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 모양 교표 의인화한 ‘눈송이’… 학우들의 사랑을 한몸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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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자대학교

숙명여대 정문의 힐링보드 ‘전공눈송이’
숙명여대 정문의 힐링보드 ‘전공눈송이’
숙명여대는 학교 상징인 눈꽃을 형상화한 캐릭터 ‘눈송이’가 재학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교내에서 눈송이 캐릭터가 새겨진 일명 눈송이 굿즈를 소지한 학생들을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으며, 이러한 상품만을 모으는 눈송이 덕후가 교내 언론에 화제가 될 정도다. 그동안 캐릭터 홍보는 기업들의 전유물이라고 여겼던 대학들은 숙명여대의 이같은 ‘눈송이 마케팅’에 자극을 받아 부랴부랴 학교 캐릭터를 새로 개발하는 등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

창학 112주년을 축하하는 눈송이 캐릭터
창학 112주년을 축하하는 눈송이 캐릭터
11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숙명여대가 눈송이 캐릭터를 만든 건 비교적 최근 일이다. 2002년 효과적인 학교 홍보를 위해 눈꽃모양 교표를 의인화한 캐릭터를 처음 선보였다. 2013년에는 인기 캐릭터 ‘몰랑이’를 만든 동문 디자이너 윤혜지 씨와 시각·영상디자인과 학생들이 힘을 합쳐 기존 디자인을 리뉴얼한 ‘눈송이 2.0’을 공개했다. 유행에 맞춘 귀여운 디자인 덕분에 이때부터 눈송이 캐릭터가 본격적으로 유명해졌다.

개강과 함께 시작되는 각종 교내 행사에는 어김없이 눈송이 탈인형이 등장해 주목을 받았으며, 학과별 특성을 살린 개성있는 눈송이 캐릭터들도 개발돼 입학 홍보책자 등에 사용됐다. 신입생 입학 축하 선물로 눈송이 굿즈를 주고받는 문화도 생겼다.

지난해 숙명여대는 창학 111주년을 기념해 눈송이 캐릭터를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제작해 무료 배포했다. 대학이 만든 첫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언론 지상에 화제가 됐다. 다운로드 건수는 목표인 5만 건을 단숨에 넘었고, 재학생 뿐만 아니라 예비 수험생 사이에서 눈송이 이모티콘을 내려 받는 게 유행처럼 번졌다. 눈송이의 인기가 비단 재학생들에게 국한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숙명여대와 꼬닐리오의 컬래버레이션
숙명여대와 꼬닐리오의 컬래버레이션
올해는 SNS를 통해 동문이자 네이버 그라폴리오 인기 작가인 ‘꼬닐리오’가 그리는 ‘눈송이와 볼살 통통한 소녀’가 숙명캠퍼스에서 나누는 따뜻한 추억 한토막을 연재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해지는 캠퍼스의 따뜻한 이야기에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눈송이 캐릭터가 인기를 얻으며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졌다. 일명 ‘공구’라고 불리는 공동구매 열풍이다. 학생들은 학내 커뮤니티에서 눈송이 캐릭터를 이용한 각종 굿즈의 시안과 예상가격을 올려 수요를 파악하고 직접 만들어 배포한다. 개성있고 수집욕을 자극하는 굿즈 디자인을 직접하는 DIY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이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팀까지 생겼다.

얼마 전에는 눈송이 캐릭터가 인기 아이돌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지하철 광고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창학 112주년 기념일에 맞춰 눈송이의 생일을 축하하는 지하철 스크린도어 광고가 등장한 것. 10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해 만든 지하철 광고에 업계 관계자들도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앞으로 학생들의 애교심을 높이는 동시에 학교를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도록 눈송이 캐릭터를 더욱 적극 활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캐릭터#기업#숙명여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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