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눈엣가시’ 로젠스타인 부장관, “곧 떠나”…뮬러, 허허벌판에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9일 23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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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의 로드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내달 중으로 법무부를 떠날 계획이라고 9일 아침(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을 선두로 CNN 및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로젠스타인 부장관은 2016 대선 트럼프 선거본부의 러시아 내통 의혹 및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를 조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팀을 최종 지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7일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겸 연방 검찰총장을 해임하고 그의 비서실장인 맷 휘태커를 장관 대행으로 임명하면서 로젠스타인 부장관 대신 뮬러 특검 조사를 지휘하도록 할 계획이었으나 아직도 부장관이 특검 팀의 매일 활동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조사를 하루가 멀다하고 ‘마냥 사냥’이라고 비난하고 뮬러 특검과 로젠스타인 부장관을 자신의 정권을 무너뜨리려는 ‘국가 속의 비밀 국가 조직’이라고 힐난해온 트럼프는 지난해 말 1991년 조지 H.W. 부시 정권의 법무장관이었던 윌리엄 바를 새 장관 후보로 지명했다.

바 후보의 상원 인준 절차가 15일 시작돼 2월 중순이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새 장관이 인준되는 대로 퇴임한다는 로젠스타인 부장관의 계획은 고개를 갸웃할 것이 없는 상식적인 결정으로 보이나 미 언론들은 그렇게 간단한 뉴스로 취급하지 않고 있다.

모두 로버트 뮬러 러시아 특검과 관련된 트럼프와 악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은 2016년 2월9일 상원 인준을 통과해 법무장관에 올랐으나 3월1일 러시아 대사와 만난 사실을 인준검증 때 밝히지 않았던 것이 신문에 보도되자 3월2일 연방 법무부의 모든 러시아 대선 개입 조사와 관련해 스스로를 지휘 선상에서 면제 조치했다. 법무장관 직 유지를 위해 지휘권을 포기한 것이다.

당시 법무부 휘하 FBI의 제임스 코미 국장이 러시아 개입에 관한 비공개 조사를 총괄하고 있었는데 장관이 맡아야 될 이 조사의 최종 지휘통솔권이 결국 4월26일 상준 인준을 통과해 자리에 앉은 로젠스타인 부장관에게 떨어졌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조사를 실질적으로 지휘하고 있던 코미 국장을 ‘충성심 부족과 조사 예외 청탁 거절’에 불만을 품고있다가 5월9일 전격 해임하면서 불거졌다.

트럼프의 코미 해임 직후 러시아 조사와 관련해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내린 결정은 매우 독특한 것이었다. 워터게이트와 관련해 만들어진 특별법의 시한이 끝난 특별검사를 법무부 내규를 빌려 임명하기로 하고 5월17일 로버트 뮬러 3세 전 FBI 국장을 임명했다. 그리고 뮬러 특검이 요청한 ‘트럼프 대통령의 코미 국장의 해임 건을 러시아 조사 관련 사법방해 혐의로 조사’하는 것을 최종지휘권자로서 인가했다. 이때부터 뮬러 특검(당시72)과 로젠스타인 부장관(51)은 트럼프로부터 무수한 트윗 매타작을 당한다.

1년 반 넘게 트럼프로부터 마녀 사냥의 주동자로 찍히면서도 자리를 보전해온 로젠스타인 부장관은 지난해 9월 트럼프의 비윤리성과 대통령직 부적격함의 증거를 잡아 장관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대통령을 간접 도청하려 했다는 보도로 해임 일보 직전까지 갔다. 이 특종 뉴스는 로젠스타인에 아주 우호적이던 뉴욕 타임스가 ‘언론의 대의’를 이유로 해서 게재한 것인데 트럼프는 즉각 해임 대신 로젠스타인 ‘고사’ 작전을 택했다.

세션스를 11월 초 해임하면서 당연한 순위인 부장관 대신 상원 인준 절차를 밟아본 적도 없는 휘태커를 대행으로 임명하고 ‘러시아 특검의 대통령 사법방해 조사는 월권’이라는 오피니언을 자발적으로 냈던 옛인물 바를 장관 후보로 지명한 것 등이 모두 로젠스타인을 뮬러 특검 옆에서 떼어내기 위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로젠스타인 부장관의 퇴임 방침으로 이제 주목받은 인물은 뮬러 특검이다. 로젠스타인과 달리 전혀 우호적이지 않아 보이는 바가 새 장관으로서 최종지휘권을 발휘해 러시아 조사에 개입하기 전에 조사를 어서 빨리 마무리하는 것이 특검 팀에게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로젠스타인 부장관(U.S.D.A.G.)은 등록 공화당원으로 2016년 지명 당시 메릴랜드주에서 13년 동안 최장수 연방 지방검사장(U.S.A.) 직에 있었다. 유대계 출신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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