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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청바지 금지에 학생이 수업 감시…공포감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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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청바지 금지에 학생이 수업 감시…공포감 느껴”

김윤종기자 입력 2015-01-12 03:00수정 2015-01-1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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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과기대 영어강사’ 美 수키김 手記 한국어판 13일 출간
“일부 학생들 인터넷 모르는 척하고 전세계가 조선말 한다고 믿기도”
2011년 가을 수키 김 씨가 북한 평양의 한 야외식당에서 중국제 인스턴트 라면을 먹고 있다. 김 씨는 저서 ‘평양의 영어선생님’을 통해 고위층 자녀마저 철저히 통제되고 있는 북한의 현실을 비판했다. 수키 김 제공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출간된 후 관심을 모아 온 재미동포 수키 김 씨(45·여)의 북한 체험기가 13일 국내에서 발간된다. 제목은 ‘평양의 영어선생님’(디오네·사진)으로 352쪽 분량이다.

원제는 ‘Without You, There Is No Us’(당신이 없으면 우리도 없다)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노래 ‘당신이 없으면 조국도 없다’에서 따왔다.

이 책은 ‘종북’ 논란을 일으킨 재미동포 신은미 씨(54·여)의 북한 여행기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와 대조되는 내용으로 주목받았다.


김 씨는 13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전업 작가. 선교사로 위장해 북한에 들어가 2011년 7∼12월 6개월간 북한평양과기대에서 학생 270명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그는 ‘책을 쓴 절실하고도 솔직한 이유’라는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거의 알려지지 않은 북한 엘리트들의 생활과 단면을 포착했다. 북한을 알려 북한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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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는 과정에서의 어려움도 피력했다. 그는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사람들이 책을 냄으로써 학생과 교사들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난했다”며 “하지만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그려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었고 책에 나온 학생들이 보복당하지 않도록 신분이 드러나지 않게 모호하게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이 책에 따르면 평양과기대에 다니는 엘리트조차 ‘세계 모든 사람이 조선말을 한다’고 알고 있거나 북한 내부에서만 사용되는 폐쇄적 네트워크인 ‘인트라넷’을 인터넷으로 받아들였다. 설령 사실을 알더라도 감시의 눈 때문에 모르는 척하는 것으로 묘사됐다.

학생들이 수업 내용과 발언을 감시하는 내용도 담았다. 특히 선교사로 온 교사들 사이에서 전달되는 ‘주의 사항’에는 △청바지 금지-김정일이 청바지를 미국과 연관지어 싫어함 △밖에서 누구와도 대화하지 말 것 △음악은 아이팟으로 들을 것-CD는 전파될 수 있어 두려워함 △통신은 항상 감청 등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이에 저자는 “사방의 감시로 공포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 책에는 김 씨가 학생에게 민주주의를 설명해 준 후 강제 출국될까 봐 전전긍긍하거나 영화 ‘해리포터’를 보여 주기 위해 허가를 받는 과정 등이 생생히 그려진다. 책 말미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혼란스러워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나온다.

김연홍 디오네 출판사 대표는 “북한 실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이 책도 반향이 있을 걸로 기대한다”며 “초판으로 5000부를 찍었다”고 밝혔다. 통상 단행본 초판(2000부 내외)보다 두 배 이상이 되는 부수다.

논란을 빚은 신은미 씨의 책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가 문화체육관광부 우수 문학도서에서 제외된 가운데 이 책의 우수도서 선정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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