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디팩트] 다이어트식부터 강장제까지 ‘우엉’ … 파프리카와 먹으면 영양 배가

  • 입력 2015년 11월 13일 15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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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포닌, 혈중 콜레스테롤·지방 세척 작용 … 바지락 속 철분, 우엉 속 섬유질 흡수 방해

가을철 땅 속 영양분을 고스란히 담은 마·도라지·우엉 같은 뿌리채소는 건강식품으로 손색이 없다. 일반적으로 볶음, 조리 등 밑반찬으로 먹지만 튀김이나 샐러드로 만들어도 특유의 향미를 듬뿍 느낄 수 있다.
우엉은 한반도에 어떤 경로를 거쳐 들어왔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어느샌가 한국인 식탁에 낯설지 않다. 일본에서는 ‘우엉을 많이 먹으면 늙지 않는다’는 속담이 전해질 정도로 우엉을 즐겨 먹는다. 우엉의 고향인 유럽에서는 피부미용에 좋은 우엉을 ‘여드름 채소’라고 부른다.

우엉은 국화과에 속하는 두해살이풀로 지중해 연안부터 서아시아에 이르는 지대가 원산지다. 우방(牛蒡)으로도 불리며 어린 잎과 뿌리를 주로 먹는다. 한방에서는 씨앗을 약재로 사용하기도 한다. 우엉의 키는 50~150㎝로 곧은 뿌리는 30~60㎝ 가량 자란다. 꽃은 7~8월 한여름에 피며, 검은 자주빛 또는 하얀색을 띤다.

경기도 이천의 한 농민은 “국내에서 우엉은 2모작으로 재배되고 있다”며 “봄에 파종해서 가을에 수확하는 우엉이 가장 맛있다”고 밝혔다. 초가을에 뿌리를 심어 이듬해 봄에 거두기도 하지만 풍미가 떨어져 별로 활용되지는 않는다. 그는 이어 “우엉은 저장성이 좋아 저온저장고에 보관하면 이듬해 여름까지 먹을 수 있다”며 “우엉은 뿌리채소이다 보니 흙만 털어 먹는 게 가장 좋지만, 먹기 껄끄러운 사람은 물에 깨끗이 씻어 칼로 껍질만 까 먹으면 우엉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엉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 제격이다. 우엉을 자를 때 나오는 끈적거리는 성분은 불용성 식이섬유 ‘리그닌’이다. 식이섬유는 수용성과 불용성으로 나뉜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담즙산, 콜레스테롤, 독성물질 등을 배출시키며 내장지방으로 인한 뱃살제거에 도움이 된다. 조금 먹어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불용성 식이섬유인 리그닌은 체내에 들어가면 장내 발암물질에 흡착돼 체외 배출을 돕고 배변을 촉진한다.

우엉에는 인삼 등의 주성분인 사포닌이 함유돼 있다. 사포닌은 ‘비누’를 뜻하는 희랍어 ‘Sapona’에서 유래된 말로 발포성이 있어 물에 녹으면 미세한 거품을 낸다. 이 거품이 혈중 콜레스테롤과 지방에 달라붙어 세척작용을 한다. 우엉 속 필수아미노산인 아르기닌은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고 힘이 부치는 사람에게 활력을 불어넣는다. 강장효과가 뛰어나고 두뇌와 몸의 힘도 강하게 해 앉아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업무 능률 향상에 좋다.

우엉 뿌리는 수분이 약 76%다. 나머지는 대부분 탄수화물로 이눌린, 셀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 등 섬유질로 구성돼 있다. 우엉 특유의 떫은 맛은 타닌, 카페인산, 클로로겐산, 이소클로로겐산 등 페놀류 성분의 영향이 크다. 이들 성분은 공기 중 산화효소에 의해 산화되기 때문에 잘라놓은 우엉은 시간이 지나면 검게 변한다.

한방에서는 우엉을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신경을 많이 쓰거나 무리하게 일을 해 머리가 아픈 경우에도 처방한다. 목이 붓고 기침을 자주 하며 얼굴 또는 피부에 염증이 날 때 우엉을 달여 마시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유럽에서는 이뇨제와 발한제로 우엉을 사용한다.

우엉은 성질이 차 소음인에게 맞지 않다. 우엉 섬유조직은 거칠어 조미료를 잘 흡수하므로 짙은 양념으로 볶아 먹지 말아야 한다. 우엉씨는 하루에 5~10g 정도를 달이거나 가루내 먹고, 뿌리나 잎은 마음껏 섭취해도 부작용이 없다.

바지락은 철분이 많이 들어 있는 식품으로 빈혈 예방에 좋다. 하지만 우엉과 함께 먹을 경우 효과가 반감된다. 우엉에 함유된 섬유질이 바지락 속 철분이 체내에서 흡수되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철분과 칼슘은 서로 체내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시차를 두고 따로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우엉의 효과를 제대로 얻으려면 섭취법이 중요하다. 우엉만 먹기보다 우엉에 부족한 영양소를 함께 음식으로 섭취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파프리카 등 다른 채소와 함께 샐러드로 먹거나 표고버섯을 넣은 영양밥을 먹으면 속이 따뜻해지면서 든든함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말린 우엉을 우려 마신다. 인삼과 비슷한 향이 나고 내포성이 좋아 소량으로도 제법 많은 양의 차를 우릴 수 있다. 보이차와 블렌딩해 마시면 서로의 향이 상승효과를 내 독특한 향미를 느낄 수 있다.

좋은 우엉을 고르려면 겉에 묻은 흙 상태를 살펴봐야 한다. 흙이 지나치게 건조하다면 채취하고 시간이 오래 지난 것일 가능성이 높다. 껍질에 흠이 없이 매끈하고 수염뿌리나 혹이 많지 않은 게 좋은 우엉이다. 지름이 2㎝ 이상인 것은 식감이 질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국산은 수입산에 비해 흙이 많이 묻어있고 껍질이 얇아 잘 마른다. 수입산은 섬유질이 단단해 깨물어보면 딱딱하고 단맛이 강하다.

취재 = 현정석 엠디팩트 기자 md@mdfa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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