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폭행 불똥’…장근석·류승범 울고싶어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14일 06시 57분


배우 장근석-류승범(오른쪽). 동아닷컴DB
배우 장근석-류승범(오른쪽). 동아닷컴DB
감독 피소로 ‘인간의 시간’ 작업 올스톱
“파격적 연기변신” 장담했던 장근석 곤혹
영화 활동 뜸했던 류승범 역시 컴백 요원


여배우를 폭행하고 성적인 수치심을 유발하는 장면 촬영을 강요한 혐의로 피소된 김기덕 감독을 둘러싼 논란의 불똥이 애꿎은 배우들에게로 튀고 있다. 새로운 영화 작업을 열망하며 감독의 영화에 출연한 배우 장근석, 류승범 등이다.

김기덕 감독은 피소사건이 촉발되기 직전인 7월 초 새 영화 ‘인간의 시간’(제작 김기덕 필름) 촬영을 마쳤다. 약 한 달간 촬영을 진행한 이 영화에는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추는 장근석을 비롯해 몇 년간 유럽에 머물면서 영화 참여 횟수를 줄인 류승범이 출연했다.

이에 더해 일본 여배우 후지이 미나, 7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하는 이성재도 참여했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한두 명의 배우만 등장시켜온 김기덕 감독의 앞선 영화들과 비교해 이례적일 만큼 화려한 캐스팅이다. 그만큼 배우들의 관심이 집중된 프로젝트이고, 감독 역시 오랜만에 제작 규모를 키웠다.

촬영 이후 후반작업에 한창이던 ‘인간의 시간’은 감독의 피소로 인해 관련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서 늦어도 내년 상반기 개봉하려던 제작진의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감독의 검찰 조사를 지켜봐야 하고, 영화계 및 여성문제 관련 136개 단체·기관으로 구성된 ‘영화감독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진행하는 자체조사 결과도 주시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말 못할 고민에 빠진 이들은 ‘인간의 시간’ 출연진이다. 특히 장근석은 내심 연기자로 새로운 변신과 도전에 나서 관객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던 상황에서 뜻하지 않게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장근석은 최근 한 일본잡지와의 인터뷰에서도 ‘인간의 시간’ 출연을 두고 “가장 파격적인 연기변신”이라고 설명하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그동안 한류스타로 쌓은 이미지에서 탈피해 배우로 재도약하려고 택한 감독과의 작업이, 피소 사건으로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연예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프랑스 파리를 거쳐 최근 스페인으로 거주지를 옮긴 류승범 역시 가뜩이나 줄어든 스크린 활동에서 더 긴 공백을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김기덕 감독의 영화 ‘그물’에 출연한 인연으로 이번 ‘인간의 시간’까지 참여했지만 개봉시기를 예측할 수 없어 연기 공백은 길어질 전망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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