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은 인력양성, 대기업은 지식·기술 활용 중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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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글로벌산학협력포럼]‘기업관점의 산학협력 평가’ 결과
산학협력 지방국립대 약진… “기업 적극 나설 때”

“미래에는 기업이 선생님인 시대… 産學손잡고 교육혁신을”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산학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규모 행사들이 열렸다. 동아일보와 산학협동재단, 한국산학협력학회가 개최한 ‘2014글로벌산학협력포럼’에서 리처드 밀러 미국 올린공대 총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미래에는 기업이 선생님인 시대… 産學손잡고 교육혁신을”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산학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규모 행사들이 열렸다. 동아일보와 산학협동재단, 한국산학협력학회가 개최한 ‘2014글로벌산학협력포럼’에서 리처드 밀러 미국 올린공대 총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산학협력은 기술혁신이 빠른 산업 추세에서 산학 간의 연계협력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전략적 수단이다. 대학 입장에선 기술발전을 교육과정에 반영할 수 있는 수단이다. 정부는 국가가 보유한 혁신자원을 효율적으로 연계하고 활용하여 일자리 창출, 고용률을 높여 창조경제 실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그래서 산학협력을 ‘관(官)’을 포함해 산학관 협력, 또는 세 주체가 보다 협력해 높은 성과를 내자는 의미에서 ‘트리플 헬릭스(Triple-Helix)’라고도 부른다.

한국연구재단 후원으로 산학협동재단, 한국산학협력학회, 동아일보사가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주최한 글로벌산학협력포럼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기업관점의 산학협력 평가’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기업관점 산학협력 지표는 산학협력을 증진시켜 보자는 데서 출발하였으며 도입 배경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서열화된 대학, 다양성 없는 대학 등 과거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의식문화로는 창조경제의 미래가 없다는 생각하에 의식변화를 통해 미래를 선도하는 착한 지표를 지향했다. 둘째, 산학협력에서 첫 번째 애로사항으로 꼽히는 고질적인 소통부재를 해소하고, 기업이 원하는 정보제공을 통해 산학협력 확산 및 내실화를 추구하고자 했다. 셋째, 산업 추세의 다양화 전문화에 맞춰 고등교육기관의 특성화를 통해 상호 발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창조적 인재 육성 환경 조성에 목적을 두고 있다.

다른 평가와 다른 점은 ‘기업관점’을 도입한 것이다. 기업관점이란 산학협력의 목적이 궁극적으로 기업의 경영성과를 개선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있다고 보고, 기업의 경영활동 투입요인을 기준으로 지표를 도출한 점이다. 기업의 투입요인은 대학의 산출요인에 해당한다. 대학의 생산성에만 초점을 맞춘 평가다. 이러한 방향을 바탕으로 2014년 기업관점 산학지표는 인력 양성, 지식 및 기술의 활용, 기업지원 인프라 등 3개 대분류 영역과 중분류 10개, 세분류 24개 항목으로 설계했다. 사용한 데이터도 대학정보공시 등과 같은 공신력 있는 자료만을 사용해 신뢰도를 확보했다. 작년보다 배나 많은 1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대·중소기업들의 산학협력에 대한 시각을 이해하고 지표별 가중치 대표성을 확보했다.

①15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교육부가 주최한 산학연협력EXPO를 찾은 학생들이 금오공과대학교 학생들의 자작 자동차를 살펴보고 있다. ②센서가 들어있는 수트를 입은 모델이 보여주는 모션캡처 시스템을 체험하거나 영화용카메라를 직접 만져보며 영화제작 체험을 하고 있다.
15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교육부가 주최한 산학연협력EXPO를 찾은 학생들이 금오공과대학교 학생들의 자작 자동차를 살펴보고 있다. 센서가 들어있는 수트를 입은 모델이 보여주는 모션캡처 시스템을 체험하거나 영화용카메라를 직접 만져보며 영화제작 체험을 하고 있다.
설문 결과에는 많은 시사점이 있다. 기업이 바라본 대학의 산학협력에 대한 적극성은 52.5%인 반면 대학이 본 기업의 산학협력 적극성은 38.0%로 나타났다. 대학이 더 적극적으로 변한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기업의 자세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올해 글로벌 산학협력포럼의 주제가 ‘산학협력, 이제는 산(産)이 답할 때다’라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리고 이번 평가 과정을 통해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기업 설문조사 결과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산학협력에서 인력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소·중견기업은 인력양성, 대기업은 지식·기술의 활용을 더 중시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산학협력을 통하여 기업이 요구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우수대학의 취업률도 68.1%(상위 10개 대학)로 나타나, 4년제 대학 평균 취업률인 55.3%에 비하여 12.8% 높게 나타났다.

평가 결과는 긍정적이다. 2013년 조사 대비 대학별 산학협력 역량은 전반적으로 상승하였고, 특히 다수의 지표에서 대학 간 격차가 감소되고 평준화되는 추세이며, 산학협력 중분류별 순위도 많이 차이가 나 대학별 특성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지방 소재 거점 국립대들을 중심으로 산학협력 활동의 성과가 가시화돼 상위권에 들었다. 종합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된 대학 중에 공주대, 금오공대, 동명대, 전북대, 충남대, KAIST 등 대규모 지방대의 약진이 두드러졌고, 특히 LINC사업 수행대학으로 선정된 지방 국립대의 실적이 많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2013년과 2014년 연속으로 최우수그룹에 포함된 대학이 부산대, 성균관대, 한국기술교육대, 한국산업기술대 등 4개교 모두 기존에 특성화된 대학들인 점을 고려할 때 대학의 근본적 체질 개선이 산학협력 경쟁력 지속에 중요한 요인임을 알 수 있었다. 즉, 기업이 대학법인을 운영하거나, 기업과의 네트워크 환경이 좋은 대학, 특정 분야를 집중적으로 전문화한 대학이 산학협력 실적도 우수하다는 점이다.

올해 평가에서 아쉬운 점도 있다. 첫째, 창업에 대한 평가가 축소된 점이다. 현 정부에서 창조경제의 핵심이 창업이라고 할 만큼 창업을 강조하고 있으나 대학의 창업실적이 상대적으로 비교할 만큼 활발하지 않아 ‘지식·기술의 창출과 활용영역’에 일부 포함된 점이다. 둘째, 평가대상 대학의 하위 50%는 상대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활동이 부진해 분발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기업관점 산학협력 평가를 통해 대학특성화·다양화를 선도하고 투입 위주 평가에서 대학의 생산성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대학의 운영모델을 전환하는 데 본 평가모델이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박철우 한국산업기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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