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지역주택조합 아파트로 ‘내 집 마련’ 성공하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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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택조합 활용 투자 전략
가격 저렴하고 청약통장 필요없어… 리스크 적은 지역-수익성 따져야

정부가 잇따라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며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서민들에게 ‘내 집 마련’은 여전히 멀게만 느껴진다. 8·2부동산대책 발표 후 시장은 급랭했고, 금융권 대출 규제 강화로 실수요자들의 청약통장 사용도 신중해진 분위기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일반 분양아파트보다 저렴하게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지역주택조합이다. 지역주택조합은 건설사나 시행사가 아닌 주택 수요자들이 직접 자금을 모아 시행 주체가 되는 방식이다. 대개 20명 이상의 무주택 가구주들이 땅을 사서 아파트를 짓는 방식으로, 일종의 ‘아파트 공동 구매’로 생각할 수 있다. 2010년 이후 전국에 들어선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전국 106곳, 6만7239채에 이른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같은 지역의 일반 분양 아파트에 비해 15∼30%가량 가격이 낮은 편이다. 조합이 토지를 직접 매입해 시행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간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분양 광고 등 홍보비용도 덜 든다. 조합원으로 참여해 1000만 원 안팎의 운영비만 내면 참여가 가능하다. 청약통장도 필요 없고 동과 호수도 선택할 수 있다.

정부의 규제 완화로 전체 물량의 최대 25%가량은 전용면적 85m²를 초과하는 중대형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게 된 것도 매력적이다. 또 고질적인 ‘알박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 부지의 95%를 확보하면 나머지 5% 토지 소유자에게 매도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주의할 점도 있다. 지역주택조합은 최종 입주 성공률이 낮다. 2005년부터 10년 동안 설립인가를 받은 지역주택조합 155개 중 최종 입주에 성공한 경우는 34개(21.9%)에 그쳤다. 무리해서 뛰어들었다가 자칫 ‘위험한 도박’이 될 수 있다.

토지를 확보하지 않고 조합원을 모집해 사업이 지연되거나 대행사 업무 추진비만 챙기고 조합을 방치하는 사례도 있다. 조합원 투자금을 모두 소진하고 조합을 설립하지도 않은 경우도 있다. 주택이 들어설 부지의 소유권을 95% 이상 확보해야 하지만 조합 설립인가 조건인 80%만 확보한 채 사업을 추진하다가 나머지 부지의 소유자들과 매매계약이 불발되는 경우도 흔하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같은 피해 민원이 약 200건에 달한다.

투자원금의 손실 가능성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조합원은 조합 규약이나 계약서 내용에 따라 탈퇴할 수 있지만 위약금 명목으로 30∼40%를 물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조합 해산 시에 업무 추진비 및 기타 비용까지 제하게 되면 원금의 50% 이상을 되찾지 못할 수도 있다. 이처럼 저렴한 가격이라는 장점만큼 위험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지역주택조합을 통해 내 집 마련에 성공하려면 어떤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할까. 무엇보다도 리스크가 적은 곳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 부동산을 찾아 해당 필지의 소유주가 실제 조합에 가입했는지, 땅을 팔기로 했는지 등을 확인하면 향후 사업진행 속도를 가늠할 수 있다. 사업 승인을 받은 단지를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웃돈을 줘야 하기 때문에 투입 비용이 올라갈 수 있지만 사업 무산 등으로 인한 리스크를 크게 낮출 수 있다.

수익성도 반드시 따져야 한다. 일반분양 물량이 많으면 조합원 유지가 쉽고 사업 진행도 빠른 경향이 있다. 일반분양 물량이 40% 이상 되는 곳을 택하는 것이 좋다. 또 지주의 수가 적은 조합은 이해관계 당사자가 적어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른 편이다. 진행속도가 빠르면 당연히 사업비용도 줄어든다.

입지도 중요하다. 지하철 개통 예정지나 도로 신설 계획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교통 호재가 있는 지역은 향후 도심과의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매매가와 전세금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이렇게 지역주택조합을 통해 내 집 마련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투자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저렴하게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만큼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덕수 한화생명 FA지원팀 부동산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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