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디팩트] 겨울철 사랑스러운 홍조 결정짓는 ‘타이트한 혈관’

혈관 늘어지면 안면홍조 유발될 우려 … 방치하면 염증 악화로 악순환 반복

흰 피부에 발그스름한 블러셔는 ‘소녀’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붉은 정도가 과도해지는 안면홍조를 가진 사람은 ‘한 끗 차이’로 사랑스러운 이미지에서 촌스러운 이미지로 뒤바뀔 수 있다.

안면홍조는 다른 사람보다 얼굴이 더 쉽고, 심하게 붉어진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피부질환이다. 이같은 증상은 대개 혈관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나타난다. 안면홍조는 온도 변화나 자외선 등에 의한 혈관성, 감정변화로 유발되는 자율신경성으로 나뉜다.

피부에 분포하는 혈관은 신경의 조절로 수축·확장을 반복한다. 이때 수축 기능을 상실한 망가진 혈관은 계속 확장된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이때 피부로 혈관이 비쳐 피부색이 붉게 보이면서 홍조가 나타나는 것이다. 늘어난 혈관이 많을수록, 피부가 얇을수록 심하다.

혈관이 신축성을 잃는 이유는 다양하다. 선천적인 경우도 있지만 알코올이나 염증 등에 의해서도 일어날 수 있다. 남성에서 검붉은 피부가 나타나는 경우는 대개 알코올 때문이다. 심한 여드름이나 지루성피부염, 아토피피부염 등 본래 피부질환을 가진 경우에도 유발될 수 있다. 이런 경우 원인이 되는 질환부터 치료하는 게 우선이다.

날씨가 쌀쌀해지는 요즘은 안면홍조가 더욱 기승을 부리기 쉬운 계절이다. 겨울철 안면홍조가 심해지는 것은 추운 날씨에 자율신경계반응으로 혈관이 수축돼 체온을 유지하다가 따뜻한 실내로 이동하면 피부 온도가 올라가면서 혈관이 확장된다. 바깥 기온과 실내의 큰 온도차에 반복적으로 노출되거나, 장시간 추위에 노출된 후 따뜻한 실내로 들어올 경우 혈관 수축·확장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안면홍조가 발생하기 쉽다. 이때 안면 부종과 가려움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안면홍조는 상태가 심해지기 전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게 관건이다. 혈관이 늘어나 피부 속에 염증이 생길 수 있고, 이 때문에 혈관이 더 늘어나는 악순환을 겪을 수 있다. 발병 원인은 개인마다 다르므로 특정 치료를 고집하지 말고 개인에 맞는 치료법을 적용해야 한다. 개인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단시간에 완치되기는 어렵다. 어느 정도 기간을 두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

우선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을 복용하고 피부에 바르는 치료를 시행한다. 단 내복약이나 연고제는 환자가 임의로 사용하면 오히려 피부 혈관벽을 얇게 만들어 모세혈관을 더욱 확장시킬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에 맞게 활용해야 한다.

이후 상태가 호전되지 않을 경우 늘어난 혈관을 응고시키거나 제거하는 레이저 시술을 진행한다. 딸기코, 안면홍조증, 모세혈관증 등 피부혈관질환을 치료하는 레이저로는 ‘아이콘맥스G’, ‘퍼펙타’, ‘엑셀V’ 등이 대표적이다. 주로 망가진 혈관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레이저가 활용된다. 이들 치료는 흉터나 물집 등을 유발하지 않고 병변만 치료해 만족도가 높다.

치료 후 즉시 화장할 수 있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어 활동량이 많은 직장인이나 학생도 마음 놓고 치료받을 수 있다. 환자의 체질이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4주 간격으로 3~5회 정도 시술받으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스트레스로 안면홍조가 심하게 나타난다면 심리상담을 받거나 교감신경 자극을 억제하는 약, 항우울제 등을 사용해 치료하기도 한다.

피부과 시술 후 어느 정도 개선 효과를 봤더라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이후에도 안면홍조를 유발하는 요인을 피해야 한다. 외출 시에는 보습크림을 충분히 바르고, 직사광선을 피하고 마스크를 착용해 찬바람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 추운 곳에서 실내로 들어갈 때에는 손바닥으로 볼을 감싸고 마사지를 해줘 온도차를 낮춘다.

맵거나 뜨거운 음식, 치즈, 초콜릿, 카페인 함유음료, 술, 담배 등 피부에 자극을 주기 쉬운 기호식품 섭취를 삼간다. 뜨거운 사우나, 심한 피부 마사지도 되도록 피하며 폐경기에 접어든 여성은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맑은 얼굴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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