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동현 “‘김구라 아들’ 벗으려 미친듯이 연습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6일 06시 57분


‘김구라의 아들’에서 힙합가수 MC그리로 거듭나려는 김동현. 숱한 화제와 관심의 시선은 때로 논란도 만들었다. 하지만 긍정적이다. “논란이 나를 계속 깨우쳤다”는 그는 “쉬지 않고 연습하게 했다”고 말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김구라의 아들’에서 힙합가수 MC그리로 거듭나려는 김동현. 숱한 화제와 관심의 시선은 때로 논란도 만들었다. 하지만 긍정적이다. “논란이 나를 계속 깨우쳤다”는 그는 “쉬지 않고 연습하게 했다”고 말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고등래퍼’서 실력 증명한 MC그리

힙합 금수저 논란에 대학 입학 의혹까지
“처음 힙합할 때 아버지 거론돼 스트레스
서서히 날 증명…사람들 시선 변화 느껴
양동근 선배처럼 힙합·연기 병행하고파”

MC그리(김동현)는 열아홉 나이에 많은 논란을 겪어왔다. 힙합을 시작하자 ‘금수저 논란’이 일었고, 인하대 연극영화과에 수시합격하니 ‘의혹’의 시선이 나왔다. 9살 때부터 ‘김구라의 아들’로 방송에 출연한 것이 ‘화근’이 됐다. MC그리가 무얼 하든, 사람들은 “아버지 덕”이라 여긴다.

현재 방송 중인 엠넷 ‘고등래퍼’는 MC그리를 향한 세상의 눈초리를 명징하게 보여준다. 3일 방송된 4회 이전까지 또래 참가자들로부터 비난을 넘어 조롱의 언사를 듣기도 했다. ‘고등래퍼’ 1회에서 “같은 꿈을 꾸고 있는 또래 친구들이 나를 가장 많이 싫어하는 것 같다. 그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나왔다”고 한 말은 안쓰러움마저 자아낸다.

‘고등래퍼’에 한창인 MC그리를 만났다. 그는 “내 예명이 마치 ‘구설수’인 듯하다”고 미소 지었다. 그리고 “논란이 나를 계속 깨우쳤다. 쉬지 못하고, 연습하게 했다”고 말했다.

“처음 힙합할 때 아버지가 거론돼 참 스트레스였다. 그래도 나를 쉬지 못하게 하는 자극과 계기가 됐다. (세상의 불편한 시선에)이젠 자신감도 좀 생겼다. 서서히 나를 증명해 보이는 중이고, 사람들의 시선도 조금씩 변화하는 것 같다.”

MC그리는 초등학교 4학년의 어느 날, “할아버지 산소 가는 길에” 아버지가 들려준 에미넴의 ‘루즈 유어셀프’를 듣고 힙합에 빠져들었다. 중학생이 되고 가사를 쓰면서 힙합의 DNA를 본격적으로 키우기 시작했다. 래퍼 라이머의 러브콜로 브랜뉴뮤직에 들어가 약 1년6개월간, 매일 16마디의 랩 가사를 쓰면서 “많이 배우고, 많이 느꼈다”.

힙합가수 MC그리.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힙합가수 MC그리.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아버지의 모교인 인하대 연극영화과에 지원한 것은 “연기 경력으로만 당락이 좌우되기에”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방식이라는 판단에서였다. MC그리는 ‘돌아온 뚝배기’ ‘위기일발의 풍년빌라’ ‘메이퀸’ ‘황금무지개’ 등 여러 드라마에 출연했다. 물론 “그때는 실력이 부족”했다는 MC그리는 지금도 연기자의 꿈을 꾸고 있다. 연극영화과에 지원한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다.

“처음엔 아버지 모교라 피했는데, 결과적으로 아버지 뒤를 좇게 됐다. 열심히 해서 대학 친구들에게 내 꿈과 열정을 보이고 싶다.”

이처럼 모든 행보에 아버지란 이름의 무게가 짓누르겠지만, 그는 아버지를 “감사한 존재”라고 했다.

“힙합을 시작할 때 아버지가 믿어주셨다. 방송활동에서도 아버지 존재가 컸다. 좋은 분들 많이 소개해주셨다.”

MC그리는 작년 데뷔곡 ‘열아홉’을 내고 멜론 등 음악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자신감을 안았다.

“노래가 안 좋았다면 1위까진 못했을 것이다. 대중이 노래에서 진정성을 느낀 게 아닐까.”

MC그리는 현재 1살 연상의 여자친구와 교제 중이다. “450일이 지났다”고 했다. 음악작업하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여자친구를 만나면 “긍정적 기분”을 얻고, “의지가 된”다. “아무 생각 안 들고, 행복해”진다.

“2015년 12월7일 교제를 시작했는데, 자연스럽게 (교제 일수가)세어진다. 착하다. 얼굴은 제 스타일이고. 나를 잘 이해해준다.”

이처럼 어엿한 대학생이 된 그는 “이제 진짜 사회에 발을 들이는구나 싶어 설레고 재미있다. 앞으로 양동근 선배처럼 힙합과 연기를 병행하고 싶다”고 했다. 최종 목표는 “예술가”다.

“음악도 잘 하고 연기도 잘 한다면 예술가로서도 평가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선 실력을 키워야 한다. 앞으로 계속 나를 증명해야 한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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