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은 남녀에 반반씩 원인 있어… 병원 올 땐 부부가 손잡고 오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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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Beauty]서주태 대한생식의학회 회장 인터뷰

난임은 부부가 피임하지 않고 1년 이상 정상적인 부부 관계를 했는데도 임신이 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국내에서 난임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06년 17만8000명에서 2014년 21만5000명으로 늘었다.

남성의 경우 정자 생성 기능이 떨어졌거나 정관 등의 문제로 정자 배출이 어렵고 전립샘(전립선)에 염증이 있을 때 주로 난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성은 배란 장애를 겪거나 난관이 막혔을 때, 심한 과체중이나 저체중 등이 난임의 주된 원인이다.

서주태 대한생식의학회 회장(제일병원 비뇨기과 과장)은 “사람마다 난임의 이유가 다르다”며 “빨리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찾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서 회장과의 일문일답.

서주태 대한생식의학회 회장은 “남녀에 따라, 또 사람마다 난임의 이유가 다르다”며 “빨리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찾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주태 대한생식의학회 회장은 “남녀에 따라, 또 사람마다 난임의 이유가 다르다”며 “빨리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찾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Q. 난임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가 있다면 무엇인가?

A. 아이가 생기지 않으면 무조건 여성한테 문제가 있을 거라고 믿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실제로 난임은 여성 요인이 3분의 1, 남성 요인이 3분의 1, 부부 모두 문제가 없는데 임신이 되지 않은 경우가 나머지 3분의 1을 차지한다. 따라서 1년간 정상적인 부부 관계를 했는데도 아기가 생기지 않으면 아내뿐 아니라 부부가 함께 병원을 찾아야 한다.

Q. 남성의 난임 요인 중 대표적인 것은 무엇인가?

A. 정계정맥류와 무정자증이 대표적이다. 정계정맥류는 고환의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는 증상인데, 이럴 경우 피가 음낭으로 역류해 고환의 온도가 높아진다. 그러면 정자의 활동성이 감소하고 형태가 변화한다. 정자 수 자체도 감소한다. 난임을 이유로 병원을 찾는 남성 환자의 20∼30%를 차지한다. 수술로 치료할 수 있고 이후 자연 임신 가능성이 50% 정도 높아진다.

무정자증은 정액검사에서 정자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난임 남성의 10∼15%에서 나타나는데, 크게 폐쇄성과 비폐쇄성으로 나눌 수 있다. 폐쇄성은 고환에서 정자가 생성되나 나오는 길이 막혔거나 혹은 없어서 정자가 나오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 수술로 치료한다. 비폐쇄성은 고환 자체의 문제로 정자를 만드는 데 이상이 있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상당수는 정자의 질이 문제가 된다. 즉, 정자 수나 활동성 등에 이상이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금연이나 금주, 유산소운동 등을 꾸준히 하면 개선되고, 임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

Q. 대표적인 여성의 난임 요인은 무엇인가?

A. 여성은 남성보다 좀 더 복잡하다. 여성에 의한 난임은 크게 배란 장애, 나팔관 이상, 자궁 이상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난임 여성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배란장애는 스트레스 등으로 뇌가 충격을 받았거나 뇌하수체 호르몬 분비 장애가 있을 경우, 갑상샘(갑상선)이나 간 질환이 있거나 난소 자체가 문제가 있을 때 주로 나타난다.

나팔관 이상은 정자와 수정란이 지나가는 통로 역할을 하는 나팔관에 문제가 있는 것을 의미한다. 여성 난임의 25%를 차지한다.

자궁 이상은 자궁 내막의 상태가 좋지 않거나 황체 호르몬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을 때 주로 나타나는데, 이럴 경우 착상이 어렵다. 전체 여성 난임 중 9%를 차지한다. 이유를 모르는 여성 난임도 10%나 된다.

이처럼 여성 난임은 사람에 따라 상황이 매우 다르다. 따라서 산부인과를 방문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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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학생식학회 회장으로서 포부가 있다면?

A. 태평양생식의학회와 함께 11월 28∼29일 판교에 있는 차바이오콤플렉스에서 국제학술대회를 열 예정이다. 미국과 캐나다, 호주, 일본 등과 함께 세계 생식 의학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논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체외수정 등 임상적인 부분은 발달했지만 생식 관련 기초의학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형편이다. 예를 들어 선진국에선 고환, 난소만 연구하는 사람이 수백 명에 이른다. 같이 논의를 하다 보면 기초의학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Q. 정부를 포함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해야만 난임 문제가 궁극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까.

A. 난임 부부는 현재 모자보건법에 따라 정부의 인공수정 및 체외수정 지원비를 받을 수 있다. 물론 난임 부부에게 큰 도움이 되는 정책이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젊은이들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결혼해 애를 빨리 낳을 수 있어야 한다는 데 있다.

의학적으로만 보면 부부 모두 늦어도 35세 이전에 출산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만혼과 늦은 임신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들고 있다.

즉, 난임은 극심한 취업난과 경제적 어려움 등이 만들어낸 사회적 현상이다. 난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여기서부터 찾아야 한다. 난임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위시맘사이트(www.wishmom.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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