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 히든카드 “아이 마음을 잡아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3일 05시 45분


가족고객을 위한 파라다이스시티의 패밀리 라운지, 해운대 온천수를 활용한 파라다이스 부산의 오션스파 풀, 아이와 부모가 함께 즐기기 좋은 파라다이스시티의 소니플레이스테이션존(맨위 사진부터). 파라다이스는 최근 계열 호텔에 가족 고객을 위한 편의시설과 서비스을 과감하게 배치하고 차별화에도 공을 들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제공|파라다이스세가사미,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가족고객을 위한 파라다이스시티의 패밀리 라운지, 해운대 온천수를 활용한 파라다이스 부산의 오션스파 풀, 아이와 부모가 함께 즐기기 좋은 파라다이스시티의 소니플레이스테이션존(맨위 사진부터). 파라다이스는 최근 계열 호텔에 가족 고객을 위한 편의시설과 서비스을 과감하게 배치하고 차별화에도 공을 들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제공|파라다이스세가사미,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어린이·가족 엔터테인먼트 특화 ‘파라다이스’
‘호캉스’ 인기…최근 스테이케이션 트렌드 영향
포시즌스, 그랜드하얏트 등 키즈 프로그램 강화

“요즘은 저 분들이 제일 중요하고, 그만큼 모시기 어려운 고객이에요.” 여름휴가가 막 시작되던 7월 중순 만난 한 특급호텔 지배인은 유모차를 밀며 로비를 지나가던 여성들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요즘 특급호텔의 주요 고객은 해외 비즈니스맨이나 국내외 VIP만이 아니다. 그들 못지않게 자녀와 함께 찾아오는 가족고객의 비중도 상당하다. 호텔을 단순히 잠만 자는 곳이 아닌, 다양한 부대시설과 서비스를 즐기며 쉬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해외 고급호텔 이용 경험이 있고,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으로 정보력과 결속력이 남다른 젊은 엄마들은 최근 각별히 여기는 고객층이다. 휴가철 가족나들이 호텔을 결정하는데 그녀들의 선택이 절대적이고, 서비스에 대한 까다로운 눈높이와 막강한 바이럴 마케팅 능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 가족고객 맞춤 시설과 서비스…파라다이스의 성공

최근 파라다이스 호텔의 새로운 시도는 소비자의 새로운 취향을 겨냥한 맞춤형 시설과 서비스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인천 영종도에 4월 개관한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와 최근 리뉴얼 오픈한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부산은 요즘 평판이 꽤 좋다. 북적거리는 관광지를 피해 집 근처나 도심에서 아이들과 여유롭게 쉬고 싶은 ‘스테이케이션족’에게 두 곳은 희망순위 1위다.

파라다이스는 두 호텔을 신규 또는 리뉴얼 오픈하면서 이례적으로 실내외 풀장이나 키즈 라운지 등 가족용 시설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전까지 특급호텔에서 구색 갖추기 정도로 취급받던 시설이다.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은 1322m²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키즈 라운지를 마련해 자녀 동반 고객을 겨냥했다. 파라다이스시티도 3층에 키즈존과 패밀리 라운지를 별도로 갖추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단순히 규모만 키우지 않고 콘텐츠를 기존에 없던 것으로 갖춰 부모들의 눈을 사로잡았다는 점. 파라다이스부산은 BMW키즈 드라이빙, 웅진 북클럽, 하바 키즈라운지 등을 다양한 키즈 프로그램이 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어린이용 볼링장인 텐핀스부터 VR체험부터 최신 게임기까지 갖춰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소니플레이스테이션존’까지 구비했다. 풀장 역시 실내외가 연결되고 바닥에 열선을 갖추거나(파라다이스시티), 온천수가 있는 야외 스파와 온수풀을 운영(파라다이스부산)하는 등 가족고객들의 니즈(needs)를 철저하게 겨냥하고 있다.

● 선택이 아닌 필수, 특급호텔들 경쟁

변화는 다른 특급호텔에도 불고 있다.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서울은 여름방학에 맞춰 ‘키즈 스테이 쿨’ 패키지를 8월31일까지 진행한다. 어린이 전용 물품부터 간식, 전용 핸드북을 제공한다. 제공물품을 0-2세, 3-6세, 만 7-9세, 만 10-15세 등 4등급으로 나누어 각각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10층에는 레고코리아와 제휴한 별도의 라운지도 만들었다.

요즘 이웃한 파라다이스시티와 여름휴가철 가족고객을 두고 경쟁이 치열한 그랜드 하얏트 인천은 7월23일부터 8월13일까지 토요일마다 ‘서머 키즈 쿠킹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호텔 총주방장 마린 루서드, 패스트리 주방장 줄리앙 그레미엣과 카푼스와 컵케이크를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 서울은 15일까지 자녀를 동반한 고객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키즈 플레이룸을 2층 트라이앵글 포이어에서 운영한다. 리틀타익스의 놀거리, 길벗 출판사 그림책 300권과 그림책 극장, 허니듀래빗의 소파와 테이블로 꾸몄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예전 고객들은 객실 미니바조차 이용하기 꺼려했지만 요즘 아이와 오는 가족고객들은 놀이공원을 이용하듯 편하게 호텔을 즐긴다”며 “그들에게는 룸 못지않게 어떤 여가·놀이 프로그램과 시설이 있느냐가 선택의 중요한 조건이다”고 설명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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