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는 글쎄…” 넥센 장정석 감독의 속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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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10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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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장정석 감독. 스포츠동아DB
넥센 장정석 감독. 스포츠동아DB
넥센은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불과 1년 만에 팀 색깔이 가장 많이 바뀐 팀이다. 비시즌에는 새로운 단장과 감독의 부임으로 변화의 첫 물꼬를 텄고, 시즌 중에는 트레이드와 외국인선수 교체 같은 직접적인 요인으로 전력 다변화를 꾀했다. 급작스러운 변화에 부작용이 있을 법도 하지만 현재 성적만 놓고 보면 이는 합격점을 받기 충분하다. 넥센은 올해도 큰 투자 없이 효율성을 극대화 시키며 대형 구단들과 함께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넥센의 변화는 세부적인 기록에서도 잘 나타난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역시 주루다. 넥센은 9일 기준으로 올해 팀 도루 53개를 기록했다. 이는 10개 구단 중 7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올 시즌 전체적으로 모든 팀의 도루 개수가 줄어들었지만, 넥센의 도루 숫자는 특히 눈에 띄게 적다. 서건창, 이정후, 김하성 등 이름만 들어도 발 빠른 주자가 즐비한 전력으로 미뤄볼 때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불과 1년 전과 비교하면 넥센의 ‘묶인 발’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넥센은 같은 시점을 기준으로 지난해 무려 105개의 팀 도루를 기록했다. 당시 10개 구단 중에서 세 자리 수 도루를 기록한 유일한 팀이었다. 한 베이스를 더 훔치는 발야구로 올해와 마찬가지로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2017년 그 발이 멈춰 섰다. 도루 숫자는 1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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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발’은 대체 왜 멈춰선 것일까. 급격하게 변한 팀 야구 스타일에 대한 답을 장정석 감독에게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장 감독은 “도루의 효용성에 대해 아직 의문을 가지고 있다. 필요한 상황에서는 당연히 뛰는 야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선수들의 부상 위험성을 안으면서까지 무리한 도루를 감행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이어 “감독 입장에서는 김하성이 ‘20(홈런)-20(도루)’을 하는 것보다 30홈런을 치는 게 더 좋다. 서건창도 마찬가지다. 도루를 신경 쓰기보다 타격에 집중해 200안타를 달성하는 게 더 매력적이다”고 덧붙였다. 한 마디로 타격만으로도 충분히 제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는 선수들이라는 것이다. 당장 한 베이스를 훔치는 것보다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부상으로부터 선수들을 지켜야한다는 게 장 감독의 지론이다.

광주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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