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노바’의 깊고 넓은 세계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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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츠/지우베르투’ 앨범 발매 50주년, 한국에서 브라질 음악 하기

브라질 가수 겸 기타리스트 주앙 지우베르투(83). 1950년대 안토니우 카를루스 조빙(1927∼1994), 비니시우스 지모라이스(1913∼1980)와 함께 보사노바 장르를 일궈냈다. 오른쪽 작은 사진은 ‘게츠/지우베르투’(1964년) 음반 표지.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브라질 가수 겸 기타리스트 주앙 지우베르투(83). 1950년대 안토니우 카를루스 조빙(1927∼1994), 비니시우스 지모라이스(1913∼1980)와 함께 보사노바 장르를 일궈냈다. 오른쪽 작은 사진은 ‘게츠/지우베르투’(1964년) 음반 표지.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1965년, 재즈 음반으로서 처음 그래미어워드 ‘올해의 앨범’에 뽑힌 작품.(재즈 앨범이 두 번째 ‘올해의 앨범’을 받은 건 43년 뒤) 지난 50년간 전 세계 재즈 차트의 최상위권을 지킨 세기의 스테디셀러. 재즈타임스(재즈), 바이브(R&B, 힙합), 롤링 스톤(팝, 록) 같은 다양한 음악 전문지가 공통적으로 꼽는 음악 역사상 최고의 명반 중 하나.

올해는 미국 재즈 색소포니스트 스탄 게츠, 브라질 기타리스트 주앙 지우베르투와 보컬 아스트루드 지우베르투, 작곡가 안토니우 카를루스 조빙이 합작한 ‘게츠/지우베르투’ 앨범이 나온 지 50년 되는 해다. ‘더 걸 프롬 이파네마’ ‘데사피나두’ 같은 곡이 인기를 끌며 재즈와 브라질 전통 삼바를 결합한 보사노바 장르의 열풍을 부른 이 음반은, 생소했던 브라질 음악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을 촉발했고, 현재까지 가장 많이 팔린 재즈 앨범 중 하나일 뿐 아니라, 수많은 대중음악가가 브라질 음악에 매혹되는 교두보 역할을 해왔다.

편안한 음향, 쉬워 보이지만 예상을 깨는 선율 진행, 복잡하고 몽환적인 화성이 교배된 ‘게츠/지우베르투’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반세기 지나고 지구 반 바퀴 돌아 한국에도 이 음반의 영향력은 여전히 거세다.

‘로스아미고스’ JNH뮤직 제공
‘로스아미고스’ JNH뮤직 제공
아프로큐반과 브라질 음악을 구사하는 밴드 로스아미고스의 리더인 황이현은 “‘게츠/지우베르투’는 당시로선 획기적인 스타일을 만들어냈다”면서 “마일스 데이비스, 찰리 파커의 앨범만 한 고전으로, 연주자라면 꼭 한 번 거쳐야 할 앨범”이라고 했다. 그는 이 음반을 통해 월드뮤직 세계로 뛰어들었고 국내 최고의 라틴 기타리스트가 됐다.

국내에서 브라질 음악을 표방하고 앨범을 내거나 꾸준히 공연 활동을 벌이는 뮤지션은 10팀 정도다. 브라질 음악인만 모아 벌이는 기획공연만도 연간 수차례로 늘었다. 김광현 재즈피플 편집장은 “2005년 전후로 국내 재즈 음반 시장이 본격 개화했는데, 이때 어려운 재즈 연주와 대중의 접점으로서 아티스트와 관객 양쪽이 주로 선택한 것이 보사노바”라고 했다. MP3와 유튜브의 등장으로 브라질 음악 연주법을 연구하기 수월해진 것도 저변 확대에 한몫했다.

인터넷이 형이상학적 거리를 줄였다면 물리와 지리가 작용하는 악기 수급은 여전한 벽이다. 브라질 음악 뮤지션 고소귤은 “누군가 한 명이 브라질에 간다고 하면 구매 부탁이 쏟아지기도 한다”며 “얼마 전 브라질에 다녀온 뮤지션은 주변 부탁으로 판제이루(브라질 타악기의 일종)만 10여 개를 사왔다고 하더라”고 했다. 카바키뉴(작은 브라질식 기타)나 7현 나일론 기타 같은 현악기도 문제지만 타악기 수급이 가장 어렵다. 가까운 일본에서 사오거나 인터넷 주문을 이용하기도 한다. 삼바 뮤지션 이해완은 시험 녹음 때 구하기 어려운 악기는 스마트폰 악기 애플리케이션으로 연주하기도 했다.
연주자와 전문가들은 ‘게츠/지우베르투’의 관문 뒤에 더 깊고 넓은 세계가 있었다고, 그걸 파고들고 있다고 했다. 그러고 추천했다. ‘게츠/지우베르투’가 맘속에 들어왔다면, 찰리 버드와 스탄 게츠의 ‘재즈 삼바’(1962년), 주앙 지우베르투의 ‘주앙 보즈 이 비올랑’(2000년)과 ‘인 도쿄’(2004년), 셀수 폰세카의 ‘나투라우’(2003년)를 들어보라고.(김광현 재즈피플 편집장, 김희준 엠엠재즈 편집장, 음악가 이해완, 나희경 추천)

‘게츠/지우베르투’는 50주년을 맞은 최근 수록곡의 스테레오 버전과 모노 버전이 함께 담긴 기념음반으로 재발매됐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스탄 게츠#주앙 지우베르투#게츠/지우베르투#브라질 음악#보사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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