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청계천 책방]허니버터칩 같은 ‘대박’ 책은 언제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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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서문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출시 1년 만에 6000만 개 판매. 1500원짜리가 암시장에서 10배 가격으로 거래.’ 바로 인터넷에서 ‘냄새 한번 맡는 데 ○○원’ 같은 판매문구가 붙었던 대박상품 허니버터칩을 다룬 신간 ‘허니버터칩의 비밀’이다.

과자 제조사인 해태제과 대표가 쓴 이 책에는 사실 기자가 기대한 내용은 없었다. 책에는 ‘감자칩은 짜야 한다는 편견을 깼다’ ‘기술력보다 중요한 것은 상상력’ 등 다른 경영 서적에서도 볼 수 있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히말라야 산맥 오지에서 힘겹게 채취한, 거부할 수 없는 특수 향신료를 사용했다’ 같은 기자가 상상한 비법은 없었다.

책을 보며 과자가 몰고 온 사회적 신드롬을 다시 떠올리니 뒷맛이 달콤하지는 않다. 과자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편의점에 줄을 섰던 우리 사회가 다시 떠올랐다. 60g짜리 과자 한 봉지보다는 평생 마음에 남을 책을 얻기 위해 서점에 진을 치는 현상을 기대해 본다면 괜한 것일까.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허니버터칩#허니버터칩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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