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훈 “연기, 이제야 좀 알 것 같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월 28일 06시 57분


눈빛 연기 하나만으로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은 연기자 박훈.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눈빛 연기 하나만으로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은 연기자 박훈.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명품 조연 박훈

다른 출연자들 연기도 눈에 들어와
아직은 담금질이 더 필요한 애송이


박훈은 “가빴던 호흡이 조금씩 잦아들면서 평정심을 찾고 있다”고 했다.

2016년 최고의 화제작 KBS 2TV ‘태양의 후예’ 속 송중기의 부하 최 중사 역으로 드라마를 처음 경험한 그는 이후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다. 10년 이상 몸담았던 연극무대를 떠나 “무지에서 나오는 용감함”을 무기로 TV 환경에 적응해왔다.

“매체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파급력을 몰랐다. 연기 못하는 게 굉장한 스트레스더라. 연극은 언젠가 기억에서 잊혀지지만 드라마는 영상으로 누군가의 컴퓨터에 남는다. 찾아가서 지워 달라고 부탁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하!”

박훈은 ‘태양의 후예’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사이, 드라마 ‘투깝스’ ‘맨몸의 소방관’ 등과 영화 ‘골든슬럼버’ ‘검사외전’에서 크고 작은 역할을 맡으며 성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해왔다.

특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통해서는 연극에서 주로 해온 대사 없애는 작업으로 큰 효과를 봤다. 극중 게임 속 NPC(플레이어가 조종할 수 없는 캐릭터)라는 설정에 따라 현빈과 마주하는 장면에서 대사보다는 눈빛으로 감정을 교환했다. 눈빛 연기가 안방극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배웠다.

박훈은 “이 시장(연예계)을 이제야 좀 알 것 같다”며 “이전까지 제 것만 하느라 주변이 보이지 않았는데, 이제는 다른 출연자의 연기가 눈에 들어오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더니 곧장 “아직은 담금질이 더 필요한 애송이”라며 몸을 낮췄다.

그래도 꿈꿔온 일이 현실에서 이뤄진 것에 대한 흥분을 지울 수 없다. “맡은 바 열심히 하고 있으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 믿었다”는 그는 지나온 시간에 겪은 경제적 아쉬움을 조금씩 채워가고 있다며 웃었다.

“언제쯤 부모님께 용돈을 드릴 수 있을까 생각도 해왔다. 부모님께 많은 용돈을 드리지는 못하지만 다행히 새로운 작품을 할 때마다 맛있는 음식을 사드릴 정도는 됐다. 하하!”

박훈의 다음 무대는 2월11일 첫 방송하는 SBS 사극 ‘해치’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촬영 중에 일찌감치 출연을 결정한 그는 무술 실력이 뛰어난 광대 역을 맡는다.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매력을 발산할 기세다.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다. 새로운 시도가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일희일비하지 않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려고 한다.”

그는 자신을 언제나 바라봐주는 아내가 있어 든든하다. 박훈은 오랜 교제 끝에 2017년 10월 연극배우 박민정과 결혼했다.

“저를 인정하고 칭찬해주는 것도 좋지만, 반대 의견에도 귀를 기울인다. 제가 발전해나가도록 해주는 지적이 많다. 그 첫 번째 목소리가 바로 아내에게서 나온다.”

● 박훈

▲ 1981년 4월27일생
▲ 2007년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형제는 용감했다’ 등 출연
▲ 2012년 연극 ‘모범생들’ ‘늘근도둑 이야기’ ‘유도소년’ 등 참여
▲ 2016년 ‘태양의 후예’로 드라마 첫 도전
▲ 2017년 ‘맨몸의 소방관’ ‘투깝스’ 등
▲ 2월 SBS 사극 ‘해치’ 출연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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