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백화점-전통시장 밀어주고 끌어주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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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부산본점-서면시장 상생 확대
매장 리모델링-장학금 지원 등 호평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이 전통시장 상인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지난해 11월 서면시장 옥상에 상인 쉼터를 만들었다.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이 전통시장 상인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지난해 11월 서면시장 옥상에 상인 쉼터를 만들었다. 롯데백화점 제공
‘전통시장과 백화점이 손을 잡았다?’

현실 속에서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지만 부산에서는 현재 진행형이다. 부산지역 전통시장과 백화점의 협력지원사업이 새로운 상생 모델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은 “3년째에 접어든 인근 전통시장인 서면시장과의 상생 사업을 더욱 알차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6일 밝혔다. 롯데 부산본점은 전통시장을 활기차고 재미있는 공간으로 지원하기 위해 2013년 5월 서면시장과 상생발전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서면시장 상인들의 의견을 듣고 정기적인 만족도 조사와 간담회를 통해 맞춤 지원책을 제공했다. 명절을 앞두고 서면시장에서 도난 사건이 자주 발생하자 1층 외부 출입문 6곳과 2층 내부 4곳에 방범용 폐쇄회로(CC)TV 10대도 설치했다. 열악한 매장을 정비해 다시 출발할 수 있도록 해 주는 프로그램인 ‘러브스토어’ 2호점(하나로생선)과 3호점(동래추어탕)이 6월과 8월 선보였다. 집기, 노후 시설 교체와 바닥 천장 등 가게를 고쳐 쾌적하게 꾸몄다.

또 풍수 전문가를 초청해 상품 진열 방향이나 매장 동선, 점포 출입구 방향 등을 풍수학적으로 알려 주는 명사 초청 특강을 마련해 큰 호응을 얻었다. 상인 자녀 6명에게 장학금 1400만 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연말에는 상인들이 편안히 쉴 수 있도록 전통시장 옥상에 쉼터도 만들었다.

백화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서비스 및 위생·안전 실태 개선을 위해 백화점 서비스매니저 및 위생관리사, 안전·환경팀 직원들이 주기적으로 현장을 방문한다. 이들은 직접 시설을 점검하고 상인들을 위해 체계적인 교육도 실시했다. 백화점 임직원들이 서면시장 일대를 청소하는 ‘클린데이’ 행사도 정기적으로 이뤄졌다.

올해는 고객 참여형 행사가 많다.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고 자연스럽게 매출 증가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이달에는 전기 안전 점검 및 교육, 2월에는 러브스토어 4호점 개점 및 설맞이 떡 썰기 이벤트, 3월에는 전통시장 내·외부 환경 바꾸기 봄맞이 행사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박찬호 서면시장상인연합회장(65)은 “서로 끌어 주면서 전통시장과 백화점이 상생하다 보니 서면 일대 상가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지역 롯데백화점들은 지역과 동반 성장을 위해 2009년부터 5년간 지역 맛집 22개를 백화점 안으로 끌어들여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8월 롯데 부산본점에는 60년 전통의 어묵 맛집인 삼진어묵 베이커리가 입점했다. 롯데 광복점에는 36년 전통의 수영구 망미동 국숫집인 거창 까막국수와 옵스 베이커리가, 동래점에는 비앤씨 베이커리가 자리를 잡아 인기를 끌고 있다. 의령국밥, 고봉민김밥인, 해운대 기와집 대구탕 등도 인기다. 전형식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장은 “그동안의 상생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전통시장이나 지역 맛집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원 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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