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中이어 세계 2위 시장… “스마트폰 노다지” 인도 러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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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공략현장 가보니

3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 전자매장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원이 갤럭시J2 등 인도 전용 스마트폰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델리=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3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 전자매장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원이 갤럭시J2 등 인도 전용 스마트폰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델리=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3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 시내 칸나마켓에 위치한 삼성전자 매장에는 최신 갤럭시노트5부터 9월 출시된 인도 시장용 저가(低價) 스마트폰 갤럭시J2와 첫 타이젠 운영체제(OS) 스마트폰인 Z1 등까지 가득 진열돼 있었다. 매장 직원 파베시 고엘 씨는 타지마할 등 인도의 대표적 상징물들을 만화로 그린 갤럭시J2 포장박스를 보여주며 “이제까지 나온 삼성전자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12억 인구 가운데 아직도 70%가 피처폰을 쓰는, 스마트폰업계 최대의 미개척 시장이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그동안 가장 빠르게 성장하던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성장세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SA는 인도가 2017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2번째로 큰 시장이 되고 2020년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약 2억57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예상 판매량인 1억2050만 대(3위)보다 무려 113%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2011년부터 인도 휴대전화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는 인도에 3개의 연구개발(R&D) 센터를 세우고 인도시장 전용 제품 개발에 공들여오고 있다. 3일 뉴델리에서 차로 1시간을 달려 도착한 노이다의 삼성전자 R&D연구소(SRI-N)는 1500여 명의 인도인 엔지니어로 북적북적한 모습이었다.

인도 시장용 스마트폰 개발을 책임지는 이 연구소는 올해 3월 인도 시장을 공략하는 기본 콘셉트로 ‘유바(YUVA·젊고 열정적이라는 의미의 힌디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인도 인구 가운데 50% 이상이 30대 이하의 젊은층이라는 데서 착안한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는 인도 소비자들에 대한 철저한 관찰을 기반으로 시작됐다. 인도인인 타슬림 아리프 연구원은 “인도는 통화 요금에 비해 데이터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다들 데이터를 최대한 아껴 쓴다”며 “음악도 즐겨 듣지만 교통정체 때문에 도시 소음이 심각한 편이라 스마트폰의 음량과 음질에도 민감하다”고 했다. 이 같은 관찰 결과는 9월 출시된 갤럭시J2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갤럭시J2의 가격은 8490루피로 15만 원 상당이지만 배터리 사용 시간을 두 배로 늘려주는 울트라 파워 세이빙 기능과 데이터 사용량을 50%까지 줄일 수 있는 울트라 데이터 세이빙 기능 등이 적용됐다.

난생처음 스마트폰을 접하는 인도인들을 위해 기계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줄 수 있도록 콜센터에서 직접 스마트폰 셋업을 도와주는 ‘셋업 세바’ 기능도 넣었다. 갤럭시J2는 매달 100만 대씩 팔리며 현재 인도에서 삼성전자 역사상 가장 잘 팔리는 휴대전화로 신기록을 달성 중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1월 인도에서 처음 개봉한 타이젠 OS 스마트폰에도 이처럼 현지 사정을 고려한 기능들이 고스란히 담겼다. 마누 샤르마 삼성전자 인도법인 모바일마케팅 담당자는 “타이젠 Z1은 출시 180일 만에 100만 대 넘게 팔리며 100달러 이하 제품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며 “지난달 출시된 차기작 Z3로 소비자 층을 점차 넓혀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인도에서의 성과를 기반으로 타이젠은 3분기(7∼9월) 블랙베리(0.2%)를 0.1%포인트 차로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 OS 시장점유율 4위(0.3%)에 올랐다.

인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그동안 주춤했던 다른 글로벌 스마트폰업체들도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고가(高價)의 아이폰만 판매하기 때문에 아직 인도 내 시장점유율이 2%대인 애플도 최근 중국 시장 성장 둔화에 대비해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 시간) “올해 인도 내에서 아이폰 판매가 두 배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따라 애플도 다음 달부터 인도 내 매장을 대폭 늘리는 등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뉴델리 시내에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5 광고판 못지않게 많은 수의 아이폰6S 대형 광고판들이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구글도 최근 인도 현지 업체인 라바모바일과 손잡고 저가 스마트폰인 안드로이드원을 출시했다.

뉴델리·노이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스마트폰#노다지#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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