駐선양총영사관 비자신청 시스템 뚫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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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방문비자 12만명 예약 끝난 후 무단으로 이름 올린 2700명 적발
외교부, 해킹 결론… 내부공모도 조사

한국 정부가 중국동포들에게 발급하는 동포방문비자(C-3-8)의 신청 예약 전산시스템이 해킹을 당한 것으로 드러나 한국 외교부와 주선양(瀋陽) 한국총영사관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선양 총영사관은 24일 “정상적인 사전 예약 절차를 거치지 않고 2700여 명이 무단으로 전산시스템에 이름을 올린 사실을 이달 3일 적발했다”고 밝혔다. 당초 선양 총영사관은 ‘3년 복수, 90일 체류’ 등 비자 발급 요건이 크게 완화된 이 비자의 신청이 폭주할 것에 대비해 올 3월 27일부터 1주일간만 인터넷을 통해 신청을 받았다.

실제로 이 기간에 약 12만 명이 예약 신청했고 선양 총영사관은 하루 500명가량씩만 이 비자를 처리하기로 해 내년 초까지 심사 예약이 끝났다. 그런데 인터넷 신청 예약 기간이 지났는데도 접수가 계속 이뤄지고 외교부가 관리하는 예약 전산시스템에도 이름이 올라온 사실이 발견되면서 조사가 시작됐다.

외교부와 선양 총영사관은 전산시스템이 불완전한 것을 발견하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당국은 전산시스템이 해킹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킹 주체로는 선양의 중국 여행사가 거론되고 있다. 선양 총영사관 관계자는 “브로커들이 고객의 명단을 비자 신청을 원하는 날짜에 끼워 넣은 점으로 미뤄 전산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내부자가 연루됐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됐으나 조사 결과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부자 공모 없이 해킹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

선양 총영사관은 부정하게 예약한 2700여 명은 예약을 반려하고 이들의 신청을 접수시킨 여행사는 대행권을 정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선양 총영사관#비자신청 시스템 해킹#동포방문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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