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美하원의장 됐지만 주말은 가족과 함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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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16년 원칙 고수 밝혀… “주중엔 의사당서 자며 일할 것”

1999년 29세의 나이에 미국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폴 라이언 하원의장(공화·위스콘신·사진)은 이후 16년 동안 ‘주말은 가족과 함께’라는 원칙을 지키며 살아온 ‘패밀리 맨’이었다. 지난달 말 하원의장직을 수락하기 직전까지도 주중인 평일에는 하원 의사당 건물에 있는 사무실 간이침대에서 잠을 자고 주말이면 위스콘신 주 제인스빌의 집에 가서 가족 및 지역 유권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는 하원의장에 선출된 뒤 1일 CNN 등 다섯 방송매체와 처음 가진 연쇄 인터뷰에서 이런 자신의 생활 패턴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말에는 아내와 10대 세 자녀와 함께 보내는 것이 의장직 수락 조건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어 미국 권력 서열 3위의 거물이지만 가족을 중시하는 “보통 남자일 뿐”이라고 말하는 그에게 다시 미디어의 관심이 쏠렸다.

라이언 의장은 CNN 진행자가 “보통 남자들은 사무실에서 잠을 자지 않는다”고 하자 “나는 그저 일을 할 뿐이다. 사무실에서 자는 것은 정말로 효율적이다. 정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벽 일찍 일어나 하루 종일 일하고 오후 11시 반 사무실 간이침대에서 잠이 드는 일상은 주말을 가족과 함께하기 위한 직업인으로서의 약속이라는 뜻이다.

그가 이처럼 일과 가족의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데에는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 시절인 16세 때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숨지는 바람에 받지 못했던 사랑을 자녀들에게 베풀고 싶어 하는 마음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CNN 인터뷰에서 ‘하원의장 경력은 그 자체로 영예로운 것이어서 향후 대선 출마 기회를 얻는 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내가 정말 대통령이 되고 싶었다면 이번 대선에 출마했을 것이다. 대선 출마보다는 하원의장직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라이언 의장은 자신이 소속된 공화당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그는 “공화당은 그동안 정책과 비전에 너무 소심했다. 우리는 정책 비전이 없어 전략을 두고 싸워 왔다”며 “정책 비전을 갖고 대안을 제시해 우리가 대통령을 배출할 수 있는지, 의회를 장악할 수 있는지 국민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라이언#미국#하원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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