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정상 “위기의 WTO 다자무역체제 강화를”

“北 비핵화 위해 공동 노력” 재확인… 朴대통령, 中 추진 FTAAP 지지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양자회담을 갖고 북한 비핵화를 위해 공동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날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핵 포기라는 전략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양국이 협력하기로 약속한 데 이어 미국과도 대북 압박의 공동전선을 재확인했다.

한미 정상은 한미일 3국 간 협력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전날 한중 정상회담에선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의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한미 정상은 APEC 정상회의에서도 한목소리를 냈다. 먼저 선도발언에 나선 박 대통령은 “세계무역기구(WTO) 다자무역 체제가 큰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며 “세계 경제의 성장을 위해서는 WTO를 근간으로 하는 다자무역 체제의 발전이 중요하고, APEC가 다자무역 체제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언한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박 대통령이 이야기했듯이 WTO에 대한 강력한 지지가 강조될 필요가 있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APEC 정상회의 갈라 만찬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한 데 이어 이날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환담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정상을 모두 별도로 만났다.

박 대통령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구상에 적극적인 지지도 표했다. 반면 전날 갈라 만찬에선 오바마 대통령이 박 대통령에게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상황을 설명했다. 주요 2개국이 본격적인 경제블록 경쟁에 나선 것이다.

베이징=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고기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