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청와대로”… 경찰, 올들어 첫 물대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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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시장 개방반대’ 주말 도심 집회… 신고와 달리 차로 점거 22명 연행

애초에 신고했던 행진 방향을 이탈해 청와대로 향한 불법 시위대에 경찰이 올 들어 처음으로 물대포를 발사했다. 경찰은 불법 시위에 대한 엄정 대응 기조를 밝혔다.

28일 오후 5시경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이 주축이 돼 ‘쌀 전면 개방 반대, 민영화 저지, 노동기본권 쟁취’ 시국대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여한 시위대는 집회 측 추산 1만5000명(경찰 추산 5500명). 경찰도 129개 중대 1만2900명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수만 명의 시위대와 경찰이 뒤섞여 주말 오후 주요 도심인 이 일대의 교통은 크게 혼잡했다. 시위대는 △쌀 전면 개방 중단 △의료·철도 민영화 중단 △전교조 탄압 중단 △세월호 진상 규명 등을 촉구하며 시위를 이어갔다.

문제는 집회가 끝난 뒤부터 시작됐다. 시위대가 당초 경찰에 신고한 행진 코스는 청계광장을 출발해 광교, 보신각, 종로2가, 을지로2가, 국가인권위 앞을 거쳐 다시 청계광장으로 돌아오는 2.3km 구간. 처음에 시위대 4000여 명은 경찰과 별 충돌 없이 행진을 했지만 오후 6시 30분경 보신각 근처에서 종로2가로 향하던 시위대 집행부가 갑자기 “청와대로 가자”고 외치며 방향을 틀면서 경찰과 대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오후 6시 40분경 시위대는 급기야 종각역 부근 왕복 8개 차로를 점거했다. 당초 경찰이 시위대에 행진을 허용한 차로는 2개. 경찰은 종로1가 사거리 쪽으로 진입하려는 시위대를 막으며 “여러분은 신고와 달리 불법 집회를 하고 있으니 당장 해산하라”며 “불법 집회를 이어갈 경우 집시법에 따라 처벌한다”는 경고 방송을 수차례 내보냈다. 하지만 시위대들이 꿈쩍하지 않으며 오히려 경찰과 격렬히 대치하자 경찰은 물대포 차량 2대로 약 10초간 시위대를 행해 물대포를 발사했다. 시위대는 물대포를 맞으면서도 물러나지 않고 경찰에게 욕설과 비난을 퍼부으며 30∼40분간 더 대치했다. 경찰은 격렬히 저항한 시위대 22명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일반교통방해 등의 혐의로 연행해 조사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물대포#쌀시장 개방반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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