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주도권 놓고 한가위 3색 행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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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호남에 애정” 안철수 “혁신 그 이상” 천정배 “이래서 신당”
文, 호남 귀성객 배웅하고 부산행… 安, 서울 머물며 ‘부산 징발론’ 선긋기
千, 세월호 농성장 찾은뒤 광주로… 박지원 “혁신위, 중진에 총기난사”

인적 쇄신 후폭풍이 거센 상황에서 추석 민심을 겨냥한 야권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호남권에 ‘구애(求愛)’를 하면서 신당 세 차단에 주력했다. 안철수 의원은 혁신위를 뛰어넘는 혁신 카드 구상에 들어갔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신당 홍보전에 주력했다.

○ 호남 구애 나선 文

문 대표는 25일 귀성객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호남선이 출발하는 서울 용산역을 찾았다. 혁신위의 표적이 된 호남 중진 박지원 의원이 화제에 올랐다.

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박 의원은 하급심의 유죄판결이 있었지만, 하급심 판결이 엇갈린 케이스”라며 “최종 판결이 나기 전까지 예단을 갖고 불이익을 가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탈당설을 내비친 박 의원을 달래기 위한 발언이다.

문 대표는 이날 방송된 인터넷 팟캐스트 ‘진짜가 나타났다’에 출연해 “우리 당에서 호남이 아니라는 이유로 영남 패권주의라는 말을 들으면 너무 서글프다”며 “호남에 대한 애정은 어느 누구보다 뒤지지 않는다”라며 호남 소외론을 일축했다.

그러나 이동학 혁신위원은 페이스북에 “부정부패에 관해선 친소 관계를 떠나 무섭게 내리쳐야 한다”고 중진 퇴진론을 거듭 요구했다.

문 대표는 이어 부산으로 내려가 사상구 감전시장을 찾았다. 그는 “어떤 선택도 회피하지 않겠다”며 부산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 혁신 구상하는 安

안철수 의원은 추석 연휴 동안 휴식을 겸한 향후 정국 구상에 들어갔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낡은 진보’ 청산에 대한 구체적인 혁신 방안을 밝힐 계획이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국정감사 이후 ‘전투’를 하려면 체력을 키워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지난주 부모가 계신 부산을 다녀온 안 의원은 연휴 기간에는 서울에 머무른다. 혁신위의 ‘부산 징발론’에 선을 긋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 농성장을 방문한 뒤 서울역, 용산역에서 귀향 인사를 했다. 이후 광주로 다시 내려가 연휴를 광주에서 보낼 예정이다.

○ 박지원, “혁신위, 총기난사했다”

혁신위원회 후폭풍은 이날도 계속됐다. 탈당설을 내비친 박 의원은 “혁신위가 마지막을 정리하면서 중진들에게 총기난사를 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혁신위는 더 이상 당내 분란을 조장하지 말고 활동을 공식 종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문 대표는 인터넷 팟캐스트에 출연해 “이번 혁신안은 현역 의원에게 굉장히 위협적인 공천 제도다. 말하자면 ‘물갈이’가 많이 될 수 있는 혁신안”이라고 혁신위 활동을 치켜세웠다. 이어 “(신당에) 예고 이상의 당내 동조는 없을 것”이라고 추가 탈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막말’ 파문의 정청래 최고위원 사면을 책임졌던 안병욱 윤리심판원장은 사의를 표시하면서 비노(비노무현) 진영을 겨냥해 “온정주의다, 편파주의다, 친노 패거리다, 이렇게 상처 받은 상태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윤리심판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문재인#안철수#천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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