백지 상태이기에 오히려 혁신의 기회를 가졌다. 인간 중심의 친환경 사회, 지속 가능한 경제가 북한에서 꽃피울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 저자인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아시아인스티튜트 이사장은 ‘GPC 2019’ 유스 포럼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유스 포럼 주제는 ‘남북한 평화적 통일을 위한 제3의 모색’. 문신원 씨는 기조연설을 통해 “홍익인간, 대동사회는 서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국만의 이념”이라면서 “젊은 세대가 한국적 가치를 토대로 통일을 이뤄내는 데 견인차 구실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북민인 주승현 인천대 교수는 “남북은 74년간 적대, 대립, 증오하며 싸워왔다”면서 “교류 협력과 통합을 말하기 전에 현존하는 분단 환경, 분단 사회를 미래지향적으로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설아 바른미래당 경기도당 대학생위원장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통일에 찬성하는 청년 세대가 절반가량에 그친다”면서 “젊은 세대에게 통일의 필요성부터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고계성 경남대 교수는 “단시일 내 통일이 이뤄지기는 어려우므로 교류협력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관광 산업이 북한 경제에 ‘종합 비타민’ 구실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우먼 리더십 포럼 ▼

“독립, 광복의 완성은 통일”


문전숙 글로벌피스우먼 세계회장은 ‘GPC 2019’ 우먼 리더십 포럼 기조연설에서 “한국 역사에는 유관순 열사 등 나라와 민족을 위해 희생한 여성들, 여성 지도자들, 여성 애국자들의 삶이 무수히 많다”면서 “인권운동, 평화운동에서도 사랑과 봉사의 정신을 가진 여성 지도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배용 코피온 총재(전 이화여대 총장)는 “위대한 3·1정신은 상하이 임시정부로 이어졌으며 대한민국 헌법으로 계승돼 번영과 기적의 역사를 이룩한 원천이 됐다”면서 “3·1운동으로 자주독립을 선언하며 꿈꾸었던 나라는 동양의 영원한 평화, 더 나아가 세계 평화와 인류 행복을 염원하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황인자 3·1운동과여성100주년기념사업회 공동대표(전 국회의원)는 “3·1운동 과정에서 여성들은 일제의 총칼 앞에 어떤 고난과 시련도 두려워하지 않았다”면서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치열했던 삶은 분단의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한 독립, 광복의 완성은 통일의 길에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3·1운동의 목적은 단순한 독립이 아니라 새로운 근대국가 건설을 위한 민권운동이었다”면서 “그것은 우리 민족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의 이상을 이 땅에 실현하고자 하는 것을 의미했다”고 덧붙였다.

▼ 통일 포럼 ▼

“통일 방법론 마련해야”


존 에버라드 전 북한 주재 영국대사는 ‘GPC 2019’ 통일 포럼에서 “어떤 통일이냐가 중요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북한 사람들도 통일을 염원한다. 그들은 순수한 혈통을 가진 하나의 민족이 힘을 키우는 것을 강조한다. 평양은 분단이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는 것을 잘 안다. 북한 주도로 통일하거나 북한이 붕괴하거나 중국의 지배를 받는 세 가지 선택만 있다고 여긴다. 북한은 현재 가진 안보적 힘을 한국이 바라는 비전을 위해 결코 버리지 않는다. 한국에서 북한 주도 통일에 동의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북한을 설득해 한국인이 원하는 방식의 통일을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

자오취엔셩 아메리칸대 교수는 “중국의 5·4운동과 같은 해에 일어난 3·1운동 정신에는 독립, 평화뿐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의 전통인 근린국가 간 협력도 담겨 있다”면서 “3·1운동처럼 평화적이며 비폭력적 방식으로 통일 한국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푼살마긴 오치르바트 전 몽골 대통령은 “100년 전 한국의 독립운동과 임시정부는 새로운 나라를 지향한 것이었다”면서 “몽골은 한반도에서 평화 과정이 새롭게 시작한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알렉산더 제빈 러시아극동연구소 북한연구소장은 “한국이 지속 가능한 평화의 주축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
#3·1운동 100년 one k 글로벌캠페인#gpc 2019#코리안 드림#통일한반도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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